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41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인쇄 첨부

일반인과 연예

나영석 PD와 김태호 PD의 전략

 
 
나영석
 2018년 6월 18일, 프랑스 칸에서 열린 ‘칸 라이언스 세미나’. 나영석 PD는 거기서 외국인을 상대로 강연을 했다. 한국에서 자신이 만든 프로그램이 어떻게 인기를 얻을 수 있었는가? 이를 주제로 자기 생각을 풀었는데, 그는 ‘삼시세끼’ 시리즈의 시작을 이렇게 밝혔다.
 
 “어느 날 나에게 10일간의 휴가가 주어진다면 뭘 할까, 라는 생각을 했다.“
 ”‘삼시세끼'를 통해 실제가 아닌 환상, 누구나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무위도식이라는)'환상'을 주고자 했다.”
 
 이 프로그램은 강원도 산골에서 시작해 남해로, 이후엔 동남아와 유럽의 식당을 거치고 스페인의 하숙집으로 정착했다. 나영석 PD는 프로그램을 위해 인맥에 인맥을 활용했다. 이서진과 옥택연, 차승원과 유해진, 윤여정과 정유미, 염정아와 윤세아, 박소담 등이 그들이다. 이들이 밥을 해 먹고, 한식을 팔고, 여행자를 위한 호스텔을 운영했다. 그는 ‘환상’을 실제처럼 보여주기 위해 연예인의 아우라를 걷어냈다. 실제로 출연자들은 밥해 먹고, 끼니를 파는 것을 마치 내 집에서 하듯 보여주었다. 
 
김태호
 유재석은 ‘무한도전’의 김태호 PD의 장난처럼 시작한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에서 음악 작업을 했다. 무한도전 멤버들에게 레슬링을 가르쳐 줬던 밴드 ‘체리필터’의 드러머 손스타를 찾아가 억지로 배운 드럼으로 단독이자 콜라보레이션 콘서트를 했고, 트로트 ‘신동’으로 새 음원을 2곡이나 발표했다. 유재석에게 부(副) 캐릭터인 ‘유산슬’을 만들어준 김태호 PD는 마리오네트를 가지고 놀듯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유플래쉬’와 ‘뽕포유’라는 부제를 가진 이 프로젝트는 그가 음악에 몸을 맞춰가는 모습을 익살스럽게 보여주는데, 김태호 PD는 여기에서 장르의 극한으로 유재석을 끌고 간다. 드럼을 잠깐 배우게 하고, 배운 비트를 녹음해서 두 개의 곡으로 만들고, 콘서트도 연다. ‘유산슬’ 프로젝트를 통해서는 음반 취입, 홍보, 지방 공연의 현장으로 잇따라 그를 활용한다. 코미디언의 정체성과 별개로 놀이에서 시작해 그에게 음악가의 옷을 입힌 것이다.
 
일반인과 연예인
 나영석 PD는 프로그램의 환상을 위해 ‘일반인 되기’를 추구한다. 그의 전작인 ‘1박 2일’은 연예인들이 MT를 떠나는 것이고, ‘꽃보다 ○○’ 시리즈는 여행을, ‘삼시 세끼’ 시리즈는 밥해 먹고 잠자기, 밥해 먹이고 다독이기라는 컨셉트를 가지고 있다(‘알쓸신잡’ 과 ‘신서유기’는 예외적이다). 출연자들은 세트장이 위치한 마을 사람과 어울리도록 배치되고(농사와 장보기, 낚시 등) 환경과 위화감이 없도록 ‘자연스러움’을 최대한 연출한다. ‘신서유기’ 역시 MT 놀이에서 시작해 식당 미션으로 옮겨가고, 이 과정에서 일반인과 만남을 흥행 전략으로 삼는다.
 
 폐쇄된 공간인 농가 주택이나 민박집에서는 출연자들의 자연스러운 일상을 포착하려 수십 대의 카메라로 포위하고, 이동 중 출연자 한두 명의 행동을 잡아내고자 스텝들이 주변을 감싸면서 환경과 분리시킨다. 기존의 예능이 추구하던 안전한 세트장에서의 공연과 촬영을 일상생활의 공간으로 가지고 나온 것이다.
 
