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제목 없음

“민가에 야생 동물들이 밤마다 내려와 닭을 잡아먹는다.”  이 이야기는 오래전 할머니 무릎 위에서 듣던 옛날이야기가 아니다. 실제 상황이다. 그럼, 닭을 한 마리라도 더 먹으려는 야생동물과 밤마다 닭을 지키려는 주인의 치열한 전쟁(?)을 영상취재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사람을 촬영 하는 것은 당사자의 동의만 구하면 어려운 문제가 아니지만, 닭을 잡아먹는 너구리나 삵을 찍기란 쉽지 않다. 몇 년 전 오대산 자락의 농장에서 제보를 받고 현장으로 갔는데, 농장의 닭 여러 마리가 죽어있었다. 주인은 삵(환경부 보호종)이 한 짓이라고 확신했다. 눈으로 확인 해야겠다 싶어 적외선 CCTV를 달아놓고 다음날 촬영본을 보니 아니나 다를까 주인의 생각이 맞았다. 그놈이 하는 짓을 제대로 된 영상으로 담아야겠다 싶어 그날부터 닭장에서 닭들과 함께 자며 3일을 잠복했다. 그런데 매일 와서 닭을 잡아먹었다던 삵은 그림자도 보이지 않는다. 사람보다 후각이 150배 이상 발달한 야생동물이 사람이 있는 닭장 안으로 들어 올리는 없었던 것이다.

 

 방송일은 임박해 오고, CCTV 그림만으로 방송을 내 보내자니 자존심이 너무 상했다. 물론6mm 캠코더 리모트 장비는 있었지만 꼭 ENG로 찍고 싶었던 나는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그 장면 하나 때문에 고가의 장비를 살수도 없고 그럴만한 시간도 없었다. 고민에 빠져 서울로 돌아오는데 “오호라!” 고속도로 감시 카메라가 눈에 띄는 것이었다. 고속도로 카메라 밑에 달린 팬틸트기! 바로 저거다 싶어 청계천으로 달려가 수소문 해본결과 ENG 카메라를 올려놓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고 방수까지 된다고 했다. 야외에서 쓰기에는 금상첨화 아닌가 말이다. 거기에 가격까지 무지 착하니 OK. 그런데 ‘팬’과 ‘틸트’는 해결이 되었지만, 줌과 포커스를 어떻게 할지에 대한 고민이 생겼다. 그러나 그 문제는 간단했다. 줌 서버와 포커스 서버 연장선을 만들어 어렵지 않게 해결한 것이다. 실험결과 100m이상도 원활하게 작동했다.

 

 현장 세팅 후 100m이상 떨어진 따뜻한 방에서 모니터보며 레코더로 녹화하는데 이건 완전 오락실에 온 느낌이다. 하지만 더욱 놀라운 것은 그 결과물이었다. 전혀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는 너구리와 삵의 자연스러운 사냥장면을 ENG카메라를 가지고 내가 원하는 대로 움직여 가며 아주 다양한 사이즈로 촬영 할 수 있었던 것이다. 매우 간단한 방법이지만 조금만 생각 하면 아주 쉽고 멋진 장면을 잡아낼 수 있다. 이 장비는 지금도 현재 EBS 자연다큐에서 효과적으로 사용된다. 조금 더 머리를 쓴다면 응용범위가 더 넓어질 수 있을 듯하다.

 

 나는 지금 고성능 ENG 수중 리모트 장비를 아주 저가로 자작하는 방법을 연구 중이다.

물론 돈만 많으면 다 해결된다. 하지만 효과적 응용 방법을 생각해보면 웬만한 것은 상당히 저가로 만들어 쓸 수 있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영상취재를 다니다보면 카메라기자가 한 현장에 길게 머물며 촬영을 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그런 경우, 머리를 좀 써보면 어떨까? 이 방법이 여러분의 아이디어 창출의 시작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조우철 기자 uccho@ebs.co.kr


  1. 한국 최초 우주인을 취재하고

    한국 최초 우주인을 취재하고 알아들을 수 없는 긴박한 러시아어 몇 마디가 흘러나오자 잠시 후 로켓은 그 몸체를 둘러 싸고 있던 지지대를 떨쳐버리고 불을 뿜었다. 시간이 조금 걸릴 것이라고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땅을 울리는 듯 굉음이 들리기 시작하고 ...
    Date2008.06.25 Views7953
    Read More
  2. 절망의 땅에서 희망의 땅으로 거듭날 수 있기를

