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1047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수정 삭제


런던 올림픽 14번째 금메달!
                                                        

19세기부터 20세기 초까지 인류 역사상 최초의 초강대국이자 가장 거대했던 나라 영국.
‘해가 지지 않는 나라’라고 불리며 세계를 지배했던 나라에서 3번째로 열린 런던올림픽.
우리의 올림픽 취재 역시 ‘해가 지지 않는 취재’였다. 한국과는 8시간의 시차가 있어 아침부터 저녁까지 뉴스를 만들어야 했다. 영국시간으로 오전에는 저녁 9시뉴스를 위해 ENG를 들어야했고, 밤에는 아침뉴스를 위해 뛰어야 했다.

그렇게 시작된 25일간의 올림픽 취재. 해가 지지 않았던 힘든 취재를 보상하듯 2012 런던올림픽은 한국 스포츠의 새로운 역사가 되었다. 13개의 금메달로 역대 올림픽 사상 최다 금메달, 원정 올림픽 사상 최고 성적인 종합 5위를 기록한 런던올림픽은 그 성적에 걸맞게 수많은 이슈들을 낳았다. 양궁과 사격, 펜싱에서의 선전, 한국체조의 새 획을 그은 도마, 동메달에 빛나는 축구 등 기쁨의 순간들이 넘쳐났다. 또 박태환의 실격, 신아람의 눈물 등 가슴 아픈 순간들도 있었다. 이 모든 현장은 카메라기자의 눈을 통해 국민들에게 생생하게 전달되었다.

나의 취재는 런던으로 출국하는 비행기에서부터 시작되었다. 금메달의 꿈을 품고 런던으로 향하는 선수들의 다양한 모습을 담았다. 11시간의 비행 동안 어떤 선수는 동료들과의 담소로 고단함과 긴장을 풀었고, 어떤 선수는 노트북으로 경기 동영상을 돌려보며 각오를 다졌다. 나 역시 노출이 나오지 않는 기내에서 높여가는 게인(gain) 데시벨만큼 앞으로의 일정에 대한 기대와 긴장을 높였다.

고단한 비행의 끝에는 런던의 교통체증이 기다리고 있었다. 히드로 공항에서 숙소로 가는 길은 퇴근길 정체로 인해 3시간 가까이 걸렸다. 밤 9시가 넘어서야 숙소에 도착했고 그제서야 늦은 저녁을 먹을 수 있었다. 밤 10시에 먹는 저녁식사. 이것은 불규칙적인 밥 때를 규칙적으로 지키는 25일간 일정의 복선이었다. 도착 다음날부터 시작된 취재는 비행기에 오르는 날까지 단 하루의 휴식도 없이 진행되었다. 그러나 새벽에 시작해 새벽에 끝나는 스케줄에도 피곤함을 느낄 수 없었다. 올림픽의 열기와 환희, 그리고 아쉬움, 선전하는 한국선수들의 모습을 생생히 국민들에게 전달한다는 사명감은 시간이 지날수록 컨디션이 좋아지는 환각(?)에 빠지게 했다.

런던 7일차 본격적인 올림픽의 시작을 알리는 개막식을 취재할 기회가 주어졌다. 8만 명의 관중이 운집한 올림픽 스타디움. 영국의 대표 영화감독 대니 보일의 지휘하에 ‘경이로운 영국’이라는 주제로 펼쳐진 개막식은 한편의 대형 뮤지컬을 보는 느낌이었다. 미스터 빈으로 유명한 로완 앳킨슨을 포함한 유명 배우들의 연기와 2,500명이 넘는 인원이 동원된 퍼포먼스로 영국의 농촌 풍경부터 산업혁명 과정, 전쟁의 역사 등 발전과정에서의 양면성을 보여줬다. 또 영국여왕의 헬기신은 개막식 장면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다. 이렇게 역사적인 현장을 취재하게 된 나. 촬영기자가 아니었다면 평생 겪지 못했을 일이란 생각에 가슴이 벅찼다. 공연이 진행되는 동안 나는 정해진 ENG ZONE에서 행사 진행요원들의 제제를 뿌리치며 on-cam를 잡았다. ENG ZONE에서의 on-cam은 규정위반이었던 것. 하지만 난 현장의 모습을 전달해야 했다. 선수단 입장시간에는 중계그림이 잡아내지 못하는 북한 선수단의 모습, 히잡(hijab)을 쓴 여성선수와 같은 특징 있는 선수를 담았다.

