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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회 한국영상기자상 대상 포항MBC 양재혁 기자

 
<포항MBC 특집 다큐멘터리 '그 쇳물 쓰지마라'>
 

 

 

 

 

(사진) 대상 양재혁.jpg

▲제34회 한국영상기자상 대상을 수상한 포항MBC 양재혁 기자(사진 오른쪽)

 

 

 포항의 지역 언론들은 지금까지 절대적인 영향력을 가진 포스코에 대한 비판 보도가 부족했다. 포스코로 인해 피해를 입은 노동자와 시민의 얘기를 듣지 않았다. 포스코에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근무 중 산재 사고가 반복되고 있다. 노동 관련 시민단체는 최악의 살인 기업 명단에 포스코를 올렸다. 노후화된 설비와 위험의 외주화는 항상 원인으로 지목됐고, 고 김용균 사건을 계기로 포스코는 노동자들의 근무 환경을 개선하는 듯 보였지만 실제로 작업 환경이 더 나아지진 않았다. 사고로 인한 산재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제철소에서 내뿜는 물질로 인해 작업자들이 직업병을 앓고, 주변의 주민에게까지 암이나 만성질환 등 많은 피해를 주고 있었다. 포스코는 침묵으로 일관했고, 이를 감독하는 경상북도와 경상북도의회, 고용노동부, 환경부 그리고 언론도 마찬가지로 침묵했다. 포스코를 둘러싼 침묵의 카르텔이었다. 우리는 포스코의 산업 재해 실태와 주변 환경 피해 문제 나아가 감독 기관들이 이를 묵인하고 있다는 사실을 취재해 보도했다.

 

 대부분 단독 취재였고, 연속으로 기획되어 비판해왔지만 변화는 더뎠다. 변화는 우리에게 있었다. 매년 협찬받은 광고가 끊기고, 지역사회의 시선도 곱지 않았다. 외부의 압력은 방송사의 경영 위기로 이어졌지만 그보다 안타까운 것은 카르텔을 무너뜨릴 시민의 힘이었다. 많은 노동자와 환경 피해 주민들이 제보를 해왔지만 취재를 시작하니 누구도 선뜻 나서지 않았다. 피해 사실은 얘기해도 주변의 따가운 시선을 의식해 인터뷰에는 응하지 않았다. 한 다리 건너면 다 포스코 직원이라 부담이 된다거나 포스코와 본인을 동일시해 현실을 외면하려고만 했다. 사실 그들은 성역화된 포스코에 맞설 힘이 없었다. 다큐에서 인터뷰한 조순희 어머니 얘기처럼 모든 행정기관과 정치권 그리고 언론이 그들의 이야기를 조금이라도 들어줬다면 어땠을까.. 다큐 취재 내내 죄송스러웠던 마음은 반성과 동시에 앞으로 더 작은 소리에도 귀기울이라는 책무로 받아들였다.

 

 얼마 전 국회에서는 산업재해 관련 청문회가 열렸다. 허리가 아파 못 나오겠다던 최정우 회장은 증인으로 나와 사고 산재에 대한 사과와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하지만 직업병과 환경피해에 대한 문제는 잘 개선하겠다는 애매모호한 답변 외에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않았다. 다큐 방영 이후 처음으로 입을 연 포스코였지만 해결 의지는 잘 보이지 않았다. 숨어있던 직업병 피해자들이 하나 둘 나오기 시작했고, 광양에서도 주민들이 환경 피해를 호소하고 있지만 포스코는 묵묵부답이다. 감독기관과 행정기관, 언론 모두 외면하고 있다. 아직도 침묵의 카르텔은 진행 중이다. 수십 년 동안 묻혀온 불편한 얘기지만 누군가는 꼭 해야만 하는 이야기다. 노동자와 시민의 생명과 안전이 걸린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시민의 편에서 그들의 얘기를 계속 들을 것이다. 포스코에서 40년 근무한 뒤 폐암에 걸려 돌아가신 고 정원덕 씨의 증언은 마지막 유언이 됐지만 그의 죽음을 외면하지 않을 것이다. 모두가 외면한 힘든 이야기들을 용기 내어 증언한 많은 직업병 피해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양재혁/ 포항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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