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카메라기자협회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김 영 석 (한국언론학회 32대 회장)
한국방송카메라기자협회의 창립 열여덟 돌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투철한 기자 정신과 사명 의식으로 우리 사회의 구석구석과 속 깊은 내면을 보도 영상에 담아 비춰주는 카메라 기자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오늘의 영광된 시간이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그동안의 노고에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무궁한 발전이 지속되길 기원합니다.
카메라는 진실을 담는다고 합니다.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카메라가 거짓이나 위선을 담을 수 있다는 사실도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하나의 사건이나 이슈도 어느 측면을 보여주고 어느 측면을 외면하느냐에 따라, 한 샷 한 샷의 앵글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프레임과 프레임을 어떻게 연결하느냐에 따라 서로 다른 진실이 구성될 수도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균형 잡힌 감각과 굳건한 윤리 의식으로 무장한 카메라 기자의 용기와 진실에의 복무가 중요한 것은 이처럼 카메라가 진실을 담는 데 실패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완전히 부인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우리 사회는 지금 서로 자신들이 옳고 자신들의 주장이 진실에 더 가깝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진실 논쟁의 와중에 서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네 편 내 편이 갈려 사회적 갈등이 양산되는 상황에서 언론조차 편을 가르고 진실 게임에서 허우적대는 것은 아닌지 냉철하게 반문해 봅니다. 물론 민주사회에서 다양한 의견의 표출과 대립은 오히려 환영할만한 일입니다. 자유로운 의견의 개진은 더 좋은 의견의 산출과 정책 방향의 개선을 제시하는 가능성을 열어둔다는 점에서 언론을 통한 진실 논쟁은 그만큼 사회가 건강하다는 증표입니다. 그러나 부분적인 사실(fact)과 부분적인 프레임만을 취사선택해서 나서는 진실 게임은 사회의 통합으로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분열과 반목의 골을 더 깊게 만들 뿐입니다.
한국방송카메라기자협회는 이제 성인의 나이가 되었습니다. 몸도 마음도 훨씬 성숙하는 성년기의 역사와 연륜, 그리고 전문성을 바탕으로 영상 보도를 통해 우리 사회의 갈등을 치유하고 건강한 빛을 던져주는 구심체로 우뚝 서길 기대합니다. 다시 한번 창립 18주년을 축하드리며 더욱 발전하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