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717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인쇄 첨부
제86회 이달의 영상기자상 기획보도부문
MBN 박세준 기자
 
<미세먼지 마스트 제조 문제 단독 연속보도>

 

 

 

미세먼지 매우 나쁨

 “아빠. 미세먼지 매우 나쁨이야. 마스크 꼭 써야 해”

  딸아이의 그 한마디에서 취재가 시작됐다. 어른은 물론 아이들까지 온국민이 매일같이 사용하는 미세먼지 마스크, 과연 믿을 수 있을까? 마침 최악의 미세먼지가 연일 계속되던 지난 2월, 정부가 '미세먼지 저감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을 시행하기로 발표했다.

 

 취재 전, 검색을 하던 중에 미세먼지 마스크 제조 부업을 자택이나 부업장에서 할 수 있다는 문구를 발견했다.
 

현장에 답이 있다

  부업장에 찾아가 보니 미세먼지 마스크 끈을 따로 붙이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인체의 민감한 부분에 직접 닿는 마스크가 여러 작업자의 손을 타며 나뒹굴고 있었다. 미세먼지 마스크는 약사법에 의약외품으로 분류돼 있어 식약처의 허가를 받은 곳에서만 만들어야 한다. 우선은 작업장 분위기를 몰래 촬영했다. 포장지를 보니 놀랍게도 많은 사람이 알 만한 - 그만큼 일반적으로 잘 알려져 있는 - 상품이었다. 미세먼지 마스크의 대부분은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유명 회사 상표를 보고, 그것을 믿고 구매한다. 식약처 인증마크가 박힌 유명 제품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공간에서 주먹구구식으로 만들어지는 현실에 대해서는 까맣게 모르는 채로.
 

취재 한계에 봉착

 마침 인터넷 카페에 유명 업체 미세먼지 마스크에서 이물질이 나왔다는 글을 접하게 됐다. 쪽지를 통해 피해 고객을 수배했다. 이물질이 나왔다는 문제의 업체에 대해 사전 취재도 했다. 건물을 미리 돌아보다가 허가받지 않은 옆 건물에서 출입문을 막아놓고 비밀리에 마스크를 제조하고 있는 것도 눈으로 확인했다. 그러나 기자 신분을 밝히면 쫓겨날 게 뻔했고 취재진 만으론 공장 내부 깊숙한 곳까지 진입하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취재진은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에 동행 단속 취재를 요청했다.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 특사경에 그동안 확보한 영상을 보여주며 설득했다. 2주일 만에 경기도 특사경이 움직였고 현장 단속 동행을 할 수 있었다.
 

“잘못했습니다.”

 단속반을 대동한 것은 결과적으로 좋은 선택이었다. 예고 없는 방문에 업체 측은 당황했다. 물건을 옮긴 문제의 건물에 들어가니 미세먼지 마스크 완성 제품이 가득 쌓여 있었다. 업체 측은 허가받은 곳이 아닌 곳에 보관한 것은 인정하면서도 제조 행위는 없다고 발뺌했다. 그러나 취재진이 동행한 특사경 단속반은 전문가들이었다. 두 번, 세 번, 제조 행위가 없느냐고 다그치며 묻는 경찰에 업체 사장은 불법 제조나 증축은 절대 없다고 마지막까지 주장했다. 2시간이 흐르고 특사경은 막힌 출입문을 뚫고 올라가 불법으로 들여놓은 제조 시설을 찾아냈다. 업체 사장은 그제서야 “잘못했습니다.”라고 사과했다. 주문량이 너무 많아 기존 시설로 감당이 안 됐었다며, 뒤늦게 용서를 빌었다.

 

 해당 업체는 홈쇼핑 등으로 인한 미세먼지 마스크 주문량이 늘자 하루에 4만 개를 찍어내는 기계 3대를 몰래 더 들여놓았다. (해명을 다 신뢰할 수 없겠지만) 업체가 인정한 불법 제조량만 해도 60만 개가 넘었다.

