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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인터뷰 - MBC 박동혁 기자>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보이나니…"

1. SBS 홍종수 기자가 ‘말한 모든 것을 행동으로 옮기는 보기 드문 친구’라고 소개하며 이번 이어지는 인터뷰 주자로 추천했다. 홍 기자의 ‘추천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사실 관계 여부를 떠나서(?) 일단 기분은 좋았다. 누군가 나를 생각해 준다는 것이 기쁜 일 아닌가?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 봐도 홍종수 기자가 나에 대해서 그런 생각을 갖게 된 계기가 무엇인지 모르겠다. 그런 모습을 보여준 일이 없는 것 같은데 말이다. 실제로 그렇지는 못하지만, 그렇게 살려고 노력하는 것은 사실이다. 홍 기자의 눈에 내 노력이 보였나 보다. 말은 적게 실천은 많이 하며 살고 싶다.

2. 박동혁 기자가 생각하는 ‘홍종수 기자’는?

 홍 기자는 매우 ‘조화로운 사람’이다. 봐서 알겠지만 매우 긍정적이고 활발한 성격을 가졌다. 밝기 때문에 놓칠 수 있는 부분을 홍기자는 놓치지 않는다. 사람에게 세심한 관심과 배려도 갖고 있다. 그래서 나는 홍 기자가 ‘조화롭다’고 생각한다. 한쪽에만 치우치지 않고 두루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멋진 친구다. 그 밝음을 닮고 싶다.

3. 얼마 전 결혼을 했다고 들었다. 요즘 근황은 어떠한가?

 결혼식 날부터 지금까지 정말 정신이 하나도 없다. 어떻게 결혼을 했는지도 모르겠다. 정신을 차려보니 결혼식이 끝나 있었고, 또 다시 정신을 차려보니 지금 이렇게 않아 있다. 안사람은 신혼여행을 다녀오자마자 중국으로 출장을 갔다. 오늘은 야근을 끝냈으니 안사람 당부대로 집에 들어가 밀린 집안일(?)을 해야겠다. 결혼은 생활이라더니 정말 그런가 보다.

 지금 내 연차가 가장 바쁜 시기인 것 같다. 경찰팀에 있다 보니 더욱 그렇다. 이런 와중에도 결혼 준비를 잘 할 수 있었던 것은 배려해주신 여러 선배님들 덕분이다. 이 자리를 비러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4. 카메라기자로 일한지는 얼마나 됐나? 그간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을 꼽으라면.

 햇수로는 6년, 만 5년 됐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을 꼽으라면, 무엇보다 1년 차였을 때 갔던 살인 사건 현장이다. 그 때도 어제처럼 야근을 했었다. 그날 밤 경기도 양주와 인천에서 두 건의 살인 사건이 일어났다. 공교롭게도 두 사건에는 공통점이 많았다. 친 아버지가 자식을 살해했다는 점, 아이가 둘이라는 점, 두 아이 중 한 아이는 살아남았다는 점, 살아남은 아이는 둘 다 딸이라는 점 등… 끔찍했고, 살아남은 아이가 걱정되기도 했다. 그 아이들이 종종 생각난다. 그 무게를 어떻게 이고 살아가고 있을 런지 걱정되고 궁금하다.

 카메라기자를 하면서 많은 것을 봤다. 이 일을 하지 않았다면 볼 수 없는, 아니 보지 않아도 될 것들을 말이다. 뷰 파인더를 통해서 관찰을 하다보면 두개의 기억을 갖게 된다. 일반적인 상황의 기억과 뷰파인더 안의 기억. 뷰파인더 안의 기억은 보통의 기억보다 구체적이고 강렬하다. 원래는 잘 꿈을 꾸지 않는데 입사해서 3년 정도 많은 꿈을 꿨다. 불타고, 죽고, 다치고, 손가락을 자르고, 할복하고... 그래도 지금은 그런 꿈이 많이 줄어 든 것을 보면 다소 적응이 되었나 보다.

5. 지난 5년을 돌아봤을 때 가장 힘들었던 일이 있었다면.

