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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 청와대 퇴거 영상이 없다고...

전속 촬영진만 찍고 언론에 풀 안해…지난 4월말 대통령기록관으로 

이관돼 30년간 ‘봉인’


헌법재판소의 파면 선고 이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청와대를 떠나기 직전의 모습을 담은 영상이 봉인됐다. 

대한민국 헌정사 최초로 파면된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머문 마지막 시간이 역사 속에 묻히게 된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은 헌재의 파면 선고 이틀 뒤인 지난 3월 12일 저녁 청와대를 떠나 서울 삼성동 자택으로 복귀했다. 

박근혜 퇴거 5.jpg

2017년 3월12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청와대를 떠나고 있다.                                                       사진: 청와대 사진기자단 



파면 결정으로 퇴임식을 치를 수 없었던 박 전 대통령은 청와대를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청와대 안에 있던 일부 관계자들과 악수를 하며 인사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러한 박 전 대통령의 모습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당시 청와대 쪽은 청와대를 떠나는 박 전 대통령의 마지막 모습을 전속 촬영진만 촬영하도록 한 뒤 언론사에 관련 영상을 공개하지 않았다.


청와대를 출입하는 한 기자는 “당시 춘추관장과 홍보수석에게 ‘역사적인 사건이니 취재해야 한다’고 요구했는데 ‘청와대 안은 전속이 찍는다’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원래 청와대 앞까지 촬영을 통제했는데, 기자들이 경호원과 싸워가며 자리를 잡아 겨우 촬영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 기자는 이어 “여러 차례 요구를 했는데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대통령 비서실에서 모든 일을 관장하던 때라 청와대 홍보 라인이 기자단의 내부 촬영 여부에 대한 결정권을 갖지 못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이 영상이 대통령 기록관으로 이관돼 앞으로 30년 동안 공개가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당시 영상을 찍은 청와대 전속 촬영진은 “관련 영상은 비공개 기록물로 분류돼 지난 4월 말 즈음 대통령 기록관으로 이관됐다”며 “(비공개 기록물이라) 어떤 내용이 담겨 있는지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대통령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비공개 대통령기록물은 생산연도 종료 후 30년이 경과해야 공개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제4장 16조 4항).

청와대 권혁기 춘추관장은 관련 영상이 언론에 제공되지 않은 사실에 대해 “전혀 몰랐다”며 “이미 대통령지정기록물로 정했으면 우리가 (공개하도록) 풀 수 없다. 국회 의결로 풀어야 한다”고 밝혔다.


대통령기록물법은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 의결이 이루어진 경우 

△관할 고등법원장이 해당 대통령지정기록물이 중요한 증거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발부한 영장이 제시된 

경우 △대통령기록관 직원이 기록관리 업무수행상 필요에 따라 대통령기록관의 장의 사전 승인을 받은 경우에 한해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열람, 사본제작 및 자료 제출을 허용하고 있다.


안경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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