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상기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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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영상 AX, 속도 조절해야 할 때
     EBS 교육방송에 『AI 고전, 역사를 바꾼 100책』이라는 프로그램이 시청자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 등 국내외 고전 100권을 소개하는 인문교양 프로그램이다. 물론, 지식과 지혜의 보고라고 할 수 있는 고전문학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야 전혀 새로운 기획은 아니다. 그런데 이 프로그램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15분 분량의 콘텐츠 전부가 AI 영상과 음성으로 제작되었고, 저자가 직접 강의하는 듯한 연출을 만들어 내고 있다는 데 있다. 즉, 18세기 글래스고 대학에서 직접 강의하는 애덤 스미스가 『국부론』 강의를 시청자들에게 그대로 전하는 원전 충실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프로그램의 이미지, 음성, 자막이 모두 생성형 AI로 제작되었고 강의도 영어로 전달되어 고전의 교양과 외국어 학습이라는 EBS 공영방송의 공공성을 매우 “효율적”으로 성취하고 있는 듯이 보인다. 고전은 고금과 자타가 공인한 인류의 지식과 지혜의 보고이지만, 일반인이 쉽게 접근하기 어렵기 때문에, 공영방송이 AI를 사용해 교육의 접근성을 높인 것은 분명 매력적이고 동시에 EBS 공공성에 부합하는 기획인 듯하다.  사실, 인쇄술 이후 라디오, 텔레비전 그리고 인터넷과 유튜브에 이르기까지 고전은 늘 새로운 매체 기술의 문법에 따라서 다시 만들어져 왔고, 대중은 원전보다 매체가 요약하고 해설한 고전 “콘텐츠”에 훨씬 더 익숙해져 왔다. 그렇기에 “원전 충실성”과 “접근성”, 그리고 최종적으로 “효율성” 세 마리 토끼를 AI로 모두 잡은 EBS의 고전 콘텐츠 기획은 성공적인 공익적 AX(AI 전환)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과연 그러할까?  서구에서 고전문학의 교육적 활용은 고전의 역사만큼이나 길다. 개인적으로 스페인 바르셀로나 대학교의 라우라 루이즈(Laura Ruiz) 교수의 고전 읽기의 방법론은 매우 사려 깊어 보인다. 그녀에 의하면, 고전 읽기는 단순히 원전의 의도를 충실히 학습하는 개인적 교양 습득 경험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사회적인 맥락 속에 해석하고 다른 사람들과 그 경험을 공유하는 사회화 과정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AI 고전 콘텐츠가 고전을 매끄럽게 요약해 주는 방식과 달리, 그녀의 고전 읽기는 고전에 대한 접근성과 학습의 효율성이 아닌 ‘다른 사람’과 ‘자신이 속한 세계’에 대한 “충실성”과 “접근성”을 더 중시한다. 아울러 이를 통해 고전문학이 개인의 지적 수준을 엘리트적으로 고양시키는 것이 아닌 불평등과 차별을 극복하기 위한 사회적 변화의 도구임을 깨닫게 한다. 이는 김유열 EBS 대표가 "AI 기술을 활용하면 질은 획기적으로 높이고, 제작비는 획기적으로 낮추는 마법 같은 일"이 만들어 내는 교육 효율성 원리와는 어쩐지 너무도 멀리 떨어져 있어 보인다. 특히 지극히 원자화된 미디어 이용과 능력주의에 부대끼는 한국사회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EBS의 AX를 통한 공공적 효율성에 우리가 환호하는 이유는 사실, 그것에 우리는 이미 익숙해지고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교양 콘텐츠와 달리 언론보도는 AI에 대해 좀 더 엄격하다. 한국영상기자협회가 영상기자, 법조 및 언론학자와 함께 마련한 『영상보도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AI로 실사풍 영상이나 이미지를 만들어 사용하는 행위는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그 이유는 “보도영상은 영상기자가 현장의 사실을 조작 없이 기록한 것이라는 시청자의 믿음을 근본적으로 훼손하여 언론의 공적 신뢰를 심각하게 저해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는 영상기자들이 “전문직 윤리”를 “공공적 효율성”보다 우선한다는 원칙을 분명히 한 것으로, 매우 적절하다. 다만, “뉴스 맥락의 이해를 돕는 보조적인 시각자료”로서 AI 생성 영상은 허용이 되는데, 이는 뉴스 제작자의 자의적 판단이 상당히 개입될 여지가 있다. 지난 5월, 모 방송사 뉴스룸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정박 중이던 HMM 나무호 선박 폭발 사고를 다루면서 실제 확인되지 않은 정황과 추정을 사실적인 AI 영상으로 재현해, 시청자에게 혼동을 줄 수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지난해 9월에는 또 다른 방송사의 메인뉴스에서 북ᄋ중ᄋ러 정상이 베이징 톈안먼 망루에 나란히 서서 전망을 바라보며 박수치는 장면을 AI로 제작해 내보냈다. 시청자에게 정상 간 회동의 맥락을 생생히 전달하기 위한 ‘보조적’ 자료였지만, 전달하고자 하는 맥락적 정보가 무엇인지는 모호하였다. 