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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몰카 촬영 여부 판단 기준은?” “물리력으로 취재 방해할 땐 어떻게…”
    “몰카 촬영 여부 판단 기준은?” “물리력으로 취재 방해할 땐 어떻게…” 온라인교육서 쏟아진 현장 목소리…대학생 명예기자 “생방송 가이드라인 있나” 질문도       ▲ 지난 24일 영상보도 가이드라인 온라인 교육 장면          영상보도 가이드라인 온라인 교육에서는 평소 취재 현장에서 고민해 온 사안들에 대한 영상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지난 10일부터 24일까지 네 차례에 걸쳐 진행된 교육 현장에서 나온 질문을 ‘Q&A’ 형식으로 정리했다.   Q1. 정당하게 취재 중인 영상 기자에게 물리력을 동원해 취재를 방해하는 경우 어떻게 해야 하나.  A. 집회와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현장을 취재할 때는 ‘집회와 시위에 관한 법률’에 취재 완장을 착용하도록 되어 있는 만큼 상대방이 정당한 취재 상황인 것을 알 수 있도록 완장을 통해 취재 중임을 표시해야 한다. 또, 때에 따라서는 증거가 필요하니 계속 녹화를 해 증거를 획득해야 문제가 생겼을 때 정확하게 상황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가장 좋은 방법은 대화로 해결하는 것이다. 영상기자는 현장의 안전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취재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경우 물리력을 행사하는 사람과 똑같이 하면 문제가 될 수 있다. 특히 기자라는 직업 자체가 공적 영역에 있기 때문에 취재 현장에서 문제가 있었더라도 가급적이면 공적 역할을 수행하는 기자가 그냥 넘어가라고 조언하는 사람들이 많다. 가급적 대화로 해결하고, 안된다면 공권력의 힘을 빌려라.   Q2. 동의를 받지 않은 상황에서 사무실과 복도 등 공용 공간에서의 촬영과 건물 앞, 길거리 등의 영상 취재는 어디까지 가능한가.    A. 건물의 외관은 초상권과 같은 인격권의 보호 대상이 아니며, 다만 저작물로서 저작권 보호의 대상이 될 뿐이다(영상보도 가이드라인 Q2-11). 건물 외관을 보여줄 때 뉴스 취재에 있어서는 허용된다. 주의할 것은 보도 내용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자료 영상으로 나갈 때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보도 내용이 무엇이냐에 따라 영상이 혹시라도 오보가 될 가능성은 없는지 꼭 따져봐야 한다. 반면, 사무실과 복도 등 공용 공간은 다른 내용과 결부해 판단해야 한다. 우선 장소와 관련해서 몇 가지 정리해둘 필요가 있다. 해당 장소에서 왜 촬영하는가, 보도 내용(사안)이 무엇인가, 이런 공간에서 촬영하는 대상이 공인인가 등을 판단해야 한다.   Q3. 일상적인 스케치 그림이 필요할 때가 많다. 그러다 보면 자동차 번호판이나 사람들 얼굴 노출될 수밖에 없는데, 어떤 기준으로 모자이크를 처리해야 하나.  A. 사람의 모습을 담을 때는 당사자 동의를 받거나 풀샷을 찍어 특정인이 부각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자동차 번호판 자체는 개인정보가 아닐 수 있지만, 다른 것과 결합해서 식별 가능한 정보면 개인 정보로 보고 있다. 그러다 보니 자동차 운전자가 그 시간에 거기 있으면 안 되는 상황인데 뉴스 노출로 손해를 입을 수 있지 않느냐는 논리로 모자이크를 요구하기도 한다. KBS는 명절 때 톨게이트에 나가 차량 스케치를 많이 하는데, 가급적 번호판이 나오지 않도록 촬영하고 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선 모자이크를 해야겠지만, 번호판이 노출되지 않도록 촬영하는 걸 고민하는 것도 영상기자의 몫일 것이다.   Q4. 고발 프로그램의 경우 몰래 찍는 영상이나 녹취가 있다. 위법 행위를 하는 장소에 몰래 들어가기도 한다. 이 경우 공익을 위한 것이면 국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 양해받을 수 있는 면이 있나.  A. 몰래카메라, 위장취재는 원칙적으로 안 된다(Q 2-26 ~ Q 2-29). 법원은 보도 내용이 공익적인가, 보도 대상이 공인인가, 보도 내용이 공익적이라고 하더라도 취재 과정이 적법했는가를 모두 살피고 있다. 공익성이 충분히 있다면 명예훼손이나 초상권 침해 등은 위법성 조각 사유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기자라는 신분을 숨긴다든지 어떤 장소를 몰래 들어간다든지 등 취재 과정의 위법성에 대해서는 법적 책임을 묻고 있는 경향이 있다. 특히 통신비밀보호법은 기자들에게는 굉장히 위험한 법이다. 언론인이 직접 도청하는 것은 물론, 도청 자료를 방송한데 대해서도 책임을 묻고 있다.     일반인 출입이 안 되는 공간을 기자라는 사실을 숨기고 들어갔을 때 주거 침입이나 건조물 침입 가능성이 생긴다. 주거 침입이 라고 항상 처벌받는 것은 아니지만, 이를 면책받기 위해서는 주거 침입으로 인한 피해보다 보도로 인한 공익이 훨씬 커야 하는 등 여러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해서 생각보다 훨씬 어렵다. 이런 취재가 반드시 필요한 경우라면 혼자 고민하지 말고 데스크에게 보고하고 승낙을 받아라. 