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2.24 16:55

대만 지진 취재기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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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추석. 이국에서 맞는 추석이라 아침부터 부모님과 사랑하는 마누라에게 안부 전화를 했다. 수시로 공포감을 조성하는 여진에 대한 부분은 빼고 잘먹고 잘잔다는 의례적인 이야기만 하고 수화기를 내려놨다.
그동안 김박사는 타이중에 있는 모든 구조 기관과 단체에 수 십통의 전화를 해대고 있었다.
마침내 119 구조대 발견!!!!!!!!!

그들은 타이중에서 조금 떨어진 외곽에서 인명 구조 작업을 하고 있었다. 한 무너진 아파트 건물 지하로 들어가니 우리를 최초로 맞이한 것은 시체 썩는 냄새와 무너진 콘크리트 틈새로 뚝뚝 떨어지는 피였다. 오싹 하는 기분과 함께 떠오르는 많은 얼굴들. 특히 쌍둥이 내 아들(그당시 생후 17일 째)
비상 조명 기구만 밝혀진 그곳은 아파트 주차장 이었다. 구조대는 무너진 틈으로 뚫고 들어가 혹시 생존자가 있는지 수색 중이였다. 석 선배도 구멍으로 비집고 들어가 수색 작업을 열심히 촬영하고 있었다. 언제 닥칠지 모르는 여진 때문에 대강 취재하고 빨리 밖으로 나가고 싶은 것이 모든 취재진의 솔직한 심정이 아니었을까?
약 30여분간 취재하고 일단 지하실 밖으로 나왔을 때 햇빛과 신선한 공기가 왜 이리도 소중한지. 오늘 취재 아이템은 이국에서 추석을 맞는 119 구조대와 대만 사람들의 우울한 추석이었다. 석종철, 이영진 선배는 현장에 남고 나와 조재익 선배는 지진 피해 현장에서 추석을 맞는 대만 사람들을 취재하기로 하였다.
약 11시 50분경.
근처 절에서 촬영하고 있는데 휴대폰이 울렸다. 생존자가 발견되었다는 급보였다. 모든 취재를 물리치고 현장에 도착하니 이미 그곳은 흥분과 긴장감이 감돌았다. 다시 지하 주차장으로 들어갔지만 생존자가 있다는 사실은 두려움을 가시게 하였다. 생존자 확인을 위해 모든 사람들이 입을 다물고 있는 가운데 무거운 침묵 속에서 가느다란 음성이 새어 나오고 있었다. 아이의 목소리 였는데 여자 아이라는 것이다. 생존자 확인이 끝나자 구조 작업은 빠른 속도로 진행되었다.

취재진도 뜻밖의 현장을 포착하여 약간 들떠 있었다. 아직 지진 피해 현장에서 생존자가 구출되었다는 뉴스가 없는 가운데 매몰자는 가녀린 여자 아이이고 게다가 이 사실을 알고 있는 취재진은 오직 KBS뿐.
특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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