이외에도 전쟁이나 사건과 사고 보도에서도 서서히 AI 생성 이미지와 영상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영상보도 가이드라인에도 불구하고 보도에서 “공공적 효율성”이라는 명분으로 보도영상 AX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EBS의 고전 교육이 파편화된 학습과 능력주의의 재생산을 의도하지 않았듯, 어느 방송사도 영상기자 없는 현장과 ‘생성된 맥락’으로 진실을 대신하려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누구도 공공성의 본질을 해치려 하는 의도를 갖지 않았을 것이다. 다만 우리는 공공의 이익을 위한 가장 ‘효율적’ 길이 곧 ‘공리’라고 믿는 데 익숙해져 있고, 그 믿음 속에서 효율성은 어느새 수단이 아니라 목적이 되어, 정작 공공의 이익이 무엇이며 또 무엇이어야 하는가라는 물음은 뒷전으로 밀어내 버리고 있다. 그러나 라우라 루이즈 교수의 말처럼 고전문학은 교과서와 달리 결코 매끄럽게 배달될 수 없고, 더디게, 그러나 끝내 다른 사람과 함께 도달해야 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보도 영상의 한 컷의 이미지는 매끄럽게 자동적으로 생성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 두 발로 카메라를 들고 서 있었기에 비로소 기록되는 것이라는 사실을 시청자들과 함께 경험할 수 있기를 바란다. 현실마저도 손쉽게 생성 가능하다는 사실이 오히려 우리의 현실을 훼손시킬까 걱정되는 것은 공공적 효율성으로 인해 수많은 공공의 것들이 훼손되어 왔는지를 보아왔기 때문이다.                                                                                                                                                                                                                                채영길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2026-06-25
  • AI 기반 영상 제작·업무 자동화 교육 성료
    지난 5월 20~22일 부천 웹툰융합센터에서 열린 'AI 영상 제작 및 업무 자동화 기본 과정' 교육에서 회원들이 강의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 한국영상기자협회는 지난 5월 20일부터 22일까지 부천 웹툰융합센터에서 '영상기자를 위한 AI 영상 제작 및 업무 자동화 실무 과정'을 개최했다. 이번 교육은 생성형 AI 기술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영상기자의 취재·제작 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 실무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교육 참가자들은 이미지 생성부터 영상 제작, 음악 생성, 업무 자동화 도구 활용까지 생성형 AI 기반 콘텐츠 제작 전 과정을 직접 실습했다. 특히 AI를 활용한 영상 제작, 방송용 로고송 제작, 업무용 애플리케이션 개발 등 현업에 적용 가능한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AI 기술의 실질적인 활용 가능성을 체험했다.  교육에 참여한 회원들은 "막연하게만 알던 생성형 AI를 직접 실습하며 익힐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현업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유익한 교육이었다"고 평가했다. 또한 "구성원 전체가 함께 수강하면 좋을 만큼 실질적인 내용이었다", "AI를 활용한 영상 제작과 업무 자동화의 가능성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는 반응도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AI가 새로운 제작 환경의 효율성을 높이는 도구로 자리잡고 있는 흐름을 확인하는 한편, AI 활용이 확대될수록 사실 검증과 출처 확인 등 언론인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는 점에 공감했다. 이어 “심화 과정이 개설된다면 다시 참여하고 싶다"며 실제 업무에 적용할 수 있는 AI 도구 활용법을 더욱 심도 있게 다루는 후속 교육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협회는 회원들의 높은 관심과 교육 수요를 반영해 하반기에도 AI 교육 프로그램을 이어갈 계획이다. 생성형 AI 입문자를 위한 기초 과정과 취재·제작 업무 적용을 중심으로 한 심화 과정을 단계별로 운영해 보다 많은 회원들이 AI 활용 역량을 체계적으로 강화하고 전문성을 향상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협회 정수지 간사                                                                                                                                                                                                                                                                                  kvja6476@gmail.com 
