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7098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No Attached Image

이렇게 많은 어린이들이 고통받고 있는 줄 몰랐다.
이토록 많은 어머니들이 멍든 가슴을 안고 사는 줄 몰랐다.
오후 2시, 데스크로 부터 뇌성마비 어린이들의 작은 잔치를 취재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아무 생각없이 도착한 자그마한 공원....
휠체어를 탄 많은 어린이들과 어머니들이 그들만의 잔치를 벌이고 있었다. 아무도 찾아와 주지 않는 그들만의 잔치였다.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 몸을 이리저리 흔들며 춤을 추는 아이, 벌려지지 않는 입을 오물거리며 노래를 부르는 아이들.... 내가 정상인이라는 것이 이토록 감사한 일이라는 것을 그때, 비로소 알았다.
어떻게 이들의 모습을 표현해야 할까.... 어려운 숙제였다.
일단 그들의 모습을 모두 담기로 했다.(표현에 자신이 없을 때, 촬영하는 테잎의 양이 많아진다) 특히 그들의 표정에 많은 신경을 썼다.
촬영하는 과정 속에서 점점 뚜렷하게 감이 다가 왔다. 그들이 나에게 해답을 알려주고 있었다.
그들도 하나의 사람이라는 것을.... 아름다운 사람이라는 것을....
고통, 슬픔, 동정 이런 모든 감정은 표현하지 않기로 했다. 그들은 희망, 의지, 밝은 모습을 담아 달라고 나에게 요구하고 있었다.
회사에 돌아온 후, 편집과정 내내 나는 자괴감에 빠졌다. '이렇게 밖에 표현할 수 없는가?','왜 이런 표정을 놓쳤을까?'
완성된 아이템은 아침뉴스에 나갔다. 방송 도중 내내 부끄러움에 몸둘 바를 몰랐다.
거품을 문 입가에서 솟아나는 미소, 맑은 눈동자, 몸을 비비꼬며 춤을 추는 아이들을 대견스럽게 바라보는 어머니의 눈빛(이 모든 것들을 내 눈으로 확인했건만....),
이 모든 것이 내 화면 속에는 없었다

List of Articles
제목 날짜 조회 수
필리핀취재기 - 죽음의 도시 '타클로반'을 가다. file 2013.12.17 10103
'후쿠시마 그 곳에서 일본을 보다' file 2013.12.17 9808
독도 탐방기 - 기술과 자연의 만남 file 2013.12.17 10384
라나 플라자 붕괴 그 후 … file 2013.10.07 10666
8일간의 기록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사태 2013.10.07 3887
캐나다 런던. 약속의 땅. - Queen YuNa! file 2013.07.30 11000
Ryu 캔 두잇 file 2013.07.30 10451
울릉도 동남쪽 뱃길따라 이백리, 독도 고유 식물 취재기 file 2013.07.30 11579
여수 대림산업 화재현장 file 2013.06.04 10443
다시 찾은 연평도 file 2013.06.04 11135
군산 어선 화재 취재기 - 찍지 말라고 그랬지!! 2013.06.04 4263
동일본 대지진 2년, 후쿠시마를 가다. file 2013.03.29 10454
나로호 발사 취재기 file 2013.03.29 10501
그날 법원에선 무슨일이 있었나? file 2013.03.29 10969
새내기 촬영 기자의 대선 취재기-선거의 법칙 2013.03.29 4427
시라아 내전 취재기-이승주 file 2012.11.02 11731
런던 올림픽 14번째 금메달! file 2012.11.01 10471
세계인의 축제 런던 올림픽을 다녀오며.... file 2012.11.01 10598
멀티형 카메라기자 과정 연수기 file 2012.07.25 11398
'재난위험지역 전문취재' 과정을 마치고... file 2012.07.25 11058
여수엑스포 취재기 file 2012.07.25 10386
Board Pagination Prev 1 ... 4 5 6 7 8 9 10 11 12 13 ... 18 Next
/ 18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