 

 처음에 발견한 마스크 부업장도 특사경과 동행 단속을 했다. 원청 업체까지 동시에 단속했다. 사장은 원가를 낮추려고 법을 어겨가며 일감을 맡겼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미세먼지 마스크 제조 업계에는 비일비재한 일이라고 변명했다.

 

 안정성이 전혀 검증되지 않은 미세먼지 마스크가 식약처 허가 마크를 달고 전국 곳곳에서 팔려나가고 있는 것이다. 보도 이후 식약처와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은 미세먼지 마스크 제조업체를 전수 조사에 나섰다. 그 결과 절반이 넘는 43곳이 특사경 단속에 적발됐다.
 

피해자는 소비자

 보도의 파급력은 대단했다. 기사 댓글에는 잘못을 저지른 업체인데 왜 상표를 가리냐며 항의성 글이 도배됐다. 인터넷 맘 카페를 중심으로 소비자들이 모자이크 돼 있는 상품의 제조원까지 알아내고 서로 정보를 공유했다. 심지어 공장 외경의 화면을 캡처해 인터넷 지도 거리뷰와 대조해 가며 공장 주소까지 파악해 항의하러 간다는 사람들도 있었다. 건강과 밀접한 제품을 믿고 구매했던 소비자들이니 배신감과 실망감이 컸으리라.
 

기자의 소명의식

 세상은 슈퍼히어로와 같은 어마어마한 영웅이 아니라 자기 자리에서 직업적 소명을 다하는 평범한 이들로 인해 유지된다. 그렇지 않을까? 그런 세상 속에서 기자는 끈기와 집요함을 가지고 성역 없이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이다. 현장의 진실을 용기 있게 보도하는 것, 그것이 우리의 의무다. 물론 이 간단한 명제를 삶 속에서 실천하는 일에는 크고 작은 어려움이 따른다 -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듯이. 작은 어려움들은 늘 있지만 그것들을 이겨내고 우리의 소명을 지켜나가야 할 것이다.

 

 취재에 큰 도움을 준 경기도 민생특별사법경찰단에 고마움을 표한다. 막강한 취재력과 환상의 팀워크로 함께 취재한 이재호 선배, 윤길환 기자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

 

 

박세준 / MBN    (증명사진) MBN 박세준.jpg

 


  1. 78회 이달의 카메라기자상 지역기획보도부문 대구 MBC 마승락 기자 - '인구지진, 당신의 고향이 사라진다'

    제78회 이달의 카메라기자상 지역기획보도부문 대구MBC 마승락 기자 < '인구지진, 당신의 고향이 사라진다 >
    Date2018.03.31 Views799
    Read More
  2. 제100회 이달의 영상기자상 기획보도부문 SBS A&T 이용한, 이찬수 <한 부모 아빠 울린 피자가게 사장 연속 기획보도>

    SBS A&T 이용한, 이찬수 <한 부모 아빠 울린 피자가게 사장 연속 기획보도> “선배! 매일매일 사건사고만 쫓기듯 취재해 온 제게 드디어 미담 뉴스를 취재할 첫 기회가 생겼어요.” 취재 차량에 타자마자 방긋 웃으며 설렘 가득한 표정을 짓는 후배 취재기자...
    Date2021.09.27 Views777
    Read More
  3. 제71회 이달의 카메라기자상 뉴스부문 SBS 이병주 김태훈 <돈화문 국악당>

    제71회 이달의 카메라기자상 뉴스부문 SBS 이병주 김태훈 <돈화문 국악당>
    Date2017.05.15 Views754
    Read More
  4. 제101회 이달의 영상기자상 지역뉴스부문 KBS부산 정운호 <항운노조 의혹 시리즈 5편>

    KBS부산 정운호 <항운노조 의혹 시리즈 5편> 1. 2. 3. 4. 5. 부산항운노조의 노동자들이 일하는 모습은 일반적인 환경이 아닙니다. 보통은 보안 구역이나 출입 신청을 받고 들어가야 하는 곳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평소 항만이나 어시장 관련 ...
    Date2021.11.19 Views747
    Read More
  5. 제99회 이달의 영상기자상 문화보도부문 KBS 조승연, 박세준, 유용규, 류재현, 박장빈 기자 <우리 시대의 소설 총리포트(7편)>