 김태호 PD의 경우 유재석을 비롯한 출연자들을 철저하게 예능인으로 활용한다. 그들이 웃고 떠드는 과정도 결국에는 예능적인 과제를 완수하기 위한 윤활유다. ‘유플래쉬’에서 유재석은 이적, 유희열과 낄낄거리다가도 이상순, 적재, 윤상, 폴킴, 다이나믹 듀오 등과 음원을 만들어낸다. 콘서트에서는 애초에 시작한 2개 곡 이외에 이승환, 하현우가 재가공한 신해철의 유작을 단독 공연을 통해 선보인다. 연예 산업의 주류로 재입성하려는 트로트 업계의 염원에 힘입어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인기도 많이 얻은 ‘뽕 포유’의 경우에는 장르에서 활동하지만 유명하지 않았던 작곡, 편곡, 세션, 홍보, 매니지먼트의 실력자들과 음악을 만드는 모습을 보여준다.
 
 두 프로젝트에서 보이는 유재석의 활동은 ‘무한도전’에서의 역할과 다를 바 없다. 6인이나 7인이 하던 여러 도전 과제를 유재석 혼자 해내는 것. 그렇다면 ‘무한도전’ 시기의 김태호 PD의 전략과 같은 것이라 보아야 할까? 상당히 비슷하다. ‘무한도전’에서 2년 마다 개최한 각종 콘서트나 추격전, 다양한 미션 수행을 다룬 에피소드에서 그들은 자신들이 예능인이라는 것을 항상 강조해 왔다. 그 와중에 발생하는 일반인들과의 접촉은 ‘무한도전’ 촬영 중 이라는 상황을 전제로 한 것이었다.
 
 대중들은 나영석과 김태호라는 이름을 보고 프로그램을 선택하고 대강의 재미 포인트를 예상한다. 일반인이 된 연예인을 보거나, 딴따라의 길을 가는 예능인을 만나며 즐거움을 찾는다. 두 명의 PD는 이미 스스로 장르가 되었다. 이 장르의 경쟁-아마 두 사람은 경쟁이라고 생각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연예 산업의 호사가나 인터넷 뉴스 매체 종사자들은 프로그램 이름만큼 그들의 이름을 부르면서 경쟁을 부추기거나 한쪽을 편들고 있다. PD의 연봉이 화제에 오르고, 퇴사 여부가 포털사이트의 뉴스 면을 채우는 현상은 오래되었다. 그렇지만 두 사람의 프로그램은 연예 산업을 이끌어가는 대세가 아니라 특이하게 솟아나 있는 일종의 봉우리로 보인다.
 
 
방종혁 / MBC    MBC방종혁 증명사진2.jpg

 

 

  1. 무분별한 운영, 드론의 위험성

    무분별한 운영, 드론의 위험성 ▲ 지난 7월 18일 한 방송사에서 대구 스크린골프장 화재현장을 감식하고 있는 소방대원의 가까이에 드론을 날리고 있는 장면 4차 산업의 아이콘으로 주목받고 있는 드론은 손쉽게 온·오프라인에서 구매가 가능하다. 소방...
    Date2019.09.09 Views472
    Read More
  2. [줌인] 수색꾼에게 필요한 것, 단 한 명의 친구, 동지

    수색꾼에게 필요한 것, 단 한 명의 친구, 동지 역사적으로 봐도, 진실과 정의는 언제나 높은 곳에 감춰져 있었다. 그것이 알려지거나 폭로되면 불편해지는 이들이 높고 깊고 후미진 데에 진실을 숨겨 놓았기 때문이다. 의미 있는 사실일수록 우연히 땅에 떨어...
    Date2019.09.09 Views377
    Read More
  3. 워킹대디도 힘들어요

    워킹대디도 힘들어요 ▲ OBS 강광민기자 가족 워킹맘은 힘듭니다. 육아만 하는 것도 너무 힘든데 직장 일까지 같이 해내는 엄마들은 얼마나 더 힘들까요? 이에 대한 사회적 공감이 점점 늘고 있습니다. 최근에 남성의 육아 참여가 늘어나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
    Date2019.11.06 Views383
    Read More
  4. [줌인] 고(故) 안정환 선배를 추모하며