    2026-06-25
  • 프레임 너머로 한국을 전하는 첫걸음
    안녕하십니까. 일본 민영방송사 TBS 서울지국에서 카메라를 잡고 있는 신입 영상기자 정동기입니다. 오랜 역사 속에서 대한민국의 언론 정의와 올바른 뉴스 문화를 이끌어오신 한국영상기자협회의 일원으로 선배님들과 관계자분들께 첫인사를 드리게 되어 무척 기쁘고 영광스럽습니다. 지면을 빌려 저를 협회의 신입 회원으로 따뜻하게 받아주신 것에 대해 깊은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외신 지국이라는 특수한 환경 속에서 영상기자로서 첫걸음을 떼게 된 것은 저에게 큰 특권이자 동시에 매 순간 무거운 책임감으로 다가옵니다. 제가 프레임 안에 담아내는 한국의 오늘과 사회적 역동성은 단순히 국내 뉴스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국경을 넘어 일본을 비롯한 해외 시청자들에게 실시간으로 전달되기 때문입니다. 언어의 장벽이 가로막고 문화적 배경이 다른 이들에게 현장의 상황을 오해 없이, 그리고 가장 직관적이면서도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유일한 매개체는 결국 ‘영상’뿐이라는 사실을 매일 취재 현장에서 뼈저리게 배우고 있습니다.해외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방송을 제작하기에, 현장에서 카메라 뷰파인더를 마주할 때마다 늘 깊은 고민에 빠지곤 합니다. 자극적인 연출이나 화려한 기교를 부리기보다는, 지금 내 눈앞에 있는 상황의 본질을 어떻게 하면 왜곡 없이 담백하게 전달할 수 있을지가 늘 지국 막내 기자의 가장 큰 숙제입니다. 현장의 공기와 온도를 있는 그대로 전하는 정직한 영상만이 국경을 넘어 시청자의 마음을 움직이고 한국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도울 수 있다는 믿음을 매일 현장에서 다듬어가고 있습니다.입사 후 정신없이 쏟아지는 뉴스의 소용돌이 속에서 중심을 잡을 수 있었던 것은, 다름 아닌 취재 현장에서 마주친 한국 영상기자 선배님들의 모습 덕분이었습니다. 매서운 한파나 폭우 속에서도, 혹은 숨 가쁘게 돌아가는 긴박한 대치 상황 속에서도 한 컷의 진실을 기록하기 위해 묵묵히 자리를 지키시는 선배님들의 전문성과 치열한 열정을 보며 깊은 감동과 전율을 느꼈습니다. 치열함 속에서도 서로를 배려하고, 영상기자로서의 사명감을 잃지 않는 선배님들의 뒷모습은 저에게 그 어떤 교과서보다도 훌륭한 귀감이 되었습니다. 나아가 현장에서 거친 숨을 몰아쉬며 프레임을 채워나가는 선배님들의 땀방울 속에서, 제가 앞으로 걸어가야 할 영상기자의 길이 어떤 것인지 그 이정표를 발견하기도 했습니다.이제 저 역시 한국영상기자협회의 회원이라는 이름을 가슴에 달게 된 만큼, 선배님들이 땀 흘려 일구어 놓으신 이 길에 부끄럽지 않은 동료이자 후배가 되기 위해 한 걸음 더 뛰고자 합니다. 비록 외신 지국 소속이라는 경계에 서 있지만, 시대의 공기를 기록하고 사회의 다양한 곳을 밝히며 현장의 진실을 쫓는 영상기자 본연의 역할만큼은 선배님들과 늘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걷겠습니다. 눈앞의 화려함에 눈이 멀지 않고, 늘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현장의 작은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이는 단단한 영상기자가 되겠습니다.아직은 카메라 가방의 무게보다 현장에서 배워야 할 것들의 무게가 훨씬 더 크게 다가오는 서툴고 부족한 신입입니다. 현장에서 선배님들을 마주치게 되면 항상 예의 바르고 정중하게 먼저 다가가 인사드리겠습니다. 선배님들의 치열한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가감 없는 조언과 때로는 따끔한 지도 편달을 언제나 열린 마음으로 기다리겠습니다. 선배님들이 걸어오신 길을 등대 삼아, 저 역시 누군가에게 부끄럽지 않은 당당한 영상기자로 성장해 나가겠습니다.다시 한번 협회의 일원이 된 것에 깊은 감사를 드리며, 선배님들의 건강과 안전한 취재 활동을 늘 마음 깊이 기원하겠습니다. 현장에서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TBS 정동기
    2026-06-25
  • 한 컷의 무게를 아는 영상기자가 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MBN 신입 영상기자 최규태입니다.오래도록 동경해 왔던 직군의 선배님들께 이제는 후배로서 카메라를 메고 현장에서 인사드릴 수 있게 되어 대단히 영광스럽고 기쁩니다. 영상기자를 준비하던 시절 저는 서울서부지방법원의 격렬한 시위 현장을 직접 취재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제가 촬영한 영상이 뉴스 특보로 방송되는 것을 보며, 영상기자라는 직업이 가진 막중한 영향력을 온몸으로 실감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고민이 많아지기도 했습니다. 현장은 빠르게 움직였고 뒤섞인 사람들의 목소리 속에서 상황은 시시각각 변했습니다. 그 혼돈 속에서 무엇을 찍어야 하는지, 어떤 장면을 촬영해야 현장을 잘 전달하는 것인지 끊임없이 자문해야 했습니다. 당시에는 서툰 경험 탓에 놓친 장면도 많았고 아쉬움도 남았지만, 그 경험은 저에게 큰 가르침을 주었습니다. 