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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의 밤을 지키고 있을 또 다른이들에게
“신차장, 협회 편집부장 좀 맡아줘..”
“헉! 선배.. 다른 어떤 일이라도 다 맡을 테니 신문 만드는 것만은 제발 좀…”
팀 선배인 태양식 회장이 2011년 카메라기자협회장으로 취임하자마자 회장사 후배로서 당연히 협회 집행부 일을 도와야 할거라는 
오는 이미 하고 있었던 차였다. 
그러나 하필 매달 협회보를 만드는 편집부장이라니… 다른 건 다 도와드려도 그것 못하겠다고 며칠을 버텼었던 같다. 
대학시절 3년을 학보사 생활을 한 탓에 마감 전에 원고를 맞추고 인쇄소에서 최종 교정을 하며 
소위 ‘날밤을 까야 하는’ 일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그 ‘트라우마’가 다시 떠올랐기 때문이었다고 할까? 
아무튼 나의 학창시절 트라우마에 기인했던 편집부장 ‘고사 작전’은 협회장님과 사무국장님의 끈질긴 설득에 못 이겨 좌초하고 만다.
‘그래 어설펐던 대학 학보보다 그래도 현직 프로들이 만드는 협회보는 좀 나을 거야.’
다소 근거 없는 낙관론이 자신감을 부추기기도 했다. 그러나 첫 협회보를 만드는 날,
충무로 인쇄소로 향하는 발걸음이 왠지 가볍지 않았다. 역시나.. 마감을 앞두고 넉넉하게 한 달 정도 시간을 두고 청탁했던
원고 중에 반 이상이 웹하드에 올라와 있지 않은데다 그나마 올라온 원고들 중에 손봐야 할 것들이 수두룩했다. 
일단 초벌로 나온 8절지면에 기사들을 수정하고 레이아웃도 좀 바꾸고 헤드라인과 소제목들 뽑고 사진 캡션도 
다듬고 하는 순간… 뭔가 불길한 ‘기시감’이 몰려왔다.
‘이러다 자정을 넘기겠구나..’ 역시 예상은 틀리지 않았다.
초저녁에 시작한 첫 협회보 교정 작업은 자정을 넘어 새벽 2시 즈음에야 끝이 났다. 
그래도 대학 시절처럼 아침 해를 보지 않은 게 어디냐며 자조하듯 집에 돌아가 새우잠을 자고 출근해 졸린 눈을 비벼대는 생활이 
두 달에 한번 찾아오기 시작했다. 그렇게 햇수로는 2년, 격월로 충무로 인쇄소에서 하얗고(?) 뜨거운 밤을 보내야 했다. 
물론 힘든 기억만 있었던 건 결코 아니다. 각 사 편집위원들로 구성된 사전 편집회의에서 아이템 선정을 하는 과정에서 당시 정치, 
사회적 상황등과 맞물려 각 사 구성원들과 치열하게 토론했던 기억은 물론 탁월한 문장력과 해박한 인문학적 지식을 가진 
각 사의 숨은 인재들의 보석 같은 글들을 협회보에 싣는 일은 아직도 온몸에 전율을 느끼게 한다.
또한 최종 인쇄를 넘기는 날은 협회장님과 사무국장님, 편집위원들 모두 충무로 인쇄소에 모여 같이 밤을 새워야 했기에 
최종 판을 넘기고 난 후 묘한 성취감에 충무로 새벽거리의 선술집에서 소주잔을 기울이던 기억은 아직도 입가에 훈훈한 웃음을 머금게 한다.
아무튼 협회보의 100호 발간에 부쳐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었다는 데 소소한 긍지를 느끼며 
아직도 충무로의 밤을 지키고 있을 또 다른 이들에게 격려와 찬사를 보내고 싶다.


SBS_신진수.jpg

2011년·2012년 편집장
신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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