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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군국주의 전범자와 정치인의 역사 인식 (6-최종회)



전범국 독일과 일본은 무엇이 다른가



독‧프랑스, 전범국과 피해국이 함께 만드는 공동 역사교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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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63년 1월 22일 프랑스 파리의 엘리제 궁전에서 프랑스 샤를 드골 대통령과 서독의 아데나워 총리가 양국의 수 세기 동안 적대 관계를 버리고 역사적인 우호관계를 맺는 엘리제 조약에 서명하고 있다(사진 출처: 위키피디아).


 독일의 과거사에 대한 반성은 총리들이 고개 숙여 반성하는 데에만 그치지 않았다. 독일은 이미 2차 대전을 비롯한 자신의 과거 역사를 가감 없이 사실적으로 교육하기 위해 2005년 3월 초에 당시 독일의 자란드 지방 총리 뮐러와 프랑스 피용 교육부장관은 베를린에서 열린 문화장관회의에서 양국의 오랜 숙원이었던 독‧프 공동역사교과서 편찬 작업을 공식화했다.


 이날 양국 대표는 “독‧프 청소년은 공동역사교과서를 통해 자국과 상대국의 역사뿐만 아니라, 나아가 유럽 공동의 역사를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 교육적 측면을 넘어 정서적 공유의식을 가지게 된다는 것에 그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독일은 빠른 시기에 제2차 세계대전을 포함하여 자국의 과거 역사가 왜곡되지 않게 사실대로 가르쳐 왔다. 독일이 이웃 여러 국가와 공동 역사교과서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시작한 것은 1950년대이다. 독일과 프랑스는 교류협력 프로젝트 일환으로 교과서를 둘러싼 전문가 협의가 엘리제 조약(제2차 세계대전 후, 양국의 역사적인 적대를 완화하기 위한 기초가 되었다) 체결 40년을 맞이한 2003년 1월부터 본격적으로 논의해 왔다.


 그해 6월에는 양국의 각 주(州) 대표가 참석한 회의에서 양국 간의 청소년, 교육, 문화 부분 등의 분야에서 상호 협력하여 공동교과서 편찬 작업을 추진할 것을 정식으로 합의했다. 이후, 편집위원회의 결성, 각국의 출판사 선정 등 착실하게 작업이 진행되었다.


 독일과 프랑스 양국의 학생들은 2007년부터 같은 공동교과서로 공부하게 되었다.


 공동교과서는 나치의 만행과 책임 등 2차 대전 관련 독일의 역사가 양국의 관점에서 기술되고 있으며 프랑스판에는 ‘독일의 책임’, 독일판에는 ‘독일의 과오’라고 기록되어 있다. 양국의 청소년들은 이 교과서를 통해 상대국의 관점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


 공동역사교과서는 양국 간에 적대감을 해소하고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 가는 데 일조해 왔으며 경제, 문화 등 다양한 내용이 담기게 돼 양국 청소년이 상대국을 제대로 알아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공동교과서는 독일의 역사 청산의 일환

 지난 1950년대부터 독‧프 공동역사교과서의 필요성이 제기된 이래 50여 년 만에 현실화된 공동역사교과서는 2차 대전 이후 계속된 독일의 역사 청산 작업의 일환이면서 동시에 2차 대전 이후 양국이 지속적으로 쌓아온 신뢰의 결실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독일의 에른스트 클레스 출판사 측은 “공동 역사교과서는 나치의 행위를 정당화하지 않는다. 독일과 프랑스 양국이 건설적인 유럽 공동체를 위해 과거를 청산하고 서로의 다른 관점을 명시하고 젊은 청년들이 상대국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 들어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공동교과서는 독일과 프랑스의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역사 교육의 인식을 심어주고 양국이 공유하고 있거나 또는 다른 역사관에 대한 이해를 심화시킴으로써 양국 관계를 친밀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


 독일은 이외에도 1972년부터 독일‧폴란드 교과서위원회를 발족하여 양국 역사교과서 및 수업내용 등에 관한 협의를 했다. 여러 차례에 걸친 협의를 통해 확정된 내용들은 각국의 교사 연수 교육에서 다뤄지는 방식을 통해 일선 학교의 역사 교육에 반영됐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이 중심이 되어 편찬한 후소샤(扶桑社) 교과서를 통해 침략전쟁을 정당화하고 있다.


 독일이 일본과 달리 각국과 세계대전으로 인한 앙금을 불식시키고 친밀한 신뢰 관계를 가져올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도 나치전범의 과거에 대한 진지한 사과와 그 책임을 다하려는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독일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부터 오늘날까지 기회가 있을 때마다 과거사에 대한 반성의 메시지를 관련국에 빠짐없이 보내고 있다. 이러한 태도는 유럽 각국과의 신뢰 관계를 구축하는 데 기초가 되어 왔다.


 독일은 전후 60여 년간 홀로코스트의 반성과 화해의 길로 걸어왔으나 일본은 독일과는 정반대의 자세를 보이고 있다.


과거 역사 청산을 위해서는 올바른 정치적 결단이 필요

 2005년 12월 23일 아소 씨가 외상으로 재임하고 있을 당시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원래 세계적으로 인근 국가들과 좋은 관계를 맺기 어렵다는 것이 나의 기본 인식이다”며 “인근 국가라고 하지만 프랑스와 독일도 그렇고 영국과 프랑스도 마찬가지다”고 말했다.


 그러나 독일과 프랑스의 양국 관계는 과거의 역사인식 문제에 한해서는 전혀 다르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독일과 프랑스는 공동 역사교과서 외에도 양국의 관계 개선 및 교류 협력의 토대가 된 1963년 ‘엘리제 협약’이 체결된 이후 60여 년간 꾸준히 화해의 길을 걸어왔다.


 국가 차원의 교류 협력을 비롯해 지금까지 양국의 각 시도, 민간기관 사이에 자매결연 사업 등이 추진되고 있으며 매년 청소년들이 상대국을 방문하여 문화, 역사를 배우는 기회가 증가하고 있다.


 또, 양국은 1963년 엘리제 조약이 체결된 1월 22일을 독일‧프랑스의 날로 공식 지정해 다양한 행사를 통해 교류의 폭을 계속 넓혀가고 있다.


 한편 한일 관계는 전반적으로 화해 무드가 넘치는 축제보다는 역사에 대한 인식 문제로 반복과 어긋남이 분출되어 왔다.


 독일과 프랑스는 공동교과서 편찬 과정에서 견해가 다른 어려움도 있었지만 평화와 번영을 위해 인내심을 갖고 노력하여 성과를 거두었다.


 일본과 같은 세계대전을 치른 독일과 프랑스가 적으로 맞서 수많은 인명을 희생시키면서도 전후 화해를 하고 유럽에서 가장 가깝게 협력하는 이웃이 되었던 것은 정치지도자들이 과거를 직시하고 전쟁의 잘못을 후세에게 가르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본 정치 지도자들이 사죄와 반성에 대한 담화문을 발표했지만, 역사를 왜곡하는 망언 발언으로 피해자들은 진정한 사죄와 반성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일본이 국제사회로부터 신뢰를 받기 위해서는 상호 협력과 국가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본 정치지도자들도 앞으로 이웃 국가들과의 화해를 위해 과거사를 재고해 올바른 정치적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이다.


엘리제 조약은 1963년 1월 22일에 프랑스의 샤를 드골 대통령과 서독의 아데나워 총리가 프랑스 엘리제 궁전에서 서명한 독일‧프랑스 화해협력조약.


한 원 상 (한국영상기자협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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