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상기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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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 31회 한국방송카메라기자상 대상 수상자 OBS 기경호 기자 인터뷰
    ▶대상수장자 OBS 기경호. 최백진 기자     한국방송카메라기자협회(회장 한원상․아래 협회)는 지난 1월 26일 한국방송카메라기자상 심사위원회를 열어 기경호․최백진 기자의 <OBS 창사 9주년 특별기획-세월호 그 후, 트라우마는 누구의 것인가>를 대상으로 선정했다. 협회는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우리사회는 피해자들의 트라우마에 주목했으나 트라우마의 치유와 환경에 대한 조명은 부족했다”며 “트라우마를 이겨내고 미래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들 해법을 모색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다. 협회 시상식이 열린 지 이틀 뒤인 지난 2월 24일, 서울 염창동 골든서울호텔에서 기경호(50․사진) 기자를 만났다.   - 2016년 12월 방송기자연합회 보도부문상, 2017년 4월 한국YWCA가 뽑은 ‘좋은 TV프로그램상’ 생명평화 부문상에 이어 한국방송카메라기자상 대상을 수상했다.   “이번에 협회에 출품된 작품을 보면, 어떤 작품이 대상을 받아도 전혀 문제될 게 없는 훌륭한 것들이 많았다. <세월호 그 후…>가 50분짜리 특집 프로그램이다 보니 다른 작품에 비해 더 고생했다는 의미에서 주신 것 같다.”   처음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된 계기가 무엇이었나?   “세월호를 취재하면서 알게 된 잠수사가 있는데, 세월호 사건 이후로 잠수를 못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사람에게는 먹고 사는 문제가 달린 ‘업’인데 무엇이 잠수사를 물에 들어가지도 못하게 할까 생각해 보니 ‘트라우마(외상 후스트레스 장애)’가 있었다. 재난에 대한 치유 프로그램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데, 우리 사회 일각에서는 ‘2년이나 지났는데 아직도 세월호 얘기냐’며 모르쇠로 일관하고, 모두의 무관심 속에서 트라우마를 견디지 못한 채 조용히 소중한 생명을 놓는 사람이 생기고 있었다. 비단 세월호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라 대구지하철참사 같은 재난으로 트라우마를 겪는 사람들에 대한 치유가 절실하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 취재 시점이 박근혜 정부 시절인 데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가족들이 언론을 극도로 불신하는 분위기라 어려움이 많았을 것 같다.   “프로그램에 나와서 이야기를 해 줄 사람을 섭외하는 과정부터 힘들었다. 피해자 가족들은 ‘나를 두 번 죽이려는 거냐’며 취재를 거절했고, 트라우마 전문가는 거의 없는 실정이었다. 당시 미수습자 가족 가운데 한 명인 조은화 학생의 어머니를 찾아갔는데, ‘언론이 나한테 해 준 게 뭐냐’며 문전박대하시더라. 그 마음이 이해가 되어 촬영 장비를 다시 차에 모두 싣고 나서, 은화의 얼굴이 담긴 플래카드를 다는 걸 도와드렸다. 이튿날도 찾아가 이런저런 일을 도와드리고 가려고 했더니 ‘인터뷰하러 왔는데 왜 가느냐’면서 마음을 열어주셨고, 취재를 시작할 수 있었다.”   잠수사의 이야기를 취재하는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고 들었다.   “밤만 되면 아이들이 나를 잡는 것 같고, 물 속에 있던 참혹한 아이들의 모습이 떠올라 죽고 싶다고만 했다. 그런데 취재 도중 또 다른 잠수사가 자살하는 사건이 있었다. 사건 직후 취재하던 잠수사는 연락을 끊었다. 특히 내가 이 특집을 좀 더 일찍 시작해 그들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빨리 치유해줬더라면 하는 생각 때문에 힘들었다.”   - 우리 언론이 사회문제 고발과 비판에 그치지 말고 이를 해결하는 대안과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 작품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한다.   “재난을 경험하면 개인은 물론 공동체가 파괴된다. 사건 직후엔 여기저기서 관심과 지원의 손길을 보내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만 좀 해라’라는 얘기가 나오는 게 우리나라다. 지역사회, 민간 단체, 정부가 연계해 피해자와 유가족에 대해 지속적인 지원과 관리를 해 줘야 하는데, 손발이 맞지 않다 보니 늘 보여주기에 그친다. 피해자와 유가족들이 자신이 겪은 악몽같은 일에 대해 움츠려들지 않도록 지역 공동체와 국가가 나서야 한다.”   - 2016년 11월30일 작품이 방영됐다. 시간이 많이 흘렀는데, 혹시 아쉬운 점은 없나?   “막상 상을 받으니 조금 더 열심히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프로그램이 방영된 뒤 일부에서 ‘해결 방안이나 정부가 해야 하는 역할의 구체성이 희미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당시로서는 해외 사례를 통해 트라우마를 극복할 수 있는 여러 가지 것들을 제시했다고 생각했는데, 취재한 것을 모두 담아내지 못한 부분이 있다.”   - 방송이 나간 몇 개월 뒤 조은화 학생이 어머니 품으로 돌아왔다는 보도가 있었다.   “기쁘면서도 한편으론 은화 어머니가 정말 걱정이었다. 그동안 은화 어머니가 그나마 삶의 끈을 잡고 있었던 게 은화를 찾겠다는 한 가지 생각뿐이었는데, 은화를 찾은 지금 어떤 심정일까. 지역 공동체와 정부가 은화 어머니의 마음을 끌어안고 치유하는 데 적극 나서주길 바란다.”   - 방송 카메라 기자들도 여러 사건‧사고를 접하다 보니 트라우마가 있을 것 같다.   “우리라고 트라우마가 없겠는가. 당시엔 몰랐지만 위험했던 순간들이 지나고 난 뒤 내가 ‘미친놈’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한 번은 야근을 하는데 강화도에서 바닷물이 넘쳐 논밭은 물론이고 집으로까지 바닷물이 들어온다는 제보가 들어왔다. 급하게 차를 몰고 마을로 갔는데, 벌써 집안에 무릎까지 물이 차 올라 있었다. 취재를 하다 보니 바깥 상황에 신경을 쓰지 못했는데, 밖에 나와 보니 벌써 물이 허리까지 올라오고 순식간에 가슴, 어깨까지 차오르더라. 카메라가 물에 젖지 않도록 머리 위로 받쳐 들고 물살을 가르며 간신히 걸어 나왔는데, 그 뒤로 바닷물이 무서워 잘 가지 않는다.”   - 기획 단계부터 촬영, 편집까지 직접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OBS만 해도 직접 취재하고, 촬영하고, 리포팅하는 능력을 가진 영상 기자들이 많이 있다. 또, 영상 기자가 기획이나 연출을 원할 경우 회사 차원에서 믿고 기회를 주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모든 기자들이 그렇게 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 협회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카메라 기자들도 많은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는데, 지금으로선 아무 방법이 없다. 이 문제를 협회 혼자서 해결하기는 어려우니, 카메라 기자들도 트라우마를 치유받을 수 있도록 정부에 지속적으로 요구했으면 한다. 또, 정부 차원에서 카메라 기자의 특성에 맞는 교육과 연수 프로그램을 지원하도록 목소리를 내 달라.”        취재 및 정리 / 안경숙 기자     
    2018-03-19
  • 한국방송카메라기자협회 창립30주년 기념식, 카메라기자상 시상식 열려
