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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힌츠페터국제보도상 특별세미나 지면중계>


"언론인, 흔들림 없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이야기를 자유롭고 안전하게 전할 수 있어야"

11월 7일, MBC골든마우스홀에서 2023 힌츠페터국제보도상 특별세미나 열려…

"세계가 직면한 문제 고민하고 연대하는 자리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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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힌츠페터국제보도상조직위원회(위원장 나준영·원순석)는 시상식 하루 전인 지난 11월 7일 서울 상암MBC 골든마우스홀에서 ‘전쟁과 인간’을 주제로 특별 세미나를 열었다. 이날 특별 세미나에는 아흐메드 아사르 심사위원장을 비롯해 올해 힌츠페터국제보도상 수상자, 주한독일대사관 공보관과 언론학자, 학생 등이 참석했다.


 나준영 힌츠페터국제보도상 공동조직위원장은 축사에서 “영상기자가 어떤 사람인가 생각했을 때 현장에서 기록하고 알리고 역사로 남기는 사람, 이것은 어떤 탄압이나 어려움이 있더라도 누군가에 의해 계속되고 그럼으로써 세상에 힘이 될 수 있는 사람”이라며 “이 자리에 참석하신 분들이 이런 사명감을 갖고 현장에서 오늘을 기록하고 전달하고 내일의 역사로 만들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 위원장은 또 “첫 걸음을 뗄 땐 이 상이 앞으로 어떻게 발전할 것인가 안개 속에 있었는데 올해 세 번째 발걸음을 떼어보니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가야할지 명확해지는 것 같다”며 “앞으로 이 상이 수상자들이 전하는 이야기, 그 속에 담긴 진실의 목소리를 공유하고 여러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인가 연대해 나가는 장이 되도록 발전해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안형준 MBC 사장은 축사에서 “이 세상이 조금 더 나은 곳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언론이 본연의 기능을 책임감을 가지고 충실히 수행해야 한다”며 “MBC가 이 시대의 진실의 주인공으로 사명감을 다할 수 있도록 적극 앞장서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더 많은 사람들이 민주주의와 인권, 평화와 언론 자유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연대하는 특별한 시간이 되길 희망한다”면서 “오늘 이 자리가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여러 문제들에 대한 진지한 분석과 심도있는 대안이 제시되는 자리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아흐메드 아사르 심사위원장은 “저널리즘은 고결한 직종이며, 우리가 말하는 이야기와 퍼뜨리는 정보, 그리고 밝혀내는 진실은 우리의 세계를 형성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며 “언론인들은 정확성, 진실성, 흔들림 없이 진실을 추구하는 자세로 세상의 가장 중요한 이야기들을 자유롭고 안전하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아흐메드 심사위원장은 이어 “2023 힌츠페터국제보도상 수상자들의 용기 있는 보도에 감사드린다”며 “지금 이 시각에도 전 세계 분쟁지역에서 취재를 이어가는 언론인들을 기억해야 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날 특별 세미나에는 독일 대표로 주한독일대사관 다비드 비가 1등 서기관도 참석했다.


 비가 서기관은 “고 위르겐 힌츠페터가 용기 있는 언론인으로서 목숨이 위협받는 상황 속에서도 대한민국 상황을 보도했고, 한국인 동료의 도움을 받아 1980년 광주에서 일어난 자유를 위한 한국인들의 저항을 알렸다는 걸 한국에 와서 알게 됐다”며 “위르겐 힌츠페터의 이름을 따 힌츠페터국제보도상을 공동제정한 5.18기념재단과 한국영상기자협회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또, “<바흐무트 전투> 수상자들은 때때로 목숨이 위협받는 상황에서도 최전선에서 벌어지는 부당함을 조명해 목소리를 내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올해 심사위원회가 수상작을 잘 결정한 것 같다”며 수상자들에게 축하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2023 힌츠페터국제보도상 수상작을 감상하고 수상자들의 소감을 들은 뒤 본격적인 세미나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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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화의 삼다리’ 무너지면서 전쟁 발발…러시아, 우크라이나 모두 전쟁으로 권력 공고히 하려는 ‘약탈적 과정’ 드러나

 ‘전쟁과 민주주의 그리고 언론’을 주제로 첫 번째 발제를 맡은 김지용 해군사관학교 교수는 전쟁 속에서 민주주의와 언론의 자유가 어떻게 훼손될 수 있는지 살폈다.


 김 교수는 “국제정치학에 민주평화론이라는 이론이 있는데 민주주의, 국제기구, 경제적 상호의존이라는 ‘평화의 삼다리’가 잘 유지될 평화가 유지된다는 이론”이라며 “평화의 삼다리가 점점 무너지고 있어 학자들이 조만간 전쟁이 일어나는 것 아닌가 했는데, 그런 우려 가운데 터진 것이 바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라고 밝혔다. △국가간 전쟁과 내전은 줄었지만 한 국가에서 시작된 내전에 주변 국가들이 참전하거나 무기 지원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참전하는 국제화된 내전이 증가했고 △민주주의 국가는 늘고 있는데 언론자유를 통제하는 형식적 민주주의, 즉 권위주의 국가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찰스 틸리의 ‘전쟁국가이론’으로 설명했다. 틸리는 국가를 ‘전쟁 승리를 위해 탄생한, 주어진 영토 내에서 폭력의 합법적 사용을 독점한 조직’으로 보고 전쟁과 국가의 탄생, 유지 및 강화가 조직폭력배의 관점에서 선순환의 관계에 있다고 본다. 국가 엘리트가 전쟁을 위해 안팎으로 적을 만들고(전쟁, 국가 건설) 그 적의 위협을 과장하면서 시민으로부터 세금과 병역을 갈취하는 대신(추출) 그들에게 안보라는 공공재를 제공하는 것이 국가 본연의 역할이라고 강변하면서(보호) 일사분란한 전시동원체제로 국가를 운영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특히 영토적 경계가 불명확하고 통치의 정당성이 부족한 신생(독립) 국가”에서 주로 나타나는데, 우리나라도 건국 과정에서 이승만과 김일성이 남과 북에서 모두 이런 과정을 거쳤고, “1991년 소련의 공식 해체로 탄생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도 이러한 과정이 부분적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특히 푸틴이 전쟁을 수행할 때마다 러시아의 경제 성장률은 폭락한 반면 푸틴의 국정 지지율은 치솟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러시아, 반민주주의 지도자 위해 허위조작정보 유포… 바그너 용병 인권유린으로 아프리카 국민 반발 초래할 수도

