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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38기 카메라기자 조은경

포연 자욱한 전쟁터에서 카메라를 어깨에 들쳐매고 탱크사이를 당당히 걸어나가던 여성종군기자의 모습에 반해 촬영기자를 꿈꾸게 되었습니다. 대규모 기자단이 우루루 왔다 썰물처럼 빠져나간 전쟁터를 홀로 지키며 '내가 아니면 누가 이 사람들의 얘기를 세상에 전하겠는가'라고 말했던 그 기자의 말이 제 가슴을 울렸습니다. 제 목소리도 못내는 약자들을 위해,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서 더욱 현장을 열심히 뛰고 싶습니다. 전쟁터에서 얼굴의 반이 날아가는 사고를 당하고도 다시 그 현장으로 가서 카메라를 들었던 CNN의 촬영기자 마가렛 모스를 존경합니다. 진짜 살아있는 현장을 찍고 싶습니다. 연출도, 자극적인 카메라워크도 없는 진짜 생생한 날것을 찍고 시청자들에게 제가 느꼈던 현장을 고스란히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누구나 다 촬영을 할 수 있다고 하지만 아무나 다 하면 안되는 것이 보도영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진짜 현장을 담아내기 위해 공부하는 촬영기자가 되고 싶습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생각합니다. 글로 풀어내는 것 이상을 봐야 그림으로 풀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출처도 촬영자의 의도도 모르는 수 많은 영상이 쏟아져 나오는 시대에 진짜를 기록하겠습니다. 또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스마트한 촬영기자가 되겠습니다. 제 소망은 카메라를 들 힘이 남아있을 때까지 현장을 지키는 것입니다. 애 낳고 살림하는 걸 생각했다면 애초에 촬영기자를 꿈꾸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제임스 낙트웨이나 마가렛 모스처럼 청춘을 현장에 바치고 싶습니다. '한 알의 밀알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는 말을 좌우명삼아 전세계 뉴스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겠습니다. 또 다이버로서 바닷속 세상을 기록하고 싶습니다. 미지의 세계, 무궁무진한 아이템들이 잠자고 있을 바다를 공부하고, 기록해 영상자료로 남기고, 또 시청자들에게 아름다운 수중세계를 알리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공영방송 기자로서 시청자를 섬기는 마음으로 겸손하게 현장을 대하겠습니다. 모든 이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피사체를 존중하며 촬영을 하겠습니다. 모두가 행복한 영상을 많이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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