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회 한국영상기자상 수상소감
외로움에서 오는 병 - 욕창
9년 전 저는 영상기자협회 대학생 명예카메라기자 활동을 했었습니다. 명예기자활동을 하면서 한국영상기자상 시상식 자리에도 함께 자리를 할 수 있었습니다. 시상식 자리에서 선배님들의 수상 모습을 보면서 현직에서 영상기자로 활동하시는 모습이 부러웠고 거기에 상까지 받는 모습은 더욱 멋있어보였습니다. 나도 언제쯤이면 저 자리에 올라 상까지 받을 수 있을까? 라는 상상도 했었습니다. 그렇게 꿈꾸웠던 상상들을 현실로 이룰 수가 있게 되어 매우 기쁩니다. 무엇보다 같은 현장에서 같은 고민과 고충을 나누는 영상기자 선배님들께서 인정해주시며 주신 상이라 그 어떤 상보다 더욱 값진 상이라 생각합니다.
영상기자가 되기전엔 눈에 보이는 것을 다양하게 담고, 있는 그대로를 전달해주는 것이영상기자의 역할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일을 하면서 있는 그대로를 보여 줄 수 없는 상황이 있다는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욕창 또한 그러했습니다. 눈에 보여지는 그대로 전달해야만 심각성을 전달할 수 있는데 욕창3~4기의 경우 차마 보여줄 수 없을 정도의 모습이기 때문에 공중파 방송에서 사실대로 보여드리는게 힘들었습니다. 그리고 욕창이 잘 생기는 부위 역시 엉덩이 주변이었기 때문에 민감한 부분을 어떻게 보여줄까라는 고민도 많았습니다.
그렇게 해서 생각한건 욕창을 은유적인 방법으로 표현해보자였습니다. 피부가 괴사하는 모습은 사과가 썩어가는 모습으로 표현하였고 발목지뢰와 같은 표현은 도미노로 연쇄적인 피해를 입는다는 모습으로 표현하였습니다. 중요한건 자극적인 모습으로 관심을 끄는 것이 아니라 이미지를 통해 우리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를 어떻게 하면 최대한 부담스럽지 않으면서 그 느낌을 잘 전달할까 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욕창을 제작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은 “욕창은 무관심에서 비롯되는 질환이다”라는 것입니다. 욕창이 생기는 이유는 피부가 압력에 의해 혈액순환이 원활히 되지 않기 때문인데 이것은 누구라도 꼼짝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있거나 누워있으면 생길 수가 있습니다.
아기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주변에서 아기가 욕창이 생겼다는 말은 잘 들어 볼 수가 없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아기에겐 늘 관심을 가지면서 안아주고 같이 놀아주기 때문에 가만히 있을 수가 없기 때문이죠. 그러나 몸이 불편하거나 나이가 많으신 어르신들에게 관심이 소홀했던 결과들이 욕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는 많이 안타까운 일이었습니다.
욕창이라는 질환은 단순히 환자 한명의 고통뿐만 아니라 가족들의 고통도 함께 동반했습니다. 욕창이 더욱 심해지지 않기 위해선 2시간에 한 번씩 체위를 변경해줘야 합니다. 가족이 환자 옆에서 간호를 할순 있지만 항상 그렇게 할 수 없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24시간 간병인을 고용한다면 환자 가족은 간병에서 해방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돈입니다. 간병인 고용비용은 하루에 약15만원을 웃돌 정도로 치솟았습니다. 이런 부분은 욕창환자가 있는 저소득층은 물론 중산층도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습니다.
또한 욕창치료는 비급여가 많기 때문에 결국 욕창환자 한 명에게 들어가는 경제적 비용은 클 수 밖에 없습니다.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우리나라에서 욕창환자는 더 늘어날것이라 예상합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욕창에 대해 관심을 갖고 간병비의 문제, 욕창치료 비용문제 등 의료시스템과 사회적비용들을 들여다보고 점검함으로써 욕창을 예방 할 수 있는 방법과 문제를 해결할 수 방법들을 보완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최동희 / KBS대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