    한국방송카메라기자협회 창립30주년 기념식, 카메라기자상 시상식 열려   지난 2월 22일 서울 마포구 스텐포드호텔에서 제30회 한국방송카메라기자 협회 창립30주년 기념식과 제31회 한국방송카메라기자상 시상식이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김동철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조배숙 민주평화당 대표, 이민규 언론학회장 등 정관계, 학계, 협회원, 방송계 인사 160여 명이 참석했다.   한국방송카메라기자협회 한원상 회장은 인사말에서 “1987년 권력의 탄압과 언론의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한국방송카메라기자협회가 창립되었다”며 “당시 민주주의와 언론자유를 위해 선배님들의 결연한 의지가 있었기 때문에 오늘까지 협회가 발전하게 되었다”고 말하고 “이러한 원동력을 바탕으로 언론자유수호와 대한민국 방송발전, 국가에 대한 공공이익을 위해 협회가 처음으로 영예상을 제정했다”고 밝혔다. 한 회장은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에서 아직도 민주화가 되지 못한 나라들이 있다”며 “한국의 민주항쟁 정신을 전 세계적으로 알리기 위해 힌츠페터 국제보도상을 제정하는데 노력할 것이다”고 말했다. 또 “한국방송카메라기자상에 인권, 환경, 안전 등 공익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전문보도부문의 상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한국방송카메라기자회 창립 30주년 기념식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축사를 통해 “협회의 창립이 민주화의 열기 속에 역사적으로도 어떤 의미가 있는지 잘 안다” 며 “우리역사의 한 장면 한 장면이 어떻게 넘어갔는지 영상기자의 역할에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리고 영상기자들은 “우리사회 곳곳에 숨어있는 부정의와 불평등을 밝혀내고 힘없는 약자의 편에 서서 국민의 알권리와 공정보도를 위해서 힘써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눈과 렌즈를 통해서 기록된 질곡과 격동의 역사가 오늘날의 대한민국을 만들었다”며 “이 땅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해준 영상기자들의 기자정신 그리고 보도와 사실이라는 진실을 다뤄야하는 영상기자들의 흔들림 없는 원칙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시대가 바라고 국민이 원하는 그 여망으로 한국방송카메라기자협회가 부족함 없이 만들어 주기를 간곡하게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김동철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우리나라의 민주주의, 민주화를 위해서 이 협회가 창립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놀랐다” 며 “지난 30년간 올바른 방송 보도를 선도해 오면서 쌓아온 명성과 실력을 바탕으로 앞으로 국민의 올바른 눈, 공정한 눈, 예리한 눈이 되어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배숙 민주평화당 대표는 “우리역사의 고비고비 마다 남긴 카메라기자들의 족적을 듣고서 큰 감동을 받았다” 며 “영상하나가 주는 영향력은 말이 필요없다. 그 전달력과 파괴력은 정말 대단하다. 앞으로도 공정한 보도와 언론의 발전을 위해서 더욱더 노력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협회는 이 날 행사에서 한국방송카메라기자협회 15대, 16대 회장을 역임한 최기홍 전 KBS디지털뉴스혁신팀장에게 영예상을 수여하고 파나소닉코리아, 소니코리아, 삼아GVC, 크라우드마켓에게 감사패를 수여했다. 이어서 제31회 한국방송카메라기자상을 각 부문별로 시상했다.   제31회 한국방송카메라기자상 수상자    
    2018-03-15
  • (줌인) 영상저널리즘의 재정의가 필요하다
    영상저널리즘의 재정의가 필요하다     2013년 5월 미국에서 8번째로 큰 신문사인 ‘시카고선 타임즈(The Chicago Sun Times)’는 퓰리처 상을 탄 베타랑 존 화이트(John H. White)를 포함한 28명의 정규직 사진기자들을 해고했다. 프리랜서 사진기자들을 고용해서 비용을 절감하려는 이러한 경향은 아이폰 사진(iphone Photography)이 커버 사진으로 사용될 정도로 아마추어 사진들의 영향력이 커진 이 시대에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니다.   ‘매체가 그 시대의 지배적인 커뮤니케이션 양식을 규정한다’라는 플루셔(Vilem Flusser)의 설명처럼, 새로운 매체의 등장은 우리가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친다. 디지털매체는 매체생산물의 단순한 수용자였던 사람들을 생산자의 지위로 끌어올렸을 뿐 아니라, 전에 존재하지 않았던 시공간이 압축된 새로운 매개 문화(Mediated culture)를 창조하고 있다. 새로운 매체는 새로운 소통방식과 의식 형태로의 출발점이다. 이러한 새로운 매체 문화에서 커뮤니케이션의 중요한 재료는 텍스트가 아닌 이미지가 채우고 있다. 이미지 중심의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의 높은 인기와 텍스트에 기반한 트위터의 상반된 쇠락에서 볼 수 있듯이, 이미지는 새로운 소통방식과 문화에서 그 중심을 차지한다. 매체철학자 볼츠(Norbert Boltz)는 텍스트에 집착하는 사람들을 ‘디지털 시대의 문맹인’으로 표현하면서 이미지는 지식의 저장고의 기능과 함께 사회적 커뮤니케이션의 중요한 단위로 작동하고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텍스트의 매개 없이 공간자체를 전달할 수 있는 VR(Virtual Reality)같은 새로운 이미지 처리 기술의 등장, 텍스트를 영상화하고 이미지로 추상화하는 것이 일상화된 현대의 문화, 또 이미지 자체가 본질이 된 현대 사회 속에서 영상의 중요성은 지겨울 만큼 듣게 되는 일상적인 수사(Cliché)가 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이미지 과잉의 시대 속에서 영상 전문가들이 해고되어 나가는 모습은 역설적이다. 사진에디터이자 이미지 연구분야의 권위자인 프레드 리친(Fred Ritchin) 뉴욕대 교수는 사진기자들은 ‘혁신 아니면 죽음’ 이라는 양자택일의 순간에 직면해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그는 현대 영상저널리즘은 단순히 눈길을 끄는 이미지메이킹 작업을 넘어 어떻게 의미 있는 사진을 만들 것인가에 대한 혁신적 사고를 필요로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지금까지 인스타그램에서 생성되고 공유된 사진은 400억장이 넘으며, 유저들이 경험하는 주관적 진실과 다양한 관점들은 주요 언론사들의 권위적이고 배타적인 프로페셔널 이미지들과 다양한 플랫폼 위에서 충돌한다. 일방향적이고 폐쇄된 주류 언론사들의 정보전달 방식은 비선형적이고 탈중심적이며 다양한 관점이 교차하는 매체 환경 속에서 급격히 약화되고 있다.   이러한 매체 문화가 지배하는 시대는 수많은 이미지와 영상들을 새로운 소통방식에 맞게 창조하고 가공하고 재구성하는 영상전문가들을 필요로 한다. 리친 교수는 내러티브를 만들 수 있는 이미지 전문가들과 이야기꾼(Storyteller)의 수요는 폭발적이며, 이러한 흐름에 부합하지 못하면, 영상기자의 미래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한다.   영상제작이 대중화된 현대사회는 촬영이라는 영역을 전문가의 작업에서 대중적이고 일상적인 행위로 변화시켰다. 영상저널리즘은 이미 아마추어와 프로들의 이미지와 영상물들이 섞이는 혼종의 장이 되고 있다. 이와 함께 하이퍼텍스트가 가능한 디지털 플랫폼과 통신기술의 발전은 영상과 텍스트를 선형적으로 배치하던 기존의 틀을 넘어, 탈중심적이고 다관점적이며 즉각적이고 참여적인 새로운 제작방식으로의 변화를 촉발시키고 있다.  큰 반향을 일으켰던 뉴욕타임즈의 ‘이라크에서 전사한 얼굴들(Faces of the Dead in Iraq)’과 같은 주류 언론의 포토에세이나, 7억명의 사람들<7 Billion Others> 과 같은 비선형적 다큐멘터리는 시도된 지 벌써 십여 년이 넘은 낡은 사례가 되었으며, 최근 주류 언론들이 앞다투어 시도하고 있는 클라우드소싱 저널리즘(Crowdsourcing Journalism) 역시 이제 더 이상 몇몇 언론사들이 시도하는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다.   결국, 영상기자들이 새로운 시대의 변화된 커뮤니케이션 방식에 적응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변화된 시대는 영상기자들에게 기획과 프로덕션, 그리고 포스트 프로덕션 전반에 걸쳐 새로운 전문성을 요구한다. 분명한 점은, 새로운 매체의 등장과 이미지의 대중화 시대가 도래했다고 해서 영상저널리즘의 중요성은 변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영상의 생산과 변형, 그리고 유통이 대중화된 디지털 영상매체의 시대라고 해서 ‘사실의 증거’ 로서의 영상의 가능성을 폄하하는 것은 책임을 방치하는 일이다. 다양한 관점과 의견이 홍수처럼 쏟아지는 지점에서 실체를 규명하는 사건의 인용(Quotation from appearances) 으로서 맥락화된 영상의 역할은 결코 축소될 수 없다.   단지, 변화된 시대의 영상저널리즘은 ‘증거로서의 영상’이라는 기계적 중립성에 대한 맹목적 믿음에서부터, 이미지들의 맥락화와 다양한 관점을 반영하는 서사로 그 중심축을 옮겨 놓고 있다. 결국, 이러한 이미지 과잉의 시대에 영상저널리즘의 진정한 가치를 빛내는 작업은 이미지의 중립성 논쟁이나, 이미지의 품질을 논하는 전통적 개념을 넘어, 새로운 매체와 서사전개 방식에 부응할 수 있는 기술적 윤리적 가능성과 그 준비에 달려있다. 영상저널리즘의 재정의와 실천. 이는 이미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하나의 옵션이 아니라 직종의 생존이 걸린 지점이다.  
