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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인터뷰 - YTN 하성준 차장>

“영상취재하면 ‘하성준’, 그것이 나의 목표”

1. KBS 김승욱 기자가 하성준 차장에 대해 ‘알수록 더 알고 싶은 사람, 때때로 궁금해지는 사람’이라고 소개를 하며 이어지는 인터뷰 다음 주자로 추천을 했다. 추천을 받은 소감.

 글쎄, 우선 그렇게 생각해줘서 승욱이 형에게 정말 고맙다. 요즘 마주칠 일이 없어서 서로 궁금해 하지만 공식적인 인터뷰의 장으로까지 끌어들일 줄은 몰랐다. 누군가에게 기억된다는 것은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승욱이 형이 나에 대해 관심(?)이 아직 있기는 하구나!’라는 것을 깨달았다는데 큰 소득이 있었던 것 같다. 왜냐하면 먼저 전화 한 번 걸어온 적이 없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강조한다. “형, 맛있는 밥을 사시오.”

2. 하성준 차장이 생각하는 ‘김승욱 기자’는?

 정(情)이 많은 사람이다. 나도 그런 사람이라고 스스로 생각하지만.. 그래서 서로 통했던 것 같다. 승욱이 형과는 1999~2000년 청와대 출입을 함께 했었다. 풀 취재라 가족적인 분위기도 있지만 서로 경쟁해야 하는 관계에서 먼저 출입하고 있던 승욱이 형이 도움을 많이 주었다. 좋은 추억도 많았고, 한때 벗어나고만 싶었던 청와대 출입처를 버티게 해주었다. 얘기하다보니 진짜 보고 싶다.

3. 요즘 근황은 어떠한가?

 현재 사건팀 캡을 하고 있다. 타사와 달리 YTN은 캡과 데스크 업무를 한 사람이 소화한다. 여러모로 부족하고 나란 사람에게는 능력외의 벅찬 일이라고 생각한다. 수시로 걸려오는 전화에 후배들과 씨름하기로 바쁘기는 하지만, 나에게 주어진 일이라서 묵묵한 살림꾼이 되는 것이 목표다. 스트레스가 없다면 거짓말이지만 나름대로 즐기면서 꾸려가려 하고, 건강을 위해 자전거 타고 있다.

4. 카메라기자로 일한지 몇 년이 되었나? 일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일은?

 1994년 9월 9일에 입사했으니까, 햇수로 15년이 되었다. 스치는 생각은 많지만, 2004년에 아테네 올림픽 취재를 갔던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이유는 타 지상파방송사와는 너무나도 달랐던, 이보다 더 최악의 취재환경이 있을 수 있을까 하는 점에서였다. YTN은 올림픽 중계권을 사지 않았기 때문에 방송사로서 올림픽을 취재할 권한이 없었고, 애초에 올림픽 취재를 가지 않기로 했었다. 그런데 아테네 올림픽에서 테러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가 돌았고. 취재지시가 내려왔지만 위성청약조차 할 수 없었다. 카메라기자 1명과 취재기자 2명의 출장명령은 떨어졌지만, 미디어센터나 방송센터의 출입증, 차량비표조차 없고 송출도 못하는 상황에서 아이디어를 내야 했고, 누구도 그 당시 시도하지 않았던 인터넷송출을 떠맡게 되었다. 출장 전부터 각별한 연구가 필요했고, 타사도 경험 없던 일이라 모험이었다. 물어볼 사람도 없었고.. 회사에서는 송출이 실패하면 다음날로 서울로 복귀해도 좋다고 했을 정도였다.