    제99회 이달의 영상기자상 문화보도부문 KBS 조승연, 박세준, 유용규, 류재현, 박장빈 기자 <우리 시대의 소설 총리포트(7편)> 1. [우리시대의 소설] 01. 순이삼촌 - 현기영 작가 2. [우리시대의 소설] 02.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 김초엽 작가 3....
    Date2021.07.23 Views743
    Read More
  6. 제68회 이달의 카메라기자상 지역보도 KBC 박도민<쫓겨나는 황금박쥐>

    제68회 이달의 카메라기자상 지역보도 KBC 박도민<쫓겨나는 황금박쥐>
    Date2017.05.15 Views739
    Read More
  7. 제68회 이달의 카메라기자상 기획보도 SBS이병주 김태훈 <응답하라 노량진 수산시장 1971~2016>

    제68회 이달의 카메라기자상 기획보도 SBS이병주 김태훈 <응답하라 노량진 수산시장 1971~2016>
    Date2017.05.15 Views733
    Read More
  8. 제67회 이달의 카메라기자상 뉴스부문 KBS 유현우 <북한 외화벌이 실태 연속보도>

    제67회 이달의 카메라기자상 뉴스부문 KBS 유현우 <북한 외화벌이 실태 연속보도>
    Date2017.05.15 Views724
    Read More
  9. 제86회 이달의 영상기자상 기획보도부문 MBN 박세준 기자 - 미세먼지 마스트 제조 문제 단독 연속보도

    제86회 이달의 영상기자상 기획보도부문 MBN 박세준 기자 <미세먼지 마스트 제조 문제 단독 연속보도> 미세먼지 매우 나쁨 “아빠. 미세먼지 매우 나쁨이야. 마스크 꼭 써야 해” 딸아이의 그 한마디에서 취재가 시작됐다. 어른은 물론 아이들까지 ...
    Date2019.05.21 Views717
    Read More
  10. 제91회 이달의 영상기자상 환경보도부문 JIBS제주방송 윤인수 기자 <제주지하수 침묵의 경고>

    제91회 이달의 영상기자상 환경보도부문 JIBS제주방송 윤인수 기자 <제주지하수 침묵의 경고> 마음이 혼란스러울 때면 서귀포시에 있는 강정천을 생각한다. 그곳을 생각하면 잠시나마 마음이 편안해지기 때문이다. 내 고향 지역이기도 하지만, 강정천의 맑고 ...
    Date2020.04.08 Views666
    Read More
  11. 제85회 이달의 영상기자상 뉴스부문 SBS 설치환 기자 - 제 2차 북미정상회담 북측고위급대표단 할롱베이 방문 단독포착

    제85회 이달의 영상기자상 뉴스부문 SBS 설치환 기자 < 제 2차 북미정상회담 북측고위급대표단 할롱베이 방문 단독포착 > 2월 27일,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베트남 하노이. 베트남 방문 공식 일정이 시작되는 첫날 오전이었지만, 주 하노이 북한대사관을 ...
    Date2019.03.27 Views657
    Read More
  12. 제90회 이달의 영상기자상 지역기획보도부문 MBC경남 강건구 기자 <끌려간 사람들 '증언'>

    제90회 이달의 영상기자상 지역기획보도부문 MBC경남 강건구 기자 <끌려간 사람들 '증언'> 우리나라 정부가 일제 강제노동 피해자들에게 관심을 갖기 훨씬 이전인 1960년대부터 故 김광열 선생은 징용피해자들을 직접 만나 그분들이 실제 겪었던 노역...
    Date2020.01.21 Views652
    Read More
  13. 제100회 이달의 영상기자상 지역기획보도부문 KBS광주 이승준,정현덕,조민웅 <무늬만 에너지벨리..생산지 세탁 의혹_기획 연속 보도>

