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촬영기자로 살아가기....
 

 

2.제주 YTN 정두운.jpeg

              


1.                                   

멋진 풍경을 담아내기 위해 그곳에 다다를 때까지
ENG 카메라를 어깨에 메고 묵묵히 가야 한다.

해발 1950미터 한라산 촬영이라도 잡힐 때면....
1500 고지 능선을 숨이 막혀 터져버릴 것 같은 가슴을 움켜잡고
오백나한 영실기암에 의지하며 한 걸음 한 걸음 오른다.

가파른 오르막을 지나 구상나무 숲 지대를 지나자,
만개한 철쭉이 대평원을 붉게 물들인 선작지왓의 비경은
가희 환상적이었다.

조금 전까지 헐떡이던 숨은 이제 큰 심호흡으로 골라야 한다.

한라산의 절경에 할 말을 잃은 사람들의 표정과 환성!!
철쭉이 파란 하늘과 어울려 햇볕에 빛나는 광경!!
이젠 관광객이 옆에서 사진을 찍어도 도망가려 하지 않고
그 속에서 뛰어노는 한 쌍의 노루....

이 모든 상황을 ENG 카메라 앵글 속으로 넣어야 한다.

 

 

2.
올해 여름 끝,
추자도 바다에서 낚시어선 전복사고가 벌어졌다.

현장 감식이 있던 날,
제주를 출발해 추자를 거쳐 완도로 가는 배에 올랐다.

1시간 30여분이 흘러 석양이 물들고 있는 상추자도항에 도착했다.
소박하고 고요했던 평소의 추자항은 조금은 다른 모습이었다.

다음 날, 신양항에서의 현장 감식이 예정된 시간보다 늦어졌다.
제주도로 돌아가는 여객선을 타기 전까지 여유 시간은 한 시간 남짓.

그 짧은 시간에 담당자 인터뷰를 하고, 취재기자 스탠딩을 잡고
리포트 영상 화면까지 놓치지 않고 담아내야 했다.
타 방송기자들도 긴장한 것이 역력했다.

감식반이 도착하자마자 취재 경쟁은 시작이다.
카메라의 빨간 불이 이 모든 상황을 레코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뉴스 리포트 분량을 다 채우고
제주로 돌아오는 여객선에 몸을 싣고 나서야 흐르는 땀방울을
닦을 수가 있었다.
이제는 일상생활의 벗이 돼버린 ENG 카메라와 트라이 포드!!

사건사고 현장과 기획뉴스 영상편집까지 서울 본사에 송출하고
방송으로 온에어 되기까지 항상 긴장감을 늦출 수 없다.

카메라 기자는 자신이 전하고자 하는 내용을 영상으로 표현해야 한다.
카메라 기자가 어떤 장면을 선택하고, 어떤 장면을 촬영하는지에 따라
사건이 다르게 비춰질 수 있다는 점을 언제나 잊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담아내고자 하는 것은 분명한다.
그것은 바로 내가 사는 세상이다.

“보이는 사실에 안주하지 말고 보이지 않는 진실을 찾아라”
어느 선배의 말씀을 항상 떠올리며 단순히
피사체를 촬영하는데 그치는 게 아니라 피사체에 담긴 진실을 찾아내
시청자에게 보여 줄 수 있도록 더욱더 노력할 것이다.

 

 

1.제주 YTN 정두운.jpeg

 

 

 

정두운 / YTN제주

 

 

 

 

 

 

 



List of Articles
제목 날짜 조회 수
[2023 힌츠페터국제보도상 수상소감] 인류최악의 원전사고, ‘체르노빌원전사고’를 알린 네 명의 영상기자들 file 2023.11.20 71
[2023 힌츠페터국제보도상 수상소감] “인사이드 러시아: 푸틴의 국내 전쟁(Inside Russia: Putin’s War at Home)” file 2023.11.20 95
[2023 힌츠페터국제보도상 수상소감] “바흐무트 전투(The Battle of Bakhmut)” file 2023.11.20 100
[2023 힌츠페터국제보도상 수상소감]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내 러시아의 소프트파워 (Russian Soft Power in The CAR)” file 2023.11.20 117
모든 것이 특별했고 모든 것이 감사했다 file 2023.11.15 120
지역에서는 이미 불거진 문제, 아쉬움만 가득한 잼버리 조기퇴영 file 2023.08.31 129
2023 특집 다큐멘터리 [우리도 광주처럼] file 2023.12.18 140
저는 지금 텔아비브의 중심가에 나와 있습니다 file 2023.11.15 145
언론인에 대한 정교하고 다양해진 공격, 직업적 연대로 극복해야 file 2022.11.01 179
“오송 지하차도 참사가 우리에게 주는 숙제” file 2023.08.31 180
EEZ 중국 불법어선 단속 동행 취재기 file 2023.12.21 180
"기후위기 시대의 영상기자’로의 진화가 필요한 시점" file 2023.08.31 195
[카타르 월드컵 거리응원 현장 취재기] 뉴스의 중심에 선 ‘사람들’을 위해 그들과 등지고 서다. file 2022.12.28 197
“후쿠시마 오염수, 서로 다른 체감온도” file 2023.08.31 212
“첫 취재를 함께 했던 언론인 동료이자 친구인 故쉬린 아부 아클레 기자의 죽음 영상으로 담아낸 고통 …팔레스타인의 진실 계속 취재할 것” file 2022.11.01 213
[현장에서] ‘세계적 보편성’ 인정받은 ‘세계의 지역성’ …‘ATF2022’와 다큐멘터리 ‘화엄(華嚴)’ file 2023.03.03 241
[현장에서] “독재와 권력에 맞설 우리의 무기는 손에 든 카메라와 마이크입니다.” file 2022.07.01 244
2030 부산 세계박람회 유치발표 취재기 file 2023.12.21 247
[카타르 월드컵 카타르 현장 취재기] 월드컵 역사상 다신 없을 카타르 월드컵 file 2022.12.28 267
[현장에서] 카메라와 아이디어로 담아낸 현실의 부당함과 저항, 인간의 투쟁이 세상의 조명을 받도록 file 2022.07.01 270
외신에 의존하지 않는 한국 시각의 전쟁 취재.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나? file 2023.12.21 280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8 Next
/ 18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