나는 원래 올림픽 외곽영상취재 담당으로 런던에 갔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경기가 시작되자, 외곽뿐만 아니라 경기취재까지 할 수 있었다. 한국선수단은 전체 26개 종목 중 22개 종목에 출전했고, 나는 그중에서 축구 응원전, 핸드볼, 사격, 태권도 등을 취재했다. 아울러 북한 선수단의 훈련과 경기도 취재할 수 있었다. 그중에서 북한 탁구선수단의 훈련취재와 웸블리에서 열린 축구 조별리그 가봉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생에 처음으로 마주친 북한사람들. 한민족이라고 생각했지만 왠지 모르게 긴장되었다. 그 긴장을 확인하기라도 하듯 취재 중에 북한 선수단과 실랑이가 있었다. 훈련모습을 취재하는 우리들에게 북한 코치진이 언성을 높인 것이다. 험악해진 현장의 분위기 “찍지말라우!” 위협하는 북한 코치의 육성은 고스란히 취재되었고, 현장의 긴장감은 생생하게 전달되었다. 북한은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 4개로 역대 최대 성적을 거두었다. 후에 다시 경기장에서 다시 마주친 북한 선수단은 그때보다 훨씬 유연한 자세로 우리를 대했다. 우리에게 언성을 높이며 선수들을 독려했던 것이 좋은 결과로 반영된 것 같았다. 그들의 기쁨에 덩달아 나도 기뻤다. 역시 우린 한민족.
웸블리는 축구의 성지라고 불리는 곳이다. 바로 축구의 발상지이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동메달에 빛나는 올림픽 축구 조별예선 가봉전이 열렸었다. 자그마치 9만 명이나 들어갈 수 있는 웸블리 스타디움. 아시아의 한국과 아프리카의 가봉 경기가 열린 이곳에 7만6천 명이라는 관중이 들어왔다. 영국대표팀의 경기도 아니고, 유명한 선수가 있는 나라도 아닌데 몰려든 엄청난 수의 관중들. 축구를 사랑하고, 웸블리를 사랑하는 영국 사람들. 태극기를 페이스페인팅하고, 태극기를 두르고 응원 온 영국 사람들은 큰 감동으로 다가왔다. 정부에 의해 동원된 것이 아닌 자발적이고 성숙한 응원문화는 우리도 배워야 할 부분인 듯하다.

그렇게 17일간의 뜨거운 날들과 25일간의 뜨거운 날들. 17일 동안 374명의 한국선수단은 13개의 금메달로 최고의 성적을 냈고, 한달동안 9명의 KBS촬영기자들은 밤낮 쉬지 않는 취재로 역사의 전달자가 되었다. 완벽한 팀워크로 이루어낸 성과! 최고의 그들에게 14번째 금메달을 바친다.
  
KBS 부산총국 권태일 기자

  1. 아프리카를 가다

    마지막 기회의 땅 - 아프리카를 가다 설레고 긴장하며 아프리카 취재를 준비했다. 남아공, 콩고, 우간다, 에티오피아, 카메룬, 케냐, 빠듯한 17일간의 여정이 시작된다. 마지막 기회의 땅으로 불리는 아프리카는 깨어나고 있었다. 나의 첫 번째 목적지는 남아...
    Date2011.03.22 Views10451
    Read More
  2. Ryu 캔 두잇

    Ryu 캔 두잇 최초로 흑인 메이저리거 재키로빈슨을 배출했고 가장 처음으로 한국인 메이저리거 박찬호를 영입한 LA다저스. 항상 처음을 기록했던 LA다저스 구단만의 개방적이고 독특한 문화를 들여다보면서 한국프로야구 사상 처음으로 메이저리그에 직행한 ...
    Date2013.07.30 Views10451
    Read More
  3. 동일본 대지진 2년, 후쿠시마를 가다.

    동일본 대지진 2년, 후쿠시마를 가다. 2011년 3월 11일 모처럼 휴가를 내서 가족들과 강원도 속초로 여행을 갔다. 긴 시간 자동차를 타느라 지겨웠는지 아들 녀석들은 콘도에 들어가자마자 이리저리 뛰어 다니며 난리를 쳤고 나와 아내는 지친 몸을 소파에 기...
    Date2013.03.29 Views10454
    Read More
  4. 런던 올림픽 14번째 금메달!

