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mbn 신입 카메라기자입니다!>
오른쪽 어깨의 무게와 책임감에 대해 생각하며
“왜 카메라기자가 되고 싶었니?”
질문은 면접 때에만 쏟아지는 것이 아니었다. 지난 3개월간 수습기자 생활을 해오며 선배들에게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 중 하나가 바로 그것이다. “왜?”라는 질문은 늘 그렇듯 원인과 본질을 건드린다. 그저 지나가는 말로 묻는 것일 수도 있는데 답변이 오히려 너무 거창해질 것 같아 고민하게 만들곤 한다. 실은 대관절 언제부터 카메라기자가 되고자 마음을 먹었는지 그리고 어떠한 계기가 있었는지 명쾌하게 설명하기가 어렵다. 그저 멋져보였던 선배들의 모습에 대한 치기어린 동경에서 비롯되었다 해도 맞는 이야기이고, 언론인으로서 사회를 한걸음 더 나아가게 하는데 일조하겠다는 거창한 포부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카메라기자라는 직업은 언제부턴가 마음속에 스며들어 좀처럼 움직이지 않는 스스로의 미래상이 되었고, 마침내는 mbn의 신입으로서 카메라를 짊어지게 되는 행운을 끌어안았다.
불과 입사 3개월짜리 수습이 카메라기자에 대해 이야기하고 스스로를 회고하는 것이 얼마나 우스운 일일까? 하지만 멋모르는 수습이기에 또한 가능한 일이라 생각한다. 세상에 대해 조금씩 눈을 뜨기 시작했던 대학시절, ‘사람만이 희망’이라는 이제는 구태의연하기까지 한 문구를 입에 달고 지냈다. 그리고 지금도 모든 가치의 원천이고 변화와 행동의 중심이 ‘사람’이라는 생각은 달라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하고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은 삶의 현장 최전선에서 땀 흘리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그러한 사람들은 누구보다도 떳떳하고 스스로에게 당당할 수 있다. 나는 카메라기자들이야 말로 바로 그러한 사람들이라 믿는다. 저널리스트로서 사회 곳곳을 누비며 TV뉴스를 생산해내는 최전방의 주인공들이다. 10년, 20년이 지나고 백발이 성성해도 카메라를 메고 현장에서 살아 숨쉬는 내 자신을 상상할 때면 전율이 느껴진다. 이것이 카메라기자가 되고자 했던 하나의 이유일 것이다.
저널리스트가 되고 싶다는 생각은 오래전부터 지니고 있었다. “생각하며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는 말처럼 끊임없이 스스로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해석하며 표출하는 삶을 살고 싶었다. 하지만 어떠한 방법으로 표출해 나갈지를 비로소 발견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영상을 통한 표현이야 말로 그 무엇보다 힘 있고 매력적인 도구일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된 것이다. 나아가 내가 취재한 영상의 힘으로 세상의 부조리한 부분이 치유되고 고통 받던 누군가가 조금이라도 행복할 수 있다면 그만큼 보람 있는 일이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이것이 내가 카메라기자를 꿈꿨던 또 다른 이유인 것이다.
돌이켜보면, 지난해 내겐 첫 공채 도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카메라기자로서 mbn에 입사할 수 있게 된 것은 특별한 행운이었다고 생각한다. 남들에 비해 그리 오랜 시간동안 준비를 한 것도 아니었고, 경험이 풍부하거나 남다른 감각을 지닌 것도 아니었다. 어찌 보면 ‘하고 싶다’는 열정만으로 도전한 것인데, 이를 기특하게 보아주신 선배들께 너무도 감사할 따름이다. 입사한 지 3개월, 아직도 많은 것이 낯설고 새롭다. 카메라를 다루는 것도 그리고 취재를 하는 것도 어색하고 실수투성이다. 하지만 쌓여가는 실수는 곧 스스로 만들어가는 교과서일터. 더욱 많이 시도하고 도전해보고 싶다. 우리들의 오른쪽 어깨가 무거운 것은 비단 카메라의 무게 때문만이 아닐 것이다. 뉴스 생산자로서의 책임 그리고 시청자들에 대한 책임이 바로 우리들의 어깨 위에 놓여있다. mbn의 그리고 한국 방송 뉴스의 든든한 ‘어깨’가 되도록 하루하루를 값지게 살아나가야겠다. 전국의 신입 카메라기자들 모두 건승하길 기원한다. 파이팅!
최진영 / mbn 보도국 영상취재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