    2018-03-15
  • 특별기고 한반도 주변 불안정과 달러 위기의 연관성
    한반도 주변 불안정과 달러 위기의 연관성   1999년 유로화 탄생 이후 국제정세 불안정의 이면에는 세계 기축통화인 달러의 위기와 연관성이 깊으나, 우리나라에서는 이에 대한 정밀한 분석이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태다. 그래서 미국의 달러 패권을 둘러싼 통화전쟁과 안보상황과의 연관성 분석을 통해 한반도 위기의 본질을 파악하고 안보위기에 대응할 때 참고할 필요가 있다. 통화전쟁과 세계 불안정 사이의 연결고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오일달러’(Petro-Dollar)와 ‘달러순환’(Dollar-Recycling)의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여기서 순서대로 제시되는 ‘오일달러’와 ‘달러순환’ 메커니즘은 대학에서 가르치지 않는 금기사항으로서 일반인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구조이기 때문에 주의 깊게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유거래 시 달러로 결재(1974년 경 미국-사우디아라비아 간 비밀협약으로 ‘오일달러’ 정착) ‧각국에서 원유 수입을 위한 달러 수요 증가 ‧미국에서 달러 대량 인쇄 ‧달러의 글로벌화 ‧달러 남발로 인한 가치 하락 ‧기축통화 유지를 위해 달러가치 유지 필요 ‧한반도, 중동 지역 등 불안정(전쟁) 유도 ‧원유가격 상승으로 ‘오일달러’ 수요 증가 및 해외 달러 자산의 미국 유입 ‧해외 달러의 미국 국채(안전자산) 및 주식에 투자 ‧유입된 달러로 불안정 지역의 기업 등 자산 헐값에 매입 및 미국의 적자재정 운영 계속   이후 지속적이고 원활한 ‘달러순환’을 위해서는 주기적인 세계 불안정화, 금 가격 조작(금은 달러의 적), 달러의 경쟁 화폐 때리기(유로, 위안화 등), ‘탈달러화’ 방지(중국, 러시아, 이란 등 견제)가 계속된다. 만약 세계 대다수 국가가 원유 등 각종 무역거래에서 달러 사용을 중지할 경우 예상되는 추이는 다음과 같다.   ‧달러 가치 급락 ‧미국인이 국내 소비재 구입 시 높은 가격에 구입 ‧미국인의 삶의 질 저하 ‧현재와 같은 적자재정 불가능 ‧군대 축소 및 해외 기지 폐쇄 ‧‘제국’의 몰락   달러의 위기와 전쟁의 연관성은 미국 전직 고위관리의 주장에서 드러난다. 2015년 6월, 미국의 前 국가안보국(NSA) 및 중앙정보국(CIA) 국장인 마이클 헤이든(Michael Hayden)은 통화전쟁 전문가인 제임스 리카즈(James Rickards)에게 “21세기에 통화전쟁은 전쟁의 가장 기본적인 수단이 될 것”이라고 예언하며 미국과 다른 나라와의 통화전쟁이 진행 중임을 확인했다. 현재 달러 위기를 맞고 있는 미국의 전략은 달러에 도전하는 지역에 군사적 긴장을 악화시키는 것으로서 그 최전선은 바로 중국의 주변국과 중동 지역이다. 주요 타깃은 작년 12월 트럼프 행정부가 발표한 ‘국가안보전략’에서 ‘수정주의’ 국가로 지목된 중국과 러시아다. 한반도 주변국인 두 나라는 ‘탈달러화’를 추진하는 선두국가다. 미국은 두 나라 견제를 목적으로 군사력 강화를 위해 20조 달러라는 심각한 국가부채에도 불구하고 2018년도 국방예산을 540억 달러 증액(전년 대비 10%)한 상태다. 한반도 주변은 중국, 일본, 한국 등 세계에서 달러 보유와 자본이 가장 집중된 지역으로서 불안정화는 달러의 기축통화 유지와 미국의 국익추구에 매우 중요한 지역이다. 그리고 산유국이 많은 중동은 ‘오일달러’ 체제유지에 매우 중요한 곳이다.  두 지역은 안보위기가 발생할 경우 대규모 달러자본 유출 가능성이 높은 곳이다. 미국의 통화전쟁에서 주요 견제대상인 중국의 ‘출구전략’은 ‘오일달러’ 체제 이전 시대(1971년)로 돌아가는 것으로서 에너지와 주요 상품 가격을 달러에서 금-달러 연동제로 전환하는데 있다. 이것이 바로 ‘오일위안’(Petro-Yuan) 체제다. ‘오일위안’ 체제는 궁극적으로 위안화 국제화의 중요한 기반이 된다. 그러나 중국이 ‘오일위안’을 계속 추진할 경우 과거 ‘오일달러’를 이탈하거나 시도한 이라크의 후세인(2003년)과 리비아의 카다피(2012년)가 제거된 사례와 같이 미국은 “중국과 일본이 전쟁을 하도록 부추기거나 북한을 침공하는 등 세계기축통화인 미국달러를 지키기 위해 어떤 것도 할 것”이라는 것이 미국 금융전문가인 맥스 카이저(Max Keiser)의 예측이다. 또한 미국 골드머니연구원 원장인 알라스데어 맥클레오드(Alasdair Macleod)에 의하면, 1990년 대 이후 시작된 북핵과 미사일 위기가 새삼스러운 위기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실험을 이유로 “북한을 [군사적으로] 위협함으로써 한국과 일본에 대한 달러결재 무역과 투자”가 미국 국채로 전환되도록 하는 것이 한반도 위기 조성의 실체라고 주장했다. 결국 한반도 주변 위기가 심화될수록 정세 불안정으로 인해 외국인의 중국 투자도 격감이 불가피 하여 중국경제가 위기로 전락하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미국이 경제적‧군사적 근간인 달러가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고 판단할 때는 달러를 위협하는 상대국에게 강력한 군사적 펀치를 날릴 가능성이 매우 높다. 향후 우리 정부가 주시해야 할 사항은 적어도 세 가지를 들 수 있다. 첫째, 일반적으로 달러 약세가 지속된 이후 미국이 금리인상을 본격적으로 추진 시 한반도 주변상황의 악화를 예상할 필요가 있다. 현재 달러의 상태와 한반도 위기 상황이 거의 일치하고 있다. 둘째, 달러를 위협하고 있는 중국의 부상이 계속되는 한 미국에 의해 지속적인 위기상황이 조성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중국 주변 지역 불안정화를 통한 중국 국력의 분산 전략이다. 특히 중국 동‧서‧남쪽 지역, ‘일대일로 프로젝트’ 참여국, 중국의 에너지 수입 대상국, 親 중국 지역 및 해역이다. 셋째, 앞으로 중국의 ‘오일위안’ 및 위안화 국제화 추진 등에 따른 견제 차원에서 미국은 중국 주변부 불안정화 전략이 더욱 적극적으로 펼쳐질 것이다. 이 경우 일본과 중국의 전쟁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한국도 휘말릴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장회식 뉴욕주립대학교 박사 역사학자·국제정치학자
