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이 모이면 거대한 불기둥이 된다.
광우병 파동이후 다시 수백만 국민들은 촛불을 잡아들고 거리로 나갔다. 나라를 파탄으로 빠트린 대통령과 그 대통령의 힘을 이용해 온갖 비리를 저지른 최순실과 그의 일당들에 의해 유린당하고 처참하게 짓밟힌 민주주의에 대한 분노가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했으며 탄핵이라는 결과를 이끌어 냈다. “이 나라가 어쩌다가 이정도로 망가졌을까!” 한해를 잘 마무리 하고 새해의 목표를 세워야할 중요한 시기에 국민들은 일련의 사태에 대한 허탈감에 무기력해진 모습이다. 글로벌 기업이라 자칭하던 재벌들은 사욕에 눈이 멀어 누구라 할 것 없이 뇌물을 바쳤고 그 어느 곳보다 공정하고 양심적여야 할 대학은 입시비리와 특혜로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 하는 학생들에게 좌절감을 안겨주었다.
설들로 무성했지만 드러나지 않고 수면 밑에 존재하고 있던 부정과 부패가 한 언론사의 보도로 부터 밝혀지며 시작된 일련의 일들이 지금 대한민국을 송두리째 흔들고 있는 것이다. 언론의 힘을 보여준 특종 이였다. 뒤늦게 뛰어든 언론사들은 이른바 낙종을 만해하려고 고군분투하며 최순실 일가의 국정농단과 대통령의 행적에 대한 취재와 보도로 연일 단독의 타이틀을 내걸고 수많은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그러나 막상 그 단독보도라고 하는 기사를 들여다보면 알맹이 없는 빈껍데기와 같은 내용이 부지기수다. 오히려 경쟁 속에 의혹과 오보만을 양산해 놓고 있다. 팩트 확인은 둘째 치고 오보로 확인된 사실조차 바로 잡지 않으며 혼란을 더욱 부추기고 있는 게 부끄러운 현실이다. 제구실을 못하고 있는 언론에 대한 국민들의 시선은 날카롭고 차갑다. ‘너희들도 공범들’이라며 배신감에 야유를 보냈고 급기야 현장취재를 준비하던 기자들이 쫓기다 시피 자리를 떠나야 했던 안타까운 상황도 벌어지고 말았던 것이다. 권력과 부조리를 감시해야할 언론이 애써 외면하고 회피하다가는 어느 순간 머지않아 퇴출되고 말 것이다. 이렇기에 특정 언론과 언론인에 대해선 무조건적인 환영과 신뢰를 보내고 있다. 이번 사태에 의한 일시적인 현상일 수도 있다. 그러나 가만히 들여다 보면 답은 쉽게 찾을 수 있다. 사람들이 알고 싶어 하는 게 뭘까, 그리고 그 답을 찾기 위한 어떤 노력을 했을까...
사회관계망인 SNS가 활발한 지금 이 시대는 더 이상 음모와 비밀이 숨어 있을 수 없다. 잠시 눈을 피하더라도 어느새 드러나게 되어있다. 이젠 언론은 더 이상 여론을 이끌고 가는 독보적인 존재가 아니다. 누구나 여론을 이끌 수 있는 세상인 것이다. 거리에 모인 촛불들을 보며 진실을 추구하는 마음 하나하나가 얼마나 큰 힘으로 모이는지 깨달아야 한다. 그리고 이 시대가 무엇을 요구하는지 반드시 다시 되새겨 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