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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군국주의 전범자와 정치인의 역사인식 (2)


아소타로 일본 자민당 부총재의 역사인식


아소 타로.jpg

아소 타로(麻生 太郞)

일본 자민당 부총재


조선인 강제노역으로 성장한 아소기업과 가계

 아소 타로(麻生太郞) 일본 자민당 부총재(사진1)는 1940년 9월 20일 일본 후쿠오카현(福岡県)의 명문가에서 태어났다. 1979년 정계에 입문한 뒤 일본 중의원 의원에 13차례 당선했으며 일본 내에서 손꼽히는 대표적인 '극우파' 정치인이다. 경제재정정책 담당 대신, 총무 대신, 외무 대신 등을 지냈으며, 2008년 9월부터 1년간 제92대 일본 총리를 역임했다. 현재는 일본의 권력 핵심이며 ‘나카소네 야스히로 세계평화연구소’ 회장을 맡고 있다. 

 아소 씨의 증조부 아소 타키치(麻生太吉)는 일본 중의원 의원을 역임했으며 일제 강점기에 조선인들을 징용해 노역시킨 아소 광업의 창업주이다. 아소 타키치(麻生太吉)로부터 기업을 물려받아 경영해 온 아소 씨의 부친 아소 타카키치(麻生太賀吉)는 일본 중의원 의원 3선과 아소광업, 아소 시멘트 사장을 역임하였으며 조선인 노동자들을 저임금으로 노역시켜 막대한 재산을 축적했다. 

 아소 씨 자신도 선대의 회사를 물려받아 아소 시멘트 회사를 경영해 왔다. 1979년 일본 후쿠시마현에서 중의원으로 출마해 당선된 후, 아소 시멘트 사장을 사임했다. 이 회사의 전신 기업은 아소 광업이다.


표1) 주요한 연행 기업

표1.png

※ 회사명은 당시 기업명으로 표시 함.

▲일본 후생노동성 자료에 의하면 전시 중에 조선인을 강제 연행한 기업명과 연행자 수를 지금까지 밝혀진 범위에서 보면 미쓰비시 광업회사가 13,390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고 그다음에 아소 광업이 10,623명이었다(표1).


표 2) 아소계열의 탄광 (후쿠오카 지역)

표2.png


 아소 광업은 1954년 아소 산업으로 개칭되고 1969년에는 석탄산업의 폐업을 계기로 아소 그룹이 ‘주식회사 아소’로 변경되었다.

 아소 광업은 조선인 노무자의 착취로 성장해 그룹으로 발전했다. 아소 씨는 이 그룹에서 최고 경영자의 대표를 지냈고 여기에서 나온 자본력으로 정치인으로 성장했다. 그리고 조선인 강제노역으로 성장한 전범 기업 '아소 탄광'을 운영한 일본 재벌 가문의 후계자로 유명하며 '망언 제조기'로도 유명하다.


망언 제조기 아소타로 

 아소 씨는 2003년 5월, 자민당 정조회장 당시 한 강연에서 “창씨개명은 조선인들이 원했기 때문이다”라고 하고 “한글은 일본이 보급하고 의무교육제도도 일본이 시작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옳은 것은 역사적 사실로 인정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2005년 11월, 외무대신 당시 이시카와현 가나자와의 한 강연에서 “야스쿠니신사 참배에 관해서 지적하는 나라는 한국과 중국뿐이다”라고 말해 전쟁 피해국들을 비난하고 주변국들을 자극하기에 이르렀다. 아소 씨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조선인 강제노역의 책임을 인정한 적이 없다. 오히려 "조선인 강제징용은 없었다"고 하고 ‘전쟁 가능한 일본’을 위한 일본의 평화 헌법 개헌과 관련해 “나치식 수법을 배우면 어떤가?”라고 말해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조선인 강제연행으로 부를 쌓은 아소재벌 

 일제 강점기에 다수의 조선인이 아소 탄광 등에서 강제노역에 시달렸다. 그곳에서는 가혹한 환경 속에서 사망자가 다수 나왔다. 

 아소 씨의 선조는 일제강점기 때 조선인에 엄청난 고통과 막대한 피해를 줬고, 다수의 조선인을 저임금으로 고용해 막대한 이익을 얻었다. 그중 하나로 일본 자민당 부총재 아소 씨가 사장을 역임한 현 아소 시멘트의 전신, 산업시멘트철도(주)도 있었다. 

 조선인 노동자들은 1932년 8월, 임금 착취와 임금 차별을 견디지 못하고 파업을 단행, 차별대우 철폐, 임금 즉시 지급 등을 요구했을 정도다. 

 한편, 후쿠오카에 있는 아소 광업 계열의 아소카미미오 탄광을 비롯한 7개의 탄광 회사(표2)에서 사망한 조선인 명부에 기록된 희생자는 극히 일부에 불과했다.