보도 책임자가 승인 여부에 대해 결정해 주지 않더라도 승인해 달라는 보고를 명시적으로 하고, 이에 대한 증거를 남겨둬야 분쟁 상황이 생겼을 때 기자에게 유리한 증거가 된다.   Q5. 요즘 뉴스 화면에 흐림 처리, 자료화면이 과하다는 느낌이다. 시청자에게도 깨끗하고 실감 나는 영상을 볼 권리가 있지 않을까.  A. 90년대 이전이면 이런 고민은 안 했겠지만, 이미 세상이 많이 달라졌다. 법적으로 문제 되는지를 떠나 시청자는 일반인의 얼굴이 노출되는 것이나 영상의 출처가 불분명한 부분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는 사람이 많다. 현장 기자 입장에선 일반 시민들의 초상을 흐림이나 모자이크 처리하는 게 다소 현실과 거리가 있는 것 아니냐고 할 수 있지만, 일반 시민의 초상권 보호라는 차원에서 생각해 주길 바란다. 시민의 얼굴을 내보내는 방식이 아니라 다른 방법으로 영상을 촬영해 전달할 수는 없는지, 시청자에게 어떤 게 정말 좋은 화면인지를 영상기자들이 고민해야 할 때다.   Q6. 영상 기자 일이라는 게 언제 무슨 일이 생길지 알 수 없어 드론 촬영 허가를 미리 받아놓을 수 없을 때가 많다. 이런 상황에서 드론을 쓰는 게 맞는가. A. 드론 촬영을 할 때 중량에 따라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되는 게 있고, 반드시 허가를 받아야 하는 경우가 있으니 이를 확인해 두면 좋을 것이다. 또, 드론을 많이 사용하는 지역의 경우 한 달 단위로 미리 허가 신청을 해 놓는 것도 방법이다.   Q7. 1인 미디어 시대다. 1인 시사채널 등에서 이슈가 된 사안을 보도할 때 모자이크와 음성 변조를 어떤 기준으로 해야 하나.  A. 1인 미디어나 유튜브 영상을 방송에서 활용할 때 관련 내용이 부정적인 아이템이라면 상대방이 문제 제기할 가능성이 있다. SNS에 올라온 자료를 언론이 그대로 가져다 활용했을 경우에도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 좋은 내용이라면 소송 가능성이 낮지만 비난이나 공격하는 내용이라면 동의 없이 자료를 가져다 써선 안 된다.   Q8. 뉴스에서도 라이브 환경이 더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생방송은 뉴스가 즉시 송출된다는 점에서 초상권 문제가 더 클 것 같은데, 이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있나.  A. 라이브 방송은 편집을 할 수 없어 초상권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큰 게 사실이고, 그렇기 때문에 영상기자 역할 크다고 본다. 다행인 건 라이브 방송을 하게 되면 시간 여유가 있는 편이니 미리 주변 사람들에게 동의를 구하거나 생방송이라는 걸 대중에게 최대한 알리는 노력을 해야한다. 그것도 어렵다면 보조 인력을 통해 주변을 통제해 원치 않는 사람들은 방송에 나오지 않도록 해 줘야 한다.     안경숙 기자  
    2020-11-16
  • 사생활 침해 vs 언론 자유 침해
    사생활 침해 vs 언론 자유 침해 추미애 장관, ‘뻗치기’ 사진기자 얼굴 공개에 언론현업단체 “공개 사과하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자택 앞에서 대기 중이던 사진기자의 얼굴을 SNS에 공개하고 취재 행태를 비난하자 언론현업단체가 공개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추 장관은 지난 15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카메라를 들고 대기하던 <뉴시스> 기자 사진을 올렸다. “이미 한 달 전쯤 법무부 대변인은 아파트 앞은 사생활 영역이니 촬영 제한을 협조 바란다는 공문을 각 언론사에 보냈다”면서 “그런데 기자는 그런 것은 모른다고 계속 뻗치기를 하겠다고 한다. 출근을 방해하므로 이 상황이 종료될 때까지 집에서 대기하며 일을 봐야겠다”는 글과 함께였다. 추 장관은 기자의 얼굴을 그대로 노출시킨 데 대해 논란이 일자 모자이크 처리한 뒤 게시글을 다시 올렸다.     한국기자협회와 한국사진기자협회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두 협회는 16일 성명서에서 “언론의 신뢰가 무너진 상황에서 기자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는 점에 대해 우리는 자성하고 성찰한다.”고 전제하면서도 “이번 사안은 기자의 정상적인 취재 활동이었다.”고 밝혔다.    법무부 대변인을 통해 공문을 보냈다는 추 장관의 주장에 대해서도 “그런 공문은 보낸 적도 받은 적도 없다.”며 “그저 출입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취재에 협조 요청을 했을 뿐”이라고 일축했다. 두 협회는 △SNS에 기자의 얼굴을 공개한 것에 대한 공개 사과 △해당 글 삭제 △해당 사진 기자에게 직접 사과 등을 요구했다.    지난 20일 나온 전국언론노동조합의 성명은 두 단체와는 분위기가 조금 다르다.    언론노조는 “추 장관의 뉴시스 사진기자 얼굴 공개는 의미 없는 폭력일 뿐”이라며 관련 글을 삭제하고 해당 기자에게 사과하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언론노조는 유력 정치인이 라고 해서 출근길이나 자택 앞에서 무차별 취재를 하는 관행에 대해서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보도관행이 “정확한 사실을 전달하고 사회적 논의를 이끌기보다는 편견을 조장하고 낙인찍기로 악용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언론노조는 “문재인 정부 초기부터 언론개혁을 위한 언론정책 마련에 나설 것을, 또 이를 위한 사회적 공론화를 시작할 것을 주문했다.”