    미얀마 싸이클론 피해 취재기 “절망의 땅에서 희망의 땅으로 거듭날 수 있기를” 싸이클론이 휩쓸고 간 미얀마. 외신을 통해 전해오는 미얀마 피해는 수 만명의 희생자를 낳으며 국제적 관심이 모아졌다. 5월 6일 갑작스런 미얀마 출장 지시를 받았다. 다음날 ...
    Date2008.06.26 Views7475
    Read More
  3. 칭촨현에서의 하룻밤

    칭촨현에서의 하룻밤 중국 지진 취재를 가서 여러 날을 머물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칭촨현에서 머물었던 하룻밤이다. 지난달 21일, 중국에 도착한 지 나흘째, 우리는 지진 피해로 고립되었던 칭촨현으로 떠났다. 계속되는 여진으로 칭촨현으로 가는 길...
    Date2008.07.04 Views7361
    Read More
  4. 5.12 중국 쓰촨성 대지진 참사 - '8'의 저주

    5.12 중국 쓰촨성 대지진 참사 - '8'의 저주 “극도의 불안감과 압박감 엄습… 다시는 이런 참사가 일어나지 않기를” - 취재진 전용기 - 14일 밤 중국 '청두(成都)공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인천공항 출국 장소에서부터 비행기 탑승하기까지 현장에서 마주...
    Date2008.07.04 Views8005
    Read More
  5. No Image

    엘리베이터 안에서

    제목 없음 출근 준비를 하고 현관을 나설 때 아이들 떠드는 소리가 요란하다. 옆집 아이가 유치원 가방을 메고 어머니와 작별인사를 나누는 참이다. 그들을 보고 나는 자연스럽게 ‘안녕’이라는 인사말을 전했다. 남자 유치원생의 머리카락은 무스를 발라 아침...
    Date2008.07.15 Views7908
    Read More
  6. 공정 보도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게 된 좋은 경험

    제목 없음 “상상 이상의 취재 거부와 방해” 공정보도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게 된 좋은 경험 5월3일, 처음으로 촛불집회 취재를 나갔다. 아직은 야간 취재에 익숙하지 않을 때라 많이 긴장하고 있었다. 당시에 촛불집회 취재가 어려웠던 이유는 야간 취재인데...
    Date2008.08.22 Views8354
    Read More
  7. 그리고 우리는 바다로 갔다

    그리고 우리는 바다로 갔다 - 독도를 다녀와서 - 독도로 가는 길은 예상외로 험했다. 동해의 묵호항이나 경북 포항에서 배를 타고 울릉도에 들른 다음 거기서 다시 세 시간 뱃길이다. 기상도 종잡을 수 없는데다 일반 항구의 그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작은 접...
    Date2008.08.30 Views8239
    Read More
  8. 생방송으로 전해진 우리의 땅 독도

    “생방송으로 전해진 우리의 땅 독도” 캡 : “태현아, 이번 주에 특별한 일 있냐?” 태현 : “아니요.” 캡 : “그래? 그럼, 독도 구경 다녀와라.” 태현 : “네, 알겠습니다.” 캡과 이 짧은 대화 후, 일본 문부과학성이 중학교 교과서에 자국영토로 명시함으로 인해 ...
    Date2008.08.30 Views8457
    Read More
  9. 6자 회담 취재, 이렇게 했습니다. "mpeg2 파일로 송출"

    “4개 사의 합의 통해 mpeg2 파일로 송출” 지난달 9일부터 13일까지 4박5일간 중국 북경에서 6자회담이 열렸다. 이번6자회담에서는 KBS, MBC, SBS, YTN 4개사가 HD카메라를 이용한 풀 취재를 하였고 급박하게 돌아가는 현장상황에도 불구하고 무사히 취재와 인...
    Date2008.09.01 Views9117
    Read More
  10. No Image

    구천을 맴도는 금정굴 영혼

    제목 없음 취재팀은 서울대학병원 법의학센터로 향했다. 오늘 취재는 6.25전쟁 중 발생한 유골이 묘지에 안장되지 못하고 10년째 서울대 병원에 방치되어있다는 다소 황당한 내용이었다. 법의학센터에 도착했을 때 우리가 제일 처음 본 것은 부검 실 팻말이었...
    Date2008.09.19 Views7920
    Read More
  11. No Image

    나흘 간의 교훈

    2008 베이징올림픽 취재를 다녀와서 나흘간의 교훈 8월 5일 베이징 수도공항. 중국세관이 길을 막는다. 주파수허가서(Frequency License)없이는 무선마이크를 반입할 수 없다는 것이다. 중계권이 없기에 우린 경기장에 들어가지 않으므로 대사관에 취재비자 신...
    Date2008.09.26 Views8016
    Read More
  12. 베이징과의 만남

