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상기자협회

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영상기자 협회보

NEWS

지속가능경영
  • 한국 영화 100年史 속 봉준호, 그리고 김기영
    한국 영화 100年史 속 봉준호, 그리고 김기영-잊혀진 씨네아스트 김기영-  ▲ 사진(MBN뉴스 갈무리)                                      ▲ 김기영 기획전 포스터(사진)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최고상인 작품상과 칸 황금종려상을 동시에 석권했다. 영화 역사상 이 둘을 동시 석권한 작품은 1945년 빌리 와일더의 잃어버린 주말, 1955년 델버트 만의 주말, 단 두 작품밖에 없다. 기생충은 무려 64년 만에 이 놀라운 기록을 새로 썼다. 한국 영화 역사 100년이 되는 해에 일어난 겹경사였다. 봉준호 감독은 얼떨떨한 얼굴로 연설을 시작했고 이내 특유의 재치로 스콜시즈 감독에 대한 찬양사를 읊었다. 아카데미와 유독 인연이 없었던 스콜세지는 그날 봉준호의 언급으로 박수 갈채를 받는 이색적인 장면을 연출한다. 승자와 패자의 경계가 사라지고 모두가 하나가 되는 순간이었다. 봉 감독은 제72회 칸영화제 시상식 이후 기자회견에서도 고전 감독을 찬양한 바 있었다. “이번 수상을 통해 아시아에 일본의 구로사와 아키라, 중국의 장이머우 감독만 있는 것이 아니라 故 김기영 감독처럼 한국에도 외국 거장을 능가하는 마스터가 존재 한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지길 바란다." 김기영의 女들 김기영만큼 자기 세계에 끊임없이 집착한 감독은 드물다. 하녀, 화녀, 화녀82, 충녀 그리고 육식동물 등으로 이어지는 동어반복. 그는 독보적인 스타일리스트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녔다. 김기영의 영화에서 남자들은 항상 불안해한다. 그들은 우유부단하고 무능력하다. 반면 그의 영화 속 여자들은 가부장의 위기, 우유부단한 남자들 속에서 점점 미쳐간다. 그의 영화 속에서 남성과 여성의 역할은 언제나 고정적이다. 등장인물들은 집단화 되어 있다. 모든 인물은 감독이 의도한 상징으로 읽힌다. 상징은 김기영의 작품에 굉장히 중요한 요소이다. 부르주아 가정의 계단. 계단을 통해 인물들은 상승과 하락을 반복한다. 이 반복은 점점 가정을 몰락시킨다. 계단은 수직의 불안한 이미지를 상징한다. 봉준호는 김기영의 이 상징에서 기생충의 전체 구조에 대한 영감을 받았노라고 여러 차례 말한 바 있다. 시대 정서의 영화들 김기영 영화는 그로테스크하다는 평을 들었지만 그렇다고 시대와 동떨어져 있는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시대상이 적극 반영되었다.“ <하녀>도 그 시대의 상황이 반영된 영화다. 그 당시는 전라도, 경상도에서 처녀들이 무작정 서울로 올라올 때다... 그런 시대를 알지 못하면 이 영화의 현실감을 이해하지 못한다”라며 김기영 본인이 직접 인터뷰에서 밝히기도 했다. 당시 관객들이 영화를 보다 일어나“ 저년 죽여라”를 외칠 정도였다.  <살인 나비를 쫓는 여자>에서는 청년들의 무기력함을 그려낸다.“ 라면은 먹어 도 먹어도 배가 고프니, 차라리 죽는 게 낫겠군” 주인공은 라면을 끊임없이 먹어댄다. 아무리 먹어도 공허함이 채워지지는 않는다.  이마무라 쇼헤이 감독의 <나라야마 부시코> 보다 20년 먼저 만들어진 <고려장>. 김기영은 이 영화가 단순히 원시시대를 동화처럼 묘사한 듯 보일 수도 있지만, 사실은 4·19 정신, 즉 시대적 억압에 대한 저항 정신을 다룬 측면도 있노라고 밝혔다. 자신만의 독특한 영화를 만든 김기영은 한국영화 암흑기와 함께 홀연 사라진다. 그러다 1997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김기영 회고전’을 통해 부활한다. 1998년 2월 5일, 명륜동 본가가 불에 전소한다. 김기영은 이 화재로 너무나도 영화적인 죽음을 맞이한다. 차기 작으로 준비하고 있던 “악녀”의 원고를 손에서 놓지 않은 채였다. 2020년 한국영화 101주년과 봉준호 감독의 쾌거로 다시 한번 김기영은 주목받는다. 코로나 감염병 때문에 전 세계가 신음 중인 지금 만약 김기영이 살아 있다면 어떤 상징으로 이 시 대를 그렸을까? 아무리 먹어도 배부를 수 없는 라면. 그 라면을 먹으며 배고픔 중에도 삶의 의지를 꺾지 않고 당당히 거리를 걷는 주인공? 김기영이 그렸을 이 시대를 상상해 보는 것으로 김기영, 그리고 김기영의 영화를 추모해 본다.MBN / 김영진 MBN 
    2020-05-07
  • 영상기자의 아내로 사는 법
    영상기자의 아내로 사는 법▲   카메라 뷰파인더를 보면서 취재에 몰두하는 SBS 영상취재팀 김태훈 기자<사진> 봄 방학을 외가에서 보내려 아이들과 친정으로 가던 도중 남편(SBS 영상취재팀 김태훈 기자)의 전화를 받았다. 전화를 잘하지 않는 그가 전화를 했다는 것은 분명 무슨 일이 있는 것이다.“나 출장 가.” “어디로?” “응. 대구.”“……”  남편 대답을 듣자마자 코로나19 때문임을 알 수 있었다. 대구 경북 지역이 전쟁이나 감염병 발생 지역은 아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 걱정에 이내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솔직히 말하자면 남편 일이 종종 이런저런 위험 상황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웬만큼 알고 있는 터라 영 내키지 않았다. 대구? 대구가 좀 큰 동네인가? 대구 어디를 간다는 건지도 모르고 기한은 얼마나 되는지도 모른다? 산 너머 산이다. 하지만 일하러 가는 사람에게 부담이 될까 이런 내색을 할 수가 없었다. 취재가 끝나고 나서 격리 기간에는 어디에 있게 되는 건지, 혹시나 아이들이 감염되는 일은 없는 것 인지... 생각이 복잡했다, 잠을 이룰 수 없을 만큼. 그러나 어쩌겠는가? 나는 영상기자의 아내다. 결혼하면서 영상기자의 아내로 살게 된 순간 이후로 어느 정도 각오(?)는 했다. 결혼 후 두 달 정도 지났을 무렵 남편은 ‘연평도 포격 사건’이 나자 출장을 떠났다. 