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곡수중보 실종 소방관 발견 취재>
무더위가 한창이던 지난 8월 12일, 민간 보트가 신곡수중보에 걸려 있다는 신고를 받고 구조에 나선 김포소방서 수난구조대
대원 보트가 전복되어 2명이 실종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소방, 해경, 군 등 많은 장비 인력을 투입해 수색을 했지만 13일 오
전까지도 두 대원의 생사는 알 수 없었다.
사고 발생 지역은 지난 5년간 여러 건의 수난사고로 6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던 곳이라, 현지 주민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비슷한 유형의 사고가 일어나는 원인을 찾아 보도하기로 했다.
사고 현장을 취재하기 위해서는 김포시 고촌읍 소재 백마도로 가야했으나, 군의 통제로 인해 육로 접근이 불가능했다. 취재진은 현지 어민의 도움을 받아 아라뱃길을 통한 해상 접근을 시도했고, 이 지역은 군의 통제로 취재 제한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아 한강 진입부터 뱃머리로 가서 촬영에 임했다. 김포대교 방향으로 이동 중 선장님이 무언가를 발견한 듯 속도를 서서히 늦췄다. 조심스레 가까이 다가가서 확인했더니 주황색 구조대 상의를 입은 것으로 봐 전날 사고로 실종된 구조대원으로 직감했다. 상황은 급박하게 돌아갔다. 취재기자는 119, 선장은 해경 비상채널로 신고하고, 오디오맨은 우리 위치를 알 수 있게 손짓을 크게 하며 구조대를 기다렸다. 소방구조대는 수중보 하류에서 수색중인 상황이어서 현장으로 오지 못했고, 10여 분이지나 인근에 있던 해경 고속정이 현장으로 온 뒤 실종 소방관임을 확인하고 수습했다. 이후 아라뱃길 해경 부두에 대기중이던 소방 당국에 시신이 인계되었다.
그 현장에서 짧은 순간이지만 많은 고민이 들었다‘.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구조 활동을 도와야 하나?’ 결론은‘ 이 모든 상황을 기록하자’. 자신의 직분에서 사투를 벌이다 명예롭게 떠났다는 사실을 국민들이 알 수 있게 보도하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라 생각되었다.
13일 오후, 소방당국은 브리핑을 통해 발견된 시신은 심 모 소방교로 확인되었다고 밝혔고, 수중보 하류 중심의 수색 범위를 상류까지 확대 실시해 일산대교 부근에서 함께 실종됐던 오 모 소방장 시신을 발견했다.
신곡수중보 소유는 국토부, 가동보 운영과 관리는 서울시 한강사업본부, 고정보 관리는 국방부로 나뉘어 있어 보 관리와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다. 이번 사고와 보도 이후 서울시는 수중보 상류 500미터 지점에 또 다른 사고를 방지하고자 대형 부표를 설치키로 했고, 나아가 수중보 철거를 위한 관계부처 협의도 진행중이다.
이번 취재는 현지 어민인 지화경님의 적극적인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또한 구조 활동을 하다가 유명을 달리한 두 소방관의 명복을 빌며, 이 같은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제도 개선과 시설물 확충이 되길 기대 한다.
김태훈 / S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