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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UHD 수중촬영 업그레이드 교육 후기>


영상기자 선배들이 직접 전해주는 수중촬영의 노하우

- Underwater Videography 과정 -


수중촬영연수 (4).jpg


 나의 첫 수중 취재는 21년 제주 한경면 차귀도 앞바다였다. 당시 바다 온난화를 취재 중인 선배들을 따라 제주에 가게 되었다. 레크레이션 다이빙만 해 본 나에게 연산호와 자리떼가 없는 황량한 제주 바다는 낯설었고, 강한 써지에도 수중취재를 척척 해내는 선배들의 모습이 충격이었다. 그리고 이어진 취재로 가게 된 독도와 울릉도에서는 고프로가 내 손에 쥐어졌다. 놀이로 즐기던 다이빙이 업무가 되었는데 괜히 설레고 재밌는 건 왜지? 수중촬영에 대한 진지한 관심을 두게 된 재작년, 시기적절하게 영상기자협회의 수중촬영 교육을 받았다. 올해는 말 그대로 실력을 ‘업그레이드’ 하기 위해 다시 한번 참여하게 되었다.


수중촬영의 시작, 장비 세팅

 서귀포 일원에서 진행된 4박 5일간의 수중촬영 교육 기간 중 바다에서 현장실습을 했던 날은 3일이었다. 아홉 번의 낮 다이빙과 한 번의 야간다이빙, 총 열 번의 수중촬영 실전연습이었다.


 나는 소니 미러리스 카메라 α6400에 16~35mm 렌즈로 실습했다. 카메라 수중하우징과 트레이를 연결하고 클램프를 이용해 양쪽에 각각 부력암 하나와 길이가 다른 두 개의 볼암을 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LED 수중 라이트를 연결해 수중카메라 세팅을 완성했다. 총 부력은 물속에 가만히 뒀을 때 살짝 가라앉는 약 음성으로 맞춰서 수중촬영 시 발생하는 흔들림을 최소화하고자 했다. 그리고 수중에서 더 좋은 화각을 얻기 위해 돔 포트도 사용했다. 줌 기능은 사용하지 않고 16mm 화각으로만 촬영했다. 내가 사용한 수중하우징은 미러리스 카메라 버튼을 누르면 조작이 가능한 기계식이었기 때문에 연수 전부터 α6400의 노출과 셔터스피드, ISO 조절을 손에 익혀두었다.


 이런 준비에도 불구하고 첫날 섶섬 작은한개창에서의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세 번의 다이빙, 총 117분 동안 촬영한 결과는 고작 17컷이었다. 첫날은 움직임을 따라가기 힘든 물고기 대신 촬영하기 편한 산호 위주로 도전했는데도 한 컷의 촬영을 위해 약 7분을 소비한 것이다.


라이팅과의 싸움

 교육 첫날 이론 수업에서 교육 담당 강사인 홍성백 선배는 라이팅의 중요성을 많이 이야기했다. 아니나 다를까 수중촬영 실습 내내 나를 가장 힘들게 한 것이 ‘라이팅’이다. 수중카메라 세팅에서 가장 바깥에 있는 두 개의 LED 라이트는 나의 위치가 조금만 달라져도 다시 매만져야 하는 예민한 아이였다. 앵글을 잡고 부력암과 볼암을 조절하며 한참을 씨름하다 보면 내가 만들어 낸 부유물로 인해 깔끔한 영상의 촬영이 불가능하거나, 피사체로 점찍어 둔 물고기가 도망가 버리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는데 그 앵글을 포기하는 순간 다시 새로운 라이팅 지옥이 펼쳐졌다.


 또 하나의 문제는 다이빙 타임과 횟수가 쌓여갈수록 배터리 관리가 어렵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매번 세 번째 다이빙에서는 라이트 배터리가 모두 닳아서 제대로 라이팅을 할 수가 없었다. 첫날과 이튿날 세 번째 실습에선 조명을 사용하지 못하고 다이빙을 끝냈는데 결과물이 너무 아쉬웠다. 빛이 닿지 않아 온통 파란색일 뿐이었다. 마지막 해양 실습 날에도 어김없이 세 번째 다이빙에 라이트가 방전됐다. 이날은 욕심을 부려 홍성백 선배와 수중에서 라이트를 교체해서 실습을 이어갔다.


 내 몸의 위치를 안정적으로 만들고, 앵글을 만들어 보고, 그 앵글에 맞춰서 라이팅을 하고, 그리고 내가 원하는 피사체가 지나가는 그 순간을 포착하는 것. 이 과정이 어려운 이유는 아무래도 물속, 특히 바다가 변화무쌍하고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공간이기 때문일 것이다. 시야가 언제나 내 바람대로 깨끗할 수는 없으니 수중 취재 시 제한된 예산과 시간 안에서 최대한 피사체를 영상으로 담기 위해서 라이팅 조절에 능숙해지는 것만이 정답인 것 같다.


4박 5일 소중하고 의미 있는 시간

 영상기자로 현업에서 일하는 선배들이 직접 진행하는 수중촬영 교육이라 더욱 의미 있었다. 수중촬영을 위한 카메라 세팅 방법, 다이빙 스킬, 주의 사항 등 기본적인 내용뿐만 아니라 수중에서 촬영한 영상을 활용해 뉴스 제작을 할 때는 어떤 것들을 사전에 고민해야 하는지, 계획대로 되지 않을 때는 어떤 대안을 가동해야 하는지 세세한 부분까지 교육받을 수 있었다. 수중촬영 업그레이드 교육이 계속 이어져서 영상기자들이 바다뿐만 아니라 다양한 수중 공간에서 직접 취재해 보도물을 제작하고, 수중 취재 경험을 서로 공유하며 함께 발전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수중촬영연수후기 (1).jpg


KBS /  송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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