영상기자는 단순히 카메라를 조작하는 기술자가 아니라, 수많은 장면 속에서 진실을 판단하고 시청자의 눈을 대신해 기록하는 사람이라는 점을 몸소 배웠기 때문입니다. 매일 '뉴스'를 만든다는 거대한 책임감과 마주하고 있습니다. 선배님들께서 지켜오신 영상기자의 유산은 단순히 현장을 담아내는 기술의 영역이 아니었습니다. 매 순간 현장에서 시청자의 눈과 귀가 되겠다는 숭고한 사명감이었고, 단 한 컷의 진실을 건지기 위해 악천후 속에서도 몇 시간씩 버티는 끈기였습니다. 매일 저녁 뉴스 리포트에 담기는 짧은 몇 초의 영상을 위해 선배님들이 현장에서 쏟아내신 치열한 고민과 선택의 무게를 체감할 때마다, 제가 어깨에 멘 이 카메라의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음을 깨닫습니다.미디어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며 영상기자의 역할에 대한 다양한 담론이 오고 가지만, 저는 영상기자만이 현장을 가장 정확하게 읽고 시각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계적으로 구도와 노출만 맞추는 촬영자가 되지 않겠습니다. 늘 현장의 중심 주제를 고민하며 예리한 시선과 균형 잡힌 감각을 갖춘 기자가 되겠습니다.경험이 쌓이고 연차가 오르더라도 세상을 향한 호기심과 사람에 대한 애정을 잃지 않겠습니다. 선배님들께서 일구어 오신 언론의 명예에 부끄럽지 않기 위해, 오늘도 제 카메라에 단 한 컷도 부끄럽지 않은 진실을 담아내겠습니다. 현장에서 인사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MBN 최규태
    2026-06-25
  • 순간을 기록하는 영상기자의 책임
    안녕하십니까. MBN 영상기자 박양배입니다.입사한 지 어느덧 10개월이 되어 갑니다. 아직도 현장에서는 배워야 할 것이 많고 부족함도 많이 느끼지만, 하루하루 카메라를 들고 현장을 뛰며 영상기자라는 직업의 무게를 조금씩 체감하고 있습니다.처음에는 영상기자라는 직업을 단순히 '장면을 기록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던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현장에 나가 다양한 상황을 직접 마주하면서 생각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영상기자는 단순히 화면을 담는 사람이 아니라, 어떤 장면을 어떻게 전달할지 끊임없이 판단해야 하는 직업이라는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특히 뉴스 현장은 늘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습니다. 사고 현장은 도착하기 전까지 어떤 상황인지 알 수 없고, 중요한 인물 촬영은 순간적인 판단 하나가 결과를 좌우하기도 합니다. 변수가 많은 현장에서 장비 운용은 물론이고 순간적인 판단과 집중력, 그리고 빠른 대응까지 모두 필요하다는 점을 매일 실감하고 있습니다. 좋은 영상을 만든다는 것이 단순히 촬영 기술만으로 되는 일이 아니라는 것도 현장에서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기억에 남는 경험도 있습니다. 지난겨울 아침 7시 뉴스 중계를 준비하던 날이었습니다. 아침 7시 뉴스 생중계를 위해 새벽부터 현장으로 향했고, 중계 전 시민들의 출근길 모습과 강추위 상황을 스케치해야 했습니다. 그날은 유독 추운 날이어서 기온이 영하 14도까지 내려갔습니다. 카메라를 들고 촬영하는 동안 손이 얼어붙는 수준을 넘어 찢어질 듯한 통증까지 느껴졌습니다. 잠시 손을 주머니에 넣어 녹였다가 다시 꺼내 촬영하기를 반복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솔직히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 순간에도 '내가 담지 않으면 시청자들은 이 현장을 볼 수 없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습니다. 힘든 상황 속에서도 끝까지 화면을 담아야 한다는 책임감과 사명감이 영상기자라는 직업을 움직이게 하는 힘이라는 것을 느꼈습니다.현장을 다니다 보면 영상 하나에도 얼마나 많은 고민과 판단이 들어가는지 조금씩 알게 됩니다. 어떤 장면을 선택할지, 무엇을 더 보여주고 무엇을 덜어낼지에 따라 뉴스의 분위기와 전달 방식도 달라집니다. 아직은 많이 부족하지만, 선배들의 취재 결과물을 보고 현장 경험을 통해 더 나은 영상기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앞으로도 초심을 잃지 않고 현장의 목소리를 충실히 기록하는 영상기자가 되고 싶습니다. 순간을 놓치지 않는 것은 물론, 그 안의 맥락과 의미까지 담아내며 카메라 뒤에서 느끼는 책임감을 늘 잊지 않고, 배우는 자세로 현장을 마주하며 한 걸음씩 나아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MBN 박양배
    2026-06-25
  • 현장에 충실한 기록자