북한의 포격 이후 섬 주민들은 대피하는 데 이 사람은 왜 반대로 그 섬으로 들어가는 거지? 이런 생각이 드는 한편으론 거기 가면 잘 곳은 있는 지, 먹을 것은 어떻게 하는지 등 걱정도 됐다. 강산이 변한다 하는 10년이 꼬박 지났다. 뉴미디어 부서 등을 거치긴 했지만 남편은 여전히 사건팀 기자로 현장을 누비고 있다. ‘사건팀’이 그의 숙명처럼 느껴질 정도다. 출장이 길어지면 남편의 부재로 내 육아 스트레스가 커지지만, 다행히 아들 민우가 초등 학교 들어가는 시기에 맞춰 휴직을 한 터라 학교와 어린이집을 가지 않는 아이들 케어가 가능하다. 작년까지만 해도 아이들은 이렇게 묻곤 했다. “아빠는 왜 휴일에 회사에 가?” “아빠는 왜 추석 때 일해?”  이번 대구 출장 이후로 아빠가 무슨 일 하는지 확실히 알게 된 걸까? 인터넷 다시 보기로 뉴스를 보다가 잠깐 지나가는 바이라인을 보고 “아빠 다!”라고 외칠 만큼 아이들은 눈썰미가 생겼고, 아빠의 출근 시간만 보고 조근, 야근을 알아차리기도 한다. 아이들이 커 가는 만큼 우리 가족이 아빠의 직업에 대해서 이해하는 마음도 커진 듯하다. 남편이 자기 일에 충실하는 만큼 가정에서도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하기 때문이리라. 끝으로 영상기자 가족의 건승을 기원 드린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세상 이야기를 사실적으로 담아내려 애쓰는 영상기자들과 그 가족 분들! 힘든 이 시간을 건강하게 보내시길 바랍니다.이승희 / SBS 김태훈 기자 아내 
    2020-05-07
  • 스마트폰 맛집 투어
    스마트폰 맛집 투어▲ 맛집 음식 ‘오늘 점심은 무엇을 먹을까?’ 보통 직장인들이 하루 중 가장 많이 하는 고민 일 것이다. 하루하루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는 우리들의 고민도 크게 다르지는 않다. '끼니 때우기’ 로 치자면 흔한 순댓국집이나 해장국집 등을 찾는 게 간편하리라. 하지만 (매일 큰 변화가 없는) 일상 속에서 이런 작은 것에서 재미를 찾을 수 있다면 행복 가성비로 치면 그만이다.  직장인들은 대개 회사 근처에 몇 곳 정해진 식당을 두고 메뉴를 고민하는 게 보통이겠지만 이에 비하면 영상기자들은 선택지가 다양한 편이다. 여기저기 이동할 일이 많은 만큼 지역 색채, 전통, 메뉴, 식당 등 선택의 폭이 다양해진다. 그렇다면 영상기자들은 맛집을 어떻게 찾을까?  우선 오래전부터 선배들 입에서 입으로 내려오는 전통(?)의 맛집들이 있다. 각종 예능, 블로그, SNS 등을 통해 맛집이라고 소문난 곳을 적은 리스트도 종종 공유된다. 하지만 그런 정보가 늘 만족스러운 결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큰 기대를 안고 한입 넣는 순간 그저 그런 맛, 예상치도 못한 맛에 실망할 때도 제법 있다. 그러면 이래서 선배 들이 순댓국집을 가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 맛집 찾기에 관심이 많아 (여러 시행착오 끝에 찾은) 실패하지 않는 내 나름의 비법이 있다. 휴대폰 내비게이션 앱은 요즘 누구나 운전하면서 많이 사용한다. 다양한 내비 앱이 대체로 유사한 기능을 지원하지만, 그중에서도 ‘티맵’을 잘 활용하면 전국 어디든 근처 맛집을 빅데이터를 통해 손쉽게 찾아갈 수 있다. (더 나은 방법을 아는 분도 있겠지만) 짧게나마 내 비법을 협회원들과 공유하고자 한다.  우선 티맵에서 ‘근처 맛집’이라고 검색을 하면 근거리에 있는 음식점들이 쭉 나열된다. 그다음 식당 명칭 하단에 보면‘ 티맵 인기’라고 적힌 집들이 있다. 물론 이 음식점들이라해서 다 맛집은 아니다. 이중 최고의 맛집을 찾으려면 음식점 이름 옆 ‘상세’를 누른다. 그러면 티맵 사용자들이 최근 3개월 이내에 이곳으로 얼마나 길 안내를 받았는지가 수치로 표현된다. 이것을 잘 봐야 한다. 보통 (지극히 내 개인 판단의 기준이지만) 1,500~2,000회 정도 수치 이상은 어느 정도 맛 이 보장된) 맛집이다. 만약 3,000~5,000회 이상 검색된 곳이라면 정말 사람들이 많이 찾는 맛집이다. 이쯤 되는 식당은 보통 점심시간에 맞춰가면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것을 감수해야 한다. 참고로, 티맵‘ 근처 맛집’ 검색을 통하면 주차 가능 여부도 표시되기 때문에 편리하다.  바야흐로 방송사들도 ‘뉴스 맛집 되기’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스마트 미디어 시대, 뉴스도 맛집과 같이 스마트폰으로 소비되고 있다. 일도 좋지만 틈틈이 스마트폰 검색을 통한 맛집 투어로 일의 스트레스를 날릴 수 있길!최내호 / CBS 
    2020-05-07
  • 제33회 한국영상기자상 시상식 열려
    제33회 한국영상기자상 시상식 열려 뉴스부문 등 수상작 10편 선정 2019년도 굿뉴스메이커상 봉준호 감독 선정 심사위원회 ‘영상보도 가이드라인’ 엄격히 적용 협회, 세월호 유족에게 사과.....사회적참사특조위, 감사의 뜻 전해     ▶ 지난21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서 열린 제33회 한국영상기자상 시상식에서 수상자들이 기념촬영 하고 있다.      한국영상기자협회(회장 한원상)가 주최한 제33회 한국영상기자상 시상식이 지난 2월 21일 오후 7시 30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서 열렸다. 이번에 예선을 거쳐 본선에 오른 후보작은 25편으로, 이 가운데 뉴스부문, 기획보도부문, 인권보도부문 등 총 10개 작품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영상기자를 대표하는 대상작은 찾지 못했다.    이번 수상작 중에는 최근 한국 사회의 잘못된 관행이 거센 변화의 압력에 직면하고 공정한 사회, 인권이 중시되는 사회, 약자들의 고통에 귀를 기울이는 사회, 부패한 사회의 관행을 폭로하는 작품들이 많았다.    