    2018-03-15
  • KBS 이사회, 고대영 사장에 대한 본격 해임절차
    KBS 이사회 해임제청안 상정 지난 10일 KBS 이사회는 서울 여의도 KBS에서 비공개 임시 이사회를 열고 고대영 사장에 대한 해임제청안을 이사회에 공식 안건으로 상정했다. 129일 동안 지속된 파업을 끝내고 공영방송 정상화가 가능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앞서 지난 8일 여권 추천 이사 5명(김서중·권태선·장주영·전영일·조용환)이 고 사장에 대한 해임제청안을 이사회에 제출한 지 2일 만이다. 이사회는 이날 고 사장에게 오는 15일까지 해임제청안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하도록 요구했다. 또한 고 사장에게 같은 날 임시 이사회에 출석해 대면으로 소명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도 했다. 고 사장 해임제청안 최종 결정은 고 사장의 소명과 함께 15일 임시 이사회에서 다시 논의된다.   KBS 이사회는 ▸KBS 조건부 재허가 합격 점수 미달에 대한 책임 ▸신뢰도와 영향력 추락 ▸파업 사태 초래 및 이로 인한 직무 수행 능력 상실 ▸보도국장 재직 시 금품수수 의혹 등을 해임 사유로 담았다.   현재 KBS 이사회는 여권 추천 이사 6명, 야권 추천 이사 5명으로 구성되어 있어 고 사장 해임은 시간문제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재적이사 11명 중 과반수를 차지하는 여권 인사 6명이 동의하여 해임을 제청할 경우 최종적인 해임은 문재인 대통령의 재가로 결정된다.   그러나 고 사장은 “해임 사유가 모두 억지 주장이며, 사실 관계 파악조차 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주변에서는 오는 15일 이사회에 고 사장이 소명에 임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시각도 많다.   한편 당초 진행을 맡기로 한 이인호 이사장은 모친상을 이유로 참여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변석찬 이사가 이사장을 대신하여 이사회를 진행했다.   김병관 / 인턴기자
    2018-01-12
  • 더불어 사는 '살기 좋은 공간' - 스마트 시티 <下>
      ‘함께 살아가는 방법’   그러면 이런 살기 좋은 공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함께 살아가는 방법은 무엇인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사는 C 씨, 그의 옆집에 사는 아저씨를 그 동네에선 ‘오꾸빠(Okupa, 영어의 Occupy)’라고 부른다.    오꾸빠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하거나, 직장에서 퇴출당하거나 은행에 압류를 당해 파산한 경우, 자신이 사는 집, 또는 비어있는 집에 무단으로 거주하면서 집주인 또는 은행에 집세를 내지 않고 사는 사람을 지칭한다. 바르셀로나시 산하의 사회복지 단체 UCER(Unidad Contra la Exclusión Residencial)는 이런 사회적 약자 오꾸빠들이 필요로 하는 전기와 수도 그리고 주거를 유지하기 위한 협상을 지원하고 도와주는 단체이다. 2015년에는 2천 6백 6십만 유로의 투자로 591개의 보조금이 주택 개혁을 위해 지급되었다.    다른 나라에서는 보기 힘든 이 오꾸빠를 구제해주는 것은 비단 지방정부와 시민단체의 역할로 가능한 것은 아니다. 오꾸빠는 각종 공과금을 내지 않기 때문에 주거시설에 대한 수리를 요청하는 보험에서도 보장을 받지 못한다. 따라서 오꾸빠를 이웃으로 두고 있는 사람들은 그 집이 고장 나서 자신의 집에 피해를 줘도 자비로 처리해야 한다. 때문에 오꾸빠를 퇴출하지 않고, 이웃으로 같이 살아가는 것은 존경스러운 그 지방 주민 스스로가 그렇게 선택해서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이다. 이런 바르셀로나에도 미래에 대한 걱정은 산재해 있다. 차량소음과 공해로부터 보호하고 특정 지역에서 보행자와 자전거 같은 이동수단을 안전하게 장려하고, 주거 환경을 개선하는 슈퍼블록(Super blocks) 구역을 지정했지만, 일부 시민의 반대 목소리가 들려오고 있다. 이런 경우, 사회적 합의를 위해서 주민의 요구를 충분히 수용하는 시민참여 방법이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의 의견이다.   영국과 같이 ‘시민참여 정책 결정’ 선도 국가는 각종 위원회에 전문가 그룹 안에 인문계 학자를 포함해 자칫 기술 중심의 개발 정책을 경계하고, 인문학적, 철학적 고찰을 통해 전문가 의견을 탄탄하게 구성한 다음 시민참여단의 토론과 합의를 끌어내는 전통을 갖고 있다. 이런 시민참여단의 모습이 최근 우리나라에도 선보였다. 바로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가 그것이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슈퍼 블록과 주민반대 현수막   네덜란드에서도 이와 비슷한 임대인 보호 정책이 있다. 암스테르담시 바론(Ger Baron) 최고기술 책임자(CTO)는 그들의 정책이 4차 산업에 접어들면서 시의 복지 정책은 보호(Care)에서 도움(Help)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한다.   암스테르담에서도 임차인이 3달 동안 집세를 내지 못하면 쫓겨날 수밖에 없지만, 시에서는 은행과 공동으로 협력해서 임차인이 2달 동안 집세를 못 내면 은행에서 독촉장을 보낼 때, 시에서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안내문을 같이 보내어 임차인을 도와줄 수 있다고 한다.    위 사례는 과거 우리가 겪었던, 전 재산인 현금 70만 원을 집세와 공과금으로 놔두고 “정말 죄송합니다.”라는 메모를 남기고 자살한 2014년 ‘송파 세 모녀 사건’을 떠오르게 한다. 세상에 빚을 지기 싫다며 꼬박꼬박 공과금을 제때 내왔던 이들에게는 정부가 취약계층을 발굴해 지원하는 제도가 허사가 되었던 아픈 기억이 있다. 