며 “현 정부와 정치권은 기자 개개인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는 것으로 자신들의 책임을 회피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양재규 변호사는 “취재 시 고려할 것은 대상자의 신분이 공인인지, 촬영 장소가 어디인지, 어떤 상황인지를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양 변호사는 개인의 의견임을 전제로 “휴일에 가족과 여행을 가려는데 취재한다면 사생활 침해가 강하지만, 관용차를 타고 출근하는 상황이면 완전한 사적 공간은 아닐 수 있다.”며 “공적 이슈가 터져 장관에게 그걸 확인하는 질문을 던져야 할 필요가 있는 상황이라면 취재의 정당성은 더 인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법치주의 바로 세우기 행동연대(법세련)는 지난 16일 “자택 앞에서 취재 차 대기하던 기자의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리고 ‘출근을 방해했다’ ‘흉악범 대하듯 앞뒤 안 맞는 질문도 퍼부었다’ 등의 글을 덧붙여 기자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며 추 장관을 정보통신망법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한 상태다. 서울동부지검 형사1부가 해당 사안을 배당받아 수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안경숙 기자
    2020-11-11
  • 제주MBC ‘직장내 괴롭힘’으로 조만간 인사위 개최
        제주MBC ‘직장내 괴롭힘’으로 조만간 인사위 개최 영상기자, 오디오맨에 폭언·사적 심부름…‘갑질’ 못이겨 퇴사도          제주MBC 오디오맨들이 영상기자들로부터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해왔다는 증언이 나와 노사가 진상 조사에 나섰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제주MBC지부는 최근 퇴사한 오디오맨으로부터 영상기자들이 지속적으로 괴롭혔다는 제보를 접하고 자체적으로 피해 사례를 조사해 회사 측에 결과를 넘겼다.    <미디어오늘>에 따르면, 영상기자들은 오디오맨들을 대상으로 욕설이나 성희롱을 포함한 폭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일부 기자는 취재차량 운전을 겸하는 오디오맨에게 사적인 용무의 심부름을 시키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디오맨 가운데선 영상기자들의 ‘갑질’을 못 이기고 회사를 그만두기도 했다. 영상센터에는 각각 7~8명의 영상기자와 오디오맨이 근무하고 있으며, 가해자로 지목된 영상기자는 3명이다. 오디오맨은 파견업체 소속 비정규직이고, 영상기자는 정규직이다.    현재 사측은 조사를 마무리하고 조만간 인사위원회를 열어 관련자들에 대한 징계 조치에 나설 예정이다. 진상 조사에 앞서 사측은 지난 8일 영상센터장을 보직 해임한 상태다.     제주MBC의 한 관계자는 “진상 조사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며 “조만간 인사위 일정이 정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안경숙 기자
    2020-11-11
  • 방통위, ‘자본금 편법 충당’ MBN 최종 의결 앞둬
    방통위, ‘자본금 편법 충당’ MBN 최종 의결 앞둬 행정 처분 수위 두고 내부 이견…37개 언론시민단체 “승인 취소해야”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가 채널 승인 당시 자본금 편법 충당, 분식 회계 등 위법 사실이 드러난 MBN에 대해 어떤 처분을 내릴지 언론계 안팎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MBN은 특히 다음 달 재승인 심사도 눈앞에 두고 있어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MBN은 2011년 종합편성채널 출범 당시 최소 자본금 3,000억 원을 마련하기 위해 556억 원을 임직원 16명 명의로 차명 대출을 받고, 이를 감추기 위해 재무제표를 허위로 작성한 사실이 드러나 지난 7월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부터 유죄 판결을 받은 바 있다.    문제는 수위다.     방송법 제18조에 따르면, 허위나 부정한 방법으로 승인을 얻을 경우 방통위가 △승인을 취소하거나 △6개월 이내의 기간을 정해 업무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정지하거나 △광고 중단 △승인 유효기간 단축 등을 명할 수 있다.     방통위는 당초 28일 열리는 전체회의에서 MBN에 대해 최종 의결할 예정이었지만, 이날 장대환 MBN 전 회장, 류호길 전 대표를 다시 불러 비공개 의견청취를 했다. 앞서 청문위원회가 최근 ‘승인 취소’ 취지의 보고서를 방통위에 전달했지만, 이를 놓고 상임위원들 사이에 의견이 모아지지 않은 데 따른 추가적인 조치였다.    