한국영상기자협회 한원상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세월호 참사 이후 “언론에는 많은 과제가 주어졌다”며 “한국은 경제성장에 집착하느라 사회 안전에 소홀했다는 비판이 있어 본 협회는 기존의 특종 중심으로 시상하던 것을 인권, 환경, 국제 보도부문 등도 중요하게 생각하여 시상제도를 바꾸었다”고 말했다. 한 회장은 이어 “세월호 참사 이후 취재원 인권보호와 취재 관행을 바꾸기 위해 <영상보도 가이드라인> 연구팀을 구성해서 2년간 연구 끝에 <영상보도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언론은 국민의 알 권리를 내세우며 피의자의 초상을 침해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그동안 언론은 피의자의 인격권을 소홀하게 다루었다”고 지적했다.    이번 한국영상기자상 심사는 심사규정에 따라 영상보도 가이드라인과 언론윤리강령 준수를 엄격하게 적용했다.    이한상 심사위원장은 “수상작들은 투철한 기자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고 열정이 담긴 수상작이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몰카 영상을 사용하여 음성변조를 하지 않았거나 자료화면을 사용하면서 고지하지 않아 사실을 왜곡하거나 인서트 화면에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사례가 지적되었다”며 “모자이크 처리가 미흡한 사례 등은 심사에서 철저히 배제했다”고 밝혔다.    이날 시상식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은 축사를 통해 “한국영상기자협회가 인권보도, 공공보도 등 시상부문의 변화를 추구하는 것이 좋아 보인다”고 언급한 뒤 “요즘 가짜 뉴스가 판을 치고 있는 가운데 협회가 영상보도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서 현장에 적용하려는 것은 취재원의 인권과 생명을 보호하고 가짜 뉴스를 막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오정훈 위원장은 대신 읽은 축사에서 “영상보도 가이드라인은 정확성, 공정성, 독립성, 인격권, 취재원 배려, 영상기자의 안전 등의 기본원칙과 더불어 수많은 사례와 판례를 담고 있다”며 “전국언론노동조합 또한 한국영상기자협의 가이드라인은 모든 소속 언론사가 지킬 수 있도록 협회 회원들과 연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시상식에서 한원상 회장은 세월호 유족들에게 깊은 사과의 말도 전했다. “당시 영상기자들이 지나친 취재 경쟁으로 실종 가족을 자극하였거나 유족들에게 감정적 문제를 유발하여 가슴에 큰 상처를 안겨 주었던 점 등에 대해 한국영상기자협회는 유족들에게 깊은 사과를 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 장완익 위원장은 “4.16 세월호 참사 당시 피해자에 대한 인권 침해를 고려하지 않은 취재 활동이 많았다”며 “이에 관한 한 회장의 사과 취지의 언급에 대해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장 위원장은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는 여러 방송사로부터 4.16 세월호참사와 관련하여 많은 영상물을 협조받아 진상조사에 활용하고 있다”며 “(영상기자들이) 참사 현장을 기록한 영상물은 조사 활동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한 해 동안 국민들을 기쁘게 했거나 우리 사회를 변화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한 인물이나 단체를 선정해 시상하는 2019년도 굿뉴스메이커상 수상자는 영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이 선정됐다. 굿뉴스메이커상은 올해로 17년째다. 공로상에는 협회의 브랜드 이미지 체계화를 수행하고 협회의 발전에 크게 기여한 빅토리파트너스 김동선 대표와 서정호 작가가 수상했다.     안경숙 기자
    2020-03-12
  • 코로나, 지역사회 전파로 영상기자 안전 '빨간 불'
    코로나, 지역사회 전파로 영상기자 안전 '빨간 불' 현장 기자들 “아침에 일어나는 게 겁나”…“청도대남병원 등 위험 현장 통제선 설치해야” 목소리도       ▲ 지난 2월 24일, 청도 대남병원에서 구급차로 환자 이송 중에 일부 언론들이 근접 취재하고 있다<사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지역사회 전파가 시작되면서 현장을 취재하는 기자들의 안전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국내 코로나19 확진환자는 지난 1월 20일 처음 확인된 뒤 38일 만인 26일 확진자는 모두 1261명,사망자는 12명으로 집계됐다(오전 4시 기준). 특히 대구 지역 확진자가 710명, 경북 지역이 317명 등 대구·경북 지역의 확진자가 전체 확진자 수의 81.4%를 차지하면서 이 지역을 취재하고 있는 기자들의 감염 위협이 높아지고 있다.   ▶ 코로나19 초기, 일부 언론 근접 취재  대구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첫 확진자이자, 국내 신천지 신도 첫 확진자인 31번 환자로 지역 사회 감염이 현실화하면서 언론사들은 대구·경북 지역에 취재진을 파견했다. 이 당시만 해도 일부 언론은 감염 의심 증세를 보여 병원에 실려오는 환자를 근접 취재하거나, 코로나 19 검사를 위해 선별 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을 1m 거리에서 직접 인터뷰하기도 했다.    그러나 기자 개인의 안전 확보, 기자가 감염원이 돼선 안 된다는 판단,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사옥이 폐쇄될 수 있는 점 등을 감안해 원거리 취재를 원칙으로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각 언론사는 원거리 취재에 돌입했다.    