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1.21 01:41

<국정감사 취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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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기’되는 국정감사는 어디에?

 
 실질적으로 국감 마지막 날이었던 10월 8일 국회의 국방위 국정감사장은 한국형 전투기(KFX) 개발사업에 대한

날선 공방으로 긴장감이 가득했다. 여야 가릴 것 없이 증인으로 나온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장명진 방위사업청장을

날카로운 질의로 거칠게 몰아 붙였다. 핵심기술 이전이 불가한데도 왜 강행했는지,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지,

앞으로 국방공백이 생기면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국방위원들의 촘촘한 질문에서 장관과 청장은 빠져나가기 힘겨워 보였다.

덕분에 내 카메라는 좌우를 오가며 쉴 틈 없는 패닝으로 국감장의 목소리와 표정을 좇아야 했다.
 국정감사 - 국회가 행정부가 한 일을 감시하고 감독하는 등 국정 전반에 관하여 적합여부 또는 비위를 적발·시정하기 위해

행하는 검사. 9월 10일부터 10월 8일까지 이어진 2015년 국정감사에서 이러한 사전적 정의에 부합하는 국감은 얼마나 될까?
 국감이 시작된 첫 주에 주요 국감기사를 장식한건 정종섭 행자부장관의 총선 필승 건배사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마약사위 논란이었다. 더불어 박원순 시장 아들의 병역논란과 최경환 부총리의 취업청탁 사안까지 국감장을 달구면서

감사를 하는 의원은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국감장은 정쟁을 위한 무대일 뿐이었다. 국감장 밖에서는 새누리당의

픈프라이머리로 인한 당정 갈등, 새정연의 혁신안과 대표 거취에 대한 계파싸움, 그리고 선거구 획정 등의 문제가

불거지면서 국정감사라는 단어는 시작부터 2선으로 물러난 느낌이었다. 9월 17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정무위원회에

증인 출석은 국감의 저질 막장 논란을 일으켰고 중반기로 가면서 맥 빠진 국감, 수준 떨어지는 부실 국감이라는 기사가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국감 종반기인 10월에도 여야의 정쟁은 계속 이어졌다. 증인채택과 국정교과서 문제로 파행이

속출했고  공산주의자 발언을 한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은 모든 국감의 이슈를 덮어버린 뜨거운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KFX 문제로 치열한 공방이 오가갔던 마지막 국방위 국감처럼 국감다운 국감이 없지는 않았겠지만 최대 규모로 열린

2015년 국정감사의 마지막에 남은 건 여야 정쟁 밖에 없었다.
 네이버 뉴스에서 9월 10일부터 10월 8일까지 ‘국정감사’로 검색을 하면 총 49,207개의 기사가 뜬다.

‘국정감사 파행’은 2102개, ‘국정감사 부실’은 2966개, ‘국정감사 갈등’은 2017개, ‘국정감사 고성’은 828개의 기사가 검색된다.

이러한 기사들은 언론에서 보통의 국감 기사보다 더욱 중요하게 다뤄졌다.

국정감사답게 진행된 국감은 주목도가 현격하게 떨어졌다. 매년 반복되는 정치국감, 부실국감이라는 평가.

올해는 더 나아가 역대 최악이란 이야기까지 나왔다. 질의를 하고 답변을 하고 영상을 찍고 기사를 쓸 때 파행, 부실, 갈등,

고성이 없으면 흔히 말하는 ‘얘기’가 안 되는 것처럼 보인다. 우리는 언제쯤 국감다운 국감을 취재하고 보도할 수 있을까?

 

 

주용진 / SBS A&T 영상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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