방통위는 MBN에 대해 “원칙대로 처리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서는 방통위가 정치적인 부담 때문에 의결 일정을 미루고, 결국 제재 수위를 낮추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 민주언론시민연합, 세금도둑잡아라 등 37개 언론·시민사회단체는 지난 26일 방통위에 MBN 승인 취소를 촉구하는 공동의견서를 제출했다. 불법으로 자본금을 충당하고 분식회계로 이를 감추는 등 국민과 국가기관을 기만했다는 것이다. 이들 단체는 앞서 지난 20일에는 △출범 당시 자본금을 편법 충당하고 △분식회계와 허위 사업보고서 제출로 2014년, 2017년 두 차례의 재승인 과정에서 공무집행 방해가 있었으며 △자본시장법 위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에 따른 업무 상 배임 등의 혐의가 있다며 장대환 전 MBN 회장, 장승준 MBN 대표, 류호길 MBN 대표, 이유상 전 MBN 감사를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금융위원회가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방통위가 방송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데 이어 세 번째다.    김서중 민언련 상임대표는 “방송사가 엄청난 잘못을 저질러도 생존엔 문제가 없다는 인식을 하게 되면 방통위 권한 자체가 유명무실화되고 존재 이유가 사라지는 것”이라며 “부당 행위를 통해 승인받은 게 발견됐다면 원인 무효이기 때문에 승인 취소라는 과감한 결정을 해야 이후 유사 사례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MBN 구성원들은 ‘승인 취소’라는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나서고 있다. MBN 기자협회, MBN PD협회, MBN 기술인협회, MBN 한국방송영상제작사협회, MBN 시청자위원 등은 최근 잇달아 방통위에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선처를 호소했다. 전국언론노조 MBN지부는 지난달 9일부터 경영진 사퇴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나석채 지부장은 “다른 회사는 검찰 기소 단계부터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고, 그렇지 않은 경영진이 있을 경우 후안무치하다고 보도하는데, 1심에서 유죄판결이 났는데도 당사자들이 책임지는 모습은커녕 어떤 조치도 없다.”며 “구성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고 개혁 조치들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경숙 기자    
    2020-11-11
  • [줌인] 사망 보도의 진화
    [줌인] 사망 보도의 진화          7월 10일 새벽, 박원순 시장의 사망 최종 확인 시점 몇 시간 이전부터 사망 보도가 흘러나오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여전히 생사가 불분명한 상황 중에 나온 명백한 오보였다.     정치 거물의 갑작스러운 실종 소식은 언론사들의 속보 경쟁으로 이어졌고, 이 과정에서 여러 오보가 나오기도 했다. (중략) 월간조선은 9일 오후 6시 45분경 “[속보] 박원순 시장 시신 발견, 성균관대 부근에서 발견”이라는 기사를 냈다. 경찰이 신고를 받고 오후 5시 30분부터 본격적인 수색에 나선 지 1시간이 조금 넘은 시점이었다. 해당 매체는 이후 오보에 대한 정정기사 없이 기사를 삭제했다. BBC뉴 스코리아 7월 10일 자 ‘박원순 사망 때도 오보 속출… ‘무책임한 보도’가 위험한 이유’ 기사 중    사망 취재 중 도를 넘은 질문도 도마에 올랐다. “목을 맨 건가요, 떨어진 건가요?” 그런가 하면 장례식장에서 여당 대표가 버럭 하는 일도 있었다. “그건 예의가 아니다... 최소한 가릴 게 있고.” KBS, 채널A 등이 시신 영상을 흐림 처리한 채 그대로 내보내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삶, 죽음, 생(生)은 긴 시간성과 복합성, 복잡성 등을 지닌다. 삶과 죽음, 생(生)에 대한 보도, 이러한 보도물의 영상에는 그만큼의 특별한 문법이 필요하다. 사망 보도 영상은 하나의 상징이다.    사망 보도의 한 컷은 의미, 가치, 시간 등의 맥락에서 단수성이 아니라 복수성으로 기능해야 한다. 단지 몇 초의 화면이 아니라 존중, 추모, 감정, 이성, 역사 등의 표상이어야 하는 것이다.     사망 보도에서 시신 장면이 그대로 나가도록 한 것은 천박한 결정이다. 이러한 천박성은 죽음조차 단순한 구경거리, 흥미 거리로 전락시킨다. 영상 한 컷이 죽음, 본질적으로는 한 인간의 삶 전체를 난장(亂場)에 떨어뜨리는 것이다.    단독 영상, 특종이란 말은 언론이 정보를 독점하던 시기의 문법이다. 정보의 희귀성이 해체되면서 단독, 특종 등으로 불리던 것들로는 더는 시선을 끌지 못한다.    정보의 경계, 정보의 담이 허물어진 시기 언론은 위기를 맞고 있다. 기성 언론이 내비게이션을 잃고 우왕좌왕하고 있다. 출발점, 원점, 뿌리의 재건이 필요한 이유다. 언론의 출발점, 원점, 뿌리는 무엇보다 윤리, 금지, 가이드라인 등에 있다.    엄밀한 의미에서 우리 언론에는 윤리가 작동하지 않았다. 금지, 가이드라인, 보도 준칙 등이 있었지만 상업 원리, 시청률 등이 더 중요하게 작용했다. 웬만한 것들은 이러한 비즈니스 지표에 허용되거나 무너지거나 깨졌다.     정보의 담, 경계가 무너지자 언론의 성역, 언론에 드리워진 장막도 함께 사라지고 있다. 그간 언론에 허용되던 금지 위반에 대한 관용이 걷히는 중이다.     언론이 정보 독점 뒤에 숨어 반칙하던 시대는 끝났다. 윤리의 구축은 탈언론 시대 언론을 재건하는 데 필수적이다. 윤리 없이 신뢰를 얻을 수 없게 됐다. 이는 하나의 그릇이고 출발점이자 근간인 것이다. 그릇이 제대로 준비되고 나서 알맹이를 만드는 것, 그게 언론 재건에 올바른 순서가 아닐까?         김정은 / 편집장     
