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39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인쇄 첨부

해외 사례로 ‘검찰 포토라인’ 철폐 톺아보기

 

 

해외사례로 검찰포토라인 (사진).jpg

 

 검찰 뉴스의 익숙한 공식이 깨지고 있다. 법무부 훈령으로 검찰에 소환되는 피의자 소환을 비공개로 전환하면서 더 이상 포토라인에 선 피의자의 모습을 뉴스에서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얼마 전까지 당연한 듯 검찰 청사 입구에 포토라인을 만들고 영상취재를 해왔던 국내 언론으로서는 허전함을 느낄 법도 하다. 하지만 해외 뉴스에선 이미 오래전부터 조사 중인 피의자의 모습이 전파를 타는 일은 거의 없었다. 미국 영국 일본 3개국의 수사기관 내 영상 취재 관행을 우리와 비교해 봄으로써 검찰 포토라인 철폐의 맥락을 짚어보고자 한다.

 

 검찰 포토라인과 관련해 해외 사례를 분석해보면 포토라인은 고사하고 검찰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한 기사 자체도 찾아보기 쉽지 않은 걸 알 수 있다. 하루에 한 꼭지는 검찰의 수사상황을 중계하듯 기사로 내보내는 한국의 풍경과 다른 모습이다. 일본은 검찰 내부의 촬영을 불허하고 있으며, 미국과 영국의 경우 검찰 내부의 영상 취재는 제한적인 수준에서 허가되고 있다. 촬영 허가의 방법도 눈여겨 볼만 하다. 한국은 기자단에 가입된 언론사의 경우 검찰 경내에서 언제든 영상취재가 가능하다. 반면 미국과 영국의 경우 검찰 내 촬영이 필요할 경우 개별 허가를 받아야 하며 담당하는 공보 직원의 연락처도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이 가능하다.

 

 피의자가 조사를 목적으로 출석하는 경우 우리나라와 미영일 4국 모두 비공개 소환을 원칙으로 한다. 각국의 비공개 소환원칙을 다룬 가이드라인을 살펴보면 조사 과정의 피의자 노출이 재판을 앞두고 불필요한 선입견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을 상당히 우려하고 있다. 검찰은 행정부의 조사기관일 뿐 법적 판단은 사법부의 재판을 통해 나오기 때문이다. 어떤 식으로든 피의 사실 자체가 노출될 경우 정식 재판 이전에 여론재판의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음을 경계하는 것이다. 우리도 공개소환을 금지했기 때문에 앞으로 피의자 소환 영상을 뉴스에서 보기 어려워졌다. 다만 언제든 검찰 주요 출입구에서 취재 대기를 할 수 있는 한국은 취재의 여지가 상대적으로 열려있다고 볼 수 있다.

 

 보도 시점도 비교국의 경우 검찰 조사 단계보다 법원이 무대인 기소 이후부터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는 피의사실과 수사 과정이 알려짐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피의자의 인격권 침해를 방지하고 무죄추정의 원칙과 죄형법정주의를 준수하고자 함이다. 피의자의 영상을 최초로 보도하는 것을 경쟁력으로 여기는 한국의 언론문화와는 차이가 있는 점이다. 여담이지만 외국 기자에게 검찰 포토라인을 설명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검찰에 출석하는 피의자를 취재 대상으로 생각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법무부 훈령 이전의 검찰 포토라인을 이야기하면 파파라치를 연상하는 경우도 있어 입맛이 썼다.

 

  한국       미국            일본           영국     

공개소환

X X X X
검찰 경내 촬영 기자단 상시(내부X) 개별 허가 X 개별 허가

피의자 촬영

가능 제한적 X X
보도 시점 조사단계 기소 이후 기소 이후 기소 이후

▲ 한미일영 4개국 검찰 내 영상취재 현황 비교

 

 검찰 포토라인 완전히 없어지나?

 검찰 포토라인을 되 살리자는 논리는 수사기관에 대한 견제와 법 앞의 평등의 관점으로 볼 수 있다. 포토라인이 수사기관에 수사과정을 언론이 지켜보고 있음을 상기시키고 피의자의 반론을 말할 수 있는 언로 역할을 하며 이는 공정한 결과를 만드는데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다. 또 재벌 총수 등 특권층도 예외 없이 포토라인에 세워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는 메시지를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검찰 포토라인은 조사를 앞둔 피의자를 압박하는 수단으로 사용되고, 재판 이전에 피의자를 범인으로 낙인찍는 등 부작용도 많았다. 날카롭게 점멸하는 플래시와 취조하듯 질문하는 취재기자 사이로 줌인되는 피의자의 영상이 ‘피의자=범인’이라는 낙인을 찍어온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우진 / MBN    MBN이우진.jpg

 

 

