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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줌인) 난장판이 되 버린 취재현장

국립 과학수사연구원이 7월 25일 오전 서울 양천구 국과수 서울분원에서 유 병언 전 세모 그룹 회장의 시신을 정밀 감식한 결과를 발표했다. 
온갖 의혹과 설이 난무한 가운데 국과수의 발표는 텔레비전을 통해 생중계 될 정도로 국민들의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컸다. 모두들 생중계를 지켜보며 국과수 연구원장의 발표를 주의 깊게 들으려는 순간 일부 취재진들의 지나친 취재 경쟁이 시청을 방해할 정도로 불편을 초래했다. 

연구원장의 단상 뒤편에서 발표회장을 걸어 찍으려 몰려든 취재진들의 모습과 카메라 플래시의 섬광과 소리가 발표 내용과 뒤섞여 도통 알아들을 수가 없을 정도였다. 심지어 프로젝터의 스크린을 통해 시신의 부검 결과에 대한 영상을 보여주는 순간 그 스크린을 가로질러 이동하는 취재진까지 있었으니 발표회장은 시골 장 보다 더 정신없고 혼란스럽기까지 했다. 

최근 들어 이와 같은 무질서한 모습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문 창극 총리 후보자의 사퇴 발표장에서도 나타났다. 또한 세월호 참사의 현장에서도 취재 경쟁은 구조된 사람들과 유가족에게 지나칠 정도의 피해를 주지 않았던가! 한 장의 사진과 영상이 주는 느낌의 가치를 모르는 바는 아니나 그와 같은 무질서한 모습을 보이는 언론에 대해 일반 국민들은 어떤 생각을 할지 고민을 해 보아야만 한다. 

개인주의적 취재 행태로 인해 전체가 힘들어진다면 언론인으로서의 기본적인 자질조차 없는 게 아닐 것인가! 통상 기자회견장에선 제일 앞에 사진기자들이, 중간에 취재기자들이 앉고 뒤편에 방송 카메라 기자들과 중계 카메라가 자리를 잡아 정리된 상태에서 취재와 방송이 문제없이 진행되어왔다. 간혹 실수로 앞을 가리는 경우가 있어왔지만 큰 문제가 되거나 하질 않았으며 어느 정도 현장에서 바로잡아왔다. 최근 들어 취재 현장은 종편의 등장과 수많은 인터넷 매체들까지 생겨나며 기존에 잘 지켜지던 질서가 무너지고 취재 이기주의가 넘쳐나고 있다. 한 사람이 질서를 흩트리기 시작하면 도미노와 같이 취재현장은 혼란과 무질서가 뒤따르는 것을 많이 들 보아왔다. 타사에 물먹을까 무의식적으로 따라하는 행동들이 질서를 와해시키고 있는 것이다. 서로에게 득이 될게 없음을 인지하는 가운데 상황은 점점 악화되고 있어 심히 우려스럽다.
 
포토라인은 취재를 막고 통제하기 위함이 아닌 현장의 질서를 유지하며 취재원의 보호와 안정된 취재를 위한 최소한의 장치이다. 매체별로 서로의 입장이 있겠지만 한발씩 양보하고 배려한다면 서로의 얼굴을 찌푸리지 않으며 효율적인 취재도 가능할 것이다. 각 협회별로 만나서 서로 소통하며 질서유지에 대한 의견을 나눠 보는 것도 이 시점에 필요한 방법일 것이다. 입장차가 없을 수는 없겠지만 원활한 취재활동을 위해서라도 어느 정도 합의는 필요하다. 기본이 상실되어가는 시대에 작은 배려와 예의는 언론인으로써 갖추어야 할 기초적 양심임을 다시금 되새겨 보아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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