    2020-09-16
  • 영상기자와 유튜브
    영상기자와 유튜브      올드미디어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 2019년 기준 지상파 방송사의 광고시장 점유율은 36.7%로 2015년 55.0%보다 20% 가까이 급감했다. 방통위가 시행한 ‘2019 방송매체 이용행태’ 조사에서는 스마트폰을 필수 매체로 선택한 응답 비율이 63%였다. TV를 선택한 32.3%보다 약 2배 높은 수치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방송사들도 수년 전부터 메인 뉴스를 유튜브 채널을 통해 유통시켜 오고 있다. 물론 초기에는 TV 방송에 나갔던 뉴스를 단순 업로드 하는 수준이었다. 그러다 점차 TV 방영 콘텐츠 외에, 온라인용 오리지널 뉴스 콘텐츠를 생산하게 됐다. 엠빅(MBC), 스브스뉴스(SBS), 크랩(KBS) 등이 바로 그것이다. 미디어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이 온라인 내에서 활발하다.     영상기자들은 온라인 시대를 살아가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을까?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방송이 유튜브, 페이스북 등으로 관심을 돌리면서 온라인 콘텐츠를 제작하는 수요도 늘었다. 방송사 영상기자들 역시 아직 소수이기는 하지만 온라인 콘텐츠 제작 부서에서 활발히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나는 작년 말 보도본부에서 온라인 콘텐츠 제작을 담당하는 ‘디지털뉴스편집 팀’으로 자리를 옮겼다. 당시에 유튜브 등의 플랫폼은 미지의 세계로 보였다. 새로운 세계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호기심이 내면에 공존했다.    MBC TV 채널은 뉴스, 예능, 교양, 드라마 등 각 분야의 프로그램이 편성되어 있다. 대형 이슈가 아니라면, 모든 방송 시간을 뉴스로 채우는 경우는 드물다. 하지만 유튜브 뉴스 채널이라면 24시간 뉴스가 가능하다.     각사 대표 유튜브 뉴스 채널은 발생 이슈를 실시간으로 시청자에게 전달하는 데 효과적인 역할을 한다. ‘MBCNEWS’ 유튜브 채널을 예로 들어보자. ‘MBCNEWS’ 채널에서는 정규 방송되는 TV 뉴스의 재송신 외에 ‘끝까지 LIVE’, ‘RIGHT NOW’와 같은 LIVE 코너를 운영한다. 그날그날 영상은 다양한 온라인 뉴스 콘텐츠의 재료가 된다. 뉴스 프로그램에서 다 보여주지 못한 현장을 디테일하게 보여준다든지, 물리적 제약으로 다 하지 못한 이야기를 심도 있게 다룰 수도 있다. 정규 뉴스가 가진 시간적 제약의 한계를 벗어나 다양한 시간대에 뉴스 콘텐츠를 전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제 뉴스를 소비하는 사람들은 일방적으로 전달되는 콘텐츠만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내용과 형식, 주제를 다루는 방식, 시간 등에 대해 다양한 요구를 하고, 뉴스 제작자들은 그들의 니즈에 대응 해야만 한다. 이에 따라 기존 정규방송 뉴스의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    취재한 영상이 정규 뉴스 시간에만 소비 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대중의 관심이 쏠린 이슈라면 1분, 아니면 단 몇 초짜리 짧은 영상이라도 정규방송 이전 온라인에 노출하기 위해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 정규 뉴스방송 시간 이전에 이미 온라인상에는 그 이슈에 관한 수많은 영상들이 개인 유튜브 채널이나 인터넷 매체 등을 통해 유통된다. 대중은 이슈에 관해 웬만큼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정규방송 뉴스의 가치는 자연스럽게 떨어지게 됐다. 유튜브 속 보도영상은 기존 TV에서 보다 속보성이 요구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중요 이슈가 있을 경우엔 신속성을 위해 유튜브 LIVE만을 위한 인력을 뉴스 현장에 따로 파견하기도 한다. 유튜브의 피드백은 TV보다 좀 더 선명하게 드러난다. 방송뿐 아니라 신문, 인터넷 매체 등 언론사들은 동일한 이슈의 영상을 유튜브에 노출하고 있다. 누가 얼마나 빨리 업로드하느냐에 따라 구독자 및 검색을 통한 해당 영상의 조회수와 수익으로 연결된다.     빠르게 송출하는 것 외에 내용이 어떤 것인지, 무슨 워딩이 있었는지 정확하게 전달해 줘야 한다. 그래야 현장에 있지 않았던 제작자들도 해당 영상을 제대로, 올바르게 쓸 수 있다. 또 내 영상이 유튜브 상에서 어떻게 재가공될 것인지 또는 재가공됐었는지 등에 대해 지속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이것은 문득 현장에 갔을 때 큰 도움이 된다. 기존에 TV 방송용으로만 영상을 취재할 때와는 다르게, 새로운 관점으로 대상을 바라보게 되는 것이다.     변화는 영상기자들에게는 기회다. 텍스트 위주 뉴스에서 영상 위주 뉴스로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텍스트로 검색하던 것을 유튜브에서 영상과 오디오로 검색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현장에서 조금 더 적극적일 필요가 있는 것이다. 하나의 영상이 멀티 유즈 되도록 풍부한 상상력이 필요하다. 사고의 대전환도 요구된다.       이종혁 / MBC    