 아테네에 도착한 첫 날, 올림픽개막전 분위기를 스케치해서 노트북으로 리포트 편집하고 송출을 시도했다가 처절한 인터넷속도(평균 6K, 아테네는 가정집이 56K 전화모뎀을 사용하던 시절이다)에 실망하여 시내 여기저기를 방황하다가 그중 제일 빨랐던 아테네시청기자실에서 평균15K의 속도로 4시간에 걸쳐 첫 완제리포트를 송출했다. 평소 친하지도 않았던 취재기자와 포옹도 하며 자축했지만 불행의 시작이었다. 회사는 하루에 두 꼭지씩 리포트 완제품을 요구하기 시작했고, 이후에는 각종 경기의 리포트, 금메달리포트까지 제작지시를 내렸다. 22일 동안 총 52꼭지의 리포트완제품을 송출하기 위해 혼자서 하루도 쉬지 않고 아침9시부터 새벽4~5시까지 일했다. 경기장마다 걸어 다녔고, 지하철을 이용했으며, 입장권을 구입하여 취재했다. 취재기자는 두 명이라 돌아가며 쉬는데 나는 첫 5일은 하루에 한 끼밖에 못 먹었고 자판기 냉커피만 마시며 송출하다가 토했던 일은 지금 생각하면 웃음밖에 나오지 않는다. 육체적인 한계와 정신적인 한계를 극복하려고 노력했던 것은 이런 취재환경에서 내가 얼마나 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에 대한 나의 의지의 답이었다고 생각한다. 좀 심각하고 거창한 이야기가 되고 말았지만, 그래도 가장 뿌듯한 기억이다. 이후 현재까지 YTN 뿐만 아니라 지상파방송사도 인터넷송출은 당연한 일이 되었고, 모든 선후배 동료의 많은 도움이 있었다. 당시에 혹자는 카메라기자가 왜 송출까지 해야 하냐며 혹 붙인 격으로 비난하기도 했지만 나에게는 자부심으로 남는 일이다.  

5. 카메라기자로서 목표가 있으시다면?

 다른 분들 인터뷰 한 것을 보니,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분,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싶다는 분, 다양한 목표들이 있으신 것 같다. 그러나 나는 그런 것은 없다. 그냥 기본에 충실한 카메라기자가 되고 싶다. 전에 ‘한국의 악기’라는 영상 시리즈를 한 적이 있었다. 연중 기획인데, 주에 한 편씩 나가기 때문에 52개를 만들면서 느꼈다. ‘많이 부족하고, 그래서 한 우물 열심히 파는, 기본적인 뉴스영상취재에서 전문가가 되고 싶다’라고. 요즘 훌륭한 멀티플레이어 카메라기자 선후배들이 많지만 난 데일리뉴스취재의 스페셜리스트가 되고 싶다. 아직도 너무 먼 길이지만.

6. 앞으로 계획, 또는 바람이 있으시다면?

 가장 큰 바람은 우리 가족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는 것이다. 뭐 특별한 것이 있겠는가? 나는 원래 ‘땡집’이다. 무슨 말이냐 하면, 끝나자마자 집에 간다는 뜻이다. 나는 내 가족이 기다리는 집을 좋아한다. 요즘은 업무 때문에 퇴근 후 아이들 얼굴 보기도 힘들지만 캡을 그만하게 되면 다시 ‘가정적인 하성준’으로 돌아갈 계획이다.

 하나 덧붙이자면, 지금 맡고 있는 일(캡&데스크)을 무난히 잘 해냈으면 한다. 그래서 앞으로 이 업무를 맡게 될 다음 캡에게 열심히 하는 사건팀 분위기를 만들어 물려주고 싶다.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웃음)  

7. 협회에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시다면?

 한 가지 건의하고 싶은 것이 있긴 하다. 1박 2일로 가족 수련 대회를 하는 것도 좋은 일이지만 아무래도 많은 회원이 참여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본다. 그리고 가족이 함께 가다보면 정작 회원 간의 친목도모를 위해 무엇을 하기 보다는 가족끼리 지내다 오게 된다. 그러므로 회원들의 친목도모를 위해 토요일 하루 정도 시간을 내서 ‘체육 대회’를 했으면 한다. 몸을 부대며 함께 땀을 흘리는 것 이상 친해지기 쉬운 방법은 없다. 회원 간 친목도 그렇지만 각 사 동료들끼리의 결속도 좋아지리라고 생각한다. 아마 우리 YTN은 협회에서 체육대회 한다고 하면 미리 연습도 할 것이다. 협회에서 그런 장을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8. 다음 이어지는 인터뷰 주자를 추천해 주세요!

 다음 이어지는 인터뷰 주자 때문에 고민했다. 그래서 지난 인터뷰 주자들이 누구였는지도 찾아봤다. 친했던 동료들을 추천할까, 아니면 능력이 출중한 사람, 인간성 괜찮은 사람, 이야기 꺼리 많은 사람 등등…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연배에서는 추천을 하지 말자는 생각을 했다. 최근에 15년 차 내외의 사람들끼리 릴레이가 되고 있어 마음에 걸렸다. 그래서 후배 중에 나는 SBS 홍종수 기자를 추천하고 싶다. 사건 현장에서 자주 만났었다. 웃는 모습이 멋있는 후배이고, 일에 대한 열정과 실력, 그리고 인간미를 함께 갖춘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북경 올림픽 취재하느라 고생도 했을 것이고. 다음호에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다.

안양수 기자 soo17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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