 지난해 내 동기인 김경철 기자가 세상을 떠났을 때, 그 때가 가장 힘들었던 것 같다. 믿어지지가 않았다. 그가 떠난 것이 더욱 안타까웠던 것은 그즈음에야 서로를 이해하고 마음을 주는 ‘친구’가 되었기 때문이다. 경철이는 나와 많이 달랐다. 그래서 처음에는 그를 이해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서로를 이해하고 알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서로 의지하게 되었을 무렵 경철이가 훌쩍 떠나버렸다. 말과 글로 경철이에 대한 느낌을 규정지어 버리고 싶지 않다. 어디있는 가는 알 수 없지만, 알 수 없는 곳에서 따뜻하고 건강하게 잘 지냈으면 좋겠다.  

6. 앞으로 계획, 또는 바람이 있으시다면?

 항상 계획도 많고 바람도 많다. 하고 싶은 것들이 많은 편이다. 특히 기자생활 하면서 '앎‘에 대한 욕심이 많아졌다. 알지 못하면 볼 수 없다. 볼 수 없으면 기록할 수 없다. 눈을 뜨고 망막에 맺히는 상은 보이는 것이지 보는 것은 아니다. 조선 정조시대 문인 유한준이 이런 말을 했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보이나니 그 보이는 것은 예전 같지 않으리라” 아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을 따를 수 없고, 좋아하는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을 따를 수 없다. 이를 좀 바꿔서 이야기 하면, 아는 사람이 볼 수 있는 것과, 좋아하는 사람이 볼 수 있는 것과, 사랑하는 사람이 볼 수 있는 것이 각각 다르다고도 말 할 수 있다. 좀 더 알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바라보고 싶다. 그리고 느리게 걷고 싶다.

7. 협회에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시다면?

 지난 호에 홍종수 기자가 했던 말에 공감한다. 보도 윤리나 준칙이 있다지만 별반 실효성이 없는 것 같다. 있는 것조차 모르는 사람도 많다. 우선은 정기적인 교육을 통해 카메라기자가 지켜야할 기본적인 소양을 가르치는 것이 필요할 것이라고 본다. 그리고 구체적인 수준의 보완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계속 보완하고, 교육을 통해 회원들에게 일깨우다 보면 전체적인 취재 문화가 지금보다는 훨씬 나아질 수 있지 않을까? 지난 번 홍종수 기자는 상가를 예로 들었지만, 환자 인터뷰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기자들은 화상을 입어서 고통 받고, 기도 손상을 입어 말도 못하는 사람에게 달려들어 인터뷰를 강요한다. 이것은 폭력이다. 항상 급변하는 현장에서 전에 겪지 못한 다양한 상황들을 겪다보니 무언가에 대한 판단을 그때그때 올바르게 하기가 힘이 든다. 현장을 알지 못하는 데스크에선 이런 저런 취재지시들이 내려올 것이고 논리적으로 차분히 지시에 대해 변을 늘어놓기에는 많은 것들이 너무 순식간에 지나버린다. 그래서 어찌되었건 일단 해놓고 보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협회에서는 이런 부분에 대한 고민이 반드시 있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8. 다음 이어지는 인터뷰 주자를 추천해 주세요!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이 부분이 가장 고민되었다. 여러모로 생각해본 결과 YTN 이상은 기자를 추천하기로 결론을 냈다. 이상은 기자는 나이에 비해 굉장히 순수한 사람이다. 그 순수함이 함께 있는 사람을 기분 좋게 한다. 가끔 아무 생각 없이 술 한 잔 하고 싶을 때 그가 생각난다. 술을 좋아해서 술에 대한 에피소드도 많을 것 같다.

 지금 ‘공정 방송 수호’를 위해 열심히 투쟁하고 있을 텐데, 이 자리를 비러 힘내라고 얘기해 주고 싶다. 정말 괜찮은 남자인데, 세상 여자들은 뭐하는지 모르겠다. 얼른 좋은 사람만나 결혼했으면 좋겠다.

안양수 기자 soo17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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