<줌 인>
지방선거 보도에 지방은 없었다!
대통령선거나 국회의원 선거는 국민 전체를 위한 일꾼을 뽑는 선거이기에 국가적 주요 과제나 국민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이슈가 세상에 중심이 되고, 보도도 그와 관련되어 이루어진다. 하지만 지방선거는 각 지방별 주요 관심사가 다르기 때문에 우리 동네와 관련된 이슈를 중앙 언론에서 보기는 어렵다. 아무리 그렇더라도 이번에 치러진 지방선거의 뉴스 내용을 보면, 지역현안과 관련된 뉴스는 거의 없고 오로지 주요 중앙당 대표나 당직자의 모습만 있었다.
제1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치러진 1995년의 경우, 선거가 있기 한참 전부터 중앙방송사에서 각 지역에 취재기자와 카메라기자를 파견하여 연일 시리즈로 지역현안을 전달하며 이제는 진정한 지역중심 시대인 것으로 보도하고 뉴스 영상도 이에 맞추어 각 지역의 생생한 모습을 담아 전국의 시청자에게 전달했다. 이러한 추세는 1998년의 제 2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도 이어졌다. 이 당시까지만 해도 지역에서의 대결구도에 관심이 많아서 인지 보도 관점은 중앙보다 지역에 맞추어져 있었다.
그러나 2002년 지방선거부터는 중앙당의 모습 이외에 지역의 현안은 완전히 지역 언론의 몫이 되었고 중앙언론과 중앙방송사의 뉴스에는 단순한 우세, 열세와 여론조사의 숫자놀음만이 있다. 뉴스영상도 마찬가지로 중앙당인사의 동정, 움직임만 보이고 지역의 모습은 보기 어렵다. 물론 취재기자의 주제에 영향을 받기에 별개의 영상으로 지역을 보여줄 수 없는 한계가 있기는 하지만, 지역일꾼을 뽑는 뉴스가 주요 중앙당의 이슈에 좌지우지 하는 현실은 세상을 제대로 보여주어야 하는 뉴스영상의 이상과 너무 동떨어진 모습이다.
뉴스의 영상만 보면 지난 국회의원 선거와 별반 다르지 않다. 각 당 대표의 연설과 악수, 시장에서의 웃는 모습으로 선거보도의 영상은 이루어져 있다. 가끔 지역 일꾼 후보의 모습이 나오기는 하지만 그나마도 주요 당직자의 옆에 서있는 정도다. 그 지역일꾼이 국회의원 후보인지 도지사 후보인지 아니면 시의원 후보인지 알 수가 없다. 물론 시청자도 관심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그러나 시청자가 관심이 없다고 언론이 무조건 시청자의 관심에만 집중해서는 안 된다. 언론은 시청자에게 정확하고 중요한 정보를 알릴 의무가 있기 때문에 시청자가 관심이 없다고 이 의무를 저버리는 행동은 언론의 존재 기반을 무너뜨리는 일이다. 이 의무는 카메라기자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카메라기자는 뉴스 취재와 보도의 한 축이다. 따라서 취재기자와의 협의와 협조를 통해 선거보도에서 시청자가 알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선도해 나갈 필요가 있다. 지방선거보도에 지방이 있도록 하기 위해서, 이제는 취재기자와 함께 카메라기자의 역할도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앞으로의 선거보도 발전을 위해 함께 고민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