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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영상 부문 폐지 1년을 돌아본다.>

뉴스제작의 중요한 한축을 담당하던 보도영상 부문이 폐지된 지 1년이 되었다. 개국 후 반세기동안 국내외에서 벌어진 크고 작은 일들을 기록하고 전사적 영상저널리즘을 담당하던 부문이 민주적 절차나 사전논의도 없이 없어진 기형적 구조 속에서도 영상취재기자들은 뉴스 경쟁력 강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여 왔다.

그러나 지난 1년은 뉴스 영상의 경쟁력과 인력 운영 면에서 심각한 구조적 모순을 드러냈다. 인력의 분산은 운영뿐 아니라 직원의 사기와 신뢰, 재교육과 체력적 관리 등 모든 영역에서 여러 문제점을 노출하였다. 파편화된 운영체제는 전국적이고 규모가 커진 아이템의 영상취재에 취약하고 이와 더불어 컨트롤 타워가 없는 문제는 부서간의 사각지대와 중복지대를 만듦으로서, 규모가 큰 방송사의 경쟁력을 스스로 포기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특히, 최근 미디어산업은 물론이거니와 시대전체가 감정을 중심으로 하는 이모셔노믹스의 시대를 향해 가는데 비해, 우리의 뉴스는 비주얼전문가집단을 스스로 배제함으로써 TV매체시청의 기본적 토대가 되는 어트랙션에 대한 고민을 자발적으로 포기하고 있다. 뉴스의 기본은 현장이며 우리나라의 방송뉴스는 현장성을 근간으로 발전하여 왔음은 누구나 알고 있는 상식이다. 덧붙여 방송은 그 시작부터 미학적 매력에 소구한다는 점, 다시 말해 눈높이가 높아진 영상문화 시대에, 구성과 표현력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전문가의 운용방안에 대한 고민을 배제하면서 우리 스스로 뉴스의 경쟁력을 포기하고 있지 않은가 잘 판단해 보기 바란다. 특히 최근 급증하는 새로운 영상기기의 등장과 시청자들의 높아진 미학적 윤리적 안목은 공영방송의 영상취재기자들에게 재교육의 필요성을 수없이 역설하고 있는데 비해 각 부서에 분산 배치되어 있는 현재의 구조는 통합적인 장비운용과 재교육에 전혀 도움이 되고 있지 않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회사의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조직모델이다. 미디어 환경은 급변하고 있다. 구시대적 모델을 탈피하지 못했던 미디어기업들은 침몰하고 있고, 다양한 대안미디어들도 급성장하고 있다. 이러한 무한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영상부문을 더욱 전문화, 체계화 시키는 방안들에 대한 참여적 토론과 고민이 선행되어야 한다. 소 통이 안 되는 현재의 상황 속에서 직원들의 사기는 바닥으로 흘러가고 있다. 신뢰가 높아지면 업무 속도가 빨라진다는 속도의 법칙이나, 최근 선도 혁신 기업들이 생산성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직원들의 사기 관리에 주목할 때, 지금 회사가 직원들에게 어떤 프레임을 대고 있는지 경영진은 충분히 고려해보기를 바란다. 기업혁신, 상호보완적 팀워크, 다양한 생존전략의 모색 모두 신뢰 없이는 불가능하다.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경쟁력 있는 영상부문의 재건이다.

우리의 자부심과 보람은 최고의 미디어기업에서 일한다는 것이다. 회사가 우리의 아이가 부끄러워하는 이류기업, 우리의 부모가 만족하지 못하는 회사로 추락하는 것을 눈뜨고 볼 수만 없다. 우리의 현재적 위상은 우리가 우리의 땀으로 쌓아올린 신뢰와 팀워크, 그리고 축적된 역량이 만들어낸 최고의 회사에서부터 시작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회사의 위상이 무너지면 그 피해는 모두의 것이다. 회사의 결단을 촉구한다.

2013년 8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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