    2020-09-16
  • 제2의 장미란이 아닌 제1의 박혜정을 꿈꾸며
    제2의 장미란이 아닌 제1의 박혜정을 꿈꾸며                           ▲ 지난 7월 21일, 충남 서천에서 열린 전국 춘계역도대회’에서 용상 154kg을        ▲ 박혜정 선수가 코치로부터 발로 밟히는 특이한 스트레칭을 받고 있다.                    번쩍 들어 올려 한국 주니 어 신기록을 세운 박혜정 선수                                                                                                                                 <사진/김흥기>            데이브레이크의 “들었다 놨다”라는 노래가 있다. 좋아하는 연인을 두고 쫄깃해진 심장을 표현한 노래다. 알 수 없는 연인의 마음과 연인의 행동 하나하나가 내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하는 것이다.    역도는 마음이 아니라 눈에 보이는 물건을 ‘들었다 놨다’ 하는 스포츠다. 더 무거운 바벨을 깔끔하게 들었다 놓기만 하면 이기는 게임, 그것이 역도다. 100kg 가 훨씬 넘는 바벨을 한 동작으로 번쩍 들었다가 심판의 성공 버저 소리와 함께 “탕” 하고 내려놓는 순간은 선수들에게 연인의 설렘 그 이상의 짜릿함을 줄 것 이다.    우리에게는 익숙한 장면이 있다. 올림픽에서 장미란 선수가 번쩍 들어 성공한 후 내려놓자마자 얼굴을 감싸고 좋아하는 모습 말이다. 감동의 포효와 태극기, 그리고 애국가....    최근 한국 역도계를 들었다 놨다 하는 흥분된 사건이 터졌다. 포스트 장미란이라 불리는 이제 갓 고등학생이 된 박혜정 선수다. 작년에 그녀는 평양에서 열린 ‘2019 아시아 유소년·주니어 역도 선수권대회’에 유소년 대표로 참가해 여자 최중량급(81kg 이상) 인상, 용상 합계 모두 1위를 달성했다. 안산 선부중학교 시절의 일이다. 당시 그녀가 바벨을 잡은 지 2년 만에 이룬 쾌거는 세계를 놀라게 했다.    그리고 올해 7월 21일, 충남 서천에서 ‘전국 춘계역도대회’가 개최되었다. 춘계 대회가 코로나 19 여파로 여름이 되어서야 열린 것이다. 갓 고등학생이 된 박혜정 선수의 기량에 새로운 기록이 나올지 역도계는 물론 모든 취재진의 관심이 쏠렸다.     경기에 앞서 선수 대기실에서 처음 대면한 박혜정 선수는, 복싱선수가 경기 전 글러브를 착용하듯 손마디마다 테이핑을 하고 있었다. 진지한 표정으로 경기를 준비하는 모습은 얼핏 보기에 성인 선수와 다를 바 없었다. 175cm, 130kg 으로 장미란 선수보다 큰 체구지만 코치와 대화하는 모습과 표정에서는 갓 고등학생임이 분명히 느껴졌다.    한 가지 소개하자면, 박혜정 선수만의 몸풀기 비법이 따로 있다. 인상 경기에서 115kg 거뜬히 들고 내려와 용상 경기 전까지 효과적으로 근육을 풀기 위해 바닥에 엎드린 박 선수 등 위로 조상현 코치가 주저 없이 밟고 올라섰다. 등에서부터 허벅지까지, 삼베 보자기에 넣은 삶은 메주콩을 두 발로 밟듯이 지근지근 밟자 박 선수는 마냥 시원하다고 말한다. 몸무게 92kg의 코치가 엉덩이 부분 부터 허벅지까지 익숙하게 밟으며 근육을 풀어주는 것이다. 누구나 이 동작을 보면 깜짝 놀랐을 터, 일반인 같으면 아프다고 비명을 질렀을 게 분명하다. 얼른 다가가 박 선수에게 물어보았다.     “이렇게 하면 몸이 풀어져요?”     쑥스러운 얼굴로 짧게 “네” 대답하고 고개를 숙여 부끄러워했다. 조상현 코치는 처음 박혜정 선수를 만났을 때 훌륭한 선수가 되리라, 한눈에 알아봤다고 한다. 순발력과 유연성은 물론이고 무엇보다 역도에 맞는 체격 조건을 이미 갖추고 있었다고.     취재진은 곧 선수 대기실 자리를 비켜줘야 했다. 마지막 준비운동을 방해할 수는 없었다. 마지막 용상 경기 3차 시기 154kg 바벨이 세팅되었다. 중량에 따라 나뉜 바벨의 색깔로 수초 만에 진행요원이 154kg 무게를 만들었다. 선수를 호명하고 역도를 드는 시간은 1분이 주어진다. 성공 벨이 울릴 때까지 모든 근육은 바벨을 들어 받쳐야 한다. 박혜정 선수는 손 미끄럼 방지 탄산마그네슘을 손에 바르고 심호흡을 했다. 인상 경기에서 그랬듯이 항상 오른손을 먼저 움켜잡고 그다음 왼손을 단단히 고정했다. 박 선수의 힘찬 구령에 경기장 밖의 코치들의 맞구령이 짧게 울렸다. 순식간에 1단계 들어 올린 바벨의 봉이 무게에 못 이겨 아래로 휘는 게 확연히 보였다. 다른 선수들의 경기에서는 볼 수 없었던 것 이다. 곧이어 마지막 2단계, 머리 위로 번쩍 들어 올린 박혜정 선수의 모습이 카메라 뷰파인더에 들어왔다. 무관중 경기가 아니었다면 환호성까지 잡을 수 있었을 텐데 신기록을 세운 리액션 치고 채널2가 너무 조용했다.     이날 박혜정 선수는 최중량급(87kg 이상)에서 인상 113kg, 용상 154kg, 합계 267kg을 들어 대회 우승 및 최우수 선수상을 받았다. 장미란이 고교 3학년 때 세운 기록보다 2년 앞당긴 기록이다. 새로운 장사의 등장을 기대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박혜정 선수는 인터뷰에서 역도의 좋은 점은 한마디로 들어 올렸을 때의 “쾌감”이라고 표현했다. 그리고 제2의 장미란이 아닌 제1의 박혜정이 되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카메라를 통해 본 박혜정 선수. 경기를 준비하는 모습과 경기에 임하는 자세에서 고등학생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의 근성이 엿보였다. 자신의 꿈을 향해 집중하는 모습은 나이를 떠나 언제나 카메라에 아름답게 비친다. 많은 최정상의 선수를 만나 촬영할 때마다 느꼈던 (최고의 위치에 선 선수들의) 일종의 아우라였다. 앞으로 한국 역도계를 몇 번이고 들었다 놨다 하게 될 박혜정 선수의 건투를 빈다.         김흥기 / SBS      