     “어이 거기! 나오라고!” “이렇게 맘대로 찍어도 되는 거야?” “아, 나올게요! 카메라 잡지 마세요!” 잊을 만하면 현장에서 실랑이가 벌어집니다. 복귀하는 차 안에서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며 한숨을 쉬다 보면, '이 일에 익숙해진다는 게 가능하긴 할까' 싶다가도 역시나 만만한 직업이 아님을 다시금 깨닫습니다. 영상기자로서 현장을 누비다 보면 때로는 존경의 시선을 받기도 하지만, 때로는 불신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국회의원이나 기업 총수가 ENG 카메라 앞에서 쩔쩔매는 엄숙한 현장이 있는가 하면, 물놀이하는 초등학생들이 카메라를 향해 잔뜩 귀여운 포즈를 취하는 유쾌한 현장도 있습니다. 이처럼 영상기자의 하루는 늘 미지수로 가득하며 예측 불가능하게 흘러갑니다. 격동하는 현장 속에서 저는 어떤 사람으로 남아야 할까요. 처음 영상기자를 지망할 때는 “카메라로 세상을 바꾸는 사람이 되어야지”, “내가 취재한 리포트가 우리 사회에 커다란 메시지를 던지면 좋겠다”라는 다소 순진한 대의를 품었습니다. 현장에 투입된 후에도 늘 사람들에게 큰 울림을 줄 만한 '대단한 무언가'를 찾으려고 막연하게 애쓰곤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선배가 커피를 마시며 왜 영상기자가 되었냐고 물었습니다. 저는 기다렸다는 듯 가슴속에 품고 있던 거창한 포부를 자랑스럽게 늘어놓았습니다. 하지만 선배의 반응은 뜻밖이었습니다. 선배는 “영상기자는 그런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니다”라며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기자의 본질은 결국 '기록하는 사람'이며, 그렇기에 우리는 현장을 왜곡 없이 담아내는 기록자로서의 역할에 우선 충실해야 한다는 조언이었습니다. 머리를 망치로 맞은 듯 강한 충격이 일었습니다. 그동안 제가 가져왔던 생각이 얼마나 비대하고 안일한 것이었는지 깨닫는 순간이었습니다. 영상기자의 업무는 늘 미지수로 가득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외부의 거센 변화와 감정의 동요에도 흔들리지 않고, 의연하게 현장을 있는 그대로 담아낼 수 있는 '중심'이 필요합니다. 영화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작품 <어느 가족>이 관객들의 마음에 그토록 깊은 파동을 남길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화려한 영상미나 감정을 쥐어짜 내는 신파적인 대사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건조하다 싶을 정도로 철저하게 유지했던 관찰자적 시선, 그리고 등장인물들의 담담한 인터뷰 장면이 관객의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카메라 뒤에 숨은 주관이나 감정을 과감히 덜어내고 현장을 있는 그대로 응시할 때, 비로소 날것의 사실이 지닌 가장 강력한 울림이 태어난다는 것을 이 영화에서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이 영화는 사실에 가까운 픽션을 말하고 있지만, 현장의 영상기자는 꾸며지지 않은 '진짜 사실'을 목격하고 담아낸다는 점에서 그 무게감이 더 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세상을 바꾸겠다는 거창한 욕심으로 카메라에 과도한 감정을 싣지 않으려 합니다. 때로는 분노로 가득 차고, 때로는 슬픔으로 얼룩진 현장일지라도, 렌즈 뒤의 저는 가장 차분하고 의연한 눈빛으로 뷰파인더를 바라보겠습니다. 화려하게 포장된 메시지보다 담백하게 담긴 진실 한 조각이 우리 사회를 더 올바른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음을 믿기 때문입니다. 현장의 거센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든든한 삼각대처럼, 언제나 그 자리에서 사실 그대로의 대한민국을 묵묵히 기록하는 신뢰받는 영상기자가 되겠습니다.                                                                                                                                                                                                                                                                                       MBN 김래범
    2026-06-25
  • 현장 실무부터 AI 기술, 저널리즘 윤리까지···
    협회, 한국언론진흥재단 후원으로 신입·주니어 영상기자 연수 성공리에 마쳐영상기자들이 갖춰야 할 실무 역량을 쌓고 저널리스트로서의 윤리 의식을 정립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한국영상기자협회(회장 최연송)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후원으로 지난 4월 23일부터 25일까지 사흘간 강원도 강릉에서 ‘2026 신입-주니어 영상기자 연수’를 실시했다. 이번 연수에는 기존 회원사 기자들은 물론 지난 3월 협회 회원사로 가입한 TV조선 영상기자들과 협회 대학생 명예영상기자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연수 기간 동안 참가자들은 급변하는 언론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마련된 6개의 수업을 이수했다. ‘영상기자 주도형 기획 보도 사례 연구’를 주제로 연수의 포문을 연 MBC 뉴스영상국 김승우 기자는 영상기자가 단순한 촬영자를 넘어 취재 전반을 주도해 성공적인 뉴스 제작 사례로 꼽히는 MBC 뉴스데스크 <현장 36.5>를 분석했다. 