그들이 현재의 네덜란드에 살았더라면, 결과가 바뀌었을까? 아니면 미래에는 가능할까?    ‘미래의 복지정책과 해법’ 제4차 산업 시대를 사는 현재의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영국의 Future City Catapult의 프로젝트 중 하나인 북아일랜드 도시 벨파스트 프로젝트에서 어떤 기대를 해볼 만하다.    이 프로젝트에는 구체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개인의 문제를 다루고 있지는 않다. 다만 시에서 사용되는 데이터인 전기, 상수도, 하수도, 일반 이동시간, 직장 이동시간 데이터를 추적해서 세금을 탈루하는 기업을 추적하고 세금을 추징하는 프로젝트다. Future City Catapult의 Belfast 프로젝트 기존데이터는 기업데이터로 여러 개의 센서를 설치해서 모집했고, 시간당 전기량이 아니라 전력공급 가능량을 의미하는 것으로 물과 전기를 5년, 15년 후까지도 얼마가 필요할지를 예측하고 알려줄 수 있으므로 어떤 설비를 만들지 기업과 도시 전략 계획 팀이 결정할 수 있게 하는 프로젝트이다.   이 프로젝트는 상업화를 전제로 구체적으로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해서 시에 도움을 줄 것인가를 기획한 프로젝트이지만, 그 알고리즘은 개인의 데이터와 공공데이터를 활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방향만 바꿀 수 있다면, 어려움에 부닥친 위기의 가정을 찾아내는데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먼저, 전기와 상하수도, 가스, 폐기물 등의 데이터는 Catapult에서 사용했던 방식으로 접근하고, 은행의 각종 데이터는 암스테르담시가 협력했던 방식으로 입·출금 내용, 카드사용 내용에 덧붙여서 건강보험 자료인 의료비 지출내용을 포함한다면, 각 가정에서 필요한 에너지 소비량과 가계 예산이 산출되고, 이상 징후가 나타날 경우, 제4차 산업의 데이터 정보에서는 그 가정에 어떤 일이 발생하는지 지켜볼 수 있게 된다. 그러면, 지방정부의 사회복지 담당자가 그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게 방문할 수 있을 것이다.   Catapult는 시(City)와 도시 IOT 프로젝트를 향상하고 발전시키고, IOT 플랫폼을 연결해서 기업들이 함께 일하는 프로그램을 만들려고 하고 있는데, 한국에서는 전자부품 연구원, 성남시, 서울특별시가 파트너로 선정되어 있다.   이제 제4차 산업 아래에서 송파 세 모녀와 같이 자신은 어렵지만, 남에게 폐를 끼치기 싫었던, 그래서 더 가슴 아픈 사연의 우리 이웃 이야기를 뉴스에서 접하지 않아도 될 날이 다가오고 있다.   다가올 미래, 우리가 해야 할 일   제4차 산업은 전 세계적인 공감대가 형성되고, 그 실험 무대가 스마트 시티로 귀결되고 있다. 스마트 시티는 인간의 확장인 도구에서 공간을 도구로 사용하는 가시적인 공간실천 모형이 될 것이다. 그 때문에 인간이 이동하고, 생각하며, 교류하는 것 모두가 스마트 시티에 같이 적용되고 운용될 것이다. 그래서 그것의 최종 목적이 살기 좋은 공간, 행복한 공간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면 산업의 변화와 도시의 변화는 즐거운 것이 될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부와 권력, 자본의 불균등을 해결하지 못한 채 지리적 불균등 발전이 가속화된다면, 우리의 미래 경쟁자는 기계 속 보이지 않는 가상의 데이터와 싸우는 힘든 전투가 될 것이다.   예전의 발터 벤야민이 ‘기술복제 시대의 예술’에서 예견한 기술발전에 따라서 공산주의가 했던 ‘예술의 정치화’, 파시즘이 했던 ‘예술의 심미화’에 영향을 미치게 한 것과 같이 말이다.   그래서 우선순위에 공간은 희망을 담고 있어야 하며, 공간이 생산한 모든 생산물은 공동의 생산물이 되어야 하고, 최대한 기본 생산을 균등하게 분배받는 것이 앞으로 다가올 4차 산업과 살기 좋은 공간으로서의 스마트 시티가 목표로 전진해야 할 방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김종완 / YTN 후원 : 한국언론진흥재단
    2018-01-11
  • Into the sea, Under the sea
    바다 속 첫 경험은 그리 유쾌하지 못했다. 신혼여행에서 처음 해보았던 체험 다이빙은 나에게 아픔이라는 기억만 안겨주었다. 호주 바다의 아름다운 산호가 곳곳이 펼쳐있었지만, 귀의 통증과 마음대로 움직여지지 않는 몸의 부자연스러움은 공포로 다가왔다.   강한 모습을 보이고자 포기할 수 없었던 새신랑의 다이빙은 과도한 이퀄라이징(코를 막고 바람을 불어 기압으로 인한 귀막힘을 해결하는 방법)으로 코피를 불러왔고, 지금까지 바다 속은 내가 갈 곳이 아니다 라는 기억만 안겨주었다. 바다 기억을 그렇게 끝내고 싶지 않았다. 다가가 보지 못한 바다 세계를 조금 더 알고 싶었다. 9월 11일 흥분과 두려움, 두 마음을 안고 속초로 향했다. 입사하고 10여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이런 저런 이유로 단 한번 참여하지 못했던 수중 촬영 교육의 기회는 40살이 넘어서야 나에게 다가왔다.   현장에서 보던 반가운 얼굴들, 그리고 지리적 환경으로 이제야 처음 뵙는 타사의 카메라기자 선후배 동료들이 모였다. 동질감.... 카메라라는 매개체로 언제나 따뜻하게 모일 수 있는 우리는 카메라 기자다. 길게 20년, 짧게는 3~4년 그 위험한 현장을 누비며 다녔던 우리들은 바다라는 출입처를 뚫기 위해 이곳에 모였다. 그리고 동해의 바다 바람은 곧이어 다가올 두려움을 잊으라는 듯 시원하게 불어왔다. OPEN WATER 과정 5명, 스페셜티 과정 9명, 총 14명의 3박 4일 일정은 짐도 풀기 전에 바로 시작되었다. 도착하자마자 장비를 챙겨 입고 바로 바다 속으로 뛰어드는 9명의 모습은 나에게 놀라울 따름이었다. 나도 바다 속으로 들어갈 수 있을까……. 무섭다. 두렵다.... 만감이 교차했다. 오픈워터 다섯 명, 잊을 수 없는 동료들이다. 극한의 공포와 생사의 갈림길에서 함께 했던 네 명은 오래오래 잊을 수 없는 이름이 되었다. 이론 수업 후 실내 풀장 교육을 시작으로 3박 4일 일정은 시작되고, 스킨스쿠버는 내 인생에 조심스레 발을 들여놓는다. 처음으로 슈트를 입는다. 