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취재기]
“오송 지하차도 참사가 우리에게 주는 숙제”
지난 7월 15일 오전 8시 40분, 청주시 오송읍에 위치한 궁평 제2지하차도가 집중호우로 인해 임시제방이 유실되면서 물에 잠겼다. 그 안에는 시내버스, 화물차 등 15대의 차량이 있었다.
취재진은 당일 MNG를 통해 현장을 생중계하며 피해자가 없기를 간절히 기도했다.
다행히 지하차도의 중앙 분리대를 잡고 탈출을 하신 분들도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차량 안에 있는 사람들이 빠져나오지 못했다는 소방당국의 이야기를 듣고 마음이 무거웠다.
14명 사망 10명 부상.
친구들과 여수 여행을 가기 위해 오송역으로 향하던 20대 여성, 세 남매를 둔 40대 치과의사, 지난 5월 결혼한 30대 초등학교 선생님 등 이들의 안타깝고 황망한 죽음은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인재이지 않나 생각한다.
현장이 마무리되고 과연 이번 사고가 어떻게 일어난 것인지, 왜 일어났는지에 대한 취재가 시작됐다. 우선 임시제방 보수공사를 담당하던 감리단장을 만나기 위해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앞에서 마냥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오랜 기다림 끝에 감리단장을 만날 수 있었고 그 분이 112 최초 신고자였다. 하지만 112 신고받은 경찰은 엉뚱한 곳으로 출동했고 각 지자체들은 서로 관할구역이 아니라며 책임을 회피했다.
안타까웠다. 충북 도청, 시청, 구청, 행복청(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등 정말 많은 곳을 돌아다녔지만, 모든 사람이 이번 참사에 대해 함구했다. 현재 검찰 수사가 계속 진행되고 있다. 누군가의 책임과 그에 맞는 처벌도 당연히 필요하다. 그리고 앞으로 재난 대응 시스템에 대해 더 세밀하고 꼼꼼한 재정비가 필요해 보인다.
사실 이번 참사로 가장 고통받는 분들은 유가족과 현장을 빠져나왔지만 온전한 생활을 하지 못하는 생존자가 아닐까 싶다.
어느 날. 생존자분들의 인터뷰 요청이 왔다. 그 당시 블랙박스를 보여주며 지하차도 안에 갇혔을 때의 심정을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그날의 생각에 그분들의 목소리에는 아직도 불안감과 공포감이 남아있음을 인터뷰 도중 느꼈다. 당시 지하차도 내부 블랙박스를 공개한 이유도 책임을 서로 미루는 정부 기관들이 부끄러움을 느끼길 바란다며 진상 규명에 힘을 보태기 위해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오송 참사를 통해 허술한 재난 시스템의 재정비도 필요하지만, 지금의 유가족들과 생존자들이 온전한 일상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자체의 노력이 우선적으로 필요할 거라 생각한다.
KBS청주 강사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