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베이징 올림픽을 취재하고
중국 自國만의 올림픽
2008 베이징올림픽이 17일간의 열전을 마치고 막을 내렸다. 안전 강조와 철저한 통제 속에 외형적으로 한없이 화려했던 올림픽.
중국은 '세계의 공장'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환경오염지수가 세계 최고 수준이다. 베이징올림픽을 치루기 위해 중국당국이 투자한 총130억위안(약1조8000억)을 들여 인공강우로 비를 내리는 마법을 연출해 여타 도시와 다를 바 없는 깨끗한 도시로 탈바꿈시키며 올림픽개최에 온 힘을 기울인 흔적을 찾을 수가 있다.
외교, 정치, 문화, 경제, 미디어 모든 부분에서 직접 비교되는 부분들도 있지만 이번 베이징올림픽은 상당히 치밀한 준비를 한 대회였다. 경기 진행이나, 운영, 그리고 자원봉사자들의 양과 질, 아테네 대회보다 훨씬 더 준비하고 잘하려고 노력한 올림픽이었다. 특별히 신경 쓴 게 테러 방지, 안전 이런 점이었다.
그러나 몇 가지 문제를 지적하고 싶다. 방송, 언론취재뿐만 아니라 일반인의 올림픽 참여를 어렵게 하는 느낌이 들었다. 통제도 심했고, 외국인들도 비자 제한, 곳곳에서 신분증 검사, 검문검색 받느라 취재를 하는데 버거움이 많았다.
사람들이 많이 오는 것은 표를 많이 뿌린 탓도 있다. 표는 다 팔렸다고 했는데 경기장에 사람이 안 차니까, 스폰서 회사 및 각종 기업들에 표가 들어갔다고 한다. 나이지리아와 아르헨티나가 맞붙은 축구 결승전에는 현지 모 법인을 통해서 표가 많이 돌아다녔다.
대회 내내 그런 일이 벌어졌다면 올림픽을 보기 위한 일반 관중, 외국인이든 내국인이든, 아니면 베이징 사람들이든 다른 지역 사람들이든 그 사람들이 실제로 올림픽을 즐길 기회가 박탈된 셈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가 추구하는 올림픽 정신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지나치게 안전만을 추구하다가 오히려 참여 기회를 박탈하는 결과를 낳았다.
중국실정에 맞는 고육책이라는 평가가 중국 내부에 있다고 현지 특파원을 통해 알게 됐다. 일부에서는 그래서 이번 올림픽을 1936년 베를린올림픽과 비교하는 시선들이 있다. 당시 베를린올림픽은 나치 정부의 홍보수단이지 않았나. 이번에도 중국을 세계에 알리겠다는 중국 정부의 의도가 지나치게 반영됐다. 베를린올림픽에서도 독일이 메달 수 1위를 하지 않았나. 중국도 1위에 집착했다.
승부의 세계에서 내셔널리티는 의미 없을 수도 있다.
올림픽 헌장 제1조에 올림픽운동의 목적은 청년들에게 아마추어 스포츠의 기조를 이루는 육체적 노력과 도덕적 자질을 일깨워주고 동시에 4년마다 행해지는 이해관계를 떠난 우호적인 경기대회에 세계의 경기자를 모이게 함으로써 인류평화유지와 인류애에 공헌하는데 있다고 밝혔고, 4조에는 올림픽경기대회를 개최하는 영광은 하나의 도시에 주어지는 것이지 하나의 국가에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고 천명했다.
베이징 올림픽슬로건 one world, one Dream은 세계는 하나 ,꿈도 하나라고 해석하지만, 안타깝게도 올림픽기간 중 이슬로건이 제대로 작동했는지 의심스럽다.
오히려 Different world, Different Dream이라는 현실을 일깨워 주는데 한 몫을 한 것 같다. 이번에도 세계인류는 서로의 이념의 차이를 보여준 현실을 재인식하는 계기가 됐다.
one world, one Dream의 베이징 올림픽에서 끝이 아니라 새로운 출발점에서 공통된 목표이자 희망인 평화를 위한 열쇠이다.
평화롭고 정의로운 런던올림픽을 기대하며......
양준모 / YTN 보도국 영상취재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