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의 불편한 진실’
기획보도의 시작은 바다거북 해부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멸종 위기종인 바다거북 해부 과정에서 발견되는 플라스틱 쓰레기는 가히 충격적이었습니다. 쓰다 버린 낚싯줄과 다양한 플라스틱 밧줄, 잘라져 있는 플라스틱 비닐이 죽은 바다거북 장기 속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이슈취재팀은 바다거북이 플라스틱을 먹고 사망에 이르는 과정을 취재하기 위해 죽은 바다거북들이 발견된 제주 바닷속으로 들어가 봤습니다. 제주도 정방폭포 앞바다. 물고기 떼가 놀고 있고 뿔소라가 바위틈 사이에 있었습니다. 예쁜 바닷속이지만 곳곳에서 페트 병과 일회용 용기가 발견되었습니다. 그리고 마치 바위인 양 그 위에 해조류가 달라붙어 있었습니다. 플라스틱인지 바위인지 분간하기 힘들 정도로.
바다거북이 먹은 문제의 플라스틱 비닐은 수중 1~3M 수심에 떠다녀 쉽게 찾아낼 수 있었습니다. 수초 사이에 마치 해파리처럼 보이는 플라스틱 비닐도 많이 보였습니다.
바다거북 해부를 직접 했던 연구원의 이야기처럼 바다거북은 플라스틱 비닐을 해파리 또는 해초라 생각하고 먹습니다. 맑고 깨끗해 보이는 제주 앞바다에도 플라스틱 쓰레기가 많고, 그중 일부는 바다 거북이 먹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바다의 쓰레기가 바다거북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야기는 수중촬영을 통해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우리 인간이 이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거나 없앨 수 있을까요? 플라스틱 쓰레기는 바다거북에게 공포이자 생명의 위협일 텐데 말입니다. 이번 플라스틱 기획보도에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이 바로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플라스틱 재활용을 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멉니다. 기업의 노력도 진행형이지만 아직 부족합니다. 이슈취재팀은 작으나마 변화하려 노력하는 다양한 모습을 취재 했습니다. 또 생활 습관의 변화를 통해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고자 하는 활동도 취재했습니다. 살면서 일회용 플라스 틱 용품을 사용하고 버리는 문제에 대해 갖가지 질문을 던지려 노력했습니다.
지금도 바닷속 어딘가에서는 플라스틱이 먹잇감인 줄 알고 이를 먹고 서서히 죽어가는 바다거북이 있을 것입니다. 생각하면 가슴이 아픕니다.
수중촬영을 영상기자가 직접 하게 되면서 수중 스탠딩도 가능하게 되었고 수중 생물에 대한 접근도 영상기자의 시선으로 포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상 기획과 달리 수중촬영의 경우 꾸준한 수중촬영 실습 훈련이 필요합니다. 이번 취재는 그러한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제주도 바다에서 마지막 공기 방울까지 함께한 버디 서진호 기자, 뜨거운 해변에서 플라스틱 쓰레기를 다양한 앵글로 담아준 양현철 기자. 두 기자의 노력이 함께 녹아 들었기에 가능했던 기획이었습니 다. 두 분께 감사 를 표합니다.
이병주 / S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