한국영상기자협회(회장 한원상)와 한국사진기자협회(회장 안주영)도 지난 21일 “현장 취재를 하고 있는 협회 회원들의 건강이 우려될 뿐 아니라 과도한 취재 경쟁으로 취재진이 코로나19의 전파자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며 “병원과 검진소 취재 시 필히 마스크와 고글 등 보호장비를 착용한 후 최대한 원거리에서 취재해 줄 것”을 협회 회원들에게 당부한 상태다.    대구 지역 취재를 다녀온 한 방송사 기자는 “확진자 인터뷰는 아예 안 되고, 의심 환자라 하더라도 가까이서 촬영하는 건 못 하게 하고 있어서 조심은 하는 데, 초반에는 이러한 전달이나 교육이 잘 안 되었던 것 같다.”며 “현장에서 대기 중일 때는 모두들 조심하는 모습인데, 누구 하나가 달려들면 위험하다는 걸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뛰어들게 된다.”고 털어놨다.   ▶ 청도대남병원, ‘통제선’도 없어…“해당 기관이 ‘포토라인’ 만들어야”  기자의 안전을 확보하고 감염원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선 해당 기관이 출입 통제선을 설치하거나, 기자들과 협의해 포토라인을 설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구·경북 지역을 취재한 한 방송사 기자는 “선별 진료소는 의심 환자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몰려들어 제일 붐비는 곳인데, 일부 기자들이 의심 환자에게 인터뷰를 시도하는 등 위험해 보이는 취재를 하기도 한다.”며 “여러 지역에서 온 취재진들 수가 많은 데다 각 사마다 사정이 다르다 보니 ‘원거리 취재를 하라’는 권고만으로는 실효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방송사의 영상 기자도 “경북대병원의 경우 매뉴얼에 따라 바리케이드를 치는 등 일반인이 가까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는데, 확진자가 대거 발생한 청도대남병원의 경우 출입 통제선조차 없다.”며“ 기자들의 현장 접근도 문제지만, 확진 환자나 의심 환자를 이송하거나 방역을 할 때 기본적인 통제선조차 치지 않는 당국도 문제”라고 꼬집었다.   ▶ 마스크·손소독제 등 물품 수급 ‘비상’…“손 소독 스프레이 직접 만들어 써”  현장 취재 시 반드시 필요한 마스크, 손소독제, 일회용 장갑, 고글 등 기본적인 안전 보호 물품이 충분히 공급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특히 마스크는 국내에 코로나19 감염자가 발생한 직후 품귀 현상이 이어지면서 언론사도 구입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대구·경북 취재를 다녀온 한 방송사 기자는 “현장 취재를 할 때 취재 기자, 영상 기자, 오디오맨, 보도차량 기사 등 네 명이 한 팀을 이루는데, 공개된 장소에서 사람들이 오가는 상황을 취재하기 때문에 하루에도 여러 장의 마스크가 필요하다.”며 “그동안 그럭저럭 지급에 어려움이 없었는데, 이번주에 들리는 소식으로는 마스크 공급이 여의치 않다고 한다.”고 전했다.    대구 지역 한 언론사 기자는 “에탄올과 물을 7:3으로 섞으면 소독 스프레이로 사용이 가능하다고 해서 기자들이 에탄올을 구해 소독용 스프레이를 직접 만들었다.”며 “현장에 나가는 게 불안한 상황인데 안전 물품조차 제대로 지급이 안 되고 있어 기자들이 알아서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라고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한 방송사 기자는 “코로나19 발생 초기에 마스크 물량이 모두 관으로 들어가는 바람에 총무팀에서 마스크를 구할 수 없다고 하더라.”라며 “그나마 대구·경북 지역에 있는 기자들은 서울의 보도국과 노동조합에서 긴급하게 물량을 구해 내려 보내준 상황”이라고 밝혔다.   ▶ 방송사, 대구 출장 다녀온 기자 자가 격리…취재팀 철수도 강행  방송사들은 대구·경북 지역에 출장을 다녀온 기자들을 자가 격리시키고, 이상 증상이 있는지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음에 따라 일부 언론사는 이 지역에 보냈던 취재팀을 아예 철수시키는 한편 사내 확진자 발생으로 인한 ‘셧 다운’에 대비한 방법도 강구하고 있다.    KBS는 확진자 접근 금지, 원거리 취재를 원칙으로 현장 기자들에게 마스크, 장갑, 고글을 지급했다. 또, KBS 내 확진자 발생에 대비해 사무실을 본관, 신관, 연구동으로 분산하는 작업을 진행하는 한편, 출입처 인력은 현지로 출·퇴근하도록 했다. KBS는 지역 네트워크가 있어 대구·경북에 다녀온 기자는 없는 상태다.    MBC도 마스크, 손소독제 등 위생 용품을 지급했고, 확진자가 나왔을 경우에 대비한 비상 계획안을 만든 상태다. 특히 코로나19 위기 경보가 ‘심각’단계로 격상된 23일부터는 취재를 다녀온 사람들은 발열 체크를 하고 소독을 한 뒤 사내에 들어올 수 있도록 했다.    SBS는 지난 주말 대구 지역의 출장팀을 철수하고, 가능한 한 지역 현장 취재를 자제하기로 했다.현재 출장을 다녀온 기자들은 5일간 재택 근무에 들어가 일종의 ‘자가 격리’ 상태다. SBS는 또 팀장 재량으로 기자들이 혼잡한 시간을 피해 출·퇴근할 수 있게 조정하고, 외근이 많은 현장 기자는 출입처나 현장으로 바로 출·퇴근하도록 했다. 외부인은 사내 엘리베이터를 탈 수 없도록 하고, 출입구에서 발열 체크와 손 소독을 실시한 지는 오래다. 사내 피트니스 센터도 폐쇄하고, 회식도 금지했다. 한 방송사 기자는 “오늘 회사로부터 현장 기자들이 회사 출입을 금지한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메르스 때부터 감염병이 발생했을 때를 대비한 매뉴얼을 만들어야 한다고 요구했는데, 이제 와서 열심히 현장을 뛴 기자들을 감염 전파자로만 보고 분리할 생각만 하는 걸 보고 상당히 씁쓸했다.”고 말했다.   안경숙 기자    
    2020-03-12
  • 전통미디어의 위기 유투브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인가?