가슴을 죄여오는 슈트의 탄력이 내 마음까지 눌러왔다. 산소통을 부착하고 수경을 쓰고 물속으로 뛰어든다. 풀장이지만 역시나 무섭다. 물속에서 산소호흡기 떼고 다시 넣기, 수경 쓰고 벗기, 부력조끼 벗었다가 다시 입기 등 타이트한 교육은 물속의 공포를 떨쳐버리기도 전에 계속 되었다. 수경에 습기는 계속 차고 시야는 흐려진다. 호흡은 가퍼지고 몸은 말을 듣지 않는다. 초짜 다섯 명은 서로를 응원하며 물속에서의 자신감을 조금씩 찾아간다. 다음날, 드디어 가까운 바다로 들어갈 준비를 한다. 수심 3미터.... 고작 3미터는 30미터 같은 깊이로 느껴진다. 어깨를 눌러오는 산소통의 무게와 걸음을 걸을 수 없게 만드는 오리발은 더욱 공포를 가중시킨다. 과연 할 수 있을까? 다섯 명의 얼굴엔 초조함이 느껴진다. 드디어 다이빙.... 바다 속 설치된 줄을 따라 교육 위치로 이동한다. 엄마 손을 놓지 못하는 어린 아기처럼 그 끈을 놓을 수 가 없다. 약 한 시간 동안 바다 속에서 머물렀다. 이퀄라이징도 되는 듯 하고, 수경에 차는 습기도 제거할 수 있고, 몸도 왠지 마음먹은 대로 움직일 수 있을 듯하다. 이제 다이버가 된 듯 한 착각을 잠시나마 하게 된다. 다음날 닥쳐올 일은 예상하지 못한 채.....   몸은 녹초가 되었다! 즐겁게 저녁식사를 하고 숙소로 돌아오니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 맥주 한 캔으로 긴장을 달래고 훈련소 훈련병 마냥 깊은 잠속으로 빠져든다. 다음날 드디어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간다. 30여분의 항해가 왜 이리 긴지...... 약간의 멀미도 동반한다. 전날 바다 훈련만큼 하면 되겠지 하는 생각은 도착하고 입수하자 무너진다. 첨벙~~ 발밑에 아무것도 안 보인다. 부력조끼에 바람을 빼니 몸은 가라앉는다. 귀가 아프다. 지금까지의 통증과는 차원이 다르다. 시야도 안 보인다. 멘붕이다. 올라가고 싶다. 들어 간지 1분도 안 돼 패닉 상태다. 극심한 고통에 이퀄라이징을 하니 약간 귀가 편안해진다. 그래 일단 강사 쌤을 따라 들어가 보자....  몸이 말을 안 듣는다. 바람을 빼면 쭉 가라앉고, 조금만 바람을 넣으면 몸이 훅 떠오른다. 게이지 체크를 하니 수심 10m가 넘었다. 올라가려면 5m 안전 정지도 해야 하는데....  배운 것이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는다. 잡을 것이 없어 바다 속 바위를 손으로 만진다. 뭔지 모르지만 날카롭다. 손이 따끔하다. 정신없는 첫 바다 체험은 끝났다. 첫 화생방을 끝내고 나온 이등병 마냥 정신이 하나도 없다. 그래도 무사히 귀환할 수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 몸은 만신창지만 성취감을 느낀다. 이렇게 스킨스쿠버가 힘들 줄이야....... 이렇게 무서울 줄이야.... 점심을 먹고 오후 마지막 다이빙을 할 것인지 말 것인지 오픈워터 수강생의 의견이 갈린다. 오픈워터 교육생들 모두 정신은 안드로메다로 떠나버렸다. 그래도 우리는 포기를 모르는 전우! 다 함께 다시 바다 속으로 뛰어 들기도 했다. 스페셜티 과정생 모두와 함께 마지막 다이빙에 나선다. (가수 하림씨도 동참)   이번 교육의 마지막 다이빙, 아직까지 바다 공포는 없애지 못했다. 마지막 다이빙에서 결판나리라. 장비를 챙기고 교육생 전부 배에 오른다. 역시나 스페셜티 과정 전우들은 여유가 넘친다. 멋.... 있....다.....  우리 오픈워터 과정의 듬듬한 지킴이자 리더 이병주 선배가 있기에 여기까지 왔다. 그 사람이 멋있게 보이다니.... 저 여유, 저 아우라.... ㅋㅋ 오래 살고 볼일이다.   배를 타고 맨해튼 포인트에 도착. 하나 둘 멋지게 점프한다. 나도 점프~~~~ MBC 구본원 기자의 조언대로 들어가는 동시에 이퀄라이징을 하면서 입수하니 오전 같은 고통은 느끼지 못했다. 몸의 부자연스러움은 어쩔 수 없지만 바다 속 광경이 조금씩 눈에 들어온다. 바다 속에서 플랜카드를 펴고 기념사진을 찍는다. 그 사진의 일원이 될 수 있다니 뿌듯하기만 하다. 그리고 공정방송 투쟁을 외친다! MBC, KBS 모두 무사히 적폐를 몰아내고 무사히 파업 복귀하기를 다함께 빌어본다.   조교를 졸졸 따라 바다 속 체험을 시작했다. 아름답다. 동남아의 푸른 바다는 아니더라도 처음 느껴보는 바다의 신비에 빠져든다. 깊이 20m를 찍어본다. 뿌듯하기 그지없다. 정신없이 헤매다 보니.... 어느 덧 나 혼자 있다. 다들 어디 갔지? 산소통 게이지를 보니 50바가 남았다. 70바에는 올라갈 준비를 해야 하는데 이를 어쩐다. 당황스럽다. 그래도 동공을 확대하고 주변을 스캔, 여유로워 보이는 누군가에게 다가가 나의 산소통 게이지를 보여줬다. 그 다이버를 따라 5m 안전정지를 하고 상승... 배에 오르니 산소통 게이지 0!!! 큰일 날 뻔 했다. 제대로 사고 칠 수 있을 뻔 한 순간이었다. 다시 한 번 그 듬직했던 다이버 SBS 김승태 군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그렇게 모든 교육은 끝났다. 이제야 바다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는데, 더 이상 들어갈 수 없다. 마지막 다이빙으로 막연했던 두려움을 날릴 수 있었다. 나에게 공포를 주었던 호주 바다여 기다려라!! open water diver가 제대로 즐겨 주리라....   끝으로 투쟁 중에 참가하신 KBS 김수용, 고명기 선배, 역시나 힘든 투쟁을 또 하고 있는 MBC 김경락, 그리고 듬직한 SBS 최대웅! open water 과정을 함께 할 수 있어 영광이었습니다!   조성진 / OBS 
    2018-01-10
  • 영상 부문 콘트롤타워 재건... '기본'으로 돌아가 공정하게 보여줄 것
