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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 뉴스 메이커상, 특별상, 공로상 트로피


큐브는 한 개의 꼭짓점에 3개의 면이 만나고, 모두 6개의 정사각형 면으로 이루어진 3차원 정다면체다.

그것은 완벽한 기호를 지향하여 인간이 만든 구조적인 세계를 조형적으로 압축해 낸다.

그러한 세계는 아스키코드 등으로 형성된 디지털 부호와 레고블록 등으로 형성된 아날로그 물성 등을 알레고리 한다.

추상과 구상이 만나고 인간과 자연이 교류하는 지점에서, 정육면체는 그 강직함과 올바름을 경계선 위에 부유시킨다.

 

한국방송카메라기자상 트로피 제작을 제안 받았을 때 가장 먼저든 생각은 신뢰였다.

신속하고 정확하고 빠른 것도 중요하지만, 신뢰가 담보되지 못하거나 보장받지 못한다면 기본적인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생긴다.

서 있는 입장, 바라보는 관점이 상이해 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신뢰를 상징하는 이미지는 무엇일까?

번뜩 들었던 생각은 정육면체였다.

정육면체는 전술했듯 흩어진 꼭짓점이 하나의 점으로 모이고, 그렇게 모인 원점은 입방의 정다면체를 형성할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된다.

또 주어진 요소들 가운데 어느 한쪽이라도 힘을 더 쓰거나 덜 쓴다면 완벽한 큐브를 완성하기 어렵기 때문에 정교한 힘의 균형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평소 함축된 세상을 제법 정확하고 정교하게 기록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영상기자의 이미지는, 그 어떤 형상보다 정육면체를 닮았다고 번뜩생각하게 되었던 것이다.

 

두 개의 정육면체로 이루어진 상은, 서로 다른 두 가지 재질로 이루어져 있다.

상단 쪽 정육면체는 유리재질, 하단은 나무재질로 이루어져 있다.

유리는 인간의 이성과 그것이 구축한 세미오시스(semiosis)를 크리스털 재질로 상징시켜 표현했고, 나무는 자연의 감성과 그것이 만들어낸 피시스(physis)를 호두나무 재질로 상징시켜 표현했다.

그렇게 제작한 이유는 태생적으로 손 밖의 도구일 수밖에 없는 카메라를 손 안의 도구체현시키기 위해,

서로 다른 재질을 하나의 틀 속에 이중회기 시킴으로써 인간과 자연디지털과 아날로그 따위의 이질감을 손아귀 내에 호혜적으로 묶기 위해서였다.

호혜적으로 묶인 손 안의 도구는 카메라 기자의 정직과 신뢰 그리고 정확한 기록행위를 통해 세상에 전달된다.

일찍이 라이프의 존 도미니스와 ARD의 힌츠 페터 기자 등이 그렇게 했으며 우리나라의 수많은 카메라 기자들이 그렇게 해 왔다.

세상의 진실을 한정된 렌즈 속에 가감 없이 기록하려는 노력은 손 밖의 도구가 손 안의 도구로 체현되는 과정이고 실천인 것이다.

 

트로피 제작에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다.

현실과 이상의 갭은 컸다.

스케치와 제작도 때때로 불일치했다. 난감했다. 난관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등장했던 한원상 협회 회장님의 격려와 채근은 큰 힘이 되어줬다.

그렇게 몇 달하고도 달포가 지나 지금과 같은 트로피를 볼 때 자부심과 부끄러움이 교차되는 것을 느낀다.

완성도에 한 발 더 들어가 봤으면톤과 매너를 맞추고 룩과 필을 더 해봤으면

하지만 이 상이 해를 거듭할수록 보다 많은 영상기자들의 자부심을 대신하고 관심을 받을 수 있다면

기자들이 만든 의식적 에네르게이아는 작가가 집착하는 외형의 완성도를 손쉽게 넘을 수 있으리라고 본다.

따라서 작가의 몫은 여기까지다.

나머지는 이 상을 수상할 정직한 큐브를 완성하는 영상기자들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서정호_큰사진.jpg


서정호/미디어 아티스트


연세대학대학원 영상예술학 박사

독일 레드닷 디자인상 수상

독일 디자인상 수상

관훈언론상(저널리즘혁신부문) 등 다수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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