    런던 올림픽 14번째 금메달! 19세기부터 20세기 초까지 인류 역사상 최초의 초강대국이자 가장 거대했던 나라 영국. ‘해가 지지 않는 나라’라고 불리며 세계를 지배했던 나라에서 3번째로 열린 런던올림픽. 우리의 올림픽 취재 역시 ‘해가 지지 않는 취재’였...
    Date2012.11.01 Views10470
    Read More
  5. 나로호 발사 취재기

    26일 (D-4) 여행용 캐리어를 꺼내 주섬주섬 짐을 담는다. 작년 늦가을 첫 취재 때는 가벼운 배낭을 하나 짊어지고 갔던 것 같은데, 3번째가 되니 한겨울이 되어버렸다. 옷이 그만큼 두꺼워 졌으니 짐도 자연스레 늘 수밖에... 늘 내려갈 때 마다 출장기한은 5...
    Date2013.03.29 Views10500
    Read More
  6. 쌍용차 평택 공장 잠입기

    쌍용차 평택공장 옥쇄 파업 취재 후기를 써 달라는 원고 청탁을 받았을 때, 얼떨결에 승낙해버렸다. 그로부터 벌써 3주가 흘렀다. 일반적인 취재 후기를 써야 하나? 문득 후배들이 공장 안으로 어떻게 들어갔냐고 물었던 기억이 났고, 공장에 들어가기까지의 ...
    Date2009.10.16 Views10510
    Read More
  7. 2010 남아공 월드컵, 한국 축구 가능성 보여줘

    2010 남아공 월드컵 인천에서 두바이를 경유해 24시간 만에 도착한 요하네스버그는 서울보다는 조금 서늘한 날씨였다. 낮엔 반팔 차림도 가능하지만 저녁이면 쌀쌀해졌다. 그래도 겨울이라기보다는 늦가을정도로 구름 한 점 없는 파란하늘에 태양이 눈부셔 선...
    Date2010.07.20 Views10557
    Read More
  8. 2009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취재하고```

    제목 없음 2009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취재하고 경쟁보다는 취재원의 입장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200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지난 11월 13일에 실시됐다. 시험 전날 사회팀장으로부터 휘문고에서 수능을 취재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그리고 고사장 출입증 ...
    Date2009.01.15 Views10594
    Read More
  9. 세계인의 축제 런던 올림픽을 다녀오며....

    세계인의 축제 런던 올림픽을 다녀오며.... 4년마다 한번 열리는 지구촌 축제, 런던 올림픽을 취재한다는 부푼 기대를 품고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12시간이라는 장시간 비행으로 피곤했지만, 몸과 마음은 이미 런던에 있었다. 히스로 공항은 이미 세계 각국...
    Date2012.11.01 Views10598
    Read More
  10. 중계차 줄행랑사건

    쓰나미로 초토화된 일본 동북부 지역 취재를 마치고 영상송출을 위해 영사관이 있는 센다이 시내로 복귀하는 길. 로밍서비스를 통해 휴대폰에 다음과 같은 메시지가 뜬다. “현지 중계차 철수로 송출 불가. 각자 현 위치에서 가능한 인터넷 송출 방법 강구 바...
    Date2011.05.21 Views10605
    Read More
  11. 참혹했던 베트남 쓸개즙 관광

    “찍지 마세요.” 마취된 채 끌려온 곰 앞에서 농장 주인이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아 망했다. 어떡하지.’ 갑자기 추워진 날씨 탓에 옷을 잔뜩 껴입고 출근한 어느 날. “따뜻한 동남아. 좋겠네. 잘 다녀와.” 영문을 몰라 멍하게 있으니 선배가 출장이 잡혔...
    Date2014.03.21 Views10605
    Read More
  12. [인도취재기]인도는 지금 변화로 몸살을..