    2008 베이징올림픽을 취재하고 베이징과의 만남 #1. 베이징으로 “내일 당장 출발해야겠다!” 동행하는 선배기자의 목소리가 다급하게 들려왔다. 올림픽이 열리는 베이징의 모습을 담기위해 비행기를 타기는 해야겠지만 마음에 준비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갑직스...
    Date2008.09.26 Views9078
    Read More
  13. 중국 자국(自國)만의 올림픽

    2008 베이징 올림픽을 취재하고 중국 自國만의 올림픽 2008 베이징올림픽이 17일간의 열전을 마치고 막을 내렸다. 안전 강조와 철저한 통제 속에 외형적으로 한없이 화려했던 올림픽. 중국은 '세계의 공장'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환경오염지수가 세계 최고 수준...
    Date2008.09.26 Views10438
    Read More
  14. 람사르 총회를 취재하고

    제목 없음 <취재기> 람사르 총회를 취재하고.. “현명하게 자연을 이용하자는 회의... 오히려 자연 훼손에 한 역할 한 것 같아 안타까워” 환경수도를 지향하는 창원에서 굵직한 회의, '람사르 총회'가 열렸다. 습지와 철새 등 환경에 관해 논의하고 토론하여 ...
    Date2009.01.06 Views7313
    Read More
  15. 2009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취재하고```

    제목 없음 2009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취재하고 경쟁보다는 취재원의 입장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200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지난 11월 13일에 실시됐다. 시험 전날 사회팀장으로부터 휘문고에서 수능을 취재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그리고 고사장 출입증 ...
    Date2009.01.15 Views10594
    Read More
  16. WBC 그 '위대한 도전'의 현장을 가다

    제목 없음 “몸과 마음은 힘들었지만, 너무나 행복했던 시간” 제1회 WBC 출전 선수들보다 투타에서 한 수 아래로만 여겨졌던 제2회 WBC 선수들이 전대회의 4강 신화를 넘어 준우승이란 엄청난 결과를 가지고 금의환향했다. 나는 운 좋게도 그들이 준우승 신화...
    Date2009.04.14 Views10368
    Read More
  17. 따뜻한 방에 앉아 ENG로 닭 잡아먹는 삵 찍는 법

    제목 없음 “민가에 야생 동물들이 밤마다 내려와 닭을 잡아먹는다.” 이 이야기는 오래전 할머니 무릎 위에서 듣던 옛날이야기가 아니다. 실제 상황이다. 그럼, 닭을 한 마리라도 더 먹으려는 야생동물과 밤마다 닭을 지키려는 주인의 치열한 전쟁(?)을 영상취...
    Date2009.04.14 Views11460
    Read More
  18. 한 점의 빛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의 촬영

    제목 없음 칠흙같은 어둠속에서 ENG로 촬영을 해야 할 경우 어떻게 해야 가능할까? 물론 렌즈에 아스트로스코프(Astro Scope-주변의 미약한 불빛을 증폭해서 어두운 곳에서도 볼수 있도록 만들어진 장비. 적외선을 감지하기 때문에 녹색을 띠고 있음) 를 장착...
    Date2009.05.18 Views11497
    Read More
  19. 동아시아 농구 선수권 대회 취재기 (Bizhard 사용기)

    제목 없음 지난 6월10일부터 15일까지 난 허재 감독이 이끄는 한국남자농구대표팀과 동아시아 농구 선수권대회를 동행 취재했다. 6월10일 아침 9시20분 출발 비행기에 몸을 싣었다. 비행시간은 약 1시간 50분정도가 걸리는 짧은 비행이었지만 긴 일정의 시작...
    Date2009.07.16 Views10979
    Read More
  20. '카메라기자 수난시대’ 쌍용차사측, 기자폭행…경찰은뒷짐

    “쏵 다 밀어 붙여!~” 멀찌감치 에서 소리가 들려오자 나는 급히 카메라 렌즈를 격앙된 함성에 초점을 맞추며 앵글을 잡았다. 곧 마스크, 복면, 모자 등으로 얼굴을 가리고 한 손에는 각 각 쇠파이프, 빗자루, 나무막대기, 물병, 돌을 움켜 쥔 겉보기에 수백 ...
    Date2009.10.16 Views10091
    Read More
  21. 인도네시아 다문화가정 취재기 - 엄마의 나라를 찾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행 비행기를 타기 전 인도네시아 여행 책을 사기 위해 서점에 들렀다. 그러나 서점 어디에도 인도네시아 여행에 관련된 책은 찾아 볼 수 없었다. 휴양지인 발리에 관한 책만 몇 권 있을 뿐이었다. 필리핀, 말레이시아뿐만 아니라 도시국가...
    Date2009.10.16 Views10696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8 Next
/ 18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