    2020-09-16
  • 험지 취재에 유용한 경량 백패킹
    험지 취재에 유용한 경량 백패킹     ▲ 지난해 10월 제주도 성산 일출봉 인근에서 제주 올레길 1코스를 따라 걷다 잠 시 쉬며 백패킹을 하는 필자.        ‘짐을 줄이고 더 빨리, 더 멀리 가자.’     경량 백패킹의 모토인데 어딘가 친숙한 느낌입니다. 재난 발생 시 현장이 보이는 포인트를 선점하여 MNG를 하거나 1보를 담아 송출하는 영상기자들의 워크플로우가 연상되기도 합니다. 더 나은 영상미를 추구하려 더 깊고 먼 곳으로 향할 때마다 짐이 가벼웠으면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으셨을 겁니다.    경량 백패킹(Backpacking Light, 줄여서 BPL)은 레이 자딘이라는 미국의 클라이머가 고안한 자유 등반 방식입니다. 그는 PCT(캘리포니아 남부에서 오리건을 거쳐 워싱턴을 지나 캐나다 국경까지 총 2,663마일의 거리인 트레일 코스. Pacific Crest Trail.)를 횡단하면서 장기 트레일 종주가 가능한 백패킹 방법론을 최초로 만들었습니다. 지금까지도 전 세계 장거리 여행자들에게 회자되며 장기 트레일의 교과서로 불립니다.    경량 백패킹은 보통 배낭 하나에 침낭에서 매트, 타프에 이르기까지 모든 장비가 들어가 1박 이상을 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 최소 기준입니다. 장비의 경량화를 통해 자연으로부터의 자율성을 얻고 지속 가능한 머물기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기술의 발전이 기여한 부분도 이 지점입니다. 고강도 알루미늄, 카본 소재의 대중화는 텐트 폴대와 등산용 스틱의 무게를 줄였습니다. 큐벤 (cuben) 원단과 투습력 향상으로 방수는 물론 가벼우면서도 튼튼한 배낭과 옷, 텐트가 탄생했습니다. 우모 가공 기술의 발달로 더욱 가볍고 따뜻한 침낭을 만들 수 있게 되었습니다.    경량 백패킹의 장점은 빠른 설치와 해체에 있습니다. 풍경이나 조망이 더 나은 곳을 발견해 박지(泊地)를 옮겨야 할 경우 10분 도 채 안 되는 시간에 텐트를 접고 패킹을 완료해 이동할 수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더 깊숙한 오지로도 접근할 수 있습니다. 일반 캠핑장비들도 그것만의 매력이 있지만, 장소의 이동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아무리 쾌적한 환경을 제공한다고 할지라도 설치와 해체, 이동이 어려운 점은 뚜렷한 한계점입니다.    세월호 재난 때 ‘동거차도’라는 섬 기억나실 겁니다. 침몰 현장과 2km 떨어져 당시 수색 현장을 취재할 수 있는 가장 인접한 곳이었습니다. 방송사들이 앞다퉈 인력을 보내 좋은 포인트를 선점하려 했습니다. 그 장소들이 오지여서 접근이 쉽지 않았는데 경량 백패킹 장비들과 함께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현장을 계속 주시해야 하므로 영상기자들은 이런 취재에 어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피로도도 높습니다. 5kg이 채 안 되는 배낭 속 장비들은 지속 가능한 보금자리를 제공하고 변덕스러운 날씨에도 대응하도록 합니다. 여의치 않으면 잠을 청해 이른 아침, 늦은 밤 상황까지 커버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 겨울, 신년 영상을 준비하면서 통영 소매물도 등대섬을 방문할 일이 있었습니다. 일몰과 일출, 밤의 등대 풍경을 담아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이른 아침과 밤에는 배도 뜨지 않아 하룻밤을 섬에서 보내야 했습니다. ENG 카메라에다 드론, VDSLR 등도 준비해 갔습니다. 개인 짐을 최대한 줄였는데도 짐 무게가 버거웠습니다. 무거운 배낭을 메고 섬에 도착해 등대로 오르는데 다리가 후들거렸습니다. 포인트까지 오르다가 지쳐 버리니 정작 촬영에 집중하기가 힘들었습니다. 아마 그때 경량 백패킹 세트가 있었다면 현장 접근까지 체력을 아낄 수 있었을 것입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오롯이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필연적으로 더 나은 결과물로 이어지는 법인데 말입니다.     한국에서는 아직 대중화된 캠핑 방식은 아니어서 자료는 많지 않습니다. 구체적인 방법과 장비에 관한 정보는 www. backpackinglight.com을 방문하여 얻을 수 있습니다. 경량 백패킹을 즐기는 개인 유튜브 채널을 구독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입니다. 국립공원의 경우 야영이 불가합니다. 일반 노지나 산의 경우도 야영은 허가되나 취사는 허가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구체적인 장소의 가능 여부는 그 지자체에 문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경량 백패킹으로 지리적인 한계를 딛고 나아가 어디라도 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져보면 어떨까요? 그리고 이러한 경험을 까다로운 현장 취재에 다양하게 응용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배병민 / MBN      