    홍우석 MBC 뉴스콘텐츠 센터장 지난 7일 최승호 신임 사장 선임을 신호탄으로 MBC가 조직 재건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공정방송 회복, 프로그램 제작 지원 강화, 조직 슬림화, 뉴미디어 디지털 사업 강화를 목표로 조직 개편도 단행한 상태다. 특히 MBC는 공정방송 회복을 위한 방안으로 보도본부 안에 뉴스콘텐츠 센터를 신설했다. 뉴스콘텐츠센터는 2012년 해체한 영상취재부의 기능과,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서 영상 영상 자료의 운용을  담당하게 된다. 뉴스콘텐츠센터는 과연 지난 5년의 세월을 딛고 새로운 'MBC호'에 걸맞은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까? 영상 취재 부문의 콘트롤타워를 책임질 홍우석 뉴스콘텐츠센터장을 지난 22일 서울 상암동 MBC 보도국에서 만났다. 지난 2012년 여름 보도국 영상취재부가 해체된 지 5년 만에 영상취재 부문의 조직이 원상화되었다. 감회가 남다를 텐데 소감이 어떤가. '김장겸 시대'로  돌아가는 게 아니기 때문에 '복원'이 아니라 '재건'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동안 워낙 사적, 개인적으로 운용되면서 조직이 해체된 상태였기 때문에 소회는 기쁘다기보다는 허탈하다. 하지만 여기서 멈출 수 없고 조직도 생겼으니 어떻게해서든 정상화시켜야겠다는 생각이다. ‘영상 부문’이라고 하면 취재 시스템, 장비 관리, 영상 자료 활용까지 한 곳으로 통합해 관리해야 하는데, 이번 조직개편에서는 이 부분까지는 이뤄지지 않았다. 보도제작국에 시사영상부가 따로 있는데, 자료나 인력, 장비 등이 통합 운영돼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시사영상부와 합해 보도본부 안에서 운영할 수 있도록 만들어 가야 한다. 옛 체제로 복원된 것은 맞는데 영상 부문이 완전히 통합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 우리 조직의 필요성을 입증하고, 통합 운영을 위해 조직을 확대하는 게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줘야 할 것 같다.   5년 만에 조직을 추슬러야 하는 상황이라 어려움이 많을 것 같다.   콘트롤타워 부재의 가장 큰 문제는 미래 계획을 세우지 못한다는 것이다. 뉴미디어 시대에 대한 장비와 인력이 전해 준비돼 있지 않다. 현재 상태를 유지하기는커녕 미래 계획도 세우지 못하니 경쟁력에서도 뒤처지는 게 당연하다. 특히 인력 구조가 심각하게 왜곡됐다. 2011년 이후 영상 취재 쪽에서만 18명의 인원이 퇴직 등의 이유로 감소했는데,  (정규직) 신규 채용이 전혀 없었다. 이 빈 자리에 공채가 아닌 방법으로 대체 인력이 들어왔다. 이들은 영상 기자의 일 가운데 특정 부문, 예를 들어 뉴스 가치를 판단하지 않고 상부의 지시대로 개더링을 주로 한다. 왜곡된 인력 구조를 바로잡기 위해 내년 초 신입과 경력 기자를 적극 채용할 예정이다. 장비도 큰 문제다. 단순 유지보수만 해서 노후화돼 있다. 신기술 장비는 전혀 없고, 이에 대한 장기 계획도, 교육도, 투자도 없었다. 새로운 환경에 맞게 장비를 구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영상취재·편집’이 아니라 ‘뉴스콘텐츠센터’로 이름이 바뀌었다. 이는 기존 보도영상 취재·편집 부문의 콘트롤타워 기능에서 역할이 더 확장된 의미로 보이는데, 뉴스콘텐츠센터의 업무에 대해 구체적으로 얘기해 달라.     뉴스콘텐츠센터는 뉴스콘텐츠취재1부, 뉴스콘텐츠취재2부, 뉴스콘텐츠편집부 등 3개 부서로 이뤄져 있고, 뉴스콘텐츠취재2부에는 디지털뉴스팀이, 뉴스콘텐츠편집부에는 디지털아카이브팀이 있다. 일단 부문 이름을 ‘영상취재·편집’이 아니라 ‘뉴스콘텐츠센터’로 바꾼 만큼 기존의 스트레이트 영상 취재와 편집 업무는 물론  ‘영상 자료를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재사용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과 해답을 내놓아야 하는 상황이다. 단순히 뉴스 중심의 리포트를 포장하는 게 아니라, 뉴미디어 환경에 맞게 재가공해 ‘원 소스 멀티 유즈(One-Source Multi-Use)’를 통해 영상 자료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것도 우리의 업무 가운데 하나다. 영상취재부가 현장성을 강조한 의미가 컸다면, 지금은 보도 영상 측면에서 기획, 취재, 현장에서의 영상 취재, 포스트 프로덕션, 영상 자산에 대한 관리·운영 등 보도 영상 전체를 책임지는 센터라고 보면 된다.   현재 보도영상 콘텐츠의 영향력은 더욱 커지고 있고, 파급 효과 또한 마찬가지다. 그런데 지난 몇 년 동안 MBC 뉴스에 대한 신뢰도는 크게 떨어졌다. 이에 대한 내부의 진단은 어떻고, 신뢰 회복을 위한 방안으로는 무엇이 있는지?   자기가 일하는 방송사의 뉴스를 보지 않을 정도로 조직이 망가져 있었기 때문에 영상 부문뿐만 아니라 뉴스 시스템 전체를 복원하는 게 가장 큰 과제라고 본다. 뉴스가 제대로 정상화되려면 우리 부문 역시 경쟁력을 회복해야 한다. 우리의 가장 큰 원칙은 그동안 왜곡한 것들, 저널리즘 측면에서 보지 않고 화려하기만 한 포장지 역할을 했거나, 보도와 맞지 않는 취재나 편집을 했던 과거에서 벗어나 ‘기본’으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지난 5년을 돌아보면, 왜곡된 보도 영상들이 있었다. 이것은 참과 거짓이라는 가치 판단의 문제가 아니라, 사적 이익에 따라 재가공해 왜곡하고 악용한 ‘범죄 행위’라고 본다. 앞으로는 우리가 보여주고 싶은 게 아니라, 시청자가 보고 싶어 하는 것을 가장 공정하게, 제대로 보여줄 것이다.   조직 개편 이후 달라진 점이 있다면?   영상 부문을 담당하는 부서가 없을 때는 지시에 의한 수동적 움직임이 많았고, 의욕을 잃고 자괴감도 컸다. 그런데 센터가 생긴 이후로 영상 구성 아이템을 내는 등 자발적으로 적극 나서고 있다. 제천 화재 참사를 보더라도, 취약 시간대에 발생한 데다  지역MBC들이 아직 제작거부 상태라 네트워크 구성이 안 돼 있어 제보 영상이 가장 중요했는데, 구성원들이 스스로 자기 일이라고 생각해 온갖 네트워크를 동원해 영상 자료를 확보했다.   뉴스콘텐츠센터장으로서 앞으로 MBC와 지역MBC 간에 네트워크 회복도 중요해 보이는데, 이를 위한 복안이 있다면?   MBC는 본사-계열사 구조인데, 네트워크의 힘이 가장 강했다. 그런데 컨트럴타워가 없으니 네트워크가 다 끊겼고, 근근이 유지되는 것이라는 게 파업 와중에 집회 장소에서 얼굴을 마주치는 정도였다. 이걸 다시 조직해야 하는 상황인데, 내부가 어느 정도 추슬러지면, 보직자 위주로 광역별로 간담회도 하고, 계열사 영상 책임자 회의를 정례화하고, 전체를 아울러서 네트워크의 힘을 키울 회의나 세미나 등도 진행할 계획이다. 안경숙 기자
    2018-01-10
  • 다가오는 '본격' 지방자치시대 지역방송사, 무엇부터 준비해야 하나?
