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여름, JTBC <밀착카메라>팀은 여러 계곡에서 벌어지는 방문객들의 비양심·불법 행위를 보도했다.
박재현 기자와 취재팀은 2년이 지난 뒤, 다시 그 현장을 찾아 현장의 상황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살펴보았다.
이틀에 걸친 현장취재를 통해, 2년 전과 별다름 없는 자연계곡의 무분별한 이용과
환경오염행위를 벌이는 이용자들의 행태, 이를 스스로 합리화하는 결여된 시민의식을 고발해,
여름철 계곡의 환경보호와 개선을 위한 시민과 당국의 노력이 절실하다는 것을 생생하게 영상보도 했다.
심사평: 취재의 접근방식과 보도형식은 1980년대 ‘카메라출동’과 같은 전통적인 취재보도형식을 차용했지만,
환경오염과 시민의식이 실종된 현장을 생생하게 보도하기 위한
영상기자와 취재팀의 노력과 고민이 영상에 그대로 담겨있어.
현장의 문제를 시청자들이 직접적 공감하고 함께 그 개선을 위한 고민을 갖게 하는 우수한 보도라고 평가했다.
영상기자, 시청자의 입장에서 보고 싶고, 듣고 싶은 뉴스를 전하는 사람
<JTBC 박재현>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라며 우당탕탕 악당(비매너) 무리를 혼쭐 내는 영화 속 명장면처럼, 우리의 보도는 속 시원한 사이다 같은 리포트는 아니다. 다만 환경문제는 우리 삶에 너무 밀접하고 중요하지만, 그래서 등한시되기가 쉽기에, 끝없이 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기에, 다시 한번 ‘환경보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의미로 이렇게 상까지 이어진 것 같다.
주말을 맞아 즐거운 마음으로 놀러 나온 몇몇 사람들이 상대를 배려하지 않고 무심코 행하는 말과 행동들이 리포트에 고스란히 담겨 몸살을 앓고 있는 계곡의 모습으로 드러난다. 심지어 아이들과 함께 온 사람들마저 고의든 고의가 아니든 계곡을 괴롭히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자연이 훼손되어 가고 있는 것을 당장에 피부로 느끼지는 못하고 있는 것 때문일까? 우리가 찾은 곳 어디서든 여전히 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불과 2년 전 ‘밀착카메라’에 보도되었던 계곡은 지금은 자연휴식년제를 시행하며 사람의 출입을 금하고 있지만, 다시 찾아간 곳곳에서 사람들의 모습이 포착된다. 그 모습을 보면서 ‘나 하나쯤이야’라는 안일한 생각은 아마도 인류가 멸망하지 않는 한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 그런 측면에서 언론의 역할은 어떤 문제를 해결할 구체적 방안을 제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먼저, 어떤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반복해 보도하여 시청자들에게 그 문제의 심각성을 각인시키는 방법도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그것이 우리 영상기자의 역할이라 생각된다.
2년 전쯤 인가 오랜 시간 영상기자라는 일을 하면서 ‘지친다(정확히는 ‘지쳐서 못해먹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던 적이 있다. 그때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는 말이 나를 자극했다. 그 말에 의미를 생각하고 충실하게 현장에서 고민했다. 또, 항상 틀에 맞춰진 영상취재 보다는 시청자의 입장에서 영상을 담고 싶었다. 그래서, 취재현장에 가면 녹화 버튼을 누르기 전에 나에게 물어 본다. ‘내가 시청자라면 뭐가 궁금할까? 뭐가 보고 싶을까? 무슨 말을 물어보고, 듣고 싶을까?’ 이번 취재에서도 취재하는 내내 시청자의 마음으로 함께 안타까워하고 분노하면서, ‘시청자들에게 무엇을 전달할 것인가?’를 계속 고민했다. 그렇게 하다 보니, 이렇게 상까지 받게 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앞으로 더 즐기면서 더 시청자의 입장에서 취재한다면 더 큰 상을 받는 영광도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다음에는 이번에 취재했던 계곡에 다시 찾아가 ‘우리나라에 이런 곳이 있었나?’라고 생각이 들 정도로 깨끗하고 아름다운 계곡에서 즐겁게 놀며 행복해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아 보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