강성향.png

▲사진2 2006년 1월, 인터뷰하는 강성향 씨 (사진=한원상 제공) 


역사인식.png

▲사진3  아소광업주식회사 분광업소 아카사카탄광에 동원된 강성향 씨 (빨간색 동그라미) 사진=한원상 제공


씻을 수 없는 과거의 상처

 일제 강점기에 일본에 거주하는 조선인들을 통제하고 관리하기 위해 협화회(協和會)가 조직되었다. 전·도·부·현에 만들어진 협화회는 일본 정부와 지방기관이 직접 관여한 조직 단체로 일본 내무성 경보국의 하부 기구인 경찰서에 의해 운영되고 있었다. 구제·보호, 지도 등의 이름으로 재일조선인의 황민화를 추진하였고 나중에는 전쟁 수행을 위해 필요한 노동력 확보에 관여했다. 협화회는 일본 내 전시체제의 감시역이 된 특별고등경찰(이하 특고경찰)과의 지시·감시 아래 조선인에 의해 근로보국대를 조직해 규슈의 탄광이나 광산, 홋카이도의 건설 현장 등에 강제로 보내졌다.

 전쟁으로 국내외적으로 어려워진 1943년, 일본은 노동력 부족으로 심각한 상태가 되었다. 이에 내각 직속으로 종합국책 입안을 담당하고 있는 기획원은 국민동원 실시계획에서 한반도로부터 조선인 징용 외에 일본 거주 조선인의 노무 동원을 결정했다. 당시 재일조선인이 가장 많았던 곳은 오사카부(大阪府)로 43만 명이 넘었다. 


강제 연행된 피해자의 증언 

 필자는 당시 오사카부 내 ‘협화회’ 회원으로 아소광업(주) 아카사카 탄광(후쿠오카현)에 연행돼 살아 돌아온 생존자 강성향(당시 85세) 씨를 2006년에 만났다(사진 2). 오사카부 오요도 근로보국대 소속이었던 강 씨는 아소광업(주) 분광업소 아카사카 탄광에서 노동을 했다(사진 3). 아소 광업은 아소 씨도 사장을 지낸 바 있는 아소 시멘트의 전신 기업으로 당시 사장은 아소 씨의 부친 아소 타카키치이다. 

 당시 조사에서 아소 광업에 연행된 조선인 가운데 경북 영주시 하망리에 거주한 강 씨가 유일한 생존자였다. 고령의 강 씨에게 과거를 떠올리는 것은 쉽지 않았지만 일제 강점기에 일본으로부터 받은 고통에 대해서는 확실히 기억하고 있었다. 강 씨는 과거에 탄광으로 강제 연행된 조선인과 함께 찍은 사진을 보여 주면서 인터뷰에 응했다.


- 당시 일본에 갔을 때, 경위와 생활에서 느낀 점이 있다면?

  “오사카에는 조선인이 많이 살고 있었다. 대부분 협화회 회원이었다. 이 회에서 일본인화 교육 및 황국신민화교육을 받았다. 오사카 오요도 경찰서가 관할하고 있었다. 경찰서에 조선인을 관리, 감시하는 특고경찰과가 있었는데 조선인에게는 대단히 두렵고 지옥과 같은 곳으로써 특고경찰과가 모든 것을 지시하고 실행했다. 0월 0일 출두하라는 영장이 와서 나를 포함한 재일조선인 청년들이 특고경찰과에서 신체검사를 받았다. 합격자는 탄광으로 보내졌다. 한 청년이 검사 도중 아프다고 신고했더니 특고경찰로부터 심하게 맞아 비명이 밖으로 들렸다. 누군가 맞는 소리가 들리면 겁이 났다.” 


- 아소아카사카탄광에서 주로 어떤 일을 했는가? 

  “나는 아소 광업(주) 고분광업소 아카사카 탄광에서 일했다. 탄광에는 보국대 소속 조선인뿐만 아니라 한반도에서 징용자로 끌려온 조선인도 수천 명이 있었다. 일본인은 여러 명 있었지만 모두 관리자였다. 탄광 내 조선인에 대해 차별이 있었다. 특히 재일조선인보다 한반도에서 끌려온 조선인들이 더 고생이 많았다. 이들은 얼굴도 체형도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온몸에 탄진을 뒤집어쓰고 힘든 작업을 하고 있었다.” 


- 조선인 희생자가 있었는가?

  “갱내에는 가스가 가득 차 있었다. 아무리 가스가 배출해도 다이너마이트를 끊임없이 터뜨리다 보니 가스는 고이기만 했다. 너무 더워서 몸이 피곤하고 졸음이 왔다. 부상자는 갱내에서 밖으로 옮겨져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런 일은 다반사였다. 조선인 중에 죽은 사람도 있고 몸이 부자유가 된 사람도 있었다. 나도 졸았다. 일하다가 발가락과 손가락을 다친 적도 있다. 사고가 나는 원인은 갱내에 설비 문제도 있었지만 아무리 설비가 갖춰져 있다고 해도 매일 다이너마이트를 터뜨려 갱목이 버틸 수가 없었다.” 

  강 씨는 “아소 아카사카 탄광으로 끌려갔지만 죽지 않고 살아남은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어머니는 당시 가까운 절에 하루도 빠짐없이 가서 아들이 무사히 돌아오기를 기도했다”고 한다. 강 씨는 아소 씨의 망언 발언에 반발했다.

   “도대체 누가 이렇게 죽을 만큼 힘든 일을 선택하겠나? 우리 조선 사람들은 탄광에 가고 싶어서 간 게 아니라 강제 연행되었다. 일제 때 고통 받은 피해자들의 마음을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한 원 상 (한국영상기자협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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