    2020-09-16
  • K리그가 EPL보다 재미있는 3가지 이유
    K리그가 EPL보다 재미있는 3가지 이유     ▲ 지난해 11월,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 원정석에서 아들과 함께        축구 좋아하시나요? 해외축구는 EPL, 국내축구는 국가대표팀 보신다고요? 맞습니다. 역시 축구는 EPL이죠. 그곳에서는 월드 클래스 선수들의 최고의 기량과 전술이 펼쳐집니다. 그런데 전 K 리그를 봅니다. K리그는 어이없는 패스미스와 실책이 많고, 찬스를 시원하게 날려 버리는가 하면 우당탕으로 골을 넣는 동네축구 아니냐고요? 일부이긴 하지만 맞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K리그는 우리 동네축구입니다. 10살 때 아버지 발령으로 온 가족이 포항으로 이사를 갔습니다. 억센 말투는 낯설었고 지방 공업도시는 심심했습니다. 하지만 축구장만큼은 달랐습니다. 도시와 어울리지 않은 최신 축구전용구장에 국가대표 공수 핵심인 황선홍, 홍명보 그리고 최고 용병 라데는 리그를 말 그대로 씹어 먹었습니다. 시민들은 유일한 문화생활인 축구에 열광적인 응원으로 화답했습니다. 그렇게 포항 스틸러스 서포터로 K리그를 즐기기 시작했습니다.    K리그는 직관  K리그는 현실적으로 직관이 가능한 축구 리그 중에 가히 최고 수준이라 자부합니다. 모든 스포츠는 직관이 진리입니다. 중계는 어쩔 수 없이 공의 움직임에 집중할 수밖에 없습니다. 직관을 하면 22개의 점들이 움직이며 선을 그리고 그 선들이 면이 되어 공간을 만드는 것이 보입니다. 축구는 공간을 창출하고 그 공간을 지워버리는 싸움입니다. 거기에 아름다운 궤적의 크로스, 대지를 가르는 패스, 압박을 벗겨내는 우아한 턴이 더해져 골이 완성됩 니다. 관중은 선수들에게 응원으로 힘을 보태고 그들의 플레이 하나하나에 리액션으로 화답함으로써 경기에 참여합니다. 중계와 직관은 각각 2D와 4D로 분명한 차이가 있습니다. 게다가 유럽축구는 보통 늦은 밤에 합니다. 월드컵도 아니고 새벽마다 축구를 보는 것은 여간 힘은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K리그 직관의 매력은 더 커지는 것입니다.    K리그는 ‘로컬’   롯데, 기아, 삼성, 두산은 야구입니다. 서울, 광주, 대구, 강원은 축구입니다. 축구는 철저한 지역주의입니다. 수원(삼성), 전북(현 대) 등 기업 구단 역시 지역을 우선합니다. 각 구단은 유소년 시스템을 통해 지역 초중고 선수를 육성합니다. 지역에 볼 좀 차는 후배들이 프로의 꿈을 키우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성남 FC(Football Club)는 성남에서 성장했거나 지금 성남에 거주하는 축구 잘하는 사람들이 모입니다. 자연스럽게 지역을 대표하고 지역의 자랑이 됩니다. 유스 출신 선수가 대표팀으로 월드컵에 출전하고 고교리그 득점왕 유망주가 데뷔전도 못 치르고 하부리 그 팀을 임대로 전전할 때 희로애락을 느낍니다. 프로의 높은 벽과 치열한 경쟁을 보며 나 자신을 돌아보기도 합니다. 이처럼 우리 동네 축구로 지역을 대표하고 선수와 시민이 함께 성장하는 K리그는 로컬입니다.     K리그는 ‘가성비’  리그 수준과 가격을 따져볼 때 K리그는 가성비 측면에서 갑입니다. 포항 스틸러스 비지정 일반석은 12,000원입니다. 가격 면에서 전 구단이 대동소이합니다. 하나은행 축덕카드 혜택으로 5,000원 할인을 받으면 입장료는 7,000원입니다. 거기에 왕복 지하철비 2,500원을 더하면 총 9,500원에 직관이 가능합니다. 이른바 10,000원의 행복입니다.    2020년에도 ‘만원의 행복’은 계속됩니다. 축덕카드를 한 달에 30만 원 이상 사용해야 할인을 받을 수 있는 건 비밀입니다. 더불어 대부분의 구단은 원정 응원단 버스를 운영합니다. 포항-서울 왕복은 10,000원, 편도는 8,000원입니다. 전 세계 최저가입 니다. 수익을 위한 게 아니기 때문에 포항에서 가까운 대구를 가든, 서울을 가든 목적지에 관계없이 왕복 10,000원 균일가입니 다 - 이것도 비밀입니다. 고수들은 보통 편도로 이용해 원정 경기를 관람하고 인천 차이나타운, 수원 통닭거리, 춘천 닭갈비 같은 지역 맛집을 찾으며 관광을 즐깁니다. 이처럼 가성비로 아낀 돈은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집니다.     8월부터 K리그 직관이 시작됐습니다. 유관중은 전체 좌석의 10%로 적지만 앞으로 점점 늘려갈 계획입니다. 관중이 함께 하니 이제야 제대로 리그가 개막된 느낌입니다. 주말에 가까운 축구장에 한번 가보세요. 팁을 하나 드리자면, 자주 갈 수 있는 우리 동네 팀을 응원하는 게 최고입니다. 그리고 이왕이면 골대 뒤 서포터석을 추천합니다. 그곳이 만약 종합운동장이라면 육상트랙이 깔려 있어 원근감이 파괴되거나 거리 때문에 조금 잘 보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축구를 온몸으로 체험할 수 있는 좋은 자리인 것은 틀림 없습니다. 그럼 협회원 여러분들을 축구장에서 뵐 그날을 고대해 보겠습니다.         박준영 / MBN      
    2020-0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