    전통미디어의 위기 유투브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인가?      지상파를 포함한 전통미디어가 주도하는 미디어 환경이 큰 변화를 겪고 있다. 다양한 미디어와 플랫폼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콘텐츠 생산과 공급자로서 전통미디어의 독과점적 지위는 무너지고 보도 매체의 기능마저 흔들리고 있다. 변화된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전통미디어들의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앞으로 미디어 환경의 변화 요인과 변화의 중심에 있는 유튜브 플랫폼의 현황, 그리고 유튜브 플랫폼을 활용하여 미디어 환경변화에 대응하는 지역 MBC 방송사들의 사례에 대하여 3회에 걸쳐 연재하면서 알아보고자 한다.   1. 전통미디어의 위기와 미디어 환경의 변화 2. 새로운 플랫폼으로서의 유튜브 3. 지역 MBC의 유튜브 플랫폼 활용     전통미디어의 위기와 미디어환경의 변화  현대사회의 미디어 다변화 속도는 유례없이 빠르다. 미디어 환경은 전통미디어에 기반을 둔 진화가 아니다. 새로운 기술 출현에 의한 혁신적 미디어의 등장이 눈에 띈다. 이러한 변화는 전통미디어의 존립 기반을 위협하고 있다. 가히 미디어의 도약이라 할 만하다. 시청자의 미디어 이용행태도 변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통미디어는 한층 위기를 맞고 있다. 젊은 시청 층이 TV에서 스마트폰 등의 스마트 기기로 주 시청 미디어가 옮겨가면서, 젊은 층 유입이 거의 없는 지상파TV 메인뉴스는 수년 내에 TV시청률 경쟁이 아닌 유튜브 동시 접속자 수 경쟁 시대가 올 수도 있다.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전통미디어의 위기 상황은 직접적인 통계수치로 나타난다. 메조미디어가 조사한 ‘2018년 디지털 동영상 이용행태 조사’에 따르면 모바일기기를 이용한 동영상 시청이 42%로 가장 높고, 그 다음으로는 PC(32%)이며, TV는 가장 낮은 비중(26%)을 차지했다. 이러한 추세는 방송통신위원회의 '2019 방송매체이용행태 조사' 결과에도 그대로 반영되어 2015년 이후로 TV를 제치고 일상생활의 필수 매체로 급부상한 스마트폰의 중요도가 63%로 32.3%의 TV보다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조사결과는 시청자의 미디어 이용행태가 TV라는 전통미디어에서, 스마트미디어로 변화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스마트폰 보유율과 스마트미디어시대의 도래      2019년 ‘한국 미디어 패널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만 6세 이상 국민의 96.5%가 휴대폰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중에서 91.7%가 스마트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러한 세계 최고의 스마트폰 보유율은 스마트 미디어 시대를 앞당겼고, 지금 스마트미디어는 미디어환경 변화의 중심에 있다.    스마트 미디어는 신문이나 TV와 같이 고정된 디스플레이를 이용하는 전통미디어와는 다른 모바일 플랫폼 환경에 특화된 스마트폰 등의 스마트기기를 사용하여, 생산자와 이용자의 상호 작용에 의하여 콘텐츠를 주고받는다. 콘텐츠를 생산자가 이용자에게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전통미디어와는 차별되는 부분이다. 또한 스마트미디어는 이용자가 원하는 시간에 언제·어디서나 이용이 가능한 특성이 있다. 스마트 미디어를 통해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지나, 온라인이라는 새로운 세상을 만난 동영상 콘텐츠는 말 그대로 셋톱박스를 넘어(Over the top), 어느 때보다도 우리와 가까워졌다. 특히 월정액 요금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유료 OTT 서비스 시장은 최근 스마트 미디어 기기의 발달과 시청자 미디어 이용행태 변화 속에서 국내 동영상 유통시장을 빠른 속도로 잠식하고 있다.    앱/리테일 분석서비스 와이즈앱에 따르면, 넷플릭스의 유료 사용자 수는 2019년 10월 현재 200만명, 결제액은 260억 원에 달한다. 또한 ‘한국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의 세대별 사용 현황’에 따르면, 2019년 11월을 기준으로 유튜브는 442억분, 카카오톡이 226억 분, 네이버가 155억 분, 페이스북이 41억 분 등의 순으로 사용 시간이 조사되었다. 2018년 대비 유튜브의 사용 시간은 50% 증가하여 가장 큰 증가율을 보인다.     ▲ 출처: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스마트미디어 시장상황 분석    스마트 미디어 시대의 도래와 함께 변화된 미디어 환경은 유료 OTT 플랫폼 넷플릭스와 광고 수익 위주의 무료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의 폭발적인 인기를 가져왔다. 