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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회 이달의 영상기자상 뉴스탐사 기획보도부문 - KBS 김현경, 류재현 <유병언 일가는 미국 호화 주택에?...검찰은 차명 의심 재산 추징보전 취소>

관리자 2026-07-14 조회수 6

KBS 김현경, 류재현

<유병언 일가는 미국 호화 주택에?...검찰은 차명 의심 재산 추징보전 취소>



환수되지 않은 책임을 기록하며

KBS 류재현강현경()

 

매년 벚꽃이 회사 앞 윤중로 거리를 분홍빛으로 물들일 즈음이면 어김없이 세월호 관련 취재를 마주하곤 했다그때마다 내 카메라 초점은 기자회견장 혹은 추모 공간에서 만난 유가족의 아픔과 상실시민들의 애도 추모하는 모습에 맞춰져 있었다하지만 이번 취재는 그간 내가 해왔던 세월호 취재의 초점과 조금은 달랐다그동안 잊힌 질문을 다시 꺼내는 과정에 가까웠다올해 다시 마주한 세월호 취재는 단순한 질문 하나였다세월호의 실질적 소유주로 지목된 유병언 일가의 재산은 얼마나 환수되었고, ‘그 책임은 어디까지 이행되었는가.’ 이번 보도영상은 그 질문에서 출발했다.

 

Something new. 무엇인가 새로운 장면을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은 영상기자의 숙명처럼 따라다니고 떨쳐낼 수 없는 과제와 같다취재 전 이 아이템 맡아서 해봐.”라는 캡 말에 걱정이 앞섰다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12년이 지난 지금새로운 것을 보여줄 수 있을까솔직히 자신이 없었다. 12년이란 세월 동안 많은 것이 변했다기억하는 사람들의 모습도우리 사회를 둘러싼 환경도 달라졌다시간이 흐를수록 책임은 자연스럽게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오히려 관심 밖으로 밀려났다밀려난 관심을 어떻게 하면 다시 불러올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중 미국 취재를 맡은 영상기자 선배와 취재기자 동기가 현지에서 유병언 일가 부동산실제 거주 정황회사 운영소송 관련 문서 등을 입수했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미국에서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준이 아닌 실제 그곳을 찾아갔다는 점에서 충분히 시청자들에 설득력을 줄 수 있을 것 같았다국내 취재를 앞둔 나에게 미국에서 들려온 소식이 너무 큰 힘이 됐다시청자들에게 그간 보지 못한 새로운 무엇인가를 보여 줄 수 있을 거란 믿음이 생겼다취재 전 걱정했던 것이 한순간 해소된 순간이었다

 

국내 취재를 하면서 이 아이템의 진짜 가치는 유병언 일가의 호화생활이 아니라 세월호 책임 재산 환수 시스템의 실패를 입증하는 데 있다고 생각했다검찰의 소송 수행 능력과 국가의 구상권 집행 실패에 대한 시청자의 공감을 얻기 위해서는 유병언 자산이 환수되지 않은 채 이만큼이나 있다라는 것을 보여주는 게 핵심이었다이를 뒷받침할 영상적 근거가 필요했다유병언 일가의 차명 재산으로 지목된 안성 아파트 단지강남 일대 부동산과 임야 등 국내 유병언 일가의 자산 흐름을 추적했다그곳에서 직접 보고 들은 주민들 및 부동산 관계자들 인터뷰를 통해 지난 세월호 참사가 사회에 남긴 장기적 흔적을 담아낼 수 있었다또한 목포 신항 세월호 선체’, 안산 단원고 4.16 기억 교실’ 등 당시 분위기를 상기시키기 위한 이미지도 카메라에 담았다녹슬고 상처 입은 세월호 선체단원고 교실을 그대로 재현한 기억 교실 등을 보여 줌으로써 우리는 왜 이 책임을 묻는가에 대해 시청자들에게 다시금 생각해 볼 시간을 주고 싶었다

 

이번 보도 이후 법무부과 예금보험공사는 유병언 일가의 재산 환수를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큰 변화는 아니지만 잊고 지낼 수 있는 기억에 대해 다시금 시청자들이 생각할 기회를 마련했다는 데에 의의를 두고 싶다이번 취재를 통해 다시 확인한 것이 있다면시간이 흐른다고 해서 책임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그리고 언론의 역할은 그 책임이 잊히지 않도록 끝까지 기록하는 데 있다는 사실이다영상기자로서 현장을 기록하는 일은 때로는 빠른 뉴스의 흐름을 따라가는 일이지만시간이 흘러도 끝나지 않은 질문을 다시 꺼내 드는 일이기도 하다앞으로도 KBS 카메라는 단순히 장면을 담는 도구가 아니라사회가 놓치고 있는 책임과 진실을 비추는 도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세월호 관련 진실 규명과 책임 추궁그리고 사회적 기억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특히 환수 문제는 단순히 돈의 문제가 아니다환수되지 못한 자산은 어쩌면 환수되지 못한 책임의 또 다른 이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