    인도(印度, India). 대학시절, ‘해외여행을 가게 된다면 어느 나라에 가고 싶은가?’에 대해 질문을 하면 친구들은 배낭여행의 성지 유럽을 가장 많이 꼽았고 그 다음은 인도를 선택했던 기억이 난다. 당시 나에게 떠오른 인도의 이미지는 아침이면 논두렁에 ...
    Date2009.12.15 Views10609
    Read More
  13. “백야의 잠못드는 밤 코펜하겐”

    42박 43일간의 세계일주취재,참으로 가슴 벅찬 일정이었다. 3대륙 12개국을 돌아다닌다니 처음엔 너무 좋았던 기억이 난다. 해외취재에 이골이 난 몸이라 자신을 했건만 그 기대는 첫 날 런던에서부터 깨지기 시작했다. 급체! 첫날 과식을 한 탓인지 하루종일...
    Date2010.01.14 Views10611
    Read More
  14. 6.25전쟁 프랑스 종군기자 앙리 드 튀렌 인터뷰

    6.25전쟁 프랑스 종군기자 앙리 드 튀렌 인터뷰 戰後 5년… 또 3차 대전이 터진 줄 알았다… 1950년 긴장과 공포 속에 한국행 비행기에 몸 실어 지난 6월 7일, 6.25 전쟁 발발 60주년을 앞두고 당시 미군에 종군했던 앙리 드 튀렌 (Henri de Turenne, 이하 튀렌...
    Date2010.07.15 Views10618
    Read More
  15. 라나 플라자 붕괴 그 후 …

    라나 플라자 붕괴 그 후... 방글라데시의 8월은 무더웠다. ‘가난한 나라를 꼽으라고 하면 늘 손에 꼽히는 나라. 그렇지만 국민들의 행복지수는 높은 나라.’ 방글라데시에 대해 딱 이정도만 알고 간 출장이었다. 다카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몸을 휘감는 습한 기...
    Date2013.10.07 Views10665
    Read More
  16. 인도네시아 다문화가정 취재기 - 엄마의 나라를 찾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행 비행기를 타기 전 인도네시아 여행 책을 사기 위해 서점에 들렀다. 그러나 서점 어디에도 인도네시아 여행에 관련된 책은 찾아 볼 수 없었다. 휴양지인 발리에 관한 책만 몇 권 있을 뿐이었다. 필리핀, 말레이시아뿐만 아니라 도시국가...
    Date2009.10.16 Views10696
    Read More
  17. 북극취재기 - 가장 신선한 경험은 '반복'에서 나왔다

    북극취재기 어린이들에게 신으로 군림하고 있는 ‘뽀통령’ 뽀로로 못지않게, 그 만화의 다른 캐릭터들-크롱, 루피, 에디-의 인기도 결코 만만치는 않다. 5살짜리 우리 꼬마에게는 포비가 그러하다. 워낙에 매니악한 수준이라 인형, 장남감 등은 거의 컬렉션 급...
    Date2011.11.18 Views10711
    Read More
  18. 시속 233Km의 허리케인, 카트리나

    시속 233Km의 허리케인 ‘카트리나’ 우리는 시속 233Km의 허리케인이 어느 정도인지 실감이 가지 않는다. - 4등급은 바람세기가 시속 131마일 ~ 155마일 (210Km ~ 249Km). 일반 주택을 심하게 파괴하거나 무너뜨리고, 나무를 뿌리째 뽑아 날려 버릴 수 있다. -...
    Date2005.10.12 Views10713
    Read More
  19. 한국시리즈 취재기 - 삼성 vs SK

    지난 10월23일 부산 사직구장 전날 내린 비로 인해 하루 연기되었던 2011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5차전, 정규리그 2위팀 롯데와 준플레이오프에서 기아를 물리치고 올라온 SK의, 한국시리즈를 위한 막판 승부. 이 두 팀 중 이기는 팀만이 대구행 티켓을 받겠지...
    Date2011.12.27 Views10714
    Read More
  20. 4.11 총선 취재기- 12월 대선,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4.11 총선 취재기 12월 대선,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이번 4.11 총선은 새누리당 승리, 민주통합당 참패, 통합진보당 중간성적표, 자유선진당 몰락, 무소속 부진, 국민생각/진보신당 국회입성 실패라는 결과를 낳았다. 야권의 두축이라 할 수 있는 민주통합당...
    Date2012.05.04 Views10724
    Read More
  21. 아덴만 여명 작전 -삼호주얼리호 취재

    이국의 바다에서 삼호주얼리호를 만나다 오만의 바닷가는 ‘클린스테이트’를 지향한다는 그들의 말 만큼이나 푸르고 깨끗했다. 한국대사관과 무스카트항을 몇 번씩 오가며 삼호주얼리호를 얼마나 기다렸을까. 사살된 해적들의 시신처리와 생포된 해적들의 인도...
    Date2011.03.22 Views10809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Next
/ 18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