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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자회담 취재후기 Ⅱ>   

거시적 대승적 차원의 취재 이루어져야

 한반도는 근대사 이래 동북아 4대 열강인 미 · 러 · 중 · 일 세력의 각축장이자 이들 힘의 완충지대였다. 분단 반세기가 지난 지금도 이곳은 여전히 대치상태에 있으며, 강대국들의 틈에서 자유롭지 못한 입장이다. 4대 열강은 한반도 문제에 어떤 식으로든 개입하여 동북아에서 패권을 잃지 않으려해 왔고, 그러한 국제정치의 역학적 배경 하에서 6자회담 이란 것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이번 회담은 북 핵실험이후 북미가 첫 공식 대면을 가졌다는 것에 나름의 의미가 있었으나 양측의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고 결국 성과 없이 끝나 6자회담 회의론까지 대두 되었다.

 이번 회담의 핵심 당사국은 역시 북한과 미국이었고, 최대관심사는 ‘북한이 과연 핵 폐기 의지가 있는가’ 그리고 ‘미국이 북에 금융제재를 해제할 것인가’ 등 이었다. 회담 내내 한 치의 양보 없이 북한은 선(先) 금융제재 해제를 미국은 선(先) 핵 폐기 이행을 주장하여 회담은 끝까지 평행선을 그었다.

 회담이 진행된 지난 12월 18일부터 22일까지, 베이징은 한국, 중국, 일본, 취재진의  취재열기로 뜨거운 겨울을 맞았다. 한국 취재진은 회담 하루 전에 도착하여 본회담 장소인 조어대(釣魚臺) 근처에 있는 메리어트 호텔에 프레스센터를 마련했다. 메리어트 호텔은 이전 회담 때도 계속 한국 측 프레스센터로 이용되었던 터라 비교적 준비가 잘 되어있고 이용이 편리했지만, 취재가 주로 이루지는 각국 대표단 숙소 그리고 북한 대사관과 각 방송사 지국이 있는 외교단지와 거리가 있어서 위치상으로는 어려움이 있었다.

 국내로의 송출은 주로 위성을 이용했고, 위성 청약 시간 이후의 취재물은 인터넷을 통해 송출이 이루어졌다. 또 상황에 따라 각 방송사 베이징지국에서 송출을 하기도 했다. 위성 송출실은 호텔 1층에 마련되어 비교적 이용이 편리했다. 위성 송출은 하루에 2-3회에 걸쳐 이루어졌고, 시간은 한번에 30분씩 저녁 7시부터 10시 사이에 할당되었다.  

 이번 회담의 취재는 조어대(본회담장소), 각 대표 숙소(주로 한미), 북한대사관, 중국 측 프레스센터, 베이징공항, 한국 측 프레스센터, 양자 또는 다자회동 장소(시내 모처) 등에서 주로 이루어졌다. 조어대는 본회담 장소로 개막과 폐막 때 제한적으로 취재가 허용되었는데,  국가별로 한 두 팀만 가능했다. 또 한미 대표가 묵는 숙소도 매일 아침과 밤 필수 취재 코스였다. 이곳은 공식적으로 브리핑이 이루어지는 장소로 보여 질 정도로 회담진행 상황을 알 수 있는 몇 안 되는 창구였다. 그래서인지 이곳의 취재 열기는 매우 뜨거웠고, 한 두시간전에 가서 미리 자리를 잡지 않으면 취재가 불가능할 정도였다. 공식적인 브리핑이 아니므로 몇 시간 전에 도착해 기다려야 각 국 대표를 놓치지 않고 좋은 자리에서 취재가 가능했다. 북한대표 숙소의 경우에는 북한대사관이며 비공개로 움직이므로 평상시 특별히 신경 쓸 필요는 없었다. 그러나 회담이 막바지에 이르면 필요에 따라 즉석에서 기자들을 모아놓고 깜짝 기자회견을 하므로 회담 후반기에는 정문에 기약 없이 스탠바이 하고 있어야 했다. 다행이 이번 회담에서는 김계관 대표가 중국프레스 센터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가져 이전 회담에서와 같이 북 대사관 앞이 취재진에 의해 아수라장으로 변하는 상황은 없었다.

 이번 회담 중에는 북미 간 금융실무 협상도 함께 진행되었다. 이는 6자회담의 성패가 달려있는 중요한 협상이었다. 북한은 동결된 2천5백만 달러 해제를 주장했고, 미국은 이 돈이 돈세탁 등 불법행위에 관련된 만큼 현재로선 동결이 불가하다는 입장이었다. 이 협상의 결렬은 결국 이번 6회담이 성과 없이 끝난 직접적 계기가 되었다. 그런 만큼 이 협상 대표와 협상 진행 상황도 이번 우리 6자회담 취재진의 주 취재대상이었다. 6자회담 대표는 본회담장 뿐 아니라 만찬이나 저녁 식사 등 시내 모처에서 양자, 다자간 회동을 가졌고 이 또한 우리 취재진을 바쁘게 움직이게 했다.

 6자회담 취재는 일명 ‘뻗치기’를 할 일도 많고, 뛰어야 할 일도 많은 만만치 않은 취재다. 특히 물량과 정보력에서 앞선 중국 및 일본 취재진과의 경쟁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중국은 개최 의장국으로 자국 내 취재이기에 당연하겠지만, 직접 당사국이 아닌 일본이 이렇게 관심을 가지고 극성스럽게 취재 활동을 할 줄은 예상치 못했다. 반면 미국 러시아 북한 등의 취재진은 찾아보기도 힘들 정도였다.

 한국은 6자회담의 주요 당사국이다. 이는 우리의 안보와 직결된 바로 한반도 문제를 다루는 중요한 회담이다. 그리고 냉전 이후 동북아 패권을 우리에게 유리하게 다시 짤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그런데 우리는 얼마나 이 회담을 중요한 의제로 설정하고 관심을 가졌는지 뒤 돌아 보아야 한다. 국제 회담의 성패는 몇몇 담당 외교부 직원의 몫만은 아니다. 국민의 관심과 지지를 기본으로 모든 국가 역량이 집중되어야 한다. 국내에선 이 회담이 별 관심을 끌지 못했다. 저녁 메인뉴스에서 주요 뉴스로 다루어 지지 않았고, 방송사에 따라서는 로컬 뉴스 시간대 즈음에 편성되기도 했다. 물론 국제회담이라는 것이 국민 개개인의 일상생활과 직접적 관련이 없기에 큰 이목을 끌기는 어렵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의 장래와 존폐가 달려있는 중요한 문제이니 만큼 거시적, 대승적 차원에서 취재가 이루어지고 뉴스가 다루어져야 하지 않나 생각해 본다.    

 여유롭지 못한 상황 속에서도 타국에서 함께 뛰어주고 격려해주신 선후배 카메라기자 여러분께 감사드리고 특히 추위와 허기 속에서 뻗치기 할 때 마다 따뜻한 도시락을 직접 날라 주신 베이징지국 선배께 감사드린다.

김현태 / KBS 보도본부 영상취재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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