    문재인 정부는 지방자치의 활성화를 위해 ‘연방제’ 수준으로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였고, 실제로 정부내 이를 실현시킬 구체적 법과 제도를 강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정부의 의존도를 낮추고 지방의 균형발전을 위한 문재인 대통령의 의지는 확고하다.   지방정부에 그 권한이 많아지면 지역방송사의 역할도 비례하여 강화될 것이다. 문제는 현재의 지역방송사들의 제작인력, 제작방식으로는 본격적인 지방자치시대를 준비하는데 한계와 심각한 문제점을 노출시키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특히 지역방송사는 ‘인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지방자치단체에서 일방적으로 제공하는 홍보영상에 의존하는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 이것이 일종의 관행으로 정착하여 방송윤리강령에 위배되지만 아랑곳하지 않는 심각한 도덕적 불감증에 빠져있다는 사실조차도 무시되고 있는 실정이다.   지역 방송사의 카메라 기자들은 “매일 3~4 꼭지 중 그날 발생된 뉴스가 적어도 2~3개일 경우 최소 한 명의 카메라 기자가 오전과 오후를 할애해 커버해야 하는 분량을 인력 운용의 효율성이란 이유로 시⋅군에서 촬영한 영상을 제공받아 방송되고 있는 실정이다”라고 한국방송카메라기자협회는 전했다.   이런 현상은 단순히 지역방송사가 지자체로부터 영상자료를 의존하는 것에 그치지않고 병원, 대학교 등 주요 취재처로부터 제공받은 영상으로 뉴스나 다큐 프로그램에 활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방송제작 인력이 부족할 경우, 필요한 영상을 제공받는 것이 무슨 문제가 있느냐고 반문할 수 있다. 왜 심각한 문제가 있는지, 그 대안은 무엇인지 정리하려 한다.   가장 큰 문제는 방송법이 강제하는 공정방송, 자율방송에 위배되기 때문이다.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객관성과 공정성 부분을 보면 분명히 명시돼있다. 심의규정 제9조 1항은 “방송은 진실을 왜곡하지 아니하고 객관적으로 다루어야 한다.” 제2항은 “방송은 사회적 쟁점이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된 사안을 다룰 때에는 공정성과 균형성을 유지하여야 하고 관련 당사자의 의견을 균형 있게 다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처럼 방송은 중앙, 지방 할 것 없이 ‘공정성과 균형성, 객관성’을 강조하며 출입처가 제공하는 영상이나 자료를 일방적으로 수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자체 제작하지 않고 특정 부처에서 제공하는 영상물은 공정성과 객관성을 담보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방송의 생명은 공정성인 만큼 이 정도의 규정에도 부족하다고 판단해서 아예 지자체나 주요 출입처의 영상자료를 그대로 활용하는 것을 못하도록 직접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방송심의규정 공정성 제1조 제4항에는 “방송은 당해 사업자 또는 그 종사자가 직접적으로 이해당사자가 되는 사안에 대하여 일방의 주장을 전달함으로서 시청자를 오도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하고 있다.   지자체 등 주요 출입처에서 제작한 사진 등 동영상물을 전달받아 뉴스에 활용한다는 것은 정상적인 방송사라면 엄두를 낼 수 없는 일이다. 취재인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시골 군지역까지 가서 취재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영상자료를 제공받는 것은 이처럼 방송의 자율성과 공정성을 심대하게 위배될 원천적 문제를 안고 있다.   또한 이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방송사들이 취재처에서 제공받은 영상물에 대해 ‘출처명시’를 분명히 하지 않아 시청자들이 혼란에 빠진다는 점이다. 중앙방송사들조차 자체 촬영한 영상물인지, CNN 제공 화면인지, 미국 국방성에서 제공한 홍보영상물인지 출처를 명기하지 않아 시청자를 혼란에 빠트린다.   이는 시청자에 대한 정직한 서비스를 하지 않는 것으로 방송사들은 여론을 왜곡시킬 위험성이 있다고 판단하여 역시 방송심의규정은 금지하고 있다. 방송심의규정 제2절 객관성 부분, 제15조 제1항과 제2항, 출처명시에는 아래와 같이 규정하고 있다.   “제1항 방송은 직접 취재하지 않은 사실 또는 다른 매체의 보도를 인용하거나 자료를 사용할 때에는 그 출처를 명시하여야 한다. 제2항 방송은 보도내용의 설명을 위하여 보관 자료를 사용할 때에는 보관 자료임을 명시하여야 한다. 다만 시청자가 보관 자료임을 일반적으로 알 수 있는 경우에는 예외로 한다.”   이렇게까지 출처를 명시하도록 밝히라는 주문은 방송서비스의 객관성과 정직성을 담보하여 국민에 대한 정확한 서비스를 하여 여론왜곡이나 진실호도를 원천적으로 배제하기 위한 것이다. 이런 방송제작정신은 특히 영상물을 외부로부터 전달받아 사용할 때 반드시 지켜야 할 규정이 되고 있다.   전 세계 공영방송의 교과서로 불리는 BBC 역시 방송윤리강령과 BBC 프로듀서 가이드라인 등을 통해 영상제작의 객관성과 불편부당성, 정직한 서비스를 강조하고 있다. 지자체 등 주요 출입처의 영상물 제공과 같은 일은 상상할 수 없기 때문에 여기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않고 있다. 대신, BBC 방송가이드 라인 불편부당성(Impartiality) 분야 ‘사실, 허구의 표시’ 조항을 보면,  “시청자의 드라마 성격을 알려주기 위해 안내고지, 예고편, 홍보자료를 이용할 때는 특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 사실과 허구가 중첩될 때 그것을 잘 인식하도록 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것은 ‘홍보자료’ ‘외부에서 제공하는 영상자료’ 등을 활용할 때 시청자가 오판을 하지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한국의 방송윤리강령이나 방송법 등에서도 이런 기본적인 규정과 요구가 존재한다. 다만 그 차이점은 선진국은 그런 윤리강령을 제작에 직접 활용하는데 반해 한국은 외부에 보여 주기식으로 선언적 의미에 그치고 제작에서는 제작비, 취재비를 절감하고 서로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적당히’ 넘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더 분명한 차이점은 영국에서 방송윤리강령 등 자율규정을 지키지 않아 법적인 문제로 비화될 경우, 혹독한 댓가를 치루게 된다는 점이다. 강력한 타율규제라는 법이 자율 규정을 뒷받침하는 모양새다. 한국은 자율규정 쯤은 지키지 않아도 현실적으로 별 문제가 없다. 이를 규제하는 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실질적으로 유명무실하여 존재감이 없기 때문이다.   국내 방송의 편파성, 불공정성, 불법성 등 방송제작의 독립과 자율성을 심의하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그동안 주어진 역할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해 실질적으로는 현재와 같은 문제를 키웠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대안은 매우 간단하다. 방송통신심의원회가 방송의 잘못된 관행을 바로 잡고 국민에게 정직한 방송서비스를 하도록 규정을 적용하면 된다. 방송통신 심의 규정을 지키지 않아도 별 문제를 삼지 않을 때는 지금처럼 지자체나 출입처에 의존하게 되는 유혹에 빠지는 법이다.   그 전 단계에서 한국방송카메라기자협회 등이 선제적으로 보다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방송제작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대비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 방송같은 언론은 타율규제보다 자율규제에 맡기는 것이 선진국의 공통된 특징이다.   따라서 본격적인 지방자치시대를 맞아 지역방송사의 자율성과 독립성, 그 품격과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라도 한국방송카메라기자협회 같은 직능단체들이 주도적으로 나서서 방송제작 가이드라인과 방송윤리강령 등을 논의, 강화하는 일이 급선무다.   정보화 사회의 부작용으로 가짜뉴스, 유사뉴스가 범람하고 있다. 간접광고조차 현실화되는 상황에서 진실과 허위, 정보와 홍보가 혼재하고 있다. 이를 가려주고 감시해야 할 지역의 방송사들이 인력부족, 예산부족이란 이유로 주어진 권한과 책임을 소홀히 한다는 것은 방송종사자의 책무를 유기하는 것이다.   방송통신위원회가 나서기 전에 한국방송카메라기자협회 등이 먼저 나서야 하고 이 보다 더 먼저 심각성을 인지해야 하는 곳은 방송 종사자 개개인이다. 이들의 목소리가 모여 각방송사 자체 윤리강령을 만들고 그것이 모여 방송영상물 제작가이드 라인과 윤리강령이 만들어지는 것이 순리가 될 것이다.    김창룡 / 인제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
    2018-0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