위기감을 느낀 지상파 방송3사(KBS, MBC, SBS)와 SK텔레콤은 통합 유료 OTT 플랫폼 ‘웨이브(wavve)’를 출범시켰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이제 더는 전통미디어 중심의 미디어시장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상파를 포함한 전통 미디어가 국내ㆍ외 경쟁자들과 경쟁에서 살아남아 야하는 당면 과제를 안고 있다.   5세대 이동통신 상용화와 방송 통신 융합 가속화  2019년 4월 3일 5G 기반의 스마트폰 출시를 통해 대한민국에서 세계 최초의 5세대 이동통신(이하 5G)이 상용화되었다.    5G는 이론적으로는 초당 최대 20Gbps 속도로 데이터를 전송한다. 2GB 용량의 HD급 영화를 다운로드하는 데 0.8초가 걸리고, 향후에는 HD의 4배인 UHD와 8배인 8K 동영상 서비스도 모바일에서 가능해질 것이다. 이렇게 고화질의 동영상 콘텐츠가 5G에서 원활하게 서비스되면 다양한 OTT사업들이 활성화할 것으로 보인다. 5G가 모바일 온리(Only), 모바일 퍼스트(First)의 시대로 변화시킬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그동안 방송은 통신과는 별개의 기술을 바탕으로 분리된 시장에서 성장해 왔다. 그러나 2015년 개발이 완료된 지상파 방송 표준 ATSC 3.0은 이동통신 기술인 5G와의 융합까지 염두에 두고 설계되었으며, 두 기술은 모두 인터넷 프로토콜 기반이다. 이로 인해 향후에는 방송콘텐츠 이용자 수에 따라 전송방식을 브로드캐스트, 멀티캐스트, 유니캐스트 중 선택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것의 의미는 이용자 수에 따라 비용이 적게 드는 효율적인 기술을 선택하여 동영상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5G시대 방송과 통신의 융합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며, 이에 따른 미디어 환경의 변화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되었다. 스마트폰 등 스마트 미디어의 발달과 이동 통신 기술의 발전은 미디어환경 변화와 함께 미디어 이용 행태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다.     김병수 / MBC충북        
    2020-03-12
  • '청와대 하명수사' 취재 후 영상기자의 소회
    '청와대 하명수사' 취재 후 영상기자의 소회       ▲ 송병기 전 울산광역시 경제부시장이 지난 1월 직권면직된 후 청사를 빠져 나가고 있다<사진>.      지난해 말부터 장장 석 달이 넘는 기간, 울산은 여전히 떠들썩하다. ‘청와대 하명수사’라는 거대한 이슈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입사 만 2년의 풋내기인 나는 사건의 본질보다는 취재 후 영상기자로서 느꼈던 감정에 대해 이야기하려 한다.   무엇에 떨고 있나?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이 일고 며칠 지나지 않은 지난 2019년 12월의 저녁. 퇴근과 동시에 급하게 연락을 받았다. 이슈의 중심에 있던(취재를 피해왔던) 송병기 전 부시장이 KBS홀에서 진행되는 행사에 참여한다는 것이다. 급히 카메라를 들고 행사장 내부로 갔다. 송 전 부시장이 들어오기를 기다렸다. 곧이어 그가 행사장으로 진입했고 그에게 몇 가지 기습 질문을 했다. 녹취를 따내긴 했지만 내용은 빈약했다. 하는 수 없이 취재팀은 송 전 부시장이 일정을 끝내고 나오길 기다렸다. 하지만 거부감을 느낀 송 전 부시장 측이 우릴 피해 급하게 빠져나가는 상황. 카메라를 들쳐 메고 그를 쫓았다. 추격전을 방불케 했다. 건질 수 있는 것은 홀연히 빠져나가는 차량뿐이었다.    그날 밤, ‘단독’이라는 이름으로 뉴스가 나갔고, 적잖은 파장이 있었다. 며칠 뒤부터 전방위 압수수색이 시작됐고, 송 전 부시장은 공식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 나는 당시 두 가지 점에서 ‘떨림’ 비슷한 것을 느꼈다. 낙종하지 않았다는 안도감 하나와 보도가 어느 한 개인에게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무거움, 그 둘이었다. 나는 어떤 떨림에 초점을 맞추어야 할까?   알 권리인가? 프라이버시인가? 영상보도 가이드라인에도 명시되어 있듯, 공적인 영역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상황에 대해서는 포괄적으로 촬영이 가능하다. 하지만 공적 영역이라해서 사적인 영역이 아예 없다는 뜻은 아니다. 여기에 기자들 각자의 주관적 해석이 녹아든다. 예를 들어 취재현장 질서를 위해 만든 ‘포토라인’에 대해 생각해 보자. 알 권리, 어떤 사건을 보도하고 전달할 의무로만 본다면 합목적적인 장치다. 하지만 이는 ‘무죄추정의 원칙에 어긋나는 것이기도하다. 논란이나 유죄에 대한 심증적 판단을 유도할 수도 있다. 프라이버시를 침해할 수도 있다.    검찰과 경찰이 포토라인을 폐지했고, 법원도 최근 온 미디어를 들썩인 조국 전 장관 사태를 기점으로 이를 잠정 폐지했다. 이런저런 분위기로 미루어 보아도 우리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알 권리’는 ‘프라이버시’보다 큰 힘이 없어 보인다. 게다가 프라이버시 보호의 마지노선에 대한 기준도 모호하다.    언론은 포토라인 취재로부터 생기는 어떠한 문제에 관해서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취재 환경은 더 각박해졌다. 