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을 새우며 다가간 자연의 신비,
브라운 송어와 가마우지를 고스란히 렌즈에 옮겨 담다
<KBS춘천 최혁환>
짧다면 짧은 7개월간 힘든 여정이었습니다. 저를 비롯한 제작진이 그렸던 그림을 영상으로 담아내는 것은 역시나 자연에서 쉽지 않았습니다. 자연을 대상으로 그것도 살아 있는 물고기, 새를 촬영한다는 것은 무에서 유를 창조해 내는 것이었습니다.
하루하루가 ‘맨땅에 헤딩’이었습니다. 제작진과 사전 미팅을 자주 하며 여러 장면들을 계속해서 혼자 그려 나갔습니다. 주변의 교수, 낚시꾼 등 여러 사람의 조언을 듣고 호기롭게 촬영에 나섰던 첫날 소양감댐 방류구 밑에 브라운송어가 많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브라운송어 얼굴 한번 보지 못한 채 촬영을 접었습니다.
첫날 촬영부터 머릿속이 하얗게 되었힘들었습니다. 이렇듯 여러 애로점이 있었지만, 뼈를 깎는 노력을 해가며 소양강에 살다시피 하다 보니 소양강의 포식자 브라운송어를 카메라에 담아낼 수 있었습니다.
브라운송어의 촬영이 끝난 후에는 또 다른 난관인 가마우지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촬영 전 춘천 소양강에 그렇게 많이 보이던 가마우지는 상하게 개체들이 보이지 않기 시작했으며, 정체를 감춰 버렸습니다. 하지만 몇몇 개체들이 아직도 날아다니는 것을 목격 후 가마우지 섬이라 불리는 곳에서 위장을 해가며 촬영을 시작했습니다. 가마우지 악취로 가득한 곳에서 카메라를 펼쳐두고 촬영하기는 여간 힘든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하루하루 지나면서 메모리에 우리만의 노력한 영상 결과물들이 가득 차기 시작할 때는 더욱더 욕심이나 가마우지 촬영에 많은 공을 들였습니다. 언제 어떠한 컷들이 촬영될지 몰라 항상 액션캠 여러 대를 설치해 가며 촬영했습니다. 이러한 노력으로 물속에서 먹이 활동을 하는 장면이라던가 헤엄을 치는 가마우지를 근접 촬영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우리 제작진에게 주어진 시간인 7개월 안에 어떻게든 제작을 마쳐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주어진 7개월 시간 중 브라운송어에 관하여 촬영을 할 수 있는 날은 채 한 달도 되지 않았습니다. 장마, 태풍 등 기상에 의해 좌지우지되었기에 브라운송어를 직접 만날 수 있는 날은 짧았습니다. 그래서 첫 촬영 이후부터는 무식하게 매일매일 소양강에 나가 1박 2일씩 밤을 새워가며 촬영을 했습니다. 저녁과 새벽에 활발히 활동하는 물고기 특성상 제작진들은 마치 스스로 브라운송어가 된 마냥 브라운송어의 리듬에 따라 촬영에 임했습니다. 심지어 다른 어종과 다르게 사람의 미세한 움직임에도 민감해하며 도망가는 어종이라 촬영이 더욱더 저뿐만 아니라 제작진들 모두 많이 힘들었지만, 그래도 6명 팀원끼리 위로해 가며 좋은 팀워크를 발휘해 좋은 다큐멘터리를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이러한 팀원들이 있었기에 영상기자상을 비롯한 여러 상을 받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촬영을 새벽에 출발하고, 1박 2일, 길게는 3박 4일, 4박 5일 날을 새는 경우가 많았지만, 누구 하나 불만 없이 따라 준 오디오맨을 비롯한 팀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