김 기자는 이 프로그램이 기존 뉴스가 조명하지 않은 사람들의 이야기, 평소 취재기자와 함께 일할 때 놓쳐서 아쉬웠던 것들을 아이템으로 선정해 기획 및 구성, 현장 취재 및 인터뷰, 프리 프로덕션, 영상 편집을 거쳐 방송 및 송출되기까지 전체 제작 프로세스를 보여주었다. 두 번째 과정인 ‘영상 취재 조명 이론과 실습’에서는 한국영상대 영상촬영조명학과 박기영 교수가 영상의 시각적 완성도를 결정짓는 ‘빛’의 기술을 다뤘다. 박 교수는 영상 조명의 모든 영역에서 활용되는 ‘삼점조명’ 등 빛에 대한 기본 이론을 소개했다. 또,1인 취재 환경에서 조명을 어떻게 배치해야 하는지, 좁은 실내에서 인터뷰를 할 때 공간감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 야외 조명 전략은 어떻게 가져가야 하는지, 뉴스영상 조명은 어때야 하는지, 피해야 하는 조명 실수에는 무엇이 있는지 등 기자들이 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연수 이틀째인 24일에는 KBS 지선호 기자가 ‘영상 취재의 메커니즘: 기초 이론부터 현장 실무까지’를 주제로 첫 수업을 열었다. ‘뉴스는 외부의 객관적 현실을 있는 그대로 기록하는 것일까, 아니면 철저히 구성된 재현일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재현의 윤리’를 강조했다. 현장 촬영은 언제나 현실의 일부일 뿐이고, 구도와 프레임, 편집을 거치며 뉴스룸에서 하나의 ‘이야기’로 재구성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왜곡과 이중 잣대다. 실제로 거대 언론은 이해관계에 따라 난민을 ‘가련한 희생자’ 혹은 ‘위험한 타자’로 프레이밍하기도 하고, 지나친 생성형 AI 영상 사용이 수용자를 할루시네이션(인공 지능이 거짓이거나 맥락과 관련없는 내용을 생성하는 것)으로 오도할 위험성이 큰 만큼 영상기자의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AI를 활용한 긍정적인 사례도 소개됐다. MBC충북 김병수 기자는 ‘AI와 빅데이터 기반의 영상 기획 및 구성’ 강의에서 다큐멘터리 ‘AI 돌봄’에 AI 기술을 도입한 배경과 제작 과정 등을 밝혔다. 김 기자는 초고령 사회로 접어든 대한민국이 직면한 노인 돌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첨단 기술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모색한 기획답게 제작 과정에서도 AI 기술을 활용했다. 기획 단계에서 생성형 AI(Chat GPT 등)의 도움을, 클로바 노트를 활용해 인터뷰 녹취록을 작성하는 것을 넘어 지상파 최초로 AI 기술을 활용해 내레이션과 배경음악을 제작한 노하우를 공유했다.나준영 전 한국영상기자협회장(MBC 기자)의 ‘한국영상기자와 영상저널리즘의 역사’ 수업은 영상기자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1945년 해방 직후 스스로 카메라를 들고 거리로 나섰던 초기 영화인들의 ‘해방뉴스’ 정신, 1950년대 전쟁의 포화 속에서 정립된 영상편집식 취재, 1960~70년대 방송 3사 경쟁 체제를 거치며 진화한 탐사고발 보도, 신군부의 삼엄한 통제 속에서도 목숨을 걸고 계엄군의 만행을 기록한 카메라…나 전 회장은 2018년 ‘카메라기자’에서 ‘영상기자’로 공식 명칭을 변경한 것은 도구를 넘어 ‘영상 언어’ 중심의 전문 저널리스트로서 정체성을 선언한 것으로, 시대에 따라 기록하는 매체는 달라졌지만 현장을 지키는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고 역설했다.마지막 수업은 언론중재위원회 양재규 연구교육본부장(변호사)이 ‘영상보도가이드라인’ 교육으로 마무리했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공공장소 촬영이라도 전체 분위기를 담는 ‘풀 샷’은 허용되지만 특정 개인을 무단 클로즈업하는 행위는 초상권 침해 소지가 크다. 실제로 뉴스 내용과 무관한 일반 시민의 얼굴이 노출되어 인당 40~100만 원의 손해배상 책임을 진 조정 사례가 다수 존재한다. 또, 소송이나 사건 뉴스를 보도할 때 과거에 촬영해 둔 무관한 인물의 영상을 표기 없이 재사용해도 안 된다. 양 본부장은 초상권, 사생활 침해, 자료화면 오용 등 영상기자가 현장에서 지켜야 할 법적·윤리적 기준을 제시했다. 특히 그는 위험 지역 취재를 거부하는 등 영상기자 스스로 자신의 안전을 보장할 권리를 강조했다. 언론진흥재단 관계자는 “이번 연수는 신입·주니어 영상기자들이 취재·제작 역량은 물론 드론 실습과 트라우마 관리 등 현장 중심의 실무 역량을 폭넓게 익힐 수 있는 기회가 됐다”며 “이번 협업을 통해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차세대 영상기자 양성의 기반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최연송 회장은 “신입 영상기자 연수는 커리어를 시작하는 영상기자들에게 직업적 정체성을 확립하고 업무의 기틀을 잡아주는 가장 중요한 과정”이라며 “이번 연수에서는 현장에서 쉽게 간과할 수 있는 조명 및 험지 취재 등 실무 교육을 대폭 강화하여 참가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고 전했다.최 회장은 이어 “2박 3일이라는 일정이 동기들 간의 깊은 친목을 다지기에는 다소 짧았다는 아쉬움의 목소리도 있었다”면서 “이번 연수에서 도출된 피드백을 적극 반영하여 내년에는 업계 최고 수준의 전문가들을 초빙하여 영상취재 실무와 이론을 아우르는 더욱 충실하고 고도화된 프로그램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안경숙 기자 cat1006@naver.com   
