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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회 이달의 영상기자상 뉴스부문
SBS 이병주 기자
 
<한국당 장기자랑에서 선보인 '엉덩이 춤'...부끄러움은 누구 몫?>

 

 

 

 

 풀단의 노력에 따라 대한민국 정치 뉴스 팩트 체크가 가능하다는 것. 국회에 출입한 지 1년 반 정도 지나면서 체감한 것이다. 매일 정치뉴스의 흐름을 주시하고 지난밤 늦게 발생한 출입 정당의 사소한 기사라도 체크하고 아침 정당 회의에 들어가야 하는 것. 그것들은 나 자신의 업무 준칙 같은 것이었다. 회의속에서 나오는 정치인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를 취재하는 것이 정치 뉴스의 디테일이라는 것 또한 실감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여성 당원 행사 장기자랑. 자유한국당의 풀 취재 도중에 발생한 상황이다. ‘우먼 페스타’ 행사는 매년 전국에 있는 자유한국당 여성당원들이 한곳에 모여 정치교육, 토론 등을 하고 또 선거법 교육을 받는 행사다. 올해에도 다양한 일정들이 있지만 국회 풀단은 관행상 당 대표 연설과 원내대표 두 연설을 중심으로 취재를 할 예정이었다.

 

 행사 현장.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지역을 대표하는 여성 당원들 장기 자랑이 매우 긴 시간 동안 이어졌다. 장기자랑은 대부분 춤과 노래로 꾸며졌다. 무대 앞에서는 당 대표, 원내 대표와 사진을 찍으려고 하는 전국의 여성당원들이 취재진들을 에워쌌다. 그만큼 정신이 없고 산만하고 어수선한 현장이었다.

 

 장기자랑이 시작한 지 얼마 안 지나 재미난 의상의 여성 당원들이 등장했다. 풀단의 취재 포커스에서 벗어난 상황이긴 하지만 뉴미디어 콘텐츠로는 다룰 수도 있다고 판단됐다. 피에로 복장의 여성당원, 국악을 펼치는 여성당원, 합창을 하려는데 반주가 안 나오는 상황 등이 이어졌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무대에서 합창을 하던 여성들이 단체로 바지를 내리고 엉덩이를 흔들기 시작했다. ‘한국당 승리’라는 한 글자 한 글자가 그녀들의 엉덩이 위에서 흔들거리고 있었다. 퍼포먼스는 순식간에 지나갔다. 본인들도 민망했는지 순식간에 바지를 올린 것이다. 그 글자가 ‘한국당 승리’라고 적혀있다는 것도 사실은 찍힌 영상을 확인한 뒤에 알았을 정도였다. (물론 나는 그 장면을 커버했다.)

 

 취재 후 돌아오는 길에 많은 기자들이 엉덩이춤 영상을 찾기 시작했다. 이후 내 카메라에 담긴 영상이 단독이란 사실을 알게 되었다. 당일 많은 언론사가 영상을 캡처해서 보도했다. 자유한국당 행사에 대한 비판 기사들이 이 영상과 함께 쏟아졌다.

 

 영상기자의 취재 범위는 넓어지고 취재 풍경도 많이 바뀌었다. 현장에서 새로운 시각이 요구되고 다양해진 플랫폼을 고려한 적절한 대응, 취재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그러한 노력이 없다면 급변하는 뉴미디어 시대에서 영상뉴스가 차지하는 영역은 점차 줄어들지도 모른다.

 

 영상기자의 영상이 없어도 뉴스를 만들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그만큼 우리 스스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자 하는 의지가 필요해졌다.

 

 국회 풀단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취재해 온 전통적 영역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전통적인 취재 대상을 뛰어넘어, 과거에는 들여다보지 않았던 작은 소재들도 지금은 영상뉴스로서의 가치가 있다. 나아가 앞으로는 이 새로운 영역을 어떻게 지혜롭게 공략하고 매개하는가 하는 것이 향후 우리 일에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우리가 할 일이 늘어나고 있다.

 

 국회에 출입한 후 많은 것을 알려준 선배 후배님들에게 이 글을 통해서 감사드린다. 대한민국 정치의 심장 같은 국회에서 지금도 땀 흘리며 국회의원의 말 한 마디, 한 마디 놓치지 않고 취재하고 있는 풀단에 수상의 영광을 돌리고 싶다. 

 

 

이병주 / SBS    이병주 증명사진.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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