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9회 이달의 영상기자상 수상소감>

문화·스포츠보도 부문 - JTBC 정상원
경기 결과의 숫자를 넘어,
현장의 온기를 렌즈에 담다
"코레아노! 에르마노! 야 에레스 멕시카노! (한국인! 형제여! 당신은 이제 멕시코 사람입니다!)"
2026년 여름, 북중미 월드컵의 뜨거운 열기 속에서 멕시코 현지 취재를 진행하는 동안 렌즈 너머로 가장 많이 들었던, 그리고 가슴을 가장 뜨겁게 만들었던 말이다.
스포츠 뉴스란 대개 전광판에 새겨지는 스코어, 승자와 패자의 명암, 그리고 정량화된 데이터들로 채워진다. 그러나 현장에서 마주한 월드컵은 단순히 '승패'라는 두 글자로
요약될 수 없는 거대한 문화적 교감과 뜨거운 열정의 장이었다.

JTBC 취재진이 기획한 '2026 북중미 월드컵 관련 밀착카메라'는 바로 이 지점, 경기 결과 중심의 기존 보도를 넘어 개최국의 생생한 문화와 그 속에서 피어나는 우리 대표팀과 응원단의 감동적인 서사를
시청자의 안방으로 고스란히 배달하겠다는 도전에서 출발했다.
이번 취재는 영상기자로서의 정체성과 역할을 다시금 정의하는 치열한 과정이었다. 단순히 현장을 스케치하고 취재기자의 멘트를 받쳐주는 수동적인 촬영 업무에서 벗어나, 아이템의 기획 단계부터
컨셉 설정, 촬영 동선 설계에 이르기까지 제작 전 과정에 능동적으로 참여했다. 멕시코 현지의 제한된 취재 환경과 촉박한 일정은 끊임없는 압박이었지만, 카메라를 들고 거리로 나설 때마다
우리를 향해 환호하며 품을 내어주던 멕시코인들의 환대, 그리고 그 먼 땅에서 누구보다 뜨겁게 대한민국을 외치던 이들이 있었기에 지칠 겨를이 없었다.
특히 이번 밀착카메라의 뷰파인더를 가장 붉고 뜨겁게 물들인 것은 다름 아닌 '우리 사람들'이었다. 지구 반대편 낯선 타국 땅에서도 변함없이 한국을 사랑하며 가슴 졸여온
교민들의 눈물 어린 응원, 그리고 한국에서부터 수만 킬로미터를 날아와 멕시코 현지의 거대한 함성 속에서도 결코 기죽지 않고 "대한민국"을 외치던 붉은악마의 열정은
카메라 렌즈를 통해 고스란히 온기로 전해졌다. 광장과 경기장을 가득 메운 붉은 물결과 그들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순간순간마다 영상기자로서 깊은 전율을 느꼈다.
단편적인 스포츠 보도에서 한 걸음 나아가 축제 그 자체와 사람을 조명하고자 했던 이번 취재를 위해 미러리스를 메인캠으로 정하고 액션캠과 360도 카메라 등 다양한 특수촬영
장비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붉은악마와 교민들이 만들어내는 폭발적인 에너지, 그리고 한국 취재진과 응원단을 형제라 부르며 손을 맞잡아오던 멕시코 시민들의 눈빛을 가장 입체적이고 몰입감 있게
담아내기 위한 선택이었다. 촬영 이후에는 특수카메라 영상의 편집과 리포트 전체의 색보정을 직접 수행하며 완성도를 높였다. 색 하나, 프레임 하나에도 멕시코 특유의 강렬한 색채와 우리 응원단의
붉은 열정이 조화롭게 묻어나도록 만들기 위해 매달렸다. 이는 단순히 보기 좋은 영상을 만들기 위함이 아니라, 시청자가 마치 현장에서 함께 교민, 붉은악마와 어깨동무를 하고 "에르마노!"를 외치는 듯한
생생한 현장감과 독창적인 스토리텔링을 구현하기 위한 영상기자로서의 고집이었다.
외부 기관이나 제작 지원 없이 취재진 스스로의 힘으로 기획·취재·제작을 완료했기에, 어떤 제약도 없이 오롯이 현장의 진실된 교감과 응원의 감동만을 카메라에 담아낼 수 있었다. 시청자들에게 월드컵을
바라보는 시각의 폭을 넓혀주고, 타 매체와 차별화된 독창적인 영상으로 저널리즘의 가치를 올렸다는 점은 큰 보람이다.
카메라의 뷰파인더는 세상을 보는 창이다. 그 창을 통해 우리가 진정으로 바라보아야 할 것은 전광판의 숫자가 아니라, 그 숫자를 만들어내기 위해 달리는 이들과 타국에서도 한마음으로 울고 웃으며
이방인까지 형제로 품어주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것을 이번 북중미 월드컵 현장은 다시 한번 일깨워주었다. 앞으로도 현장의 숨은 온기와 진심을 찾아내고, 그것을 가장 진실된 영상으로 기록하는
영상기자로서의 소명을 묵묵히 이어 나가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