    고(故) 안정환 선배를 추모하며 동료들이 검은 옷을 입고 모인 빈소. 차고 건조한 느낌의 형광등 불빛 아래 놓인 영정사진. 그 안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사람. 왜 그랬는지, 무슨 상황에서였는지 선배는 엄지를 치켜세우고, 비현실적인 미소를 짓고 있다. 지난...
    Date2019.11.06 Views498
    Read More
  5. 스마트폰 중계, 또다른 도전의 시작

    스마트폰 중계, 또다른 도전의 시작 ▲ 스마트폰 중계를 하는 아리랑TV 현장 분위기 방송 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진화 중이다. 어느새 UHD 화질이 대중화되어가고 있고, 송출도 LTE에서 5G로 발전 중에 있다. 뉴스 영상취재 역시 마찬가지다. 방송 기술 발전의 ...
    Date2019.11.06 Views412
    Read More
  6. 겨울에 시도해 볼 만한 소소하게 와인 마시기

    겨울에 시도해 볼 만한 소소하게 와인 마시기 ▲ MBN 부서원들과 와인 모임을 가졌다(사진 왼쪽 맨 앞이 필자). 삼겹살에 소주, 그리고 와인 한잔. 유난히 술 한 잔이 생각납니다. 그간 건강을 위해 술을 자제해 왔지만 뭐 추운 겨울이잖아요. 저와 일행은 이태...
    Date2020.01.08 Views340
    Read More
  7. 일반인과 연예 나영석 PD와 김태호 PD의 전략

    일반인과 연예 나영석 PD와 김태호 PD의 전략 나영석 2018년 6월 18일, 프랑스 칸에서 열린 ‘칸 라이언스 세미나’. 나영석 PD는 거기서 외국인을 상대로 강연을 했다. 한국에서 자신이 만든 프로그램이 어떻게 인기를 얻을 수 있었는가? 이를 주제...
    Date2020.01.08 Views410
    Read More
  8. 펭수는 왜 이렇게 인기가 많을까?

    펭수는 왜 이렇게 인기가 많을까? ▲ 자이언트 펭TV에 출연한 펭수 지난 10월 말, 우연히 EBS 프로그램 ‘자이언트 펭TV’에 출연했다. SBS 정복기라는 에피소드로 펭수가 스브스뉴스팀을 방문했을 때 (5초 정도?) 잠깐 출연 당한 것. 그 출연 후 주...
    Date2020.01.08 Views427
    Read More
  9. 1년차 지역총국 영상기자의 반성

    1년차 지역총국 영상기자의 반성 8시 50분. 커피 한 잔과 함께 회사에 들어서며 하루가 시작됩니다. 9시 10분. 취재 일정이 나옵니다. 하루에 리포트 하나 정도를 제작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보통은 오전 10시쯤 시작해 3시경이면 현장 취재는 끝납니다. 취재...
    Date2020.01.08 Views452
    Read More
  10. 트라우마를 경험한 취재원, 그리고 셀프케어

    트라우마를 경험한 취재원, 그리고 셀프케어 ▲ 필자가 지난 8월 27일 호주 멜버른 다트센터에서 방송기자연합회 연수 대상자 기자들에게 ‘트라우마를 경험한 지역사회 보도 사례’를 주제로 발표했다. 1979년 10월, 박정희 유신독재에 반대해 일어난 부마항쟁이...
    Date2020.01.08 Views294
    Read More
  11. 디지털 경험을 통해 새롭게 보이는 것들

    디지털 경험을 통해 새롭게 보이는 것들 현장에 도착해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했던 경험, 누구에게 있을 것이다. 그럴 땐 현장에서 좀 떨어져 먼 곳에서 바라보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높은 곳에 올라가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것도 비슷한 원리로 도...
    Date2020.01.08 Views287
    Read More
  12. ‘단순실수’가 단순하지 않은 이유

    ‘단순실수’가 단순하지 않은 이유 영상 데스킹, 케케묵은 이야기 최근 몇 개월 동안 KBS뉴스는 보도 영상에 관한 여러 가지 일들로 인해서 큰 홍역을 치렀다. 지난 7월, 일본 불매운동을 소개하는 뉴스에 특정 정당 로고가 노출되는 방송사고가 있...
    Date2020.01.08 Views366
    Read More
  13. 영상기자가 가져온 내 삶의 변화