    KBS광주 이승준,정현덕,조민웅 <무늬만 에너지벨리..생산지 세탁 의혹_기획 연속 보도> 있었는데요… 없었습니다… 매달 21일. 나의 통장엔 애잔한 녀석이 들어온다. 바로 월급. 입금과 동시에 카드 값, 공과금, 할부라는 이름으로 순식간에 사라져버린다. 나에...
    Date2021.09.27 Views649
    Read More
  14. 제115회 이달의 영상기자상 '새로운시선'부문 - KNN 안명환 <KNN 기획보도 '바다가 젊어진다'>

    <KNN 기획보도 '바다가 젊어진다'> KNN 안명환 바다를 매개로 삶을 꾸려 가는 남해안의 대표 도시인 거제와 통영. 전국 어느 곳보다 많은 인구를 자랑 하던 두 도시는 합계출산률 0.6명이라는 충격적 출산율이 발표되기 오래전부터 이미 초고령화가 진행되며, ...
    Date2024.03.25 Views645
    Read More
  15. 제67회 이달의 카메라기자상 지역보도 KBS대구총국 김석현 <현대판 노예 우리사회가 방치>

    제67회 이달의 카메라기자상 지역보도 KBS대구총국 김석현 <현대판 노예 우리사회가 방치>
    Date2017.05.15 Views645
    Read More
  16. 제100회 이달의 영상기자상 환경보도부문 KCTV김용민 <할망바당>

    KCTV김용민 <할망바당> '할망바당' 이란 젊은 해녀들이 노쇠한 고령 해녀들을 위해 배려하고 나눠주는 수눌음 공간으로 제주의 해녀공동체에서 볼 수 있는 아름다운 문화다. 1980년대 전국 처음으로 제주에서 발생한 바다 갯녹음 실태를 취재하며 갯녹음에 의...
    Date2021.09.24 Views635
    Read More
  17. 제89회 이달의 영상기자상 전문보도부문 영상기획 KBS대전 심각현 기자 - 가로림만

    제89회 이달의 영상기자상 전문보도부문 영상기획 KBS대전 심각현 기자 <가로림만> 영상기획보도 가로림만 특별기획 가로림만 2018년 12월, 바다가 얼었다. (남극을 직접 가 보진 못했지만)마치 남극 빙하를 보는 것처럼 바다에 빙하가 떠 있었다. 바닷물이 ...
    Date2019.11.26 Views633
    Read More
  18. 제95회 이달의 영상기자상 문화보도부문 MBC충북 김병수 기자 <장인의 기록 "궁시장 양태현">

    제95회 이달의 영상기자상 문화보도부문 MBC충북 김병수 기자 <장인의 기록 "궁시장 양태현"> 유형문화재는 보존하면 그대로 계속 남아있을 수 있지만, 무형문화재는 그 기능과 예능을 보유한 사람이 영원히 생존할 수 없기 때 문에 반드시 다음 세대에 그 기...
    Date2020.12.09 Views631
    Read More
  19. 제103회 이달의 영상기자상 보도특집다큐부문 JIBS 윤인수 <제주 지하수의 경고 바다의역습>

    JIBS 윤인수 <제주 지하수의 경고_바다의역습> 제103회 이달의 영상기자상 수상소감 3편의 지하수 다큐멘터리… “아직 할 일이 남아있다” 어릴 적 서귀포 바닷가, ‘단물’의 추억 어린 시절 고향을 기억하면, 저절로 입꼬리가 올라간다. 서귀포, 나의 고향은 재...
    Date2022.03.25 Views627
    Read More
  20. 제96회 이달의 영상기자상 영상기획부문 KBS춘천 박영웅 기자<은빛 설원에 만개한 얼음꽃…소양강 상고대>

    제96회 이달의 영상기자상 영상기획부문 KBS춘천 박영웅 기자 <은빛 설원에 만개한 얼음꽃…소양강 상고대> 유난히 산과 강이 많아 호반의 도시로 불리는 춘천. 이 도시를 가로지르는 소양강과 의암호는 춘천을 호반의 도시로 만든 대표적인 수계이다. 소양강...
    Date2021.01.27 Views625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Next
/ 17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