포토라인에서도 알 수 있듯이, 공적인 대상에 대한 취재라 할지라도 사적 영역에 대해 침범하지 않았다고 확신할 수 있는 상황이 드물다.    송 전 부시장을 취재했던 그날 밤에도, 이와 같은 고민을 떠올렸다. 우리 모두 물론 ‘옳음’을 추구한다. 포토라인에 서 있을 때조차 그렇다. 우리는 사안을 왜곡하거나 폄하하기 위해 현장을 가는 것이 아니다. 그것만큼은 부인할 수 없으리라. 그러나 이제는 우리가 얼마나 무거운 태도로 ‘알 권리’와 ‘프라이버시’라는 논점을 생각해봤는가 하는 논점에 점점 더 무게가 쏠리고 있다. 우리 모두는 철저하게 개인이며, 개인의 입장, 프라이버시를 존중하며 보도할 방법을 생각해 봐야 한다. 명확한 근거를 통해 사안을 들여다보아야 우리의 과업이 더 힘을 얻을 수 있다.   내가 가야 할 길은?  우리는 심판자, 징벌자가 아니라, ‘알 권리’라는 가치 아래 정보를 제공하는 자들일 뿐이다. 수용자.시청자 관점에서 더 고민해야 한다. 사안의 본질을 흐리거나, 무리하게 다루는 것은 아닌지,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접근은 아닌 지 경계해야 한다.     장준영 / KBS울산        
    2020-03-12
  • 안나푸르나, 그 높은 좌절의 벽
    안나푸르나, 그 높은 좌절의 벽          어느 날 아침, 급하게 걸려온 전화벨 소리에 묻어 온 출장 지시. 장소는 네팔이었다. 세상에 가장 높은 산들이 모여 있는 네팔, 그 이후 내용은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설마 걸어서 올라가진 않겠지? 엄청 춥겠지? 고산병은 어쩌나? 온갖 걱정이 머릿속을 가득 채우는 와중에 들린 한마디, 후배인 정상보 차장과 같이 간다는 말에 정신을 퍼뜩 차렸다.    이틀 동안 비행기를 세 번이나 갈아타며 도착한 포카라, 먼지가 자욱했던 카드만두와는 다르게 미세먼지 없이 청명한 하늘, 하얗게 눈 덮인 안나푸르나. 한눈에 들어오는 오지의 농촌마을 같은 소박함을 간직한 네팔 제2의 도시 포카라. 1720m 지점의 칸텐에서 출발해 3700m 지점의 마차추차레 베이스캠프로 마무리하는 코스로 고산 트래킹의 경험이 없거나 처음 히말라야를 경험해 보는 등산객들의 ‘히말라야 트래킹의 기본’으로 불릴 정도로 한국 여행객들에게 아주 인기 있는 트래킹 코스이다. 하지만 눈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가장 큰 곳이라 결코 쉬운 코스가 아니라는 평도 있었다. 특히 이번 한국 교사 4명과 셰르파 2명이 눈사태로 실종된 구간이기도 하다.    평상시에는 포카라에서 사고 현장까지 도보로 4일이 걸린다. 그러나 이번 눈사태로 도로가 유실되어 도보로는 현장 접근이 어려웠다. 기상 상황이 좋으면 헬기를 이용해 현장에 갈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카트만두에서 헬리콥터를 섭외했다. 포카라 도착 후 바로 현장에 갈 계획이었지만 순번에 밀리고 네팔 수색대 수송 때문에 예정시간보다 늦게 현장으로 출발했다. 당일 현장 수색이 종료된 상태라 결국 사고 현장에서 제일 가까운 데우랄리 산장에 착륙할 수밖에 없었다. 여유롭게 촬영하고 싶었으나 방송시간에 쫓겨 더 이상 산장에 있을 수도 없었다.    공항으로 돌아와 자연스럽게 헬기 회사 부스 옆에 자리를 잡고 송출을 시작했다. 이후엔 출장팀들 모두에게 네팔 관계자들로부터 현장 정보와 사진 및 영상을 구하는 장소이자 서로의 동향을 파악하는 장소가 됐다. 매일 아침 출근하는 출입처이기도했다. 시끄러워도 돈 되는 한국 기자들이 싫지는 않았는지 아침마다 따뜻한 커피를 타 줬다.    다음날, 어김없이 이륙 30분 데우랄리 산장에 도착. 산장 내부로 들어가니 벌써 엄홍길 대장과 드론 수색팀은 수색장비를 챙겨 사고 현장으로 막 출발하는 참이었다. 급한 마음에 아이젠을 착용 중인 취재기자를 놔두고 일단 수색 팀을 쫓아 사고 현장으로 출발했다. 현장으로 가는 길은 눈사태 이후 임시로 만든 길이라 한 명이 겨우 지나갈 수 있는 좁은 길이었다. 등산화에 아이젠이 없다 보니 미끄러지고 엉덩방아도 몇 번 찧었다. 조금만 발을 헛디디면 무릎까지 푹푹 빠지고 중간중간 낭떠러지 길이어서 내려가다 만난 수색원이 위험 때문에 수색을 포기할 정도였다.    30분 만에 드디어 도착. 혹시 발생할지 모를 눈사태 등의 위험 때문에 그 이상의 근접 취재는 차단되었다. 사고지점 10m 앞. 엄 대장과 수색 팀은 금속탐지 장비와 탐침 봉을 이용해 사고지점 중턱에서 계곡 쪽으로 수색 중이었다. 산 중턱에서부터 하천까지 쓸려 내려간 면적이 생각보다 넓었다. 하천 쪽엔 구슬처럼 말려 얼어버린 눈이 잔뜩 모여 있어 수색대가 걸어가기도 힘들어 보였다. 첫날 눈사태 이후 2차 눈사태가 발생해 더 두껍게 얼어버린 상태라 삽으로 하는 작업자체가 불가능했다. 산에서 쩍 하는 소리가 났다. 옆에 있던 수색대 스텝이 피하라고 고함을 지르는 바람에 놀라 넘어질 뻔했다. 눈사태는 산 사면에 쌓여 있던 눈이 특정 분위에 힘이 쏠리거나, 외부적인 요인으로 갑자기 대량으로 미끄러져 내리는 현상이다. 규모가 매우 크고 소리도 엄청나기 때문에 수색에 집중하다 보면 못 들을 수도 있기 때문에 크게 소리쳐야 한다. 산행 중 눈사태가 났을 때 큰 바위 뒤에 몸을 숨기지 않으면 눈에 쓸려가는 것은 한순간이다.    네팔 현지 사정상 중장비를 현장까지 옮길 수 있는 장비가 없다. 