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9.03 02:28

<지역 취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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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수야, 오늘은 하늘에서 한 번 훑어야 할 거 같은데...”

 

데스크 지시가 떨어진다. ENG카메라만 챙기던 내가, 챙겨야 될 준비물이 하나 더 생겼다.
그건 바로 카메라가 달린 비행물체, ‘드론’이다.
처음엔 모든 게 어려웠다. 전에 RC카나 RC비행기를조종해봤지만 드론은 만만치 않았다.
‘오르락 내리락’이 전부. 그마저도 떨어질까, 날아갈까 조마조마.

퇴근하고 주말에 시간을 내서 틈틈이 연습을 하지만, 그것도 별로 효과는 없었다.

닥쳐서 해야 뭐든 이뤄지듯이. 대부분 조종능력과 기술은 취재하면서, 현장에서 날려가면서 익혔다.

그렇게 드론은, 십년 넘게 내 곁을 지켜온 ENG카메라의 자리를 조금씩 차지해가고 있었다.
최근 드론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는 만큼, 드론을 활용한 제작물이 늘고 있다. 현장에 나가면 부감 찍을 포인트부터 찾았던 나지만,

이제는 드론을 띄울 안전지대(?)부터 찾는다. 취재기자들도 리포트에 좀 더 다양한 드론 영상을 활용하고 싶어 한다.

때문에 단순한 항공촬영을 넘어 어떻게 이것을 보도 영상에 적절하게 녹여 뉴스의 완성도를 높일지 많이 생각하게 된다.

특히 드론같이 긴 호흡을 가진 영상을 1분 30초 내에 모든 걸 보여줘야 하는 뉴스 영상에서 그 효과가 극대화시킬 수 있도록 말이다.

그래서 접근이 어려운 현장 취재를 넘어 활용도가 높아질수록, 조종기술이 늘수록 카메라 기자로써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것 같다.
안전에 대한 고민도 점점 늘고 있다. 내가 조종을 아무리 잘해도 돌발적인 상황이 발생하면 드론은 언제든 추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드론을 활용하는 카메라 기자라면 누구든 갖고 있는 고민이겠지만 강원도 기자로써의 고민이 있다.

강원도에는 군부대가 워낙 많다보니 드론을 띄우기 전에 항상 주위(?)를 둘러본다.

여기서 날려도 되는지 물어보고 확인하는 버릇이 생긴 건 이것 때문이다.

산꼭대기에 올라가서 찍어도 안 걸리던 것이 드론을 조금만 띄워도 쉽게보이는지. 드론을 띄우고부터 강원도 군부대 시설이 많다는 걸 새삼 느낀다.
이렇게 고민도 많지만 얻는 것도 많다. 강원도 최초로 뉴스 영상에 드론을 도입한 카메라 기자라는 타이틀.
보여지는 타이틀보다도 뿌듯함이 들 땐 ‘뉴스가 멋있어졌다.’ ‘그림이 세련됐다.’ 등의 시청자들의 반응이 들려올 때다.
이런 반응에 모든 고생이 잊혀지고, 끊이지 않는 고민들이 지난 십여 년간 나를 진짜 카메라 기자로 키우고 지탱해 준 힘이다.

그리고 앞으로 계속 거쳐야 할 길이란 것도 안다. 역시 나는 천상 카메라 기자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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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수 / G1 보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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