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대전 심각현
<달그릇 '나는 실종자입니다' 2부작>
1. 헤어짐
2. 그리움
지난 18년 동안 뉴스를 제작하며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을 만나면서 마음 한 켠에 난 늘 아쉽고 늘 안타까웠다. 이왕 방송하는 김에, 이왕 제작하는 김에 조금 더 소수자들의 입장을 이야기해 줄 수는 없을까? 조금 더 약자의 편에서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 줄 수는 없을까?
그런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조금은 통했는지 나에게 기회가 왔고 난 그 기회를 현재 잠시 잡고 있다.
한 달의 달과 그 기간 동안 벌어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릇에 담는 달그릇! 그 그릇 속에 조금이나마 깊이 있게 약자가 된, 소수자가 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자 노력했다. 특히 이번 100회 이달의 영상기자상을 수상하게 된 ‘나는 실종자입니다’ 2부작은 내가 원하지 않았음에도 하루아침에 장기 실종자라는 소수자로 전락한 두 사람의 이야기이다.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실종자들의 일상과 심정, 원하는 바, 필요로 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심도 있게 들었고 그 이야기들을 있는 그대로 다큐멘터리로 제작했다.
사실 내가 이 다큐를 제작한다고 지난 40여 년간 찾지 못했던 부모님을 찾고 13여 년 동안 헤어져 있는 아들을 바로 찾을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단지 이 이야기를 통해 조금 더 많은 사람들이 장기실종자들을 단 한 번이라도 더 생각해 보고 그들이 처한 상황과 심정을 같이 공유했으면 하는 마음이 컸다. 또 코로나19로 인해 부쩍 줄어든 실종자 찾기나 캠페인들이 다시금 제자리를 찾았음하는 마음도 컸다.
지금도 수 백여명의 장기실종자와 그 가족들은 잃어버린 자식, 친구, 친지를 찾기 위해 순간 순간 동분서주하며 가슴을 졸이고 있을 것이다. 길을 가다가, 차를 타고 창밖을 잠시 보다가, 인터넷을 보다가 순간 본, 스치듯 본 실종자 찾기 현수막이나 캠페인을 인지했다면 그냥 지나치지 말고 혹시 내가 본 사람은 아닌가? 한 번 즈음 생각해 봐 주길 바래본다.
영상기자라서 받을 수 있는 유일한 상! 영상기자로서 가장 큰 영광인 상! 이달의 영상기자상! 나에겐 언제나 큰 자랑이고 언제나 큰 자부심입니다.
이번 다큐를 높이 평가해 준 심사위원님들께 감사드리고 다큐멘터리 제작하는데 있어 응원을 아끼지 않는 나의 가족과 제작에 함께한 변병일 팀장, 우혜인, 황태환 인턴, 주찬미 작가에게 고맙고 또 고맙다는 인사의 말을 남깁니다.
또 영상기자를 믿고 자유로운 제작의 기회를 주신 KBS대전방송총국 심상구 총국장님에게도 감사의 인사말을 남깁니다.
KBS대전 / 심각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