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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전략가들이 주시해야 하는 미국의 전통적 대외정책



 지난 6월 12일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사이에 정상회담이 열렸다. 그러나 회담 이후 북미 관계는 교착상태에 빠져있다. 미국 정치권 일각에서는 과거 정권 교체 대상이었던 김정은 정권이 핵무기를 포기할 가능성이 거의 없으므로 추가 회담의 성공여부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전통적 대외정책을 쉽게 이해하는 데 있어 국제적으로 저명한 정치만화가인 앤디 싱어 (Andy Singer)가 그린 만화를 보면 여러 가지 유의미한 관측을 해 볼 수 있다. 아래 만화는 우리나라 전략가들이 미국의 대외정책 이해와 핵무기와 자원전쟁을 둘러싼 국제정세 판단과 북미 정 상회담 이후 예상되는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대응전략을 수립하 는데 참고가 될 수 있으므로 사례를 들어 설명한다.


 첫째, 독재국가이며 미국과 친하지 않은 나라로 가난하고 원유 등 천연자원이 부족하고 핵무기가 없으며 위기가 발생하지 않은 국가로 미디어의 조명을 받지 않는 나라는 대체로 무시해 버린다. 그런데 이들 나라 중에 식량이 부족하여 기아가 발생하거나 정부에 의한 학살이 자행되는 국가로서 미디어의 주목을 받는 나라는 인도적 지원을 하거나“ 인권”의 이름으로 반군을 지원하여 내전을 유도 또는 침략한다. 이 경우에 통상적으로 특수부대와 정보기관을 통해 상대국 정권의 불만세력에게 비밀리에 무기와  SNS를 통한 프로파간다 기법 등을 지원하여 시위나 무장봉기를 유도하고 궁극적으로“ 친미정권” 수립을 시도한다. 2011년 수단 에서 남수단이 분리된 사례가 대표적이다. 수단은 분리되기 이전에 중국과 가까운 나라로서 중국의 원유 수입국이었는데, 분리 독립한 남수단은 미국에 더 우호적이다. 수단 분리는 아프리카 지 역에서 미국이 중국의 에너지 확보를 방해한 대표적 사례다.


 둘째, 독재국가이면서 미국과 친하지 않은 나라로 천연자원은 풍부하지 않지만 핵무기를 보유하거나 개발을 시도하는 나라는 “친미국가”가 될 때까지 경제재제를 통해 괴롭힌다. 여기에는 북한이 해당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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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s://www.andysinger.com


 셋째, 독재국가이면서 미국과 친하지 않은 나라로 천연자원이 풍부한 나라지만 핵무기가 없는 나라는 도발의 핑계거리를 찾아  침략하여“ 친미정권”을 수립한다. 만약 실패할 경우는 반군을 조직하여 무장봉기를 유도하여“ 친미정권” 수립을 시도하고 여의치 않으면“ 실패한 국가”(failed state)로 방치한다.“ 실패한 국가”로 전락된 사례는 2003년 미국의 침공으로 붕괴된 이라크의 후세 인과 2012년에 무너진 리비아의 카다피 정권이다. 현재 두 나라 는 각각 세 지역으로 분열된 상태다. 이것은“ 혼란을 통한 질서유지”(order out of chaos) 전략이다. 2011년 이후 내전상태에 있는 시리아의 아사드 정권도 유사한 사례로 꼽을 수 있다. 다만, 시리아에는 원유가 많이 생산되지 않으나 수년 전에 인접국이자 우호국인 레바논 인근 해저에 대규모 가스전이 발견되어 가스 파 이프라인 통로이자 지정학적 요충지로 미국의 정권교체 대상이 되어 있다. 이처럼 천연자원 못지않게 이를 운반하는 파이프라인 루트 확보와 에너지 흐름의 통제도 미국의 국가전략상 매우 중요 하다.


 넷째, 독재국가이면서 미국과 친하지 않은 나라로 천연자원이 풍부하고 핵무기를 보유하거나 개발을 시도하는 나라는“ 친미국 가”가 될 때까지 경제재제를 통해 괴롭히고 핵무기를 포기하도록 만든다.


 다섯째, 독재국가라도 미국과 우호관계에 있는 나라의 경우다. 이런 나라와는 서로 이익을 공유하며 지낸다. 공산당 정권인 베 트남이 여기에 해당된다.


 여섯째, 민주주의 국가로서 미국과 친하지 않은 나라로 가난하 고 천연자원이 거의 없는 나라인데 미국은 별 다른 관심을 보이 지 않는다. 그러나 이들 국가 중 핵무기를 보유하거나 개발을 시 도하는 나라는 이를 폐기 또는 포기하고“ 친미국가”가 될 때까지 경제재제를 통해 괴롭힌다. 중국과 친하며 핵무기 보유국인 파키 스탄이 이 범주에 속한다.


 일곱째, 민주주의 국가로서 미국과 친하지 않은 나라로 천연자 원이 풍부하나 핵무기가 없는 나라는 인권유린, 핵무기 제조 의 혹 등 핑계거리를 찾아 침략하거나“ 친미정권” 수립을 시도한다. 이란과 베네수엘라가 대표적으로 꼽힌다. 과거 미국은 두 나라에 대한 정권교체를 시도한 적이 있고 현재도 진행형이다.


 여덟째, 민주주의 국가로서 미국과 우호관계에 있는 나라의 경우는 서로 이익을 공유하며 대체로 친밀한 관계를 유지한다. 한 국과 일본이 여기에 해당된다.


 이상에서 미국의 대외정책 흐름도를 사례별로 살펴보았다. 주 의할 점은 미국의 공화당과 민주당 집권 시에 따라 일정부분 수 단과 방법의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또한 민주국가든 독재국 가든 관계없이 지정학적 요충지 여부, 아프가니스탄과 같이 인근 지역에 미국의 강력한 경쟁국(중국과 러시아) 존재 여부, 세계기 축통화인 달러로부터 이탈 여부,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질서에 도 전 여부, 대통령 개인의“ 원형체험”과 성향 등에 따라 여러 변수 가 존재한다.


 끝으로 북한 핵무기를 둘러싸고 트럼프 대통령의 과거와 현재 성향을 짚어 볼 필요가 있다“. 협상의 달인”으로 불리는 트럼프는 1999년 10월 북한의 핵무기 개발 의혹으로 미국 내 여론이 비등 한 시점에서 행한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만약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북한을 어떻게 다룰 것이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우선 최상의 협상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미친 듯이 회담에 임하고” 바람직한 결과가 나오지 않을 경우 회담장을 나와 북한에 군사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주장한 바 있다.


 최근에도 트럼프가 여러 차례에 걸쳐“ 회담이 공정하고 합리적 이고 좋게 진행되지 않는다면, 전임 정부와 달리 회담장을 떠날 것”이라며 같은 주장을 되풀이 해 왔다. 여기서 우리는 북한 핵문 제를 대하는 트럼프의 태도가 과거 20년 동안 큰 변화가 없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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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회식

뉴욕주립대학교 박사, 역사학자·국제정치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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