옮기더라도 얼어있는 눈을 걷어내다 추가 눈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 물을 끌어와 녹이는 건 현지 기온이 영하 20도 안팎이라 다시 얼수도 있었다. 10cm의 얼음 두께를 삽으로 파헤치는 것도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날씨까지 나빠지면서 23일과 24일 이틀에 걸쳐 산장에서 모두 철수했다. 취재진으로서 아무 성과도 내지 못한 채, 눈 속에 갇혀 있는 사람들을 두고 귀국하려니 발걸음이 무거웠다. 거대한 자연 앞에서 우리는 너무도 미약했다. 오히려 하루하루 우리에게도 닥쳐올 수 있는 위험에 몸을 떨어야 했다.    지금까지도 수색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네팔정부는 4~5월이 되어 눈이 녹고 어느 정도 상황이 갖춰져야 수색작업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빨리 봄이 오기를, 하여 눈 속에 갇힌 이들이 하루빨리 가족들 품으로 돌아올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강동철 / SBS    
    2020-03-12
  • [줌인]
    [줌인]      봉준호 감독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시상식장을 휩쓸었다. 아카데미 최고의 상인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까지. 방탄소년단 센세이션에 이어 두 번째 문화적 쾌거, 영화 역사상 대약진이라 할 만하다. 봉준호 감독이 오스카 트로피를 들고 수상 소감을 말하는 장면은 국내 모든 이들에게 감격 그 자체를 선물했다. 아카데미는 이제까지 상업영화의 메카, 문화 성지 미국을 상징하는 것이었다. 불과 100년전 일본과 제국주의 질서를 상호 승인하고 조선 망국에 길을 터 준 그 미국이 아닌가? 망국 조선 후예들의 영화가 제국주의 최강자, 그 본토의 영화계를 평정한 것이다.    『어렸을 때 제가 영화 공부할 때 항상 가슴에 새겼던 말이 있었는데,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 그 말을 하신 분이 있었는데요. That quote was from our great Martin Scorsese.』(그 말은 우리의 위대한 마틴 스콜세지가 한 말이었습니다.)    이 말이 화제가 됐다. 봉준호가 개인적으로 어떤 삶을 살았을지, 그가 영화 속에서 얼마나 헌신하고 노력했을지 이 말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짐작이 간다. 모든 것이 그의 영화 속에 이미 다 녹아 있다.    이러한 경사의 반대편에는 웃픈 아이러니 역시 존재한다. 기억을 떠올려 보면, 불과 몇 년 전, 이른바 블랙리스트로 문화예술인들을 탄압했던 나라가 아닌가? 봉준호 역시 송강호, 박찬욱 등과 함께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아티스트다. 2017년 1월에 열린 최순실 국정 농단 국정조사 특위 청문회에 출석한 조윤선 당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끝내 블랙리스트의 존재를 인정했다.    『문화예술인들의 지원을 배제하는 그런 명단은 있었던 것으로 판단됩니다. 많은 문화예술인은 물론 국민들께 심대한 고통과 실망을 야기한 점에 대해 깊이 사과드립니다.』    역사적인 촛불 혁명이 있었고 정치 권력, 행정부 권력이 대거 교체되고 이른바 적폐 패거리들이 감옥에 가거나 현재도 재판을 받고 있다. 그런 와중에 이른바『기생충』센세이션에 옛 여권 (현재 미래통합당으로 합당) 의원들도 천연덕스럽게 숟가락을 얹는 모습에 말문이 막힌다.   강효상 의원 : “대구에 ‘봉준호 영화박물관’을 건립하겠다.”    과거를 망각한 구 여권 의원들, 그리고 봉준호 감독 모두 위기에 처한 지금 언론에 시사하는 바가 있다. 언론에 대한 신뢰가 ‘진짜 바닥’이 어디인지 모를 만큼 끝없이 추락 중이다. 이런 추락과 이런 무관심은 아마 언론 사상 처음 겪는 길이 아닐까 싶을 정도다. 시대에 따라 입장을 바꾸고 반성도, 양심도 없이 무임승차하려는 것은 우리 언론의 모습일 수도 있다. 부끄럽지만 그게 세인들의 평가다. 우리의 추태, 악취가 어떤 것인지 알기 위해 멀리 갈 필요가 없는 것이다.    우리 언론에 부족한 것, 결핍된 것, 우리가 보완해야 할 것, 고칠 것. 거기엔 봉준호를 참고하자.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 그것은 언론 영역에서도 마찬가지다. 어쩌면 우리는 개인적인 것을 갈고닦아야만 하는 마지막 기회, 마지막 시점에 서있는지도 모른다. 지금 수용자들이 원하는 것, 언론에 기대하는 것은 과거에 우리가 제공하던 뭉뚝한 정보가 아니다. 덩어리로, 집단 질서로 만들어내는 뉴스, 수직적 도제질서 하에서 어제를 흉내 내는 수준의 품질로는 수용자를 만족시킬 수 없다. 영화계의 봉준호처럼 언론에도 모범이 될 첫 사례가 필요하다. 그러한 쾌거를 이룰 사람이 필요하다. 그 사람은 집단의 사고, 덩어리적 질서 안에서는 나오기 어려울 것이다. 끊임없이 개인 안으로 침잠하며 자기를 예리하게 깎고 다듬고 창조하는 인간이 나올 수 있는 풍토인지 우 리 일터, 문화 등을 되돌아봐야 한다.    블랙리스트는 하나의 거대한 메타포일지도 모른다. 억압, 관리, 선후배의 규율, 길들이기, 강요 등과 같은 수많은 구질서. 그것들이야말로 창조성과 진실, 훌륭한 실력을 갖춘 기자를 탄압하고 억압하는 진짜 블랙리스트가 아닐까?     김정은 / 편집장      
    2020-0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