 두 번째 발제는 김동석 국립외교원 교수가 ‘아프리카에서의 러시아의 세력 확장과 민주적 사회발전의 위기’를 주제로 맡았다.


 김 교수는 “냉전 시기 미국과 소련이 아프리카에서 패권 경쟁을 할 때부터 러시아가 아프리카에 원조를 많이 했다”며 최근 러시아가 아프리카에 ‘재진출’하게 된 배경에 대해 △푸틴 대통령이 2000년 이후 외교 정책을 공세적으로 펼치기 시작했고 △서구의 경제 제재로 타격을 입은 러시아가 새로운 경제 교류 대상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아프리카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이어 러시아가 △아프리카의 절반이 넘는 28개국과 군사협력 조약을 체결하는 등 군사 협력을 기본으로 △군사 협력과 연계한 자원·에너지 협력 △언론과 소셜 미디어를 이용한 친러 여론 조작 등 ‘소프트 파워’ 전략을 활용하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의 아프리카 재진출에 대해 김 교수는 “다수의 아프리카 지도자들은 호의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지만 러시아의 반민주주의 정부 지도자 지원, 바그너 용병의 인권 유린 등에 대해서는 아프리카 국민들의 반발과 불만을 야기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 “러시아의 아프리카 진출 견제를 위해 서구 국가들이 대아프리카 외교를 강화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 여전히 영어권 외신 의존도 높은 한국 언론의 국제 보도… “달라진 전쟁 맥락, 이용자 환경과 욕망 알고 보도해야”

 채영길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한국 언론의 가자지구 전쟁 보도를 분석했다. 채 교수는 우선 한국 언론의 국제보도에 대해 △우리나라와 지정학적 관계가 깊은 국가, 특히 영어권 외신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외신을 인용 보도한 기사가 맥락이 파악이 안 되거나 우리 시선으로 사안을 판단하는 등 외신을 부적절하게 인용하는 경우가 있으며 △국제뉴스·분쟁 전문기자가 부족하다 보니 배경지역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보도를 하거나 피상적인 기사, 오해를 부를 만한 기사를 쓰기도 한다고 비판했다.


 채 교수는 가자지구 전쟁과 관련해 언론이 지정학적 맥락을 포함해 복합전과 하이브리드전으로 달라진 전쟁의 양상, 전쟁의 맥락, 미디어 이용자 맥락 등 여러 가지 맥락을 제대로 살피지 못하는 상태에서 관련 보도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채 교수는 “러시아가 서방에 대해 미디어 전쟁에서 지고 있다는 가정 아래 샤프 파워(회유와 협박은 물론 교묘한 여론 조작 등을 통해 행사하는 영향력)를 강조하고 있다”며 RT 등 선전매체에 대한 투자를 통해 샤프 파워가 전 세계에 확장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채 교수는 9월 6일부터 10월 8일까지 보도된 방송 보도 3,157건을 분석한 결과 “안타깝고 실망스러운 결과”였다고 말했다. 3,157건의 기사를 빅데이터 분석한 결과 가장 많이 보도된 주제는 가자지구 등 주민 상황으로 14.9%를 차지했고, 인질 및 피해 사상자 보도(14%)와 이스라엘 및 서방 반응 및 대응 보도(13.8%)가 비슷한 수준이었다. 채 교수는 “이같은 보도는 우리나라가 서구 언론의 시각을 반영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라며 “특히 한국 언론의 특징 가운데 전쟁 보도가 나오면 즉각 경제 반응을 보도하는데, 정치사회적 맥락이 빠진 상태에서 경제 중심의 보도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채 교수는 이어 “네트워크 분석에서는 핵심에 미국과 이스라엘, UN이 한국 언론의 주요 주체로 등장하고 있어 기사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인용 매체 역시 로이터, CNN, AFP, PA 등 서방 매체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고, 지상파 3사 가운데 보도 건수가 가장 적었던 SBS가 선정적인 제목으로 유튜브에서 조회수가 높게 나오는 좋지 않은 사례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채 교수는 “한국 방송뉴스에서 가자지구 전쟁에 대한 보도 경향을 살펴봤는데, 달라진 지정학적 맥락과 전쟁 맥락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기존 한국 언론의 전쟁 보도 문제가 중첩되어 나타났다”며 “가자지구 보도가 미디어의 지정학적 관계로 만들어진 확증편향일 가능성이 높다는 걸 기자들이 알아야 한다. 현장에서 객관적으로 보도한다고 하지만 달라진 전쟁의 맥락, 이용자의 환경과 욕망을 알지 못하면 객관적 보도가 힘든 시대다. 욕구를 알지 못하고 주어진 미디어 리소스를 활용하다 보면 확증편향에 갇힐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안경숙 기자 (cat10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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