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2269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인쇄

No Attached Image

작년 12월 10일, 고려대 전경대학 후문에 2장짜리 대자보가 걸렸다. 이 대자보는 인터넷에 올려진지 4시간 만에 약 500회가 공유되고 250여명이 '좋아요'를 누르는 등 폭발적인 관심을 얻었다. 이후 여러 대학의 수많은 학생들이 대자보를 써 붙이며 소위 '안녕들 하십니까 사태'가 일어났다. 내가 주로 이용하는 SNS에도 연일 '안녕들 하십니까' 라는 제목의 대자보와 이를 인증하는 글들이 넘쳐났다. 안녕들 하십니까 자보는 무관심하길 강요받은 우리 세대에게 사회의 여러 사안에 대해 관심을 갖게 하였다. 그러나 자보는 시간이 지나갈수록 본연의 역할을 잊은 채 하나의 유행처럼 양산되었다.
 초반의 자보들은 사회 문제에 대해 침묵하지 않기를 말하고 많은 젊은이들의 공감을 얻어냈다. 예컨대 자보를 통하여 많은 젊은이들이 사회문제에 묵인하지 않고 집중하게 되는 반응과 공감을 양산했다. 자보가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 서로의 이견을 확인하고 서로를 이해하는 방향으로 발전했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정치적인 이념의 문제로 확장되면서 서로의 이념을 헐뜯는 비난의 장이 되었다. 철도 민영화에 대해 찬성하는 청년은 반 민주주의적인 것처럼 여겨지고 소위 ‘일베충’이라고 불리며 인터넷 상에서 뭇매를 맞기도 했다. 그러자 보수성향은 진보성향을 ‘좌좀’이라 부르며 서로를 비난했다. 이러한 편협한 시각으로 인한 갈등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분명히 철도민영화와 철도노조파업이 그때의 중요한 화젯거리이긴 했으나 우리를 안녕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이 뿐만은 아니다. 학생들은 자신과 더 관련이 있고 진심으로 안녕하지 못한 문제로 눈을 돌려야했다.
 미래에 대한 예측은 어렵다. 우리 사회의 미래는 사람마다 다르게 그려진다. 사안에 대한 개인의 시선은 각각 다 다르며 누구의 의결과 예측이 정답이라 말할 수 없다. 처음의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는 분명 우리의 가슴을 뜨겁게 했다. 그러나 이는 점점 지나치게 서로간의 존중과 이해를 무시했다. 결국 이번 사태는 유행성 정치놀이를 통하여 사회적 갈등만 심화시킨 셈이 되었다. 분명 나와는 다른 사람들이 존재 한다. 그 사람이 나와 다르다고 해서 틀린 사람은 아니다. 나와 반대되는 의견이 있다면 정확한 정보를 토대로 상대를 이해시키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나 또한 상대의 노력에 귀 기울일 준비가 돼있어야 한다. 우리 젊은 층들은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진정한 민주주의와 공익의 방향으로 나아가야할 것이다. 정치적 성향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일원으로서 진정으로 안녕한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행동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행동할 때 신드롬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청년운동이 되고 우리가 원하는 사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박주연 / 8기 명예카메라기자


  1. KBS 기자협회 제작거부, 길환영 사장 퇴진 목소리 높혀

    21May
    by
    2014/05/21 Views 2204 
  2. No Image

    <시> 내 말을 전해다오 세월아

    21May
    by
    2014/05/21 Views 1981 
  3. No Image

    줌인 - 세월호와 함께 침몰한 대한민국 언론

    21May
    by
    2014/05/21 Views 1688 
  4. 세월호 참사보도 문제점과 재난보도 준칙 제정 방안 토론회

    25Apr
    by
    2014/04/25 Views 2516 
  5. 제 54회 이달의 카메라기자상 시상식 열려

    21Mar
    by
    2014/03/21 Views 2558 
  6. No Image

    미래부 "8VSB 허용은 종편 특혜"

    20Mar
    by
    2014/03/20 Views 2397 
  7. YTN, 상암동 시대를 열다

    20Mar
    by
    2014/03/20 Views 5903 
  8. No Image

    명카칼럼 - 변질된 안녕들 하십니까 신드롬

    20Mar
    by TVNEWS
    2014/03/20 Views 2269 
  9. No Image

    줌인 - 편집은 단순한 2차 작업이 아니다

    20Mar
    by
    2014/03/20 Views 1944 
  10. 우리는 눈으로 세상을 바꾼다

    20Mar
    by
    2014/03/20 Views 2265 
  11. KBS 노동조합 총파업 돌입

    17Dec
    by
    2013/12/17 Views 3449 
  12. No Image

    줌인 - 언제까지 방송 독립을 외쳐야 하는가!

    17Dec
    by
    2013/12/17 Views 5203 
  13. No Image

    방통위, MBC 뉴스투데이 CCTV 택시기사 범인 오인 제재

    17Dec
    by
    2013/12/17 Views 3312 
  14. No Image

    정부가 승인한 채널은 종합편성채널인가, 보도전문채널인가!

    17Dec
    by
    2013/12/17 Views 3150 
  15. 저작권의 특례규정 원칙과 예외 혼재

    17Dec
    by
    2013/12/17 Views 3357 
  16. No Image

    2013년 10대 뉴스

    17Dec
    by
    2013/12/17 Views 3122 
  17. No Image

    '성에' 차가운 현실에 온풍을

    17Dec
    by
    2013/12/17 Views 2779 
  18. 간담회 - 젊은 카메라 기자들의 수다

    17Dec
    by
    2013/12/17 Views 3670 
  19. 신입수습탈출기 "안녕하세요, 카메라기자입니다"

    17Dec
    by
    2013/12/17 Views 4078 
  20. No Image

    신입기자를 소개합니다.

    17Dec
    by
    2013/12/17 Views 3293 
Board Pagination Prev 1 ...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 41 Next
/ 41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