  1. 스마트폰 맛집 투어

    스마트폰 맛집 투어 ▲ 맛집 음식 ‘오늘 점심은 무엇을 먹을까?’ 보통 직장인들이 하루 중 가장 많이 하는 고민 일 것이다. 하루하루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는 우리들의 고민도 크게 다르지는 않다. '끼니 때우기’ 로 치자면 흔한 순댓국집이나 해장국집 등을 찾...
    Date2020.05.07 Views363
    Read More
  2. 기억의 외주화와 영상의 공공성

    기억의 외주화와 영상의 공공성 미국 911 이후 쌍둥이 빌딩의 폐허 자리에 지하 공간을 유지해 참사를 기억하자고 했던 건축가 다니엘 리베스킨드(Daniel Libeskind)의 제안보다 그 인근에 고만고만한 건물들을 건설하자는 계획은 시민들의 더 큰 반발을 샀다....
    Date2020.07.17 Views363
    Read More
  3. [취임사] 영상기자 100년을 위해 함께 합시다!

    영상기자 100년을 위해 함께 합시다! ▲한국영상기자협회장 이 · 취임식에서 제27대 나준영 회장이 제26대 한원상 회장으로부터 협회기를 전달받고 있다. 영상기자 역사 60년의 해에 영상기자 100년을 향하여 1961년 12월, 대한민국에 오늘을 영상으로 ...
    Date2021.03.11 Views364
    Read More
  4. 일반인의 방송출연

    일반인의 방송출연 나는 어릴 때 퀴즈 프로그램을 즐겨 봤다. 일요일 아침마다 하던 ‘장학퀴즈’, 일요일 오후에는 대학생들이 출연한 ‘퀴즈 아카데미’, 혹은‘ 퀴즈 탐험 신비의 세계’를 매주 챙겨봤다. 처음에는 어렵다가 나중에는 비슷비슷한 질문이 많아 적...
    Date2020.07.16 Views365
    Read More
  5. ‘단순실수’가 단순하지 않은 이유

    ‘단순실수’가 단순하지 않은 이유 영상 데스킹, 케케묵은 이야기 최근 몇 개월 동안 KBS뉴스는 보도 영상에 관한 여러 가지 일들로 인해서 큰 홍역을 치렀다. 지난 7월, 일본 불매운동을 소개하는 뉴스에 특정 정당 로고가 노출되는 방송사고가 있...
    Date2020.01.08 Views365
    Read More
  6. 한국 영화 100年史 속 봉준호, 그리고 김기영

    한국 영화 100年史 속 봉준호, 그리고 김기영 -잊혀진 씨네아스트 김기영- ▲ 사진(MBN뉴스 갈무리) ▲ 김기영 기획전 포스터(사진)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최고상인 작품상과 칸 황금종려상을 동시에 석권했다. 영화 역사상 이 둘을 동시 석권한 작품은 1945년...
    Date2020.05.07 Views365
    Read More
  7. 드라마는 감독의 작품인가

    드라마는 감독의 작품인가 1. “습관이 이상하게 들어 시나리오를 집이나 사무실이 아닌 카페나 커피숍에서 쓴다. 영화가 개봉할 때쯤에 가보면 그 커피숍이 망해서 없어졌다.” 2020년 미국 헐리우드비평가협회 시상식에서 각본상을 수상한 ‘...
    Date2020.03.11 Views366
    Read More
  8. 세상의 민주주의를 위한 , 세상에 없던 상의 탄생 힌츠페터국제보도상 제정의 의미

    세상의 민주주의를 위한 , 세상에 없던 상의 탄생 힌츠페터국제보도상 제정의 의미 힌츠페터가 80년 5월 우리에게 보여준 것 - 한 사람의 올바른 감시자가 역사의 흐름을 바꿀 수 있다. 한국인에게 1980년 5월은 독재 권력이 국가의 이름으로 시민의 생명과 인...
    Date2021.05.06 Views371
    Read More
  9. Unprecedented - 코로나 1년과 영상기자

    Unprecedented - 코로나 1년과 영상기자 unprecedented : [형용사] 전례가 없는, 미증유의’ MBC에 입사하기 전, 학생들에게 수능 영어를 가르치던 시절 자주 접했던 단어. 하지만 이 단어를 수능 시험지에서 본 횟수보다 지난 1년간 해외 언론의 기사에...
    Date2021.03.10 Views373
    Read More
  10. 한국영상기자협회 입회에 즈음하여…

    한국영상기자협회 입회에 즈음하여… “‘제3의 눈’으로 한국 사회 발전 보도…협회 회원들과 유대 깊어지길” 우선 저희 외신기자단을 회원으로 받아 주신 전국의 모든 회원님들에게 감사 말씀을 올립니다. 이번에 한국영상기자협회 회원으로 가입한 외신영상기자...
    Date2021.09.24 Views373
    Read More
  11. 해외 출장의 필수 관문 ‘까르네’ 제대로 알고 계신가요?

