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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어느 화창한 일요일 오후. 바람은 좀 불었지만 청명한 가을 날씨다. 그래 오늘 인천 도시축전에서 글라이더와 경비행기 축하 비행이 있다고 그랬지. “그림 좀 되겠다. 가자!” 그렇게 취재가 시작됐다.

미추홀 분수대 위에 하늘하늘 휘황한 연들이 떠 있고 구름은 맑았다. 조종사들이 글라이더 편대를 이루며 멋지게 주차장 쪽에서 날아오기 시작했다. 바람 때문에 걱정을 하더니 이정도면 괜찮은 가 보다. 그 순간 반대편에서도 축하비행을 하기로 한 경비행기 두 대가 날아왔다.

날아오는데 속도가 제법이다. 방향도 좀 이상하다 느낀 순간, 한대가 연줄에 걸렸다. 본능적으로 뷰파인더 안에서 경비행기를 찾았고 레코더 버튼을 눌렀다. ‘뷰 파인더’ 안에 연줄을 단 경비행기는 왼쪽으로 기운 채 좌우로 비틀어 대며 머리 위를 지나갔다.

삼각대에 대고 촬영하다가 피사체를 놓쳐 낭패를 본 경험이 떠올라 카메라를 삼각대에서 떼어 어깨에 짊어졌다. 물론 레코더는 ‘ing’ 순간 사람들이 동요하기 시작했다. 경비행기는 필사적으로 연줄에서 벋어나려고 몸부림 쳐 댔지만 연줄의 길이가 허용하는 범위 까지. 안타까운 선회비행은 약 2분간 지속됐고 연줄은 점점 짧아졌다.

결국 두 명의 조종사를 태운 경비행기는 관광용 2층 버스 측면으로 곤두박질해 추락했다. 반 토막 남은 비행기에서 나온 매캐한 연기, 막무가내로 취재를 막는 조직위 직원들, 구조와 구경. 아비규환이 따로 없다.    

비행기가 떨어질 확률이 로또에 당첨될 확률보다 낮다고 한다. 덕분에 축하(?)는 받지만 마음이 그리 편치 못하다는 것을 모든 사건기자들이 다 안다. 이 자리를 통해 유가족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을 전한다. 근데 도시 축전 관객이 사고 이후 더 늘어난 까닭은 뭘까?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길 빌 뿐.  

OBS 현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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