    2026-06-25
  • 배움으로 채운 신입기자 연수
    <2026 신입주니어 영상기자 연수> 후기첫 강의는 MBC 김승우 선배의 현장 36.5 취재 경험으로 문을 열었습니다. 영상기자가 아이템 기획 단계부터 편집까지 직접 주도하는 이 프로그램의 방향은 영상기자의 역할 범위를 확장시켜 주는 내용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앵커 멘트나 기자의 내레이션에 기대지 않고 현장의 목소리와 컷의 호흡만으로 서사를 끌어가는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만들어 가는 것이 좋았습니다. 자사의 영상 에세이 코너 역시 이러한 방향에서 영상기자 개개인의 시선과 개성이 더 분명히 드러나도록 발전시켜 나가 영상기자의 입지를 더욱 키우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어진 한국영상대 박기영 교수님의 조명 교육은 빛의 이론을 실습으로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3점 조명을 중심으로 키 라이트로 인물의 형상을 잡고 보조광으로 명암의 균형을 맞추며 백라이트로 인물의 실루엣과 어깨선을 배경에서 분리해내는 과정을 실습하였는데 빛의 질감과 각도가 미세하게 달라질 때마다 인물의 입체감과 분위기가 어떻게 변하는지 직접 눈으로 확인하면서 조명이 단순히 어두운 것을 밝혀 주는 것만이 아니라 세세한 디테일의 차이로 전달이 달라짐을 체감하였습니다. KBS 지선호 선배의 강의는 KBS의 미군 구출 재연보도를 보며 진행하였는데 헬기 총열 위에 미군이 앉아 있는 부자연스러운 컷과 비행기가 한 화면에서 떼 지어 비행하는 비현실적 장면 등 AI 생성 영상의 결함 사례를 구체적으로 보여주었습니다.실제로 저도 저 보도를 처음 본 당시에 저런 다듬어지지 않은 컷들을 내보내도 되는 건지에 대한 궁금증이 있었습니다. 생성형 AI 영상은 만들어진 이미지이기에 이를 보도에 활용하는 순간 영상기자에게는 기술적 오류와 사실성 왜곡을 걸러낼 검수 책임이 따르고 결국 AI 시대의 영상기자에게 요구되는 새로운 역량은 잘 찍어 취재하는 것과는 다른 검수하는 능력을 갖춰야 하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뒤이은 충북 MBC 김병수 선배의 강의에서는 AI 성우와 PTZ 카메라를 활용한 관찰형 다큐멘터리 제작기를 바탕으로 교육이 진행되었습니다. 외주 업체를 통해 제작된 AI 내레이션은 실제 성우와 구분이 어려울 만큼 자연스러웠고 시간과 비용 측면에서 효율적으로 진행될 수 있음을 알았습니다. 인물을 자동 추적하는 PTZ 카메라는 실용적 가치가 있지만, 운용 비용과 셋팅을 고려하면 일반 취재보다는 기획 다큐멘터리와 같이 효율을 살릴 수 있는 부분에서 도입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았습니다. 괘방산 등반과 함께 진행된 산불 재난 대응 교육에서는 영상기자가 재난 현장에서 마주하는 위험과 그에 대비하는 여러 방법에 대해 배웠습니다. 방염 등산화와 같은 취재에 안전하게 다가갈 수 있는 것들을 평소 사무실에 비치해 두는 작은 준비가 결국 본인과 취재원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시작점이 된다는 것과 영상기자에게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안전하게 취재할 권리가 있다는 원칙을 알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 영상보도 가이드라인 교육은 초상권과 영상의 법적 활용 범위에 대해 교육받았습니다. 입사 전에는 2인 이상이 함께 잡힌 컷이면 초상권 문제에서 제한이 걸리지 않는 줄 알았지만 실제 가이드라인에서는 초상권 침해 우려에서 벗어나는 기준은 4인 이상부터라는 점을 새로 알게 되었습니다. 사소해 보이는 한 컷의 구성에도 법적, 윤리적 무게가 실려 있음을 다시금 새기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연수에서 보고 들은 현장 선배들과 타사 동기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앞으로의 현장에서 한 컷 한 컷에 성실히 녹여내고 AI가 즐비한 세상 속에서 영상기자로서의 직무에 대해 더욱 고민하겠습니다.                                                                                                                                                                                                                                                                                         TV조선 김진일
    2026-06-25
  • 현실과 재현, 그리고 AI 이미지
