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자협회, 언론단체와 재난보도준칙 제정
-공청회 거쳐 9월16일 최종안 발표 비윤리적 취재 엄격히 금지
한국기자협회(회장 박종률)는 지난 4월16일 세월호 참사 이후 언론사의 재난 보도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자 재난이 발생했을 때 언론의 취재와 보도에 관한 세부기준을 담은 재난보도준칙 초안을 마련했다. 이 재난보도준칙 초안은 한국신문협회, 한국방송협회,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한국신문윤리위원회 등 관련 언론단체에 전달하고 6월9일과 7월1일 2차례의 공동회의를 거쳐 의견을 수렴했다. 또 8월25일 오전 10시 프레스센터에서 공청회를 갖고 공청회 결과를 반영한 최종(안)을 확정 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재난 보도 준칙 공표는 9월16일 오전 10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이번 재난보도준칙의 참여단체는 위 주관단체를 포함해 방송카메라기자협회,
편집기자협회, 사진기자협회, 어문기자협회, 방송기자연합회, PD연합회, 한국여기자협회 등이다. 재난보도준칙은 언론계 전체 차원의 공감대가 형성되어
전문, 일반준칙, 피해자인권보호, 취재진의 안전확보, 현장 협의체 운영등 44조항으로 제정됐다.
재난보도준칙은 전문에 “재난 피해의 확산을 방지하고 피해자들이 신속하게 어려움을 극복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언론이 기여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재난 취재와 보도 과정에서 피해자의 명예나 사생활 등 개인의 인권을 침해하는 일이 없도록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명시 했다.
재난보도준칙에는 일반 취재 준칙 외에도 피해자 인권보호와 언론사의 의무도 다루고 있다.
특히, 7조에는 비윤리적 취재를 엄격히 금지하고 비밀 촬영 및 녹음 등 비윤리적 수단과 방법을 통한 취재는 하지 않도록 했다.
10조에는 무리한 보도 경쟁 자제하기 위해 언론사와 제작책임자는 속보 경쟁에 치
우쳐 현장기자에게 무리한 취재나 제작을 요구함으로써 정확성을 소홀히 하도록 해
서는 안 된다 고 명시했다.
15조에는 선정적 보도 지양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즉, 피해자 가족의 오열 등 과도한 감정 표현, 부적절한 신체 노출, 재난 상황의 본질과 관련이 없는 흥미위주의 보도 등은 하지 않으며 자극적인 장면의 단순 반복 보도도 지양해야한다.
불필요한 반발이나 불쾌감을 유발할 수 있는 지나친 근접취재도 자제한다.
이 준칙에는 피해자의 인권보호에 대해 세부적으로 지침을 마련했다.(표 참고)
제2장 피해자의 인권보호
제18조(피해자 보호) 취재 보도 과정에서 사망자와 부상자 등 피해자와 그 가족, 주변사람들의 의견이나 희망사항을 존중하고, 그들의 명예나 사생활, 심리적 안정 등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
제19조(신상공개 주의) 피해자와 그 가족, 주변사람들의 상세한 신상 공개는 인격권이나 초상권, 사생활 침해 등의 우려가 있으므로 최대한 신중해야 한다.
제20조(피해자 인터뷰) 피해자와 그 가족, 주변사람들에게 인터뷰를 강요해서는 안 된다. 인터뷰를 원치 않을 경우에는 그 의사를 존중해야 하며 비밀 촬영이나 녹음 등은 하지 않는다. 인터뷰에 응한다 할지라도 질문 내용과 질문 방법, 인터뷰 시간 등을 세심하게 배려해 피해자의 심리적 육체적 안정을 해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제21조(미성년자 취재) 13세 이하의 미성년자는 원칙적으로 취재를 하지 않는다. 꼭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부모나 보호자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하지만, 많은 기자들이 알고 있듯이 준칙만이 해결책은 아니다. 협회 차원의 정기적인 재난보도 교육과 기자들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 또, 이 준칙을 어겼다고 판단 될 경우 각 심의기구와 언론단체의 구체적인 제재 조치를 마련해야 하는 등 자체 규정도 동반해야 할 것이다.
한편, 한국방송카메라기자협회는 준칙이 공표되면 후속 규정을 마련하기 위해 9월 19일부터 20일까지 강원도 횡성 윌리휠리파크(구 성우리조트)에서 재난보도 세미나를 개최 할 예정이다.
또한, 방송통신위원회도 지난 4일 ‘3기 방통위 비전 및 7대 정책 과제’ 발표를 통해 재난방송과 관련한 법령을 재정비하겠다고 발표했다.
앞으로 재난방송을 할 때 선정적 보도나 오보가 발생할 경우 제재가 한층 강화 될 전망이다.
현재 재난방송·민방위 경보방송 실시 기준 등 재난방송 준칙과 관련해 방송심의 규정을 정비하고 정확하고 신중한 재난방송 가이드라인 기준을 제시할 계획이다. 먼저 지상파 3사를 중심으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유도한 뒤 향후 종합편성채널 보도프로그램 채널로 확대 추진한다 는 계획이다.
이정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