     해외 출장의 필수 관문 ‘까르네’ 제대로 알고 계신가요?  ▲ 까르네 클레임 사본. 아주 간단한 메일이지만 클레임 해소가 되지 않으면 상당한 금액의 세금을 납부해야만 한다. 연말연시면 으레 다양한 인사들이 오간다. 연락이 뜸했던 취재원의 안부 문자에...
    Date2023.06.28 Views373
    Read More
  12. [뉴스VIEW]사회적 분노와 불신, 피해자 고통을 키우는 위험한 범죄자 보도

    사회적 분노와 불신, 피해자 고통을 키우는 위험한 범죄자 보도 범죄자의 서사를 강화시키는 언론의 위험한 보도경쟁 사건보도는 뉴스의 특성상 다른 뉴스에 비해 흥미성을 갖추고 있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존재하는 명확한 서사구조와 원초적인 정서를 자극하...
    Date2022.03.08 Views374
    Read More
  13. 이제 자야지? 이재야!

    이제 자야지? 이재야! ▲막 태어난 딸 '이재'를 처음 안아보는 필자 2020년 11월 2일 아침 6시 아내에게 진통이 찾아왔다. 불안감과 설레는 마음을 뒤로 하고 야간 근무를 서기 위해 오후 4시 30분 회사로 출발했다. 다음날 오전 3시, 성남에 사는 처제...
    Date2021.01.07 Views375
    Read More
  14. [줌인] 수색꾼에게 필요한 것, 단 한 명의 친구, 동지

    수색꾼에게 필요한 것, 단 한 명의 친구, 동지 역사적으로 봐도, 진실과 정의는 언제나 높은 곳에 감춰져 있었다. 그것이 알려지거나 폭로되면 불편해지는 이들이 높고 깊고 후미진 데에 진실을 숨겨 놓았기 때문이다. 의미 있는 사실일수록 우연히 땅에 떨어...
    Date2019.09.09 Views377
    Read More
  15. 기억의 상처를 안고

    기억의 상처를 안고 ▲ 한강에서 구조대원들이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 몇 날 며칠을 쉬지 않고 비가 내렸다. 시커멓게 변한 한강은 점점 수위를 높이며 주변 공원들을 삼켜나갔다. 그칠 줄 모르고 내리는 폭우에 취약시설이 붕괴되고 저지대가 침수되는 사고가 ...
    Date2019.07.02 Views378
    Read More
  16. [줌인] 포비아와 왜(倭)신

    포비아와 왜(倭)신 국내에서 처음 코로나19 확진자 및 사망자가 한두 명씩 나올 때까지만 해도 코로나19는 자기 진면목을 온전히 보여주지 않았다. 당시엔 그 누구도 코로나19가 이렇게까지 파괴적일지 알지 못했다. 코로나19 감염병 발생 초기, 국내 언론은 ...
    Date2020.05.07 Views378
    Read More
  17. 영상기자와 유튜브

    영상기자와 유튜브 올드미디어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 2019년 기준 지상파 방송사의 광고시장 점유율은 36.7%로 2015년 55.0%보다 20% 가까이 급감했다. 방통위가 시행한 ‘2019 방송매체 이용행태’ 조사에서는 스마트폰을 필수 매체로 선택한 응답...
    Date2020.09.16 Views378
    Read More
  18. [초상권] 살인하면 영웅이 되는 나라

    살인하면 영웅이 되는 나라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모텔에서 종업원으로 근무하고 있던 장대호(38)라는 사람이 투숙객 A씨와의 다툼 끝에 살인을 했다. 범행 동기에 대해서 그는 추호도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반말을 했고, 숙박비 4만 원을 주...
    Date2019.09.09 Views380
    Read More
  19. [릴레이 기고 - 협회에 바란다①] 내 삶과 가까운 협회, 내편이 되어주는 협회

    내 삶과 가까운 협회, 내편이 되어주는 협회 협회장에 취임한 지 두 달이 되어갑니다. 협회업무 인수인계, 새로운 사업들의 준비, 협회사업과 연관된 사람들을 만나다보니, 두 달이라는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가 버렸습니다. 협회장 출마를 마음먹었을 때, 전국...
    Date2021.05.06 Views381
    Read More
  20. 워킹대디도 힘들어요

    워킹대디도 힘들어요 ▲ OBS 강광민기자 가족 워킹맘은 힘듭니다. 육아만 하는 것도 너무 힘든데 직장 일까지 같이 해내는 엄마들은 얼마나 더 힘들까요? 이에 대한 사회적 공감이 점점 늘고 있습니다. 최근에 남성의 육아 참여가 늘어나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
    Date2019.11.06 Views382
    Read More
  21. [뉴스VIEW]노동이 사라진 대선, 영상이 사라진 방송 뉴스

    뉴스VIEW 노동이 사라진 대선, 영상이 사라진 방송 뉴스 노동이 사라진 대선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노동’은 대선에서만 사라진 것이 아닙니다. 언론에서도 ‘노동’은 사라졌습니다. 얼마 전 당선이 유력한 국민의힘 대선 후보인 윤석열의 ‘최저임금제’, ‘주52...
    Date2022.01.06 Views384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Next
/ 11
CLOSE