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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방송카메라기자협회 신입 카메라기자 연수 후기
프로페셔널한 멀티플레이어가 되자

  ‘한국방송카메라협회 신입카메라기자 연수’
  듣고 보기만 했던 타이틀이 달린 연수에, 제 이름 석자가 참가자 명단에 포함되었다는 것이 실감조차 나지 않은 채로 2월 3일의 아침이 밝았습니다. 대학생활을 하면서 이런저런 모임에서 MT라는 것을 경험했기 때문에 이제는 단체여행이라는 것에 더 이상 감흥이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는데, 정말 2004년도에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 가던 그 순간만큼 설레는 아침이었습니다. 1박 2일의 짧은 일정으로 인해 가벼운 배낭을 메고 목동에 있는 방송회관에 모여 처음 뵙는 분들과 어색한 눈인사를 하고 속초로 출발하였습니다. 막상 차를 타고 보니, 짧은 한, 두 달이었지만 현장에서 인사를 나누었던 분들도 있어서 조심스레 대화를 나누면서 또 휴식을 취하면서 가다보니 어느새 속초연수원에 도착하였습니다. 배정받은 방은 기대보다 더 깔끔한 시설이었고 저희 동기 다섯 명은 따뜻한 산바람을 맞으며 약간은 들뜬 기분으로 교육을 받으러 강당으로 들어갔습니다.

  사실 연수를 가기 전까지는 일정에 포함된 교육일정은 명목상(?) 있는 것이고 간단하게 마친 후 회포를 푸는 자리가 메인이벤트일 것이라는 건방진 생각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것은 저의 안일한 착각이었습니다. 교육의 첫 테이프를 끊으신 KBS의 이중우 수석부회장님의 강의는 카메라 기자가 갖춰야 할 기본적인 소양에 관한 부분, 예컨대 통찰력을 갖추어야하며 폭넓은 인간관계를 통해 지식과 감정을 쌓아야 하고 또 정이 넘치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말씀이셨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카메라기자가 알고 있는 부분이지만 또 쉽게 망각하게 되는 부분이기도 하여 다시금 되새기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다음으로 이어진 2교시에서는 협회장이신 태양식 회장님의 강의가 시작되었습니다. 초심을 잃지 말고 자신만의 컬러를 만들어 나가야 할 것, 그리고 자기 자신에게 투자할 것에 대한 당부를 마치신 회장님의 다음 말씀은 바로 이제부터는 기획, 촬영, 편집까지 모두 참여하는 카메라 기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강의는 제가 이번 연수를 통하여 가장 많은 것을 느끼고 생각할 계기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사실 지나가는 행인들도 모두 HD촬영이 가능해진 이 시점에서 우리가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멀티플레이어가 돼야 한다는 것은 어찌 보면 너무나도 당연한 이야기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알면서도 시스템적으로, 또 인력구조상 그것이 실현되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그러나 비록 지금은 그러한 상황일지라도 계속해서 바꾸려는 노력이 수반되지 않으면, 앞으로는 기회조차 오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조금 더 힘들더라도, 조금 더 내 시간을 내어서라도 차근차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해보았습니다.

  곧이어 SBS의 박현철 정보문화국장님의 강의가 이어졌습니다. 역시 앞에서 이어졌던 ‘멀티플레이가 가능한 카메라 기자’로의 전환이 얼마나 중요한 시점에 와있는가에 대한 구체적인 예시와 경험담이었고 너무나 와 닿는 내용에, 그리고 사실 생각지도 못했던 감동에 저도 모르게 고개가 끄덕여졌습니다. 지금 현대사회는 직업군에 대한 경계 자체가 모호해지는 시대이며 우리가 속해 있는 직종 또한 그러한 현실에 직면해 있다, 편집은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며 오히려 그보다 더 나아가서 프리, 프로덕션, 포스트프로덕션 단계에서 전문성을 띄어야 한다, 는 내용이었습니다.

  마지막을 채워주신 OBS 채종윤 분회장님의 강의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카메라기자에 대한 정의였습니다.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역사를 기록하는 사람’에서 조금 더 나아가 그 성질적인 측면에서의 그것은 ‘품위를 지키고 양심을 실천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카메라를 들고 있을 때 우리는 우리 자신이 아니라 회사를 대표하는, 더 나아가서 국민의 눈을 대표하는 하나의 존재가 되는 것이며, 그러한 상황에서 품위를 지키는 것은 기본중의 기본이고 또한 국민의 눈을 대표하는 존재인 만큼 영상으로 기록하는 데에 있어서 양심을 가지고 취재에 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말씀이셨습니다. 진심어린 강의 내용 한마디 한마디에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많은 것을 느끼고 감동하였던 것 같습니다.

  제 42회 이달의 카메라 기자상 시상식이라는 뜻 깊은 행사를 마치고, 이후부터 이어진 동해바닷가에서의 산해진미 파티와 오고가는 술잔 속에 쌓였던 정과 나누었던 웃음들은 앞으로도 잊지 못할 소중한 추억이 될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정말 내 자신이 전국에서 700여명 밖에 되지 않는 방송카메라기자가 되었다는 소속감을 가지게 된 것이 가장 큰 부분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번 1박 2일이 어찌 보면 우리 모두에게 너무나 짧은, 꿈같은 하룻밤이었지만 훗날 기억하면서 또다시 소주한잔 기울일 수 있는 맛있는 추억거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다시 한 번 이러한 만남과 소통의 장을 마련해주신 카메라 기자협회의 수많은 관계자분들에게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김준모 / MBN 영상취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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