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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가에 야생 동물들이 밤마다 내려와 닭을 잡아먹는다.”  이 이야기는 오래전 할머니 무릎 위에서 듣던 옛날이야기가 아니다. 실제 상황이다. 그럼, 닭을 한 마리라도 더 먹으려는 야생동물과 밤마다 닭을 지키려는 주인의 치열한 전쟁(?)을 영상취재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사람을 촬영 하는 것은 당사자의 동의만 구하면 어려운 문제가 아니지만, 닭을 잡아먹는 너구리나 삵을 찍기란 쉽지 않다. 몇 년 전 오대산 자락의 농장에서 제보를 받고 현장으로 갔는데, 농장의 닭 여러 마리가 죽어있었다. 주인은 삵(환경부 보호종)이 한 짓이라고 확신했다. 눈으로 확인 해야겠다 싶어 적외선 CCTV를 달아놓고 다음날 촬영본을 보니 아니나 다를까 주인의 생각이 맞았다. 그놈이 하는 짓을 제대로 된 영상으로 담아야겠다 싶어 그날부터 닭장에서 닭들과 함께 자며 3일을 잠복했다. 그런데 매일 와서 닭을 잡아먹었다던 삵은 그림자도 보이지 않는다. 사람보다 후각이 150배 이상 발달한 야생동물이 사람이 있는 닭장 안으로 들어 올리는 없었던 것이다.

 

 방송일은 임박해 오고, CCTV 그림만으로 방송을 내 보내자니 자존심이 너무 상했다. 물론6mm 캠코더 리모트 장비는 있었지만 꼭 ENG로 찍고 싶었던 나는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그 장면 하나 때문에 고가의 장비를 살수도 없고 그럴만한 시간도 없었다. 고민에 빠져 서울로 돌아오는데 “오호라!” 고속도로 감시 카메라가 눈에 띄는 것이었다. 고속도로 카메라 밑에 달린 팬틸트기! 바로 저거다 싶어 청계천으로 달려가 수소문 해본결과 ENG 카메라를 올려놓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고 방수까지 된다고 했다. 야외에서 쓰기에는 금상첨화 아닌가 말이다. 거기에 가격까지 무지 착하니 OK. 그런데 ‘팬’과 ‘틸트’는 해결이 되었지만, 줌과 포커스를 어떻게 할지에 대한 고민이 생겼다. 그러나 그 문제는 간단했다. 줌 서버와 포커스 서버 연장선을 만들어 어렵지 않게 해결한 것이다. 실험결과 100m이상도 원활하게 작동했다.

 

 현장 세팅 후 100m이상 떨어진 따뜻한 방에서 모니터보며 레코더로 녹화하는데 이건 완전 오락실에 온 느낌이다. 하지만 더욱 놀라운 것은 그 결과물이었다. 전혀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는 너구리와 삵의 자연스러운 사냥장면을 ENG카메라를 가지고 내가 원하는 대로 움직여 가며 아주 다양한 사이즈로 촬영 할 수 있었던 것이다. 매우 간단한 방법이지만 조금만 생각 하면 아주 쉽고 멋진 장면을 잡아낼 수 있다. 이 장비는 지금도 현재 EBS 자연다큐에서 효과적으로 사용된다. 조금 더 머리를 쓴다면 응용범위가 더 넓어질 수 있을 듯하다.

 

 나는 지금 고성능 ENG 수중 리모트 장비를 아주 저가로 자작하는 방법을 연구 중이다.

물론 돈만 많으면 다 해결된다. 하지만 효과적 응용 방법을 생각해보면 웬만한 것은 상당히 저가로 만들어 쓸 수 있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영상취재를 다니다보면 카메라기자가 한 현장에 길게 머물며 촬영을 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그런 경우, 머리를 좀 써보면 어떨까? 이 방법이 여러분의 아이디어 창출의 시작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조우철 기자 uccho@e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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