    영상기자가 가져온 내 삶의 변화 사람은 한 치 앞일도 알 수가 없다. 불과 작년만 해도 나는 아직 학생이었다. 그러다가 영상기자라는 직업 명사는 불현듯 내게 왔다. 영상기자가 된 후 세 번째 봄을 기다리고 있다. 모든 이에게는 저마다 인생 전환점이 있을 ...
    Date2020.01.09 Views456
    Read More
  14. 해외 사례로 ‘검찰 포토라인’ 철폐 톺아보기

    해외 사례로 ‘검찰 포토라인’ 철폐 톺아보기 검찰 뉴스의 익숙한 공식이 깨지고 있다. 법무부 훈령으로 검찰에 소환되는 피의자 소환을 비공개로 전환하면서 더 이상 포토라인에 선 피의자의 모습을 뉴스에서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얼마 전까지 당...
    Date2020.01.09 Views391
    Read More
  15. [줌인] 아듀 2019, 웰컴 2020!!

    아듀 2019, 웰컴 2020!! 2019년 한 해가 저물고 2020 새해가 왔습니다. 우주 만물이 저마다 한 살을 더 먹었습니다. 여러분들의 2020, 우리의 새해 전망은 어떻습니까? 새해엔 우리 사회에 어떤 일이 펼쳐질까요? 오래된 이야기지만 TV 뉴스는 한층 더 위기를 ...
    Date2020.01.09 Views323
    Read More
  16. 그들의 첫 번째 가이드라인과 두 번째 가이드라인

    그들의 첫 번째 가이드라인과 두 번째 가이드라인 ▲ 지난 11월 29일과 30일 이틀간 영종도 웨스턴그레이스호텔 세미나실에서 ‘영상보도 가이드라인’ 내용을 마지막 점검하고 있는 집필진<사진>. 2014년 1월에 개봉했던 ‘겨울왕국’이 ...
    Date2020.01.09 Views356
    Read More
  17. 드라마는 감독의 작품인가

    드라마는 감독의 작품인가 1. “습관이 이상하게 들어 시나리오를 집이나 사무실이 아닌 카페나 커피숍에서 쓴다. 영화가 개봉할 때쯤에 가보면 그 커피숍이 망해서 없어졌다.” 2020년 미국 헐리우드비평가협회 시상식에서 각본상을 수상한 ‘...
    Date2020.03.11 Views368
    Read More
  18. 제주에서의 일 년, 어떻게 보내게 될까

    제주에서의 일 년, 어떻게 보내게 될까 ▲ 제주 월정리 해변에 취재하고 있는 필자 2016년 4월, 일주일 동안 제주를 돌아본 경험이 있다. 당시 제주공항에서 일하던 친구네 놀러 가서 사흘, 영화제가 열린다는 강정마을에서 이틀, 그리고 결혼 후 제주시 구좌읍...
    Date2020.03.11 Views386
    Read More
  19. 지역 영상기자의 '반전(反轉)' 적응기

    지역 영상기자의 '반전(反轉)' 적응기 ‘지역이라고 해서 만만히 볼 게 아니구나...’ 작년 이맘때쯤 처음 빛고을에 발을 딛고 난 후 1년 동안 머릿속에 늘 떠오르던 생각이다. KBS에 입사하기 전 서울에서 맞닥뜨리던 현장과 업무와 비교할...
    Date2020.03.11 Views333
    Read More
  20. 클라우드시대의 영상기자

    클라우드시대의 영상기자 보도영상 관련 기술은 계속 발전해왔다. 화질은 SD에서 HD로, 기록 매체는 테이프에서 메모리로 진화했다. 이러한 변화는 영상취재 방식에도 영향을 미쳤지만 영상기자의 역할까지 바꾼 것은 아니다. 하지만 MNG는 기존의 위성 장비를...
    Date2020.03.11 Views521
    Read More
  21. 확진자의 동선, 취재진의 동선

    확진자의 동선, 취재진의 동선 ▲ 인천공항에서 마스크를 끼고 취재하고 있는 필자<사진> 대한민국에서 가장 광범위한 행동반경을 가지는 직업은 뭘까? 아마도 순위를 매긴다면 다섯 손가락 안에 영상기자가 포함되지 않을까? 종종 생각해 본다. 장소나 시간 제...
    Date2020.03.12 Views394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Next
/ 11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