    <2026 신입주니어 영상기자 연수> 강의 요약플라톤의 동굴에서 기본적으로 저널리즘에 동원되는 이미지들은 숙련된 영상기자들이 ‘현실’(Reality)과 ‘재현’(Representation) 사이에서 윤리적 줄다리기를 수행한 결과물이다. 일차적으로는 사건이 발생하고 있는 바로 그 순간을 실시간으로 포착할 수 있는 현장이 드물고, 더 자주는 사건의 행적을 사후에 뒤따르며 취재하기 때문이다. 설령 실시간 현장이라 해도, 어떤 현장들은 ‘찍히기 위해 존재’하고, 더러는 카메라의 존재감 자체가 현장에 영향을 미쳐 교호작용을 일으킨다. 그렇기에 우리는 좀처럼 ‘재현’이라는 모종의 혐의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2010년대까지만 해도 사건 뉴스 영상의 구성을 위해 관습적으로 동원되던 ‘피의자 조서 시퀀스’ 같은 것들이 대표적 사례다. (데스크톱 앞에 앉아 기자의 거듭된 요청에 따라 혐의사실을 수차례 지웠다가 재타이핑하는 수사관의 모습이 기억난다) 보도 영상의 윤리가 성숙해지는 흐름 속에 이렇듯 ‘동원된 현실’들이 차츰 자취를 감추게 된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겠다. 피테르 얀스 산레담 作, 「플라톤의 동굴의 비유」(1604)플라톤의 국가(Politeia) 7권에 등장하는 비유, 일생동안 동굴 내벽만 바라보도록 결박된 채 머무는 죄수들이 있다. 그들은 이데아가 아닌, 불빛에 비친 그림자 상으로만 세상을 인식한다. 평론가 수전 손택은 기념비적인 저작, 「사진에 관하여」(On Photography, 1977) 서두에서 사진 이미지의 속성을 ‘플라톤의 동굴의 비유’를 인용해 설명한다. 카메라 옵스큐라를 관통시켜 얻은 실사 이미지는 기계장치의 산물이기에 얼핏 진리를 담은 ‘세계의 편린이자 축소판’처럼 보이지만, 기실 동굴 벽에 투영된 그림자와 같이 환영적인 속성을 갖는다는 것이다. -손택은 사진이 세계를 “증명”하는 순수하고 투명한 매체라는 생각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카메라는 현실을 … 있는 그대로 포착한다는 생각도 있지만, 사진도 회화나 드로잉처럼 이 세계를 해석하기는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심지어 “현실을 거울처럼 비추는 일에 가장 관심이 있는 경우라도,” 사진가는 “사진이 결과적으로 보일 모습을 결정”해야 하기에 “피사체에 특정한 기준을 들이대기 마련”이다.- (조주연, 벤야민과 바르트 사이 : 수잔 손택의 사진론. 2020) 이러한 견지에서, 영상 기자는 실사 이미지라는 태생적 환영을 최대한 윤리적으로 다루어 수용자로 하여금 뉴스를 비판적으로 소비하도록 안내하는 책무를 진다. 카메라가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포착하는 것은 철학적으로 요원한 일이지만, 2026년 현재의 보도 영상은 적어도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의 리스트를 수십 년에 걸쳐 정교하게 가다듬은 역사적 성과물이다. 4월 6일 자 KBS 뉴스 - ‘빈 라덴 잡은 최정예 부대 투입’ 리포트생성형 AI 영상이라는 환영 그리고 새로운 국면이 열렸다. AI로 납작하게 재현한 생성형 그래픽이 뉴스 곳곳에 범람하기 시작했다. 지난 4월, 미-이란 전쟁 중 실종된 전투기 조종사의 구출 작전을 다룬 KBS 뉴스에는 수십 대의 미군 전투기 편대가 회피기동을 위한 최소한의 공간도 없이 마치 소풍 길에라도 오른 듯 옹기종기 줄 맞춰 이동하는 웃지 못할 장면이 연출됐다. 네이비실 대원들이 이동 헬기의 ‘포신’에 위태롭게 앉아 있는 모습 또한 눈길을 끌었다. ‘시청자의 이해를 돕고 흡인력을 높이기 위해서’라는 명분 아래, 빈 공간을 가상의 짐작으로 온통 채워 넣은 AI 그래픽이 공영방송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 바로 한국 언론의 현주소다. 이는 대상의 선별, 관찰과 개입, 롱테이크와 숏 분할, 구도·프레임·화각·심도·색감 등 … 진자 운동하는 보도 영상의 무게추를 재현이 아닌 리얼리티 쪽으로 끌어당기려 노력해 온 영상 기자의 도메인 지식 체계가 AI 프롬프트 텍스트 몇 줄로 와해되고 있는 지점이다. 나쁜 재현이 동반하는 할루시네이션은 육안으로 포착된 적 없는 현실 위를 겹겹이 덮어 시청자의 눈과 귀를 교란하고 인식의 지평을 가둔다. 그것은 단순한 환영이 아니라, '조작된' 동굴 안의 가장 나쁜 환영이다. 손택이 회의했던 실사 이미지의 리얼리티 재현 능력을, AI 그래픽은 아예 출발선상에서부터 폐기해 버리기 때문이다.  손택에 따르면, 「사진에 관하여」의 비판은 “현실은 퇴위했고, 남은 것은 재현뿐, 즉 대중매체뿐”이라는 냉소가 아니라, “실은 현실을, 그리고 현실에 더 완전하게 반응하는, 위험에 빠진 기준들을 지키려는 옹호”다.-(조주연, 2020). 생성형 AI 그래픽의 오용은 이제 뉴스 영역에까지 깊숙이 침투해, 수용자들에게 ‘퇴위하는 리얼리티’라는 반대쪽 문을 활짝 열어젖히고 있다. 영상 기자는 바로 그 위험에 빠진 기준을 지키려는 최전선의 옹호자가 되어야 한다. 피할 수 없는 AI의 홍수 앞에서, 영상 기자의 소명은 카메라 뒤에 서는 것을 넘어 뉴스 제작 시스템 전반에 걸쳐 리얼리티의 마지막 닻줄을 붙드는 것이다.                                                                                                                                                                                                                                                                             KBS 영상취재1부 지선호
    2026-0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