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회 한국영상기자상 수상소감
1500년을 이어온 전남도공들의 ’혼‘을 기록하다
도자기는 인류의 발전과 진화를 알려주는 문명의 상징물로 손꼽힌다.
인간이 처음 만들어 낸 첨단 기술의 결정체였으며 최초의 고부가가치 상품이자 최대의 국제 교역 상품이었다. 우리 전통 도자기는 청자, 백자, 녹청자, 분청사기, 옹기까지 제작 방법과 재료, 이름까지 다양하다.
도자기가 선을 보이던 옛적 도자기술을 가진 나라는 곧 세계 첨단 기술을 선도한 국가를 의미했고 15세기까지 세계에서 자기를 구워낼 수 있는 나라는 중국과 한국뿐이었다.
그런데 도자기 선진국인 두 나라에서도 도자기 태동부터 시작해 도자기의 모든 역사를 품고 있는 지역은 많지 않다. 한반도에서는 서남해, 남도문화권이 유일하다. 4세기 무렵 영산강 유역 마한의 도공에서 시작해 현대의 산업형 생활자기에 이르기까지 이어지는 남도의 도자기는 어느 한시기에 반짝 유행했다 사라진 가벼운 것이 아니었다. 무려 1500년 동안, 영산강을 따라 거대한 ‘도자기 문명로드’를 구축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4세기 마한시대의 옹관 도공들부터 시작해 오늘에 이르기까지 한국 도자 역사를 이끌어 왔던 위대한 길. ‘남도 도자기 로드’ 탐험을 통해 시대의 질곡을 겪으면서도 매시기마다 빼어난 아름다움을 거듭 창조해 왔던 남도 도자기 역사를 담아내고, 이를 통해 남도 도자기의 새로운 비전을 찾아보려 했다.
‘남도의 혼, 도자기 오디세이’는 영산강을 따라 형성되고 이어온 도자의 역사를 기록한 다큐멘터리이다.
특히 삼국시대부터 옹기와 질그릇을 만들어온 도자기의 고장 무안의 분청사기는 임진왜란 이후 일본 도자기에도 영향을 끼쳤다. 나주부터 무안, 강진, 영암, 해남까지 세포처럼 연결돼 살아 숨 쉬는 도자 역사를 기록했다.
목포MBC가 시도한 10부작 숏폼 미니 다큐멘터리 ‘남도의 혼, 도자기 오디세이’가 명맥을 잇고 있는 도공들에게 힘을 주고 우리 도자의 역